용화선원 101 관음재일(79년 1월)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황벽희운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 원문 鴻飛

 

용화선원 102 하안거 결제(79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03 관음재일(79년 6월)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75번 참조

 

용화선원 104 칠석법회(79년)

사양공사리(斜陽空寺裏)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진 빈 절속에서

포슬타한면(抱膝打閑眠) 무릎을 안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가

소소경각료(蕭蕭驚覺了) 소슬한 바람에 단풍잎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서 깨보니

상엽만계전(霜葉滿階前) 서리 맞은 낙엽이 뜨락에 가득히 뒹굴고 있구나.

*경허성우 ‘偶吟’

 

낙조괘벽산(落照掛碧山) 해가 서산에 기울어 걸려있는데

한안척진몰(寒雁尺盡沒) 차운 기러기 날개로 자질을 하며 날아가는구나

추공한영락(秋空寒影落) 가을하늘에는 차운 기러기의 그림자가 떨어졌는데

목동농적환(牧童弄笛還) 목동은 피리를 불면서 돌아오는구나.

*전강 조실스님 / 원문은 박문수 장원시(壯元詩) 落照吐紅掛碧山 寒鴉尺盡白雲間 問津行客鞭應急 尋寺歸僧杖不閒 放牧園中牛帶影 望夫臺上妾低鬟 蒼煙枯木溪南路 短髮樵童弄笛還

 

거연환자사(居然還自思) 곰곰이 스스로 생각을 돌이켜보니

불병기유수(不病其有誰) 병들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누가 있는가

가석백년사(可惜百年事) 가히 백년 일이 애석하구나

이아동일구(爾我同一丘) 너나 할 것 없이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경허성우 ‘偶吟’ / 원문은 앞의 4구가 더 있음. 鐺煎九節草 病者之所須 不知諸小兒 無病欲相求

 

용화선원 105 하안거 해제(79년)

노승부작유인의(老僧不作留人意) 노승은 만류하는 사람의 뜻을 따르지 아니하고

간수간산백수장(看水看山白鬚長) 물을 구경하고 산을 구경하느라고 귀밑머리만 허옇게 길렀구나

낙화유의수류수(落花有意隨流水) 떨어진 꽃은 뜻이 있어서 물을 따라 흐르는데

유수무정송낙화(流水無情送落花) 흐르는 물은 무정해서 꽃만 흘려보내는구나.

*1,2구 진여의(陳與義) ‘龍門’ 원문 白髮長 / 3,4구 <선문염송> 죽암사규(竹庵士珪)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06 관음재일(79년 7월)

불행방초로(不行芳草路) 방초가 우거진 길을 지나가지 아니하면

난지낙화촌(難至落花村) 꽃 떨어진 마을에 이르지 못하느니라.

*서산대사 <선가귀감>

 

풍송수성한(風送水聲寒) 바람 불어오고 물소리 차가운데

운파청산로(雲破靑山露) 구름 걷히니 청산이 드러나는구나.

*1구 서산대사 ‘送一晶禪子’ / 2구 서산대사 ‘題淳師’, 원문 雲破露靑山

 

용화선원 107 관음재일(79년 8월)

요면삼도해(要免三途海) 삼악도의 고해를 면하고자 하거든

수참활구선(須參活句禪) 모름지기 활구선을 참구할지니라

광음진가석(光陰眞可惜) 세월은 진실로 가히 아까운 것이니

신물등한면(愼勿等閑眠) 삼가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라.

*서산대사 ‘贈洛山懷海禪子’ / 원문 須參六祖禪

 

용화선원 108 관음재일(79년 9월)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황벽희운

 

용화선원 109 동안거 결제(79년)

산월투창백(山月投窓白) 산달은 창에 비추어 희고

계성입호명(溪聲入戶鳴) 시냇물 소리 방안에까지 스미는구나

욕지구년묵(欲知九年黙) 달마스님의 구년 면벽의 뜻을 알고자 할진댄

수향차중명(須向此中明) 모름지기 이 가운데를 향해서 밝힐지니라.

*소요태능 ‘無題’

 

단진범정 별무성해(但盡凡情 別無聖解) 다못 범부의 정을 다할지언정 따로 성스러운 알음알이를 내지 말아라.

(다만 범정 다할 뿐 성해에도 떨어지지 말아라)

*천왕도오(天王道悟) <人天眼目>

 

욕식불조회광처(欲識佛祖回光處) 만약 부처와 조사의 회광처를 알고자 할진댄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마땅히 그 마음을 허공과 같이 할지니라.

 

용화선원 110 관음재일(79년 10월)

약야갱상량(若也更商量) 만약 다시 상량할 것 같으면

의전입귀굴(依前入鬼窟) 앞을 의지해서 귀신굴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니

일철조사관(一徹祖師關) 한바탕 조사관을 사무쳐서

비공천각래(鼻孔穿却來) 콧구멍을 뚫어버려라.

*4구 서산대사

 

거연환자사(居然還自思) 곰곰이 스스로 생각을 돌이켜보니

불병기유수(不病其有誰) 병들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누가 있는가

가석백년사(可惜百年事) 가히 백년 일이 애석하구나

이아동일구(爾我同一丘) 너나 할 것 없이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경허성우 ‘偶吟’ / 원문은 앞의 4구가 더 있음. 鐺煎九節草 病者之所須 不知諸小兒 無病欲相求

 

용화선원 111 동지차례(79년)

좌간백운청수성(坐看白雲聽水聲) 앉아서 흰구름을 보고 물소리를 들으니

도로성색본가풍(都盧聲色本家風) 모든 눈으로 보는 것 귀로 듣는 경계가 본래 가풍이로구나

일륜상월만공산(一輪霜月滿空山) 한 바퀴 서릿달이 공산에 가득한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가 하늘에 울며 북쪽을 향해 날아가는구나.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송(宋)의 거사, 황정견 ‘회당조심선사 열반에 부쳐

 

용화선원 112 관음재일(79년 11월)

삼도고본인하기(三途苦本因何起) 삼도의 고를 받는 근본 원인이 어디에서 일어나는 것이냐

지시다생탐애정(只是多生貪愛情) 다만 다생의 탐심과 애정 때문에 삼도의 고를 받게 되는 것이다.

*자경문

 

불출문정이삼보(不出門庭二三步) 문 밖에 한걸음도 나가지 아니하고

간진강산천만중(看盡江山千萬重) 천만으로 중첩한 강산을 다 구경해 마친다.

* <고문진보>, 오융(吳融)의 ‘畵山水歌’

 

일편백운강상래(一片白雲江上來) 한 조각 흰 구름은 강 위로 떠오는데

기조녹수암전거(幾條綠水岩前去) 몇 가닥 푸른 물결은 바위 앞으로 지내가는고.

*앞 게송에 대한 자답(自答)으로 읊으심. “앉아서 구경하면 경치가 어떻더냐?” “일편백운강상래 기조녹수암전거”

*보림 본(寶林 本) <선문염송> 3칙 ‘悟道’에 대한 게송

 

용화선원 113 조실스님 5주기 추모재(80.01.19)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용화선원 114 입춘(80년)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황벽희운

 

용화선원 115 관음재일(79년 12월)

상월만공산(霜月滿空山) 서릿달이 빈 산에 가득한데

고안여천비(孤雁唳天飛) 외로운 기러기는 하늘에 울며 날아가는구나

비직향하수(鼻直向下垂) 코는 아래를 향해 드리워져 있는데

안횡재상방(眼橫在上方) 두 눈은 옆으로 위에 붙어 있구나.

*3,4구 <금강경오가해설의> 大乘正宗分 함허득통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16 신수기도입재(80년)

욕성무상보리도(欲成無上菩提道) 위없는 보리도를 이루고자 할진댄

야요상회평등심(也要常懷平等心) 언제나 평등한 마음을 품을지니라

약유친소증애계(若有親疎憎愛計) 마음 가운데 친소와 증애가 있으면

도가원혜업가심(道加遠兮業加深) 도는 멀어지고 업은 더욱 깊어지느니라.

*자경문

 

관심일법 총섭제행(觀心一法 總攝諸行) 마음을 관하는 한 법이 일체 모든 것을 다 포섭하느니라.

*<달마혈맥론>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부답방초로(不踏芳草路) 방초가 우거진 길을 밟지 아니하면

난지낙화촌(難至落花村) 꽃 떨어진 마을에 이르지 못하느니라.

*不行芳草路로 많이 읊으심

 

용화선원 117 신수기도회향(80년)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니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머리 위의 광음은 화살처럼 날아가 버린다

일념불생전체현(一念不生全體現) 한 생각 나지 아니하면 전체[부처님의 면목]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육근재동피운차(六根纔動被雲遮) 육근이 움직이면 구름에 가리워져 버림이라.

*3,4구 장졸수재(張拙秀才) 오도송 / 纔는 ‘자’로 읊으심

 

용화선원 118 동안거 해제(80년)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어무소주절추심(於無所住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19 관음재일(80년 1월)

유안석인제하루(有眼石人齊下淚) 눈 있는 돌사람은 가지런히 눈물을 흘리고

무언동자암차허(無言童子暗嗟噓) 말 없는 동자는 은근히 한탄을 하더라.

*<다비작법문 茶毗作法文> 중에서

 

용화선원 120 관음재일(80년 2월)

동풍취일과(東風吹一過) 동풍이 한번 지나가니

화란만계홍(花爛滿溪紅) 꽃이 난만히 피매 시냇물 가득히 붉구나

산출백운외(山出白雲外) 산이 흰구름 밖에 솟아나니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 솔달이 창에 가득한 때로구나.

*서산대사 ‘紅流洞’ 원문 東風一吹過 花落滿溪紅 山出白雲外 僧歸夕照中

 

삼불형의총부진(三佛形儀總不眞) 나무, 흙, 쇠로 만든 형상있는 부처님은 다 참된 부처님이 아니요

안중동자면전인(眼中瞳子面前人) 눈동자 속에 있는 사람은 바로 그대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니라

약능신득가중보(若能信得家中寶) 만약 내집 속에 있는 보배를 믿어서 얻으면

제조산화일양춘(啼鳥山花一樣春) 새의 노랫소리 산에 핀 꽃이 모두 다 한결같은 봄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부(父)가 이름으로 쓰일 때는 ‘보’로 발음하나 관행에 따라 ‘야부’로 표기

 

용화선원 121 법보재(80년)

동풍취일과(東風吹一過) 동풍이 한번 지나가니

화란만계홍(花爛滿溪紅) 꽃이 난만히 피매 시냇물 가득히 붉구나

산출백운외(山出白雲外) 산이 흰구름 밖에 솟아나니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 솔달이 창에 가득한 때로구나.

*서산대사 ‘紅流洞’ 원문 東風一吹過 花落滿溪紅 山出白雲外 僧歸夕照中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22 5월 일요법회(80년)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용화선원 123 부처님오신날(80년)

수지왕사일륜월(誰知王舍一輪月) 왕사성의 한 바퀴 둥그런 달빛이

만고광명장불멸(萬古光明長不滅) 만고에 길이 멸하지 아니할 것을 누가 알겠느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함허 序

 

용화선원 124 하안거 결제(80년)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모든 법이 본래부터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 항상 그대로 적멸상[열반상]이라

불자행도이(佛子行道已) 불자가 이 도리를 깨달으면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바로 그것이 부처님이 되는 것이다.

*<법화경> 사구게 方便品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황벽희운

 

• 용화사 125

 

용화선원 126 7월 일요법회(80년)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황벽희운

 

용화선원 127 8월 일요법회(80년)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니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머리 위의 광음은 화살처럼 날아가 버린다

약인욕식불경계(若人欲識佛境界) 만약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할진댄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마땅히 그 마음을 허공과 같이 할지니라.

*3,4구 60권 <화엄경> 여래출현품 / 원문 若有欲知佛境界 當淨其意如虛空 遠離妄想及諸取 令心所向皆無礙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봄을 찾기 위해서 동쪽으로 찾아 나서지 말아라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너의 집 뜨락에 이미 매화꽃이 눈속에서 피었느니라.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28 칠석법회(80년)

작일지두개란만(昨日枝頭開爛漫) 어제는 가지 끝에 아름답게 꽃이 피어 있더니

금조지면낙분분(今朝地面落紛紛) 오늘 아침에는 땅 위에 꽃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구나

영인차석번생괴(令人嗟惜飜生愧) 사람으로 하여금 애석케 하다가 도리어 부끄럽게도 하니

영욕무심숙사군(榮辱無心孰似君) 영화롭고 욕되는 데에 무심한 것이 누가 그대(꽃)와 같을 수가 있겠는가.

*진각혜심 ‘落花’  ※영(榮) :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음, 욕(辱) : 그 아름답던 꽃이 땅에 떨어짐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용화선원 129 9월 일요법회(80년)

일엽고주객(一葉孤舟客) 일엽편주를 타고 강위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는데

명월고인심(明月古人心) 휘영청 밝은 달은 고인의 마음이더라

작야강남우(昨夜江南雨) 어젯밤 강남에 비가 내렸는데

동정추수심(洞庭秋水深) 동정호에 가을물이 깊었더라.

*서산대사 ‘懷舊’ / 원문 昨夜江南雨 洞庭秋水深 一葉孤舟客 月中千里心

 

발심사해(發心似海) 발심은 바다와 같이 넓고 깊게 하고

입지여산(立志如山) 뜻은 태산과 같이 무겁게 높게 세우라

당근정진(當勤精進)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기를

여구두연(如救頭燃) 마치 머리에 불붙은 것을 끄듯 하라.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30 동안거 결제(80년)

황매산정춘설하(黃梅山庭春雪下) 황매산 뜰에는 봄눈이 내렸는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는 저 장천에 울며 북을 향해서 날아가는구나.

하사십년왕비력(何事十年枉費力) 무슨 일로 십년 동안을 헛되이 힘을 허비 했던고

월하섬진대강류(月下蟾津大江流) 달 아래 섬진대강이 흐르는구나.

*송담선사 오도송

 

비법무비법(非法無非法) 법도 아니요 법 아님도 없느니라.

무법역무심(無法亦無心) 법 없는 것 또한 무심(無心)이더라.

차일추색다(此日秋色多) 이 날 가을빛이 많이 있어

강송백운비(江松白雲飛) 강 소나무에는 흰 구름이 날더라.

*전강조실스님이 송담선사에게 내린 전법게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용화선원 131 12월 일요법회(80년)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전천점설(白鷺下田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五燈會元> 심(深)선사가 인용 / 원문 白鷺下田千點雪 黃鶯上樹一枝花 ※深선사(=金陵奉先) 운문문언 선사의 법제자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32 동지차례(80년)

구명소일모선성(求名少日慕宣聖) 명예를 구하는 젊은 날엔 공자님을 경모했더니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었구나

호향차시명자기(好向此時明自己) 조히 이때를 향해서 참나를 밝힐지니라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머리 위의 광음이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느니라.

*1,2구 소강절 ‘学佛吟’ <선가귀감>에 인용됨 / 3구 서산대사 <선가귀감>

 

조조환공기(朝朝還共起) 아침마다 부처님과 함께 일어나고

야야포불면(夜夜抱佛眠) 밤마다 부처님을 안고 잔다

욕식불거처(欲識佛去處) 만약 부처 간 곳을 알고자 할진댄

지자어성시(只這語聲是) 다못 이 말소리가 이놈이니라.

*부대사(傅大士) / 원문 夜夜抱佛眠 朝朝還共起 起坐鎭相隨 語默同居止 纖毫不相離 如身影相似 欲識佛去處 只這語聲是(송담선사께서이 게송에 대해 점검하시기를 欲識佛去處 只這語聲是, 의심이 막 퍼 일어나게 해야 되는데 이건 도저히 안된다고 하시면서 祖師曾漏泄 不識也不識이라고 이르셨다.)

조사증누설 불식야불식(祖師曾漏泄 不識也不識 조사가 일찍이 누설했는데, 아지 못하겠구나 아지 못하겠구나!)

 

용화선원 133 1월 일요법회(81년)

연비산산공착영(連臂山山空捉影) 원숭이들이 팔을 연결해서 부질없이 샘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하나

고륜본불낙청천(孤輪本不落靑天)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라.

*관음예문

 

찰나생멸무상법(刹那生滅無常法) 생사가 찰나간에 있어 무상한 법이여

취산순환유루인(聚散循環有漏因) 만났다 헤어지고 오고가는 모든 것이 유루의 인연이라

금오출몰촉년광(金烏出沒促年光) 금까마귀(태양)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세월을 재촉하고

옥토승침최로상(玉兎昇沈催老像) 옥토끼(달)는 떴다 졌다 하면서 늙은 모양을 재촉하는구나.

*3,4구 <자경문> / 게송 전체가 <관음예문>에 나옴

 

인수정고어소수(忍受井枯魚少水) 우물이 말라 물이 적은 것 물고기는 어찌 참으며

영용상핍서침등(寧容象逼鼠侵藤) 미친 코끼리에 쫓기고 쥐가 등넝쿨 갉아대는 것 어찌 참으랴.

도자위경조수행(都玆危境早修行) 이러한 위급한 경계를 뼈아프게 느끼고서 어서 속히 수행하여

근념미타생극락(勤念彌陀生極樂) 부지런히 참선을 해서 생사없는 열반의 경지를 얻을지니라.

*관음예문 / 원문 脆境

 

호향차시명자기(好向此時明自己) 조히 이때를 향해서 참나를 밝힐지니라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머리 위의 광음이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느니라.

*1구 <선가귀감>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 용화사 134

 

용화선원 135 2월 일요법회(81년)

가소기우자(可笑騎牛者) 가히 우습다, 소를 탄 자여

기우갱멱우(騎牛更覓牛) 소를 타고서 소를 찾고 있구나

작래무영수(斫來無影樹)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다가

소진수중구(銷盡水中漚) 물 가운데 버큼[거품]을 녹일지니라.

*소요태능 ‘答一禪和’ / 원문 銷盡海中漚

 

멱즉지군불가견(覓則知君不可見) 찾은 즉 알리니, 그대는 보지 못할 것이다

불리당처상담연(不離當處常湛然) 당처를 여의지 아니하고 항상 담연하다.

*<증도가> / 원문 不可毁不可讚 體若虛空勿涯岸 不離當處常湛然 覓則知君不可見

 

용화선원 136 입춘(81년)

일가수폐우중문(一家愁閉雨中門) 한 집은 비 가운데 문을 닫고 근심하는데

삼월나유화하로(三月懶遊花下路) 한 사람은 삼월 꽃 아래 길에서 오락가락 하는구나.

*서산대사 <선가귀감>

 

용화선원 137 신수기도입재(81년)

동풍취일과(東風吹一過) 동풍이 한번 지나가니

화란만계홍(花爛滿溪紅) 꽃이 난만히 피매 시냇물 가득히 붉구나

산출백운외(山出白雲外) 산이 흰구름 밖에 솟아나니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 솔달이 창에 가득한 때로구나.

*서산대사 ‘紅流洞’ 원문 東風一吹過 花落滿溪紅 山出白雲外 僧歸夕照中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산에 구름 일어나듯이 천가지 만가지 말을 한다 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바다에 떠 있는 밝은 달은 본래로 말이 없느니라.

 

용화선원 138 신수기도회향(81년)

보화비진요망연(報化非眞了妄緣) 보신과 화신은 마침내 망령된 인연이요

법신청정광무변(法身淸淨廣無邊) 청정한 법신은 넓고 넓어서 갓이 없느니라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 지상의 모든 강물과 호수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달이 비추고

만리무운만리천(萬里無雲萬里天) 만리 하늘에 구름 한점 없으면 만리의 하늘이 바로 한 하늘이더라.

*예장종경(豫章宗鏡)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용화선원 139 동안거 해제(81년)

좌간백운청수성(坐看白雲聽水聲) 앉아서 흰구름을 보고 물소리를 들으니

도로성색본가풍(都盧聲色本家風) 모든 눈으로 보는 것 귀로 듣는 경계가 본래 가풍이로구나

일륜상월만공산(一輪霜月滿空山) 한 바퀴 서릿달이 공산에 가득한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가 하늘에 울며 북쪽을 향해 날아가는구나.

 

용화선원 140 3월 일요법회(81년)

야래풍우객문선(夜來風雨客聞先) 밤새 오는 비바람 소리를 객이 먼저 들으니

격령사가전묘연(隔嶺思家轉杳然) 재 넘어 집 생각이 전전히 아련하구나

십년세사경백변(十年世事驚百變) 십년 세상일이 백번 변하는 것에 놀라니

춘산의구초당전(春山依舊草堂前) 봄산은 옛을 의지해서 초당 앞에 서 있구나.

*황현 ‘又至文星齋’ <매천집>/ 전문 夜來風雨客聞先 隔嶺思家轉杳然 已過頭番摘茶候 將蕪一畝種蔘田 老懷慣與同庚話 詩訣勤從後輩傳 世事十年驚百變 春山依舊草堂前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용화선원 141 4월 일요법회(81년)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산에 구름 일어나듯이 천가지 만가지 말을 한다 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바다에 떠 있는 밝은 달은 본래로 말이 없느니라.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차신일실기시환(此身一失幾時還) 이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천동굉지 <치문경훈> / 용화사 75 참조

 

용화선원 142 법보재(81년)

숙비무이법(孰非無二法) 어느 것이 무이법이 아니리요

추일안남비(秋日雁南飛) 가을이 오면 기러기는 남쪽으로 날아오는구나

자개진소식(這箇眞消息) 이 낱 참다운 소식은

춘응향북귀(春應向北歸) 봄이 돌아오면 기러기는 북쪽을 향해 돌아가는 것이니라.

*경허성우 ‘偶吟’

 

거연환자사(居然還自思) 곰곰이 스스로 생각을 돌이켜보니

불병기유수(不病其有誰) 병들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누가 있는가

가석백년사(可惜百年事) 가히 백년 일이 애석하구나

이아동일구(爾我同一丘) 너나 할 것 없이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경허성우 ‘偶吟’ / 원문은 앞에 4구가 더 있음. 鐺煎九節草 病者之所須 不知諸小兒 無病欲相求

 

안리강성급(眼裏江聲急) 눈속에는 강물소리가 급하고

이반전광섬(耳畔電光閃) 귓가에는 번갯불 빛이 번쩍 하는구나

고금무한사(古今無限事) 옛과 이제의 한없는 일이여

석인심자점(石人心自點) 돌사람이 스스로 마음에 점득을 하는구나.

*경허성우 ‘偶吟’

 

용화선원 143 5월 일요법회(81년)

조사입멸전개망(祖師入滅傳皆妄) 조사가 열반하셨다고 전해온 것이 다 망령된 것이니

금일분명좌차대(今日分明坐此臺) 오늘 분명히 이 자리에 앉아 계신 것이니라

장두유안명여칠(杖頭有眼明如漆) 주장자 머리에 있는 눈의 밝기가 옻칠과 같은데

조파산하대지래(照破山河大地來) 그 눈이 산하대지를 태양보다 밝게 비추고 있구나.

*경허성우 ‘梵魚寺解夏日上元曉庵’

 

일념정좌수유간(一念靜坐須臾間) 한생각 고요히 앉아서 잠깐동안 지내는 것이

승어항사칠보탑(勝於恒沙七寶塔) 항하사 모래 수만큼의 칠보탑을 조성해 모신 것보다 수승하니라

보탑필경쇄위진(寶塔畢竟碎爲塵) 칠보탑은 필경에 파괴되어 티끌이 되거니와

일념정진성정각(一念精進成正覺) 잠깐 동안 정진한 인연공덕은 언젠가는 견성성불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화엄경> / 원문 1구 若人靜坐一須臾, 4구 一念靜心

 

불시물혜조병무(不是物兮早騈拇) “한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다”고 해도 이미 쓸데없는 것이어늘

허다명상부하위(許多名相復何爲) 허다한 명상을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관간첩장연하리(慣看疊嶂煙霞裏) 첩첩산속의 자욱한 안개를 하염없이 보고 있노라니

무수호손도상수(無鬚猢猻倒上樹) 수염없는 원숭이가 나무를 거꾸로 올라 가는구나.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 원문 煙蘿裏, 無首猢猻倒上枝 *병무(騈拇) : 육손이. 변무라고도 함.

 

용화선원 144 부처님오신날(81년)

문성시증시(聞聲是證時)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때요

견색시증처(見色是證處) 눈으로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깨달을 곳이로다

염념석가출세(念念釋迦出世)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심이요

보보미륵하생(步步彌勒下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심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용화선원 145 하안거 결제(81년)

창출무생일곡가(唱出無生一曲歌) 생사없는 진리의 노래 한곡조를 불러내니

대천사계용금파(大千沙界涌金波) 삼천대천세계에 금색물결이 출렁이는구나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전천점설(白鷺下田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 3,4구 131번 참조

 

불원공명단원산(不願功名但願山) 세간의 공명을 원하지 않고 오직 청산에 살기를 바래서

산중채락()기년간(山中採藥幾年間) 산중에서 약을 캐기를 몇 해나 되었는가

심심송라연하리(深深松蘿烟霞裏) 깊고 깊은 솔바람 불고 안개가 자욱한 곳에

일곡지가만경한(一曲芝歌萬境閑) 한 곡조 지초 캐는 노래에 일만 경계가 한가하더라.

*경허성우 次採藥商 趙氏韻’/3구원문 松籟

 

용화선원 146 6월 일요법회(81년)

만사유유차백년(萬事悠悠此百年) 만사가 유유한 인생의 백년간이

환여역려잠류련(還如逆旅暫留連) 돌이켜 생각해보니 긴 여행길에 여관에서 잠시 머무는 것과 같다

일별천애구시객(一別天涯俱是客) 한번 헤어지면 너도 손이요, 나도 객인데

부운유수석양변(浮雲流水夕陽邊) 한조각 구름과 같고, 흘러가는 물과 같고, 서산에 기우는 해와 같다.

*경허성우 : 1,2,4구 ‘和映湖堂’ / 3구 ‘別友人’

 

용화선원 147 7월 일요법회(81년)

가사설법여운우(假使說法如雲雨) 가사 설법을 구름과 비 내리듯 잘해서

감득천화석점두(感得天花石點頭) 하늘에서 꽃비를 내리고 바윗돌이 고개를 끄덕인다 해도

간혜미능면생사(乾慧未能免生死) 진여불성을 투철히 깨닫지 못했다면 생사를 면할 수 없나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하고 생각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구나.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이 숲속의 나무나 대같이 즐비하고

금은옥백적사구(金銀玉帛積似坵) 금은옥백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을지라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 죽을 때에는 외로이 혼만 홀로 가게 되나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하고 생각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구나.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

 

자광조처연화출(慈光照處蓮花出) 자비로운 빛이 비춘 곳에는 연꽃이 피어나고

혜안관시지옥공(慧眼觀時地獄空) 지혜로운 눈으로 볼 때는 지옥이 공해 버림이라

우황대비신주력(又況大悲神呪力) 하물며 대자대비 신주력을 구하면

중생성불찰나간(衆生成佛刹那間) 중생이 눈 한번 깜빡할 사이에 성불해 버린다.

*<석문의범> 관음시식 중에서 착어(着語) / 원문 刹那中

 

문아명자면삼도(聞我名者免三途) 내 이름을 들은 사람은 삼도고(三途苦)를 면할 것이고

견아형자득해탈(見我形者得解脫) 내 얼굴 모습을 보기만 하여도 해탈도를 증득하여지이다.

여시교화항사겁(如是敎化恒沙劫) 이와 같이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와 같은 겁수를 지내도록 교화를 해서

필경무불급중생(畢竟無佛及衆生) 필경에 중생이니 부처니 그러한 것까지도 하나도 없게 되어지이다.

 

용화선원 148 8월 일요법회(81년)

불시중생불시상(不是衆生不是相) 중생도 아니요 상도 아님이여

춘난황앵제류상(春暖黃鶯啼柳上) 따듯한 봄날에 노란 꾀꼬리가 버드나무 위에서 우는구나

설진산운해월정(說盡山雲海月情) 산꼭대기 구름, 바다위의 달이 진리의 도리를 끊임없이 설하고 있건만

의전불회공추창(依前不會空惆悵) 옛을 의지해 여전히 진리를 알지 못하고 공연히 슬퍼하고만 있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부(父)가 이름으로 쓰일 때는 ‘보’로 발음하나 관행에 따라 ‘야부’로 표기

 

인심여맹호(人心如猛虎) 인심은 악하기가 성난 호랑이와 같고

독악철천비(毒惡徹天飛) 독하고 악한 것이 하늘에 사무쳤구나

반학수운외(伴鶴隨雲外) 학을 벗삼아 구름 밖에 따라가는데

차신숙여귀(此身孰與歸) 이 몸은 누구와 함께 돌아갈 것이냐.

*경허성우 ‘偶吟’

 

용화선원 149 칠석법회(81년)

적수성빙신유지(滴水成氷信有之) 물방울이 찰나에 얼음이 되어 버려서 어찌 해볼 수 없으되

녹양방초색의의(緣楊芳草色依依) 푸른 버드나무와 아름다운 풀은 빛깔이 아련하구나

추월춘화무한의(秋月春花無限意) 가을 달, 봄꽃들의 한없는 뜻은

불방한청자고제(不妨閑聽鷓鴣啼) 자고새가 노래하는 것을 한가히 듣는 것도 또한 방해롭지 않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法可得分 ※부(父)가 이름으로 쓰일 때는 ‘보’로 발음하나 관행에 따라 ‘야부’로 표기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일실인신기시환(一失人身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천동굉지 <치문경훈> / 용화사 75 참조

 

용화선원 150 하안거 해제(81년)

삼제구심심불견(三際求心心不見)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을 찾아봐도 얻을 수가 없는데

양안의전대양안(兩眼依前對兩眼) 두 눈은 예나 다름없이 두 눈을 대하고 있구나

불수유검각주심(不須遺劍刻舟尋) 배에서 칼을 잃었다고 뱃전에다 표를 해도 소용없으니

설월풍화상견면(雪月風花常見面) 눈달, 바람꽃은 항상 볼 수가 있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고

가가유로투장안(家家有路透長安) 집집마다 장안으로 통하는 길이 있도다.

*家家門前通長安은 조주선사 게송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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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선원 151 9월 일요법회(81년)

사양공사리(斜陽空寺裏)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진 빈 절속에서

포슬타한면(抱膝打閑眠) 무릎을 안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가

소소경각료(蕭蕭驚覺了) 소슬한 바람에 단풍잎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서 깨보니

상엽만계전(霜葉滿階前) 서리 맞은 낙엽이 뜨락에 가득히 뒹굴고 있구나.

*경허성우 ‘偶吟’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워서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있어 먼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아니하면 또한 군자가 아 니겠느냐?

*<논어>

 

산광수색리(山光水色裡) 푸른 산색과 반짝이는 물빛이

면목자단적(面目自端的) 면목의 단적을 나타낸 것이니

욕식개중의(欲識箇中意) 이 낱 가운데 참뜻을 알고자 할진댄

팔량시반근(八兩是半斤) 여덟냥이 반근이니라.

*경허성우 ‘面目’

 

용화선원 152 10월 일요법회(81년)--(참선법B)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의처(色聲不疑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의심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 원문 不礙處

 

견색시증처(見色是證處) 색상을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깨달을 곳이요

문성시증시(聞聲是證時)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할 때로다

염념석가출세(念念釋迦出世)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심이요

보보미륵하생(步步彌勒下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심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운재영상한불철(雲在嶺上閑不徹) 구름은 저 재위에서 한가히 졸고 있는데

수류간하대망생(水流澗下大忙生) 흐르는 물은 돌 사이로 쉴새없이 흘러가고 있구나.

*설두중현 <禪門拈頌> / 원문 雲在嶺頭閑不徹 水流澗下太忙生

 

용화선원 153 11월 일요법회(81년)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청군앙면간허공(請君仰面看虛空) 그대에게 청하노니 얼굴을 들어 허공을 보라

확락무변불견종(廓落無邊不見蹤) 동서남북이 가없이 툭 트여 자취를 볼 수 없느니라

약해전신사자력(若解轉身些子力) 만약 몸을 돌려 바로 한 눈을 뜨면(작은 힘을 알게 되면)

두두물물총상봉(頭頭物物總相逢) 두두물물에서 다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色離相分

 

용화선원 154 동안거 결제(81년)

정체종래절성색(正體從來絶聲色) 바른 진리의 체는 본래로 소리와 색상을 여읜 것이니

멱즉지군불견종(覓則知君不見蹤) 찾은 즉 그대는 알라, 자취를 보지 못할 것이다

묘봉정상일전신(妙峰頂上一轉身) 수미산 꼭대기에서 한 번 몸을 굴리면(타성일편 경계에서 더욱 간절히 참구해 깨치게 되면)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 시방 세계에 그[참나]를 만나지 아니한 곳이 없으리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色離相分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의 등불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한 그 등불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으니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등불의 광명이 휘황찬란히 밝아서 전전히 더 분명해지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용화선원 155 12월 일요법회(81년)

유시독립묘고봉(有時獨立妙高峯) 어느 때에는 묘고봉 꼭대기에 홀로 서 있다가

각래단좌염라전(却來端坐閻羅殿) 불현듯 염라전에 단정히 앉아 있더라

견진인간지점두(見盡人間祇點頭) 인간의 모든 것을 다 보고 다못 고개만 끄덕거리는데

대비수안다방편(大悲手眼多方便) 대비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도 많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승시승혜속시속(僧是僧兮俗是俗) 중은 중이고 속인은 속인이요

희즉소혜비즉곡(喜則笑兮悲則哭)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어야 함이라

약능어차선참상(若能於此善參詳) 만약 능히 여기에서 잘 공부를 지어나갈 줄 알면

육육종래삼십육(六六從來三十六) 육에 육을 곱하면 삼십육이 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용화선원 156 동지차례(81년)

노종평처험(路從平處險) 길은 평평한 곳으로부터 험해지고

인향정중망(人向靜中忙) 사람은 고요한 가운데를 향해서 분망해진다

멱화화연득(覓火和烟得) 불을 찾으매 연기까지 따라서 얻게 되고

담천대월귀(擔泉帶月歸) 샘을 짊어지고 가면 달을 함께 지고 돌아오게 된다.

*1,2구 요당유일 <了堂惟一禪師語錄> / 3,4구 <虛堂和尙語錄>

 

행도수궁처(行到水窮處) 행하여 물 다한 곳에 이르러

좌간운기시(坐看雲起時) 앉아서 구름 일어나는 때를 보더라

신통병묘용(神通幷妙用) 신통과 묘용이

운수급반시(運水及搬柴) 물 긷고 나무 하는 것이더라.

*1,2구 왕유의 ‘終南別業’ 중 / 3,4구 방거사

 

• 용화사 157

 

용화선원 158 1월 일요법회(82년)

대지촬래속미립(大地撮來粟米粒) 대지를 한 손에 잡아오니 좁쌀 한톨이요

일호두상현건곤(一毫頭上現乾坤) 한터럭 끝에 하늘과 땅이 나타나는구나

감소일월부도처(堪笑日月不到處) 우습구나,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개중별시일건곤(箇中別是一乾坤) 이 가운데 따로 이 하늘과 땅이 있구나.

*1,2구 호구소륭화상어록(虎丘紹隆和尙語錄) / 3,4구 大溈行 禪師( 禪宗頌古聯珠通集 )滿滿彎弓射不著 長長揮劒斫無痕 堪笑日月不到處 箇中別是一乾坤

 

생전부귀초두로(生前富貴草頭露) 생전의 부귀는 풀끝에 이슬이요

신후풍류백상화(身後風流陌上花) 죽은 뒤의 영화 명예는 언덕위에 핀 꽃이라

망망우주인무수(茫茫宇宙人無數) 망망한 우주에 한량없는 사람 가운데

기개남아시장부(幾箇男兒是丈夫) 그중에 몇사람이 생사문제를 해결한 남아대장부가 되겠는가.

*1,2구 소동파의 ‘陌上花’ ※陌 : 두렁 맥, 일백 백 / 3,4구 민중이학연원고(閩中理學淵源考) 券77 – 이청복(李淸馥) 撰

 

생사노두군자간(生死路頭君自看) 생사 길머리를 그대는 스스로 보아라

활인전재사인중(活人全在死人中) 산사람은 온전히 죽은 사람 가운데 있구나

화기자래심호리(花氣自來深戶裡) 꽃기운은 깊은 곳의 토굴로 스스로 오고

조성장재원림중(鳥聲長在遠林中) 새소리는 먼 숲속에서 길이 들려오더라.

*1,2구 (설봉공화상외집(雪峰空和尙外集)「송고(頌古)」/ 3,4구 석창역대시선(石倉歷代詩選)卷179上 -조학전(曹學佺)    

 

인간부귀일시락(人間富貴一時樂) 인간의 부귀영화는 한때의 낙에 지나지 않지만

지옥신산만겁장(地獄辛酸萬劫長) 지옥의 쓰라린 고통은 만겁이나 길고 길더라

세유백천한일월(世有百千閑日月) 세상에 백천이나 되는 한가한 세월[日月]이 있지만

인무일점호신심(人無一點好身心) 사람은 한사람도 몸과 마음이 괴롭지 않고 즐겁기만한 사람은 없느니라.

​*1,2구 석옥청홍선사어록(石屋淸洪禪師語錄) 하권, ‘산거시(山居詩)’ / 3,4구 천목중봉화상광록(天目中峰和尙廣錄) 제29권. ‘별우십수(別友十首)’

 

용화선원 159 신수기도입재(82년)

운개월색가가백(雲開月色家家白) 구름이 활짝 열리니 달빛이 집집마다 밝게 비추고

춘과산화처처홍(春過山花處處紅) 봄이 돌아오니 산골짜기마다 붉은 꽃이 곳곳이 피어 있더라

태양문하무성월(太陽門下無星月) 밝은 태양이 하늘에 뜨니 별과 달은 간 곳이 없고

천자전리무빈아(天子殿裏無貧兒) 천자가 살고 있는 궁전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구나.

*3,4구 동안(同安)화상 <인천안목> / 원문 天子殿前

 

일구부일구(一句復一句) 화두나 염불을 한마디 한마디 정성스럽게 다져나가면

나사수시신(那事隨時新) 그 일이 때를 따라 새로워질 것이니라

차심수회득(此心誰會得) 이 마음을 누가 있어 알아줄 것인가

정백대장춘(庭柏對長春) 뜰 앞에 잣나무는 긴 봄을 상대하고 있구나.

*3,4구 <古尊宿语錄>

 

법법본래법(法法本來法) 모든 법이 본래 법이요

심심무별심(心心無別心) 일체 마음이 그대로 부처님의 열반묘심이니라

만안본비색(滿眼本非色)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은 본래 색이 아니요

만이본비성(滿耳本非聲) 귀로 듣는 모든 소리는 본래 소리가 아님이니라.

 

용화선원 160 신수기도회향(82년)

천강동일월(千江同一月) 일천 강에는 동일한 달이 비추고

만호진봉춘(萬戶盡逢春) 어느 집이나 봄이 돌아오면 모두 봄바람을 맞는 것이다

종일주홍진(終日走紅塵) 종일토록 홍진세계에 달음박질치다가

실각자가진(失却自家珍) 자기집 보배를 잃어버리고 마는구나.

*1,2구 용광인(龍光諲) 선사 <오등회원> / 3,4구 분양선소 <人天眼目> 원문 不識自家珍

 

귀래좌허실(歸來坐虛室) 집으로 돌아와 텅빈 방에 앉았으니

석양재오서(夕陽在吾西) 석양은 서쪽으로 너울너울 넘어가고 있구나

수류원입해(水流元入海)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월락불리천(月落不離天) 달은 천강에 떨어져도 하늘을 여읜 것이 아니더라.

*1,2구 宋 황정견 / 3,4구 唐僧弘秀集

 

 월수벽산전(月隨碧山轉) 달은 푸른 산을 따라 돌아 넘어가고

수합청천류(水合靑天流) 물은 푸른 하늘과 합하여 흐르는구나

풍화난자취(風花亂紫翠)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은 울긋불긋 피어있는데

운외유연림(雲外有煙林) 구름 밖에는 안개 낀 숲이 있구나.

*1,2구 이백(李白) / 3,4구 소동파 ‘狄詠石屏’

 

용화선원 161 입춘(82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용화선원 162 2월 일요법회(82년)

내설시비인(來說是非人) 와서 남의 시비를 말하는 사람이

변시시비인(便是是非人) 문득 시비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니라

이개시종구(易開始終口) 쉽게 처음부터 끝까지 입을 열면

난보세한심(難保歲寒心) 세한심을 간직하기 어려우니라.

*1,2구 명심보감 省心篇 / 세한심 : 추위에도 잎이 푸른 것과 같은 절개와 지조의 마음

 

개구즉착(開口卽錯) (이 일은) 입을 벌려도 그르치고

미개구착(未開口錯) 또한 입을 벌리지 아니해도 이미 그르쳐 버린 것이니

착불착차치(錯不錯且置) 그르치고 그르치지 아니한 것은 우선 두고

여하시차사(如何是此事) 어떠한 것이 이 일이냐?

 

원시일정명(元是一精明) 원래는 이 한 정미로운 밝음이

분위육화합(分爲六和合) 나누어져서 여섯이 됨이라

일구정건곤(一句定乾坤) 한 글귀 화두로써 하늘과 땅을 평정하고

일검평천하(一劍平天下) 한 칼로써 천하를 평정함이라.

*1,2구 <임제록>

 

지도무난(至道無難)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것이 없으니

유혐간택(唯嫌揀擇) 오직 간택을 혐의할 뿐이다.

 

수정풍체태(樹呈風体態) 나뭇가지를 보면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를 알 수 있고

파롱월정신(波弄月精神) 물결을 보면 달빛이 반짝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수점춘소(梅瘦占春少) 매화나무가 여윔에 봄을 누림이 적고

정관득월다(庭寬得月多) 뜰이 넓으니 달빛이 휘영청 밝더라.

*3,4구 본여실성(本如實性) <大正藏>

 

종조난설단여장(從朝亂說短與長) 아침부터 종일토록 타인의 잘잘못을 어지럽게 시비하니

설래설거자초앙(說來說去自招殃) 말해 오고 말해 가는 것은 재앙을 스스로 불러오는 것이니라

약능폐구심장설(若能閉口深藏舌) 만약 입을 꽉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변시안신제일방(便是安身第一方) 문득 이것이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제일의 방법이더라.

*<치문경훈> 자수선사훈동행(慈受禪師訓童行)

 

용화선원 163 동안거 해제(82년)

다년농중조(多年籠中鳥) 여러 해 동안 새장속에 갇혀있던 새가

금일부운비(今日負雲飛) 오늘에사 구름을 등지고 날으는구나

임하십년몽(林下十年夢) 숲속에서 십년동안을 꿈을 꾸다가

호변일소신(湖邊一笑新) 이제 호숫가에서 한바탕 웃으니 마음이 새롭더라.

*禪林句集 

 

허공경계기사량(虛空境界豈思量) 가없는 이 허공경계를 어찌 사량으로 더듬어서 알 수 있겠는가

대도청유이갱장(大道淸幽理更長) 대도의 청정하고 깊은 이치는 다시 길고 무한한 것이니라

단득오호풍월재(但得五湖風月在) 다못 오호에 풍월이 있음을 얻으면

춘래의구백화향(春來依舊百花香) 봄이 옴에 옛을 의지해 온갖 꽃이 향기롭게 피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妙行無住分

 

막파무심운시도(莫把無心云是道) 무심을 잡아 이것이 도라고 이르지 말라

무심유격일중관(無心猶隔一重關) 무심도 오히려 한 중관이 막혀 있느니라.

*야부도천<금강경오가해>妙行無住分

 

용화선원 164 춘계산철결제(82년)

신재해중휴멱수(身在海中休覓水) 몸이 바다 가운데 있으니 물 찾기를 쉬어버리고

일행영상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 날마다 산마루를 넘어다니니 산을 찾지를 말아라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1,2구 야부송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 3,4구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진각국사 좌우명>

보살자 보살자 (菩薩子 菩薩子) 보살이여, 보살의 자식이여

상자마두심유이(常自摩頭深有以) 항상 스스로 자기 머리를 만져 보라, 깊은 의의가 있으리라

마두인득심사량(摩頭因得深思量)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깊은 사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출가본의도하사(出家本意圖何事) 출가한 본 뜻이 무슨 일을 목적으로 해서 출가했느냐

승기상모속기심(僧其相貌俗其心) 모양은 분명히 중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마음은 속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

가불참천이괴지(可不慙天而愧地) 가히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고 땅을 내려다보고 부끄럽지 않느냐

추행광언임여위(麤行狂言任汝爲) 머트러운 행동과 미치광이 같은 말을 네 멋대로 행하고 지껄이다가

확탕노탄하회피(鑊湯爐炭何廻避) 확탕지옥과 노탄지옥을 어떻게 회피할 수 있겠느냐.

*진각혜심 ‘座右銘’ / 원문 審思量

 

망회타귀굴(忘懷墮鬼窟) 생각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면 귀굴속에 떨어지고

착의종원정(着意縱猿情) 뜻에 착하면 잔나비의 뜻에 놀아난 것이니라

갱의제이병(更擬除二病) 두가지 병을 없애려고 하면

미면야호정(未免野狐精) 여우의 정을 면치 못하느니라.

수임방원기(水任方圓器) 물이 둥글고 모난 그릇에 따르듯이

경수호한형(鏡隨胡漢形) 거울은 검고 흰 형상을 따르듯이

직요이마거(直饒伊麽去) 이렇게 마음을 가져가면

유교환농맹(猶較患聾盲) 마치 귀먹은 벙어리와 눈먼 장님에 비유할 수밖에 없느니라.

*진각혜심 ‘意’

 

용화선원 165 3월 일요법회(82년)

보검한광동(寶劍寒光動) 보배 칼 차운 빛 움직이니

매화설리춘(梅花雪裏春) 매화가 눈 속에 봄을 이루었구나(꽃을 피웠구나)

심왕불망동(心王不妄動) 심왕이 망령되이 동하지 않으니

육국일시통(六國一時通) 여섯 나라[六根]가 일시에 형통하더라.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悉能幽) 구르는 곳마다 다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 원문 實能幽

 

용화선원 166 4월 일요법회(82년)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막지수정순생멸(莫只隨情順生滅) 인간의 감정을 따라서 생사윤회에 따르지 말라

금일불휴하일휴(今日不休何日休) 오늘 쉬지 않으면 어느 날에 쉴 것이냐

참선필대심사우(參禪必待尋師友) 참선은 반드시 선지식과 좋은 도반을 찾아야

감보공부일세휴(敢保工夫一世休) 감히 그 공부를 일세 동안에 마칠 수가 있느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참선최간첩(參禪最簡捷) 참선은 가장 간단하고 가까운 것이니

당념망생멸(當念忘生滅) 바로 한 생각에 생멸이 끊어져 버리는 것이니라

문견절라롱(聞見絶羅籠) 소리를 듣고 색상을 보는 그 자리에서 생사윤회의 근원을 끊어버리고

어언진초월(語言盡超越) 나를 칭찬하고 헐뜯는 소리를 듣더라도 거기서 초월해 버릴지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작야시우치(昨夜是愚癡) 어젯밤까지 어리석던 사람이

금조성준걸(今朝成俊傑) 오늘에는 눈을 뜬 준걸이 되었구나

호개해탈문(好箇解脫門) 이 좋은 해탈문이여

석무인맹렬(惜無人猛烈) 맹렬하고 용기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용화선원 167 법보재(82년)

백화춘지위수개(百花春至爲誰開) 봄이 오매 일백 꽃이 누구를 위해 피었던가

기래긱반곤래면(飢來喫飯困來眠) 배고프면 밥먹고 고단하면 잠을 잠이로다

불견암중구주인(不見庵中舊主人) 암자 가운데의 옛주인은 보이지 않는데

도화사금유여연(桃花似錦柳如烟) 복사꽃은 비단같이 곱게 피어있고 버들은 안개처럼 나부끼고 있구나.

 

항복마력원(降伏魔力怨) 마귀의 힘과 모든 원한을 항복받고

제결무유여(除結無有餘) 모든 원결을 남음이 없이 제하기 위해

노지격건추(露地擊揵槌) 이렇게 종을 치노니

비구문당집(比丘聞當集) 모든 비구들은 모두 다 모이시오

제욕문법인(諸欲聞法人) 모든 법을 들어서

도류생사해(度流生死海) 생사해를 건너고자 하는 사람은

문차묘향음(聞此妙響音) 이 묘한 종소리를 듣고

진당운집차(盡當雲集此) 모두 모두 모이시오.

*<증일아함경> 해제일에 자자(自恣)를 하기 위해 종을 치라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서 아난이 읊은 게송 / 원문 運集

 

삼계유여급정륜(三界猶如汲井輪) 삼계는 마치 물 긷는 두레박과 같아

백천만겁역미진(百千萬劫歷微塵) 백천만겁 미진수를 지내어왔네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석문의범> ※3,4구는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용화선원 168 춘계산철해제(82년)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綸直下垂) 천척이나 되는 낚시줄을 곧바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물결이 일어나자마자 일만물결이 따라서 일어나는구나

야정수한어불식(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와서 고기가 물지를 아니하니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빈 배에는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선자덕성 선사《船子和尚撥棹歌機緣集》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知見不生分에 인용됨 / 纔는 ‘자’로 읊으심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 원문 鴻飛

 

용화선원 169 부처님오신날(82년)

승춘고하진선연(承春高下盡鮮姸) 봄이 오니 높고 낮은 데가 모두 다 잎이 피고 꽃이 피어 곱기도 곱구나

우후교림규두견(雨後喬林叫杜鵑) 비가 내린 뒤 교림에는 두견새가 울고 우는구나

인정화루명월야(人靜畵樓明月夜) 사람 고요한 곱게 단청한 누각에는 달이 휘영청 밝은데

취가환주낙화전(醉歌歡酒落花前) 한잔 잘 먹고 노래를 부르며 꽃 떨어진 앞에서 춤을 추는구나.

*정엄 수(淨嚴 遂) <선문염송>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한 게송 / 원문 雨過

 

욕성무상보리도(欲成無上菩提道) 무상보리도를 이루고자 할진대는

야요상회평등심(也要常懷平等心) 모름지기 평등한 마음을 항상 품을 지니라

약유친소증애계(若有親疎憎愛計) 만약 친한 사람과 미운사람이 있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도가원혜업가심(道加遠兮業加深) 도는 점점 멀어지고 업은 점점이 깊어지느니라.

*자경문

 

찰진심념가수지(刹塵心念可數知) 항하사 수만큼 많은 수없는 마음은 가히 셀 수 있고

대해중수가음진(大海中水可飮盡) 큰 바다의 많은 물도 다 마실 수 있고

허공가량풍가계(虛空可量風可繫) 허공도 가히 헤아릴 수 있고 바람도 가히 붙들어 맬 수 있어도

무능진설불공덕(無能盡說佛功德)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할 수 없음이라.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

 

용화선원 170 하안거 결제(82년)

등한식득동풍면(等閑識得東風面) 등한히 봄바람이 얼굴에 스쳐가는 것을 느끼니

만자천홍총시춘(萬紫千紅總是春) 일만 붉은 것과 천가지 빨간 꽃들이 모두가 다 이 봄이구나

무시겁래생사본(無始劫來生死本) 비롯함이 없는 겁으로부터 내려온 생사의 근본을

치인환작본래인(痴人喚作本來人)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인으로 착각을 하는구나.

*1,2구 주희(朱熹)의 ‘春日’ / 3,4구 벽암록 제99칙 本則評唱; 원문 学道之人不識真 只爲從前認識神 無量劫来生死本 痴人唤作本来人

 

생전부귀초두로(生前富貴草頭露) 생전의 부귀는 풀끝에 이슬이요

신후풍류백상화(身後風流陌上花) 죽은 뒤의 영화 명예는 언덕위에 핀 꽃이라

만연탈래경부세(萬緣脫來輕浮世) 세상의 모든 인연을 다 벗어버리고 뜬세상을 가벼이 여기며

일성상래간낙화(一性常來看落花) 한결같은 한 성품으로 뜬세상을 떨어진 꽃과 같이 보느니라.

*1,2구 소동파의 ‘陌上花’ ※陌 : 두렁 맥, 일백 백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71 6월 일요법회(82년)

자소내내관원방(自少來來慣遠方) 어릴 때부터 타관 객지로 돌아다닌 것이 익숙해서

기회형악도소상(幾廻衡岳渡瀟湘) 몇 번이나 형악을 돌고 소상강을 건넜던가

일조답착가향로(一朝踏着家鄕路) 하루아침에 고향에 돌아와 보니

시각도중일월장(始覺途中日月長) 비로소 일평생 동안 방황한 세월이 길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약인수백세(若人壽百歲) 만약 사람이 백년동안 산다 하더라도

부지대도의(不知大道意) 대도의 뜻을 알지 못하면

불여생일일(不如生一日) 하루를 살더라도

학추불법요(學推佛法要) 부처님 법을 바로 깨우치는 것이 낫다.

*<법구경>

 

기수개망동(起修皆妄動) 닦을 생각을 내면 다 망령된 행동이고

수주비진정(守住匪眞精) 마음을 집중해서 안정된 상태를 지키려 한다면 참된 정진이 아니니라

묘지인사효(妙旨因師曉) 묘한 뜻을 스승을 인해서 깨달으면

종망염오명(終亡染汚名) 마침내 물들 일이 없어질 것이니라.

*<육조단경> 參請機緣品

 

용화선원 172 한병호영가 49재(82년)

천강동일월(千江同一月) 일천 강에는 동일한 달이 비추고

만호진봉춘(萬戶盡逢春) 어느 집이나 봄이 돌아오면 모두 봄바람을 맞는 것이다

종일주홍진(終日走紅塵) 종일토록 홍진세계에 달음박질치다가

실각자가진(失却自家珍) 자기집 보배를 잃어버리고 마는구나.

*1,2구 용광인(龍光諲) 선사 <오등회원> / 3,4구 분양선소 <人天眼目> 원문 不識自家珍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 원문 鴻飛

 

 

 

용화선원 173 김필녀영가 49재(82년)

약인욕식불경계(若人欲識佛境界) 만약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할진댄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마땅히 그 마음을 허공과 같이 할지니라

원리망상급제취(遠離妄想及諸趣) 망상과 (망상으로 인해 가야할) 육도법계를 멀리해서

영심소향개무애(令心所向皆無礙) 마음으로 하여금 어디를 가든 걸림이 없게 하라.

*60권 <화엄경> 여래출현품 / 원문 若有欲知佛境界, 遠離妄想及諸取

 

불면유여정만월(佛面猶如淨滿月) 부처님 얼굴은 오히려 그 깨끗하기가 보름달과 같고

역여천일방광명(亦如千日放光明) 또한 일천 해가 방광을 놓는 것과 같이 밝으니라.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四天王護國品第十二

 

만목청산무촌수(滿目靑山無寸樹) 눈에 가득한 청산에는 한마디의 나무도 없는데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천길만길 낭떠러지 절벽에서 손을 놓아버려야만 대장부가 되느니라.

*<다비문> ‘洗手’, ※1구 <大顚禪師心經注>에 방신(方信)의 게송으로 인용됨. ...滿目青山無寸樹 極目綠水絕波瀾 光明洞耀 照徹十方 譬如千日 放大光明,,, / 2구는 <금강경오가해> 야부송

 

용화선원 174 김보문궁영가 100재(82년)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모든 법이 본래부터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 항상 그대로 적멸상[열반상]이라

불자행도이(佛子行道已) 불자가 이 도리를 깨달으면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바로 그것이 부처님이 되는 것이다.

*<법화경> 사구게 方便品

 

해고종견저(海枯終見底)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지만

인사부지심(人死不知心) 사람이 죽으면 그 마음이 어디 있는지 볼 수가 없구나

시방무허공(十方無虛空) 시방에는 허공이 없고

대지무촌토(大地無寸土) 대지에는 손바닥만한 땅도 없구나.

*1,2구 진정극문 *3,4구 남당도흥(南堂道興) <禪宗頌古聯珠通集>

 

석가미륵요요년(釋迦彌勒樂堯年) 석가와 미륵은 요임금의 세월 속에 즐거워하시고

문수보현가순일(文殊普賢歌舜日) 문수와 보현은 순임금의 세월을 노래하고 계신다

방거청풍천리외(放去淸風千里外) 놓아 보내면 청풍이 되어 천리를 달리고

수래명주일장중(收來明珠一掌中) 거두어들이면 밝은 구슬이 되어 내 손안에 들어온다.

 

자소일성천지경(自笑一聲天地驚) 한소리 크게 웃으니 천지가 놀라는데

고륜독조강산정(孤輪獨照江山靜) 외로운 달은 홀로 강산에 비추어 고요하더라.

*임제스님 / 원문 孤輪獨照江山靜 自笑一聲天地驚

 

용화선원 175 7월 일요법회(82년)

운기남산북산우(雲起南山北山雨) 구름이 남산에서 일어나는데 북산에 비가 오고

여명마자기다반(驢名馬字幾多般) 나귀다 말이다 하는 다른 이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청간호묘무정수(請看浩渺無情水) 청컨대 넓고 넓은 저 무정한 물을 보라

기처수방기처원(幾處隨方幾處圓) 어느 곳에서는 모나고 어느 곳에서는 둥근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得無說分 / 원문 雨北山

 

자성구삼신(自性具三身) 자성은 삼신(법신 보신 화신)을 갖추고 있으며

발명성사지(發明成四智) 이를 밝히면 사지를 이루나니

불리견문연(不離見聞緣) 보고 듣는 찰나를 여의지 않고

초연등불지(超然登佛地) 초연히 불지에 오르는 것이니라.

오금위여설(吾今爲汝說) 내가 이제 그대들을 위해 설하노니

체신영무미(諦信永無迷) 철저히 믿어서 영원히 방황하지 말아라

막학치구자(莫學馳求者) 밖으로 이치를 구하고 도리를 찾는 사람들이

종일설보리(終日說菩提) 종일토록 입으로 보리를 설하는 것을 배우지 말라.

*<육조단경> 參請機緣品

 

본시산중인(本是山中人) 본시 산중인이라

애설산중화(愛說山中話) 산중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더라.

*몽암사악(蒙庵思嶽) / 전문 本是山中人 愛說山中話 五月賣松風 人間恐無價

 

죽영소계진부동(竹影掃階塵不動) 대나무 그림자가 층계를 쓸어도 먼지는 움직이지 않고

월천담저수무흔(月穿潭底水無痕) 달빛이 호수 밑바닥까지 뚫고 들어갔지만 물에는 아무 흔적도 없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용화선원 176 민대법화영가 3재(82년)

만사유유차백년(萬事悠悠此百年) 만사가 유유한 인생의 백년간이

환여역려잠류련(還如逆旅暫留連) 돌이켜 생각해보니 긴 여행길에 여관에서 잠시 머무는 것과 같다

일별천애구시객(一別天涯俱是客) 한번 헤어지면 너도 손이요, 나도 객인데

부운유수석양변(浮雲流水夕陽邊) 한조각 구름과 같고, 흘러가는 물과 같고, 서산에 기우는 해와 같다.

*경허성우 : 1,2,4구 ‘和映湖堂’ / 3구 ‘別友人’

 

만타청산위범찰(萬朶靑山圍梵刹) 만송이 꽃과 우거진 청산에 절이 둘러싸여 있고

일간홍일조령대(一竿紅日照靈臺) 한 장대 길이만큼 높이 뜬 붉은 해는 영대[주인공]를 비추더라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고

가가문외통장안(家家門外通長安) 집집마다 문앞에 있는 길은 장안으로 통하도다.

*3,4구 <僧家禮儀文> ‘起龕’

 

용화선원 177 8월 일요법회(82년)

일파골두봉거후(一把骨頭捧去後) 한 줌의 뼈를 가져간 뒤에

부지명월낙수가(不知明月落誰家) 밝은 달은 어느 집에 떨어졌는가 알 수 없구나

운개월색가가백(雲開月色家家白) 구름이 활짝 열리니 달빛이 집집마다 밝고

춘과산화처처홍(春過山花處處紅) 봄이 지나니 산꽃이 곳곳마다 붉게 피었구나.

*1,2구 泉州 璨 선사 <총림성사> ※원문에는 挑去後

 

존인자시존신술(尊人自是尊身術)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것이 내 몸을 존중하는 좋은 방법이고

해인원시해아단(害人原是害我端)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는 것이 나를 해치는 근본이다.

 

막설타인단여장(莫說他人短與長) 다른 사람의 잘하고 못하는 것을 말하지 말아라

설거설래자초앙(說去說來自招殃) 말해 가고 말해 오는 것은 재앙을 스스로 불러오는 것이니라

약능폐구심장설(若能閉口深藏舌) 만약 입을 꽉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변시안신제일방(便是安身第一方) 문득 이것이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제일의 방법이더라.

*<치문경훈> 자수선사훈동행(慈受禪師訓童行) / 원문 從朝亂說短與長, 說來說去

 

용화선원 178 하안거 해제(82년)

작야강남우(昨夜江南雨) 어젯밤 강남에 비가 내렸는데

동정추수심(洞庭秋水深) 동정호에 가을물이 깊었더라

일엽고주객(一葉孤舟客) 일엽편주를 타고 가는 손이

월중천리심(月中千里心) 달 가운데 천리의 마음이더라.

*서산대사 ‘懷舊’

 

몽리명명유육취(夢裏明明有六趣) 꿈 꿀 때는 분명히 육도가 있더니

각후공공무대천(覺後空空無大千) 깬 뒤에는 비고 비어서 대천세계가 없더라.

*증도가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179 김수호영가 100재(82년)

행도수궁처(行到水窮處) 행하여 물 다한 곳에 이르러

좌간운기시(坐看雲起時) 앉아서 구름 일어나는 때를 보더라

신통병묘용(神通幷妙用) 신통과 묘용이

운수급반시(運水及搬柴) 물 긷고 나무 하는 것이더라.

*1,2구 왕유의 ‘終南別業’ 중 / 3,4구 방거사

 

용화선원 180 유관호영가 100재(82년)

백년삼만육천일(百年三萬六千日)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불시물혜조병무(不是物兮早騈拇) “한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다”고 해도 이미 쓸데없는 것이어늘

허다명상부하위(許多名相復何爲) 허다한 명상을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관간첩장연하리(慣看疊嶂煙霞裏) 첩첩산속의 자욱한 안개를 하염없이 보고 있노라니

무수호손도상수(無鬚猢猻倒上樹) 수염없는 원숭이가 나무를 거꾸로 올라 가는구나.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 원문 煙蘿裏, 無首猢猻倒上枝 *병무(騈拇) : 육손이. 변무라고도 함.

 

용화선원 181 칠석법회(82년)

화소산전설천기(花咲山前洩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화무생(鳥歌林外話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래무처불봉원(得來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이 숲속의 나무나 대같이 즐비하고

금은옥백적사구(金銀玉帛積似坵) 금은옥백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을지라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 죽을 때에는 외로이 혼만 홀로 가게 되나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구나.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

 

조조역역홍진로(朝朝役役紅塵路) 아침마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홍진의 길에 헤매면서

작위재고이백두(爵位纔高已白頭) 작위가 겨우 높아지자 이미 머리만 희었구나

염왕불파패금어(閻王不怕佩金魚) 염라대왕은 금어찬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으로 허망하도다.

*부설거사 사부시

 

아손자유아손복(兒孫自有兒孫福) 자손들은 스스로 복을 타고 났으니

불위아손작우마(不爲兒孫作牛馬) 자손들을 위해 내가 소나 말이 될 필요가 없느니라

고래다소영웅한(古來多少英雄漢) 옛부터 내려오는 수많은 영웅들이

남북동서와토니(南北東西臥土泥) 동서남북의 한줌의 흙이 되어 누워 있구나.

*순치황제 출가시 / 원문 作馬牛

 

용화선원 182 하안거 해제(82년)

장상명주일과한(掌上明珠一顆寒) 손바닥 위 밝고 맑은 구슬 하나

자연수색변래단(自然隨色辨來端) 저절로 빛깔따라 드러난다네

기회제기친분부(幾回提起親分付) 몇 번이나 들어 보이며 직접 전해주려 했지만

암실아손향외간(暗室兒孫向外看) 어두운 방의 아해들은 밖을 향해 찾고 있네.

*지환(智還)스님이 편집한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에 나옴

 

청정법신무내외(淸淨法身無內外) 청정법신은 내외가 없고

거래생사일진상(去來生死一眞常) 오고 감이 모두 한 참된 모습이로다

단능일념귀무념(但能一念歸無念) 다만 능히 한 생각을 돌이켜 생각없는 데에 돌아가면

고보비로정상행(高步毘盧頂上行) 높이 비로정상을 걸어가는 것이니라.

*1,2구 다비문 중에서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용화선원 183 9월 일요법회(82년)

무변찰해허명경(無邊刹海虛明鏡) 가없는 시방세계가 텅 비어 밝은 거울인데

광겁매진광미휴(曠劫埋塵光未虧) 무량겁 동안 티끌이 쌓여도 그 빛은 이지러짐이 없구나

종래천성부동진(從來千聖不同塵) 종래로 모든 성인은 티끌과 함께 하지 않았는데

하사횡신성색리(何似橫身聲色裏) 무슨 일로 우리는 성색의 티끌 속에 죽어 가느냐!

*<天目中峯和尚廣錄>券第14, 2구 원문 積劫埋塵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려운데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 한마디 광음을 경홀히 하지 말지니라

미각지당춘초몽(未覺池塘春草夢) 연못에 우거진 풀은 아직 봄꿈을 채 깨지도 전에

계전오엽이추성(階前梧葉已秋聲) 뜰 앞에 오동잎은 벌써 가을소리가 나는구나.

*주희(朱熹)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어무소주절추심(於無所住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용화선원 184 10월 일요법회(82년)--(참선법C)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이금차도(而今此道) 이 도법에 있어서

난득기인(難得其人) 사람 만나기가 어렵다.

*<몽산법어> 東山崇藏主送子行脚法語

 

불급심사(不急尋師)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공과일생(空過一生) 일생을 헛되이 보내리라.

*<달마혈맥론>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85 11월 일요법회(82년)

심경확연망피차(心境廓然忘彼此) 마음 경계가 확연해서 피차를 잊어버리면

대천사계총포함(大千沙界總包含) 삼천대천세계 두두물물이 다 그 속에 포함되어버린다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고

가가유로투장안(家家有路透長安) 집집마다 장안으로 통하는 길이 있도다.

*1,2구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보취산왕산막궁(寶聚山王算莫窮) 보배 무더기가 태산과 같이 많아서 헤아릴 수 없다 해도

환여앙전사허공(還如仰箭射虛空) 도리어 하늘에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통명일구초삼제(洞明一句超三際) 일구를 통명해서 삼제를 뛰어 넘으면

절승승지만배공(絶勝僧祇萬倍功) 아승지겁 동안 쌓은 공덕보다 더 수승한 것이니라.

*<銷釋金剛經科儀> / 원문3구 洞明四句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186 동안거 결제(82년)

승시승혜속시속(僧是僧兮俗是俗) 중은 중이고 속인은 속인이요

희즉소혜비즉곡(喜則笑兮悲則哭)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어야 함이라

약능어차선참상(若能於此善參詳) 만약 능히 여기에서 잘 공부를 지어 나갈 줄 알면

육육종래삼십육(六六從來三十六) 육에 육을 곱하면 삼십육이 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산월투창백(山月投窓白) 산달은 창에 비추어 희고

계성입호명(溪聲入戶鳴) 시냇물 소리 방안에까지 스미는구나

참상차중명(參詳此中明) 그 속을 향해서 잘 참상을 해라

구년소림사(九年少林事) 달마스님은 구년 동안 소림에서 묵묵히 앉아계셨느니라.

*1,2구 소요태능 ‘無題’ / 원문 3,4구 欲知九年默 須向此中明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187 12월 일요법회(82년)

우인자박환수해(愚人自縛還須解)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얽어맸지만 도리어 자기를 풀 수 있고

지인무위박쇄인(智人無爲縛殺人) 지인은 함이 없는데 (공한 경계에 떨어지면) 스스로를 얽어맴이라

촌인불시구절단(寸刃不施俱截斷) 한마디도 못되는 그런 조그만 칼도 쓰지 않고 두가지 속박을 끊어버리니

위련평지상천진(爲憐平地喪天眞) 아무 일이 없는 평지에서 천진을 손상함을 가엾게 여기노라.

*중봉명본 <信心名闢義解> / 원문 爲怜平地喪天真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밤새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용화선원 188 동지차례(82년)

만고벽담공계월(萬古碧潭空界月) 만고에 푸른 못에 비추는 허공에 뜬 달을

재삼노록시응지(再三撈漉始應知) (어리석은 원숭이는) 두세번 건져 보고서야 비로소 알 수가 있더라

단어정문능구안(但於頂門能具眼) 다못 이마에 능히 눈을 갖추면

갱향하처멱현종(更向何處覓玄宗) 다시 어느 곳을 향해서 현현한 이치를 찾을까 보냐.

*1,2구 동안상찰 <십현담> / 3,4구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백년세사삼경몽(百年世事三更夢) 백년의 세상일이 삼경의 꿈이요

만리강산일국기(萬里江山一局碁) 만리강산이 하나의 바둑판이로다

*순치황제 출가시

 

서풍일진래(西風一陣來) 서쪽 바람(가을바람)이 한바탕 불어오니

낙엽양삼편(落葉兩三片) 낙엽이 두서너 조각이로구나(우수수 떨어지는구나)

읍로천반초(泣露千般草) 모든 풀들이 이슬에 우는데

음풍일양송(吟風一樣松) 소나무는 부는 바람소리에 흥겨워 노래를 부르는구나.

*1,2구 보령인용(保寧仁勇) <선문염송> / 3,4구 한산시(寒山詩)

 

용화선원 189 1월 일요법회(83년)

심상일양창전월(尋常一樣窓前月) 보통 때 창 앞에 달빛이 비치는 것이 매양 마찬가지였는데

재유매화변부동(纔有梅花便不同) 매화꽃이 피어 창 앞에 나부끼니 그 전과 같지 않구나

용득수시첨의기(龍得水時添義氣) 용은 물을 얻어야 비로소 의기를 더하고

호고산처장위녕(虎靠山處長威獰) 호랑이는 산을 의지했을 때 그 위세가 더욱 당당하더라.

*1,2구 宋 두뢰(杜耒) ‘寒夜’ / 원문 才有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용화선원 190 입춘(83년)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막장한학해(莫將閒學解) 한가한 알음알이 배우는 것을 가지고

매몰조사심(埋沒祖師心) 조사의 마음을 매몰시키지 말라.

*몽산화상 <무자십절목>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귀래좌허실(歸來坐虛室) 집으로 돌아와 텅빈 방에 앉았으니

석양재오서(夕陽在吾西) 석양은 서쪽으로 너울너울 넘어가고 있구나

수류원입해(水流元入海)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월락불리천(月落不離天) 달은 천강에 떨어져도 하늘을 여읜 것이 아니더라.

*1,2구 宋 황정견 / 3,4구 唐僧弘秀集

 

용화선원 191 2월 일요법회(83년)

죽밀불방유수과(竹密不妨流水過) 대나무 빽빽해도 물 흘러감을 방해하지 않고

산고기애백운비(山高豈礙白雲飛) 산이 높다 한들 흰구름 날아감을 어찌 막으리오

한산망각내시로(寒山忘却來時路) 한산은 올 때의 길을 잊어버리고

습득상장휴수귀(拾得相將携手歸) 습득이 서로 손을 잡고 돌아오는구나.

*1,2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 3,4구 천동정각 <禪宗頌古聯珠通集>,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함허설의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금대[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잃어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착급회두(胡不猛着急回頭) 어찌 맹렬하게 머리를 급히  돌이키지 않을까 보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 원문 胡不猛省

 

용화선원 192 신수기도입재(83년)

운기남산북산우(雲起南山北山雨) 구름이 남산에서 일어나는데 북산에 비가 오고

여명마자기다반(驢名馬字幾多般) 나귀다 말이다 하는 다른 이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청간호묘무정수(請看浩渺無情水) 청컨대 넓고 넓은 저 무정한 물을 보라

기처수방기처원(幾處隨方幾處圓) 어느 곳에서는 모나고 어느 곳에서는 둥근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得無說分 / 원문 雨北山

 

운권추공월인담(雲捲秋空月印潭) 구름 걷힌 가을 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이 못에 비추었는데

한광무제여수담(寒光無際與誰談) 그 차운 빛이 끝이 없는 경계를 누구와 더불어 얘기할꼬

활개투지통천안(豁開透地通天眼) 땅을 뚫어보고 하늘을 걸림없이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을 뜨면

대도분명불용참(大道分明不用參) 대도가 분명해서 더 참구할 필요가 없느니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得無說分

 

천지상공진일월(天地尙空秦日月) 천지에는 오히려 진나라의 해와 달이 공했고

산하불견한군신(山河不見漢君臣) 산하에는 한나라의 임금과 신하가 보이지 않는구나.

*<선가귀감>

 

용화선원 193 신수기도회향(83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화불능소수불닉(火不能燒水不溺) 아무리 뜨거운 불로 태워도 태울 수 없고 깊은 물에도 젖지 아니하며

풍불능표도불벽(風不能飄刀不劈)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나부끼지 아니하고 칼로 쳐도 부술 수 없음이라

연사도라경여철(軟似兜羅硬如鐵) 부드럽기는 도라솜과 같고 굳기로는 쇠와 같은데

천상인간불능식(天上人間不能識) 천상인간 동서고금에 그것을 능히 아는 사람이 없더라.

*원문 火不能燒 水不能溺 風不能飄 刀不能劈 軟似兜羅 硬如鐵壁 天上人間 古今不識 咦 : <금강경오가해> 如法受持分 야부송

 

중증칠보만항사(重增七寶滿恒沙) 거듭거듭 칠보로써 항하사와 같은 삼천대천세계에 쌓을지라도

여기첨과멱고과(如棄甛瓜覓苦瓜) 달디 단 외는 버리고 쓰디 쓴 외를 찾는 것과 같음이라

활오진공원불괴(豁悟眞空元不壞) 원래 무너지고 이루어짐이 없는 진공묘유의 도리를 활연히 깨달으면

백천삼매총허화(百千三昧總虛花) 백천 삼매도 헛된 꽃에 지나지 않는구나.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용화선원 194 동안거 해제(83년)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도악취모소이종(倒握吹毛掃異蹤) 취모리의 칼자루를 거꾸로 쥐고 다른 발자국을 쓸어 버려서

돈령심지진개통(頓令心地盡開通) 몰록 자기 심지로 하여금 툭 터지도록 하라

봉망독로비로정(鋒芒獨露毘盧頂) 칼날이 비로정상에 홀로 번쩍거리게 한다면

범성제교입하풍(凡聖齊敎立下風) 그 칼날 아래 모든 범부와 모든 성현이 한목 저 하풍에 서게 될 것이다.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하풍 : 남의 지배 아래에 있음

 

용화선원 195 3월 일요법회(83년)

원앙수출종군간(鴛鴦繡出從君看) 원앙새 수놓은 것은 그대에게 보여줄 수 있거니와

불파금침도여인(不把金針渡與人) 수놓은 그 금바늘은 그대에게 건네줄 수가 없노라.

*불안청원(佛眼淸原) <古尊宿語錄>/ 원문1구 從敎看

 

조유남악모천태(朝遊南嶽暮天台) 아침에는 남악산에서 놀더니 해 저무니 천태산에 있어서

추이불급홀연래(追而不及忽然來) 아무리 따라 잡으려 해도 미치지 못하더니 홀연히 앞에 와 있구나

독행독좌무구계(獨行獨坐無拘繫) 홀로 가고 홀로 앉아 전혀 거리낌이 없어서

득관회처차관회(得寬懷處且寬懷) 관회를 얻은 곳에 또한 관회로다. (관회 : 옹색함이 없이 회포가 너그러움)

*원문 朝遊南嶽 暮往天台 追而不及 忽然自來 獨行獨坐無拘繫 得寬懷處且寬懷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용화선원 196 부처님 개금불사 점안식(83년)

보화비진요망연(報化非眞了妄緣) 보신과 화신은 마침내 망령된 인연이요

법신청정광무변(法身淸淨廣無邊) 청정한 법신은 넓고 넓어서 갓이 없느니라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 지상의 모든 강물과 호수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달이 비추고

만리무운만리천(萬里無雲萬里天) 만리 하늘에 구름 한점 없으면 만리의 하늘이 바로 한 하늘이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아금지차길상수(我今持此吉祥水) 내 이제 길상수(감로수)를 가지고

관주일체중생정(灌注一切衆生頂) 일체중생의 이마에 뿌리니

진로열뇌실소제(塵勞熱惱悉消除) 진로와 열뇌가 다 소멸되어버려서

자타소속법왕위(自他紹續法王位) 자타가 모두 법왕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게 되어지이다.

*관불의식

 

용화선원 197 춘계산철결제(83년)

안사비새북(鴈思飛塞北) 기러기는 북쪽으로 날아갈 것을 생각하고

연억구소귀(燕憶舊巢歸) 제비는 옛날 집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함이라

춘화추월무한의(春花秋月無限意) 봄에는 꽃피고 가을에는 달이 밝은, 그 속에 한없는 뜻을

개중지허자가지(箇中只許自家知) 그 가운데 다못 스스로 아는 것을 허락할 따름이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善現起請分 / 원문 秋月春花

 

송탑명산우(松榻鳴山雨) 소나무 정자에 산비가 울고

방인영낙매(傍人詠落梅) 옆에 앉은 사람은 매화꽃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시를 짓고 있구나

일장춘몽파(一場春夢罷) 한바탕 봄잠을 자다가 산비 소리에 깨보니

시자점다래(侍者點茶來) 마침 시자가 따끈한 차를 끓여 가지고 왔구나.

*서산대사 ‘偶吟’

 

용화선원 198 4월 일요법회(83년)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득수반지미족기(得樹攀枝未足奇) 나뭇가지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것은 기특하지 않거니와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야 장부아니라

수한야냉어난멱(水寒夜冷魚難覓) 물은 차고 밤은 냉랭해서 고기를 찾기 어려워

유득공선재월귀(留得空船載月歸) 빈 배에 달만 싣고 돌아오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용화선원 199 법보재(83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진풍치해악경(雷震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원문 雷捲

 

운수우제해공징(雲收雨霽海空澄) 구름 걷히고 비가 개이니 하늘도 트이고 바다가 잔잔히 가라앉았는데

반야자주도피안(般若慈舟到彼岸) 반야용선을 타고 저 열반의 언덕에 도달함이라

대호삼만육천경(大湖三萬六千頃) 큰 호수의 삼만육천의 파도 이랑 속에

월재파심설향수(月在波心說向誰) 달빛이 파도 위에 비추는데, 이 도리를 누구를 향해 설할 것인가.

*원문 直得雲收雨霽 海湛空澄 快登般若慈舟 直到菩提彼岸 且道 心花發明 在甚麽處 太湖三萬六千頃 月在波心說向誰 :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용화선원 200 5월 일요법회(83년)

춘색무고하(春色無高下) 봄빛에는 높고 낮은 데가 없는데

화지자장단(花枝自長短) 꽃가지에는 스스로 짧고 긴 것이 있더라

풍화화직지(風和花織地) 봄바람이 화창해서 꽃이 비단 짜듯이 화려하게 피었는데

운정월만천(雲淨月滿天) 구름이 개이니 달이 하늘에 가득하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大乘正宗分

 

정문구안변래단(頂門具眼辨來端) 이마 위에 눈을 갖추어서 오는 까닭을 분명히 가려낼 줄 알면

중류하증입열반(衆類何曾入涅槃) 육도를 윤회하는 중생들이 어찌 일찍이 열반에 들 것이 있겠느냐

절후재소무일물(絶後再甦無一物) 죽었다 살아나서 본래 한 물건도 없는 경지에 도달하면

요지생사불상간(了知生死不相干) 생사를 확실히 요달해 버렸으니 생사니 열반이니 그런 것에 상관할 것이 있느냐.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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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선원 201 춘계산철결제 해제(83년)

입초구인불내하(入草求人不奈何) 가시덤불 속에 무량겁을 두고 부처님이 들어갔다 나왔다 동서남북으로 출입을 하시는데

이도작료수마사(利刀斫了手摩挲) 날카로운 칼로 손의 살을 갈기갈기 쪼아놓은 것과 같더라

수연출입무종적(雖然出入無蹤迹) 비록 출입하시되 종적이 없으나

문채전창견야마(紋彩全彰見也麽) 그 문채가 온전히 드러났으니 부처님의 모습을 참으로 보았느냐.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如法受持分.  入草求人의 求는 救와 통용되었다.

 

두지천혜각답지(頭指天兮脚踏地) 머리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다리로는 땅을 밟으니

기즉긱반곤즉수(饑則喫飯困則睡)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한바탕 잔다

처처원정변시년(處處元正便是年) 정월 초하루날은 도처가 계해년이요

남북동서지자시(南北東西秖者是) 동쪽으로 가나 서쪽으로 가나 어디를 가든지 계해년 정월 초하루니라.

*원문 頭指天脚踏地 饑則飡困則睡 此土西天 西天此土 到處元正便是年 南北東西秖者是 : <금강경오가해> 尊重正敎分 야부송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202 부처님오신날(83년)

승춘고하진선연(承春高下盡鮮姸) 봄이 오니 높고 낮은 데가 모두 다 잎이 피고 꽃이 피어 곱기도 곱구나

우후교림규두견(雨後喬林叫杜鵑) 비가 내린 뒤 교림에는 두견새가 울고 우는구나

인정화루명월야(人靜畵樓明月夜) 사람 고요한 곱게 단청한 누각에는 달이 휘영청 밝은데

취가환주낙화전(醉歌歡酒落花前) 한잔 잘 먹고 노래를 부르며 꽃 떨어진 앞에서 춤을 추는구나.

*정엄 수(淨嚴 遂) <선문염송>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한 게송 / 원문 雨過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이도별멱도(離道別覓道) 참선을 버리고 다른데서 길을 찾다가

종신불견도(終身不見道) 종신토록 참길을 보지 못하는구나

파파도일생(波波度一生) 그럭저럭 설쳐대다가

도두환자오(到頭還自懊) 마지막 죽음에 이르러서야 후회하는구나.

*<육조단경> 悟法傳衣品

 

용화선원 203 하안거 결제(83년)

군금욕식무위리(君今欲識無爲理) 그대가 이제 함이 없는 이치를 알고저 할진댄

불리천차만별중(不離千差萬別中) 천차만별 가운데를 여의지 말지니라

단지공월낙담심(但知空月落潭心) 다못 허공의 달이 못 가운데 떨어진 줄 안다면

쟁사치원왕노형(爭似痴猿枉勞形) 어찌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헛되이 애쓸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약사공월불인담(若使空月不印潭) 허공의 달로 하여금 못에 비치게 하지 아니하면

기위한광광무변(豈謂寒光廣無邊) 어찌 그 달빛이 온 천하에 두루 비친 사실을 알겠느냐

조천조지함만상(照天照地含萬像) 온 하늘 온 산하대지를 비추고 삼라만상을 비추는

무궁차미여수담(無窮此味與誰談) 그 무궁한 뜻을 누구와 더불어 얘기하겠느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용화선원 204 6월 일요법회(83년)

춘래동견방초록(春來同見芳草綠) 봄이 오면 꽃다운 풀이 푸르름을 모두 다같이 볼 수 있고

추지동견황엽조(秋至同見黃葉凋) 가을이 오면 잎이 누렇게 단풍져 시듦을 다같이 볼 수 있구나

불지소이이어인(佛之所以異於人) 깨달은 부처님은 중생과 무엇이 다른가

치연작용무기종(熾然作用無其蹤) 치연히 작용하고 있으되 그 자취가 없느니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 원문 秋來, 黃葉彫(凋와 彫는 통용)

 

보만삼천급대천(寶滿三千及大千) 보배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고

복연응불리인천(福緣應不離人天) 그 보배로 보시하면 공덕이 인천에 가득함이로다

약지복덕원무성(若知福德元無性) 만약 그 복덕이 원래 자성이 없는 도리를 깨달으면

매득풍광불용전(買得風光不用錢)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자기의 정원이 되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依法出生分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도장칠보시삼천(徒將七寶施三千)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로 보시하는 것 보다

사구친문요상근(四句親聞了上根) 금강경 사구게를 설함으로써 상근을 요달함이라

무량겁래제불조(無量劫來諸佛祖)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종자초출열반문(從玆超出涅槃門) 이로부터 열반을 얻으셨느니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依法出生分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용화선원 205 김봉옥 영가 100재(83년)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용화선원 206 백남설영가 사갑재(83년)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태어남은 한조각 뜬구름이 생겨나는 것과 같고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조각 뜬구름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뜬구름 자체는 본래 실다운 것이 없으니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 나고 죽는 것 역시 이와 같은 것이로다.

*이 게송이 문헌적으로 처음 나오는 것은 <함허당득통화상어록>이다. 일설에는 나옹스님의 누이가 스님에게 염불을 배우고 깊은 경지에 들어갔을 때 읊은 게송이라 한다. <석문의범> 다비문에 인용됨.

 

생야시(生也是) 사는 것도 이것이요

사야시(死也是) 죽는 것도 이것이다

두두비로(頭頭毘盧) 낱낱이 법신이요

물물화장(物物華藏) 물물이 화장세계로다

*전강조실스님 법문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207 7월 일요법회(83년)

타고농비파(打鼓弄琵琶) 한 사람은 북을 치고 한 사람은 비파를 뜯는데

상봉양회가(相逢兩會家) 그 두 사람이 서로 만났구나(한집에 모였구나)

군행양류안(君行楊柳岸) 그대는 버드나무 늘어진 언덕으로 걸어가고

아숙도두사(我宿渡頭沙) 나는 나루터 모래위에서 자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금아아육왕(今我阿育王) 이제 나 아육왕이

무부자재력(無復自在力) 다시는 아무 힘이 없구나

유반암마륵(唯半菴摩勒) 오직 암마륵 반쪽만이

어아득자재(於我得自在)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구나.

*<아육왕경> 5권. 암마륵은 망고

 

우과운수강상만(雨過雲收江上晩) 비가 지난 뒤 구름이 걷히고 강상에는 해가 넘어갔는데

수봉창취접천하(數峰蒼翠接天霞) 몇 봉우리에는 푸른 안개가 끼어서 하늘노을에 접했구나

개중무한청의미(箇中無限淸意味) 그 가운데 한없는 맑은 뜻을

강상일구도설파(江上一鷗都說破) 강상에 나는 흰 갈매기가 모두 설파해 버렸구나.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究竟無我分

 

용화선원 208 8월 일요법회(83년)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밤새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기회윤회문래단(幾回輪廻問來端) 몇 번이나, 무엇 때문에 윤회를 했는가 그 까닭을 물어보자

지리여하가자만(至理如何可自瞞) 지극한 이치를 어찌 스스로 속일까 보냐

일점애원상적력(一點愛源常滴瀝) 한 방울 애정의 근원에서 애정의 물이 떨어져 흘러서

만심욕해정미만(萬尋欲海政瀰漫) 만길이나 되는 오욕의 바다가 갈수록 점점 넘쳐서 흐르는구나.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1구 원문은 輪廻幾種問來端

 

용화선원 209 성기석 동자 수계식(雲潭거사) (83년)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야천점설(白鷺下野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131번 참조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용화선원 210 칠석법회(83년)

가련억만인천중(可憐億萬人天衆) 가련하다 인천의 억만대중이여

부지황엽경비전(不知黃葉竟非錢) 노란 잎이 마침내 돈이 아닌 줄 알지 못하는구나

약사인천지본심(若使人天知本心) 만약 인천의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 자기의 본성을 깨닫게 한다면

하용애애측이청(何用獃獃側耳聽) 어찌 바보같이 귀를 귀울이고 듣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非說所說分

 

적수성빙신유지(滴水成氷信有之) 물방울이 찰나에 얼음이 되어 버려서 어찌 해볼 수 없으되

녹양방초색의의(緣楊芳草色依依) 푸른 버드나무와 아름다운 풀은 빛깔이 아련하구나

추월춘화무한의(秋月春花無限意) 가을 달, 봄꽃들의 한없는 뜻은

불방한청자고제(不妨閑聽鷓鴣啼) 자고새 노래하는 것을 한가히 듣는 것도 또한 방해롭지 않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法可得分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211 하안거 해제(83년)

악비악혜선비선(惡非惡兮善非善) 악이 악이 아니고 선이 선이 아니니

선악지성본무수(善惡之性本無殊) 선과 악의 근본은 본래 다르지 않더라

열반생사양소요(涅槃生死兩逍遙) 열반과 생사 두 군데에 자유자재로 소요하는데

수지무화상연화(誰知無化常演化) 누가 교화한 바 없이 항상 교화하는 뜻을 알리요.

*원문 惡非惡善非善 善惡性無殊 擧一相隨來 涅槃生死兩逍遙 雖知無化常演化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함허득통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천동굉지 <치문경훈> / 용화사 75 참조

 

용화선원 212 9월 일요법회(83년)

백운아향만리표(白雲兒向萬里飄) 백운이라는 자식은 만 리를 나부끼되

종래불망청산부(從來不忘靑山父) 마침내 청산이라는 아버지를 잊지 않고 돌아오는구나.

내하유자부지환(乃何遊子不知還) 어찌 객지로 떠다니는 내 자식은 돌아올 줄 모르고

장재미도축풍파(長在迷途逐風波) 오랜 세월동안을 길을 잃고 풍파를 쫓는구나.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 원문 不知返

 

금강보검의천한(金剛寶劍倚天寒) 금강의 보배 칼이 하늘을 의지해서 싸늘한데

일휘능최만인봉(一揮能摧萬仞峰) 한번 휘두르니 만 길이나 되는 봉우리가 꺾어졌구나

변계마군종차락(徧界魔軍從此落) 온 세계에 두루 퍼져있는 마군이 이로부터 전부 함락되었는데

유하정매틈기중(有何精魅闖其中) 무슨 도깨비가 있어서 그 가운데를 엿볼 것인가.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용화선원 213 월당(月堂) 이승준 수계식(83년)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용화선원 214 추계산철결제(83년)

고금천지수증오(古今天地誰曾悟) 고금천지에 누가 일찍이 깨달았느냐

무오하증갱유미(無悟何曾更有迷) 깨달음이 없을진댄 어찌 다시 미할 것이 있으리요

번억온주노진각(飜憶溫州老眞覺) 도리어 온주 땅에 늙은 진각[영가현각]선사를 생각하니

무단일숙게조계(無端一宿憩曹溪) 무단히 조계산에서 하룻밤을 잤구나.

*중봉명본 <信心名闢義解>

 

찰나만겁비연착(刹那萬劫非延促) 찰나간이 만겁이니 늘여서 그런 게 아니고 바로 찰나가 무량겁이니

불파허공교단장(不把虛空較短長) 허공을 잡아 짧고 긴 것을 비교할 수 없음이라

변여마시환제당(便與麽時還諦當) 문득 이와 같을 때 도리어 알아차려야 할 것이니

차귀문외착상량(且歸門外錯商量) 또한 문 밖에 돌아가서 그릇 상량하지 말지니라.

*중봉명본 <信心名闢義解> ※促 : 악착스러울 착, 급할 촉, 짧을 촉

 

용화선원 215 10월 일요법회(83년)

신세등공화(身世等空華) 이 몸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허공의 꽃과 같고

이명여분토(利名如糞土) 이익과 명예는 똥 덩어리와 같다

도자합여사(道者合如斯) 도 닦는 사람이 합당히 이와 같이 보면

기시과능소(豈是誇能所) 어찌 능소를 자랑하리요.

 

일념근본미(一念根本迷) 한 생각 근본을 미해 버리면

만사상상축(萬死常相逐) 만 가지 생사문제가 뒤를 따른다

타파진로옥(打破塵勞獄) 진로의 감옥을 때려 부수면

공창환향곡(共唱還鄕曲) 함께 본고향으로 돌아가는 노래를 합창하게 될 것이다.

 

참선무고금(參禪無古今) 참선에는 예와 이제가 없으니

단물외변심(但勿外邊尋) 다못 밖을 향해서 찾지 말아라

타개무진장(打開無盡藏) 다함이 없는 보배를 자기 속에서 개발하면

촬토시황금(撮土是黃金) 흙을 움켜쥐어도 곧 황금이 되어 버릴 것이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용화선원 216 강월ㆍ강봉ㆍ강설ㆍ강운 사미계 수계식(83년)

귀의대성존(歸依大聖尊) 대성존께 귀의하옵나니

능발삼도고(能拔三途苦) 능히 삼도의 고를 뽑아 없애고

역원제중생(亦願諸衆生) 모든 중생이

보입무위락(普入無爲樂) 무위락에 들게 하여지이다.

*<석문의범> 사미계 수계의식

 

상보사중은(上報四重恩) 위로는 네가지 중한 은혜를 갚고

하제삼도고(下濟三途苦) 아래로는 삼도의 고를 제도하기 위해서

출가수선도(出家修善道) 출가해서 선도를 닦고자 하오니

통령애청허(統領哀聽許) 조실스님께서는 자비로 허락하여 주옵소서.

 

유전삼계중(流轉三界中) 삼계 가운데를 유전을 하면서

은애미능탈(恩愛未能脫) 무량겁을 두고 그 은애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기은입무위(棄恩入無爲) 이제 그런 세속의 애착을 버리고 무위법에 들어서

진실보은자(眞實報恩者) 진실로 은혜 갚는 자가 되고자 하나이다.

 

훼형수지절(毁形守志節) 속인으로서의 모습을 허물고 출가의 뜻을 지켜

할애사소친(割愛辭所親) 은애를 끊고 친한 분들과 이별하니

출가홍성도(出家弘聖道) 출가해서 성스런 도를 넓혀

원도일체인(願度一切人) 일체 중생을 제도하길 원합니다.

 

가사은애구공처(假使恩愛久共處) 세속의 은애를 버리지를 못하고 오래오래 함께 산다 할지라도

시지명종유이별(時至命終有離別) 시절이 돌아와서 명이 마치면 자연히 이별을 하고 마는 것이다

견차무상수유간(見此無常須臾間) 이렇게 무상함이 수유간에 있는 것을 보기 때문에

시고아금구해탈(是故我今求解脫) 이제 해탈도를 구하고자 합니다.

 

보전주인증작몽(寶殿主人曾作夢) 보배집 주인이 일찍이 꿈을 꾸었는데

무명초무기다년(無明草茂幾多年) 무명초가 무성하기를 몇 해나 되었던가

금향금강봉하락(今向金剛鋒下落) 이제 금강의 칼날 아래 무명초가 떨어지니

무한광명조대천(無限光明照大千) 한없는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집도게(執刀偈)

 

선재대장부(善哉大丈夫) 착하다, 대장부여

능요세무상(能了世無常) 능히 세상의 무상함을 요달하여

기속취이원(棄俗就泥洹) 속을 버리고 열반의 언덕에 나아가니

희유난사의(希有難思議) 희유하고 불가사의한 일이로다.

 

선재해탈복(善哉解脫服) 좋구나 해탈복이여

무상복전의(無上福田衣) 위없는 복전의 옷이로구나

아금정대수(我今頂戴受) 내가 이제 받들어 머리에 이었으니

세세상득피(世世常得被) 세세생생 항상 이 복전의를 입고자 하나이다.

*탑의게(搭衣偈) / 피(披)로도 쓰임.

 

자종금신지불신(自從今身至佛身) 이 몸으로부터 불신에 이를 때까지

견지금계불훼범(堅持禁戒不毁犯) 굳게 금계를 가져서 범치 않겠나이다

유원제불작증명(唯願諸佛作證明) 오직 바라건대 모든 부처님께서는 증명해주소서

영사신명종불퇴(寧捨身命終不退)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마침내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입지게(立志偈) <석문의범> 수계의식

 

위재치불자(偉哉致佛者) 갸륵하고 장하구나, 부처를 이룰 자여

하인불수희(何人不隨喜) 어느 누가 따라서 기뻐하지 아니하리

부념여시회(復念與時會) 다시금 이 법회를 생각해보니

아금획법리(我今獲法利) 제가 이제 법의 이익을 얻었나이다.

 

상래수계법(上來受戒法) 이상 수계한 법을

개실보회향(皆悉普回向) 널리 회향을 해서

공덕실원만(功德悉圓滿) 그 공덕이 원만해서

이익제함식(利益諸含識)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나이다.

 

설만삼천계(設滿三千界) 설사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히

조어진금탑(造於眞金塔) 순금탑을 조성해서 모신다 하더라도

권일자출가(勸一子出家) 한 자식을 권해서 출가시킨

공덕승어피(功德勝於彼) 그 공덕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용화선원 217 추계산철해제(83년)

남북동서무정착(南北東西無定着) 동서남북에 정처가 없고

생애지재일지공(生涯只在一枝筇) 오직 주장자 하나에 온 생애를 다 맡겨 버림이라

설두세작연하미(舌頭細嚼烟霞味) 혀로는 안개와 연기를 씹어 먹고

직입천봉갱만봉(直入千峰更萬峰) 바로 천 봉우리 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만 봉우리를 향해서 간다.

*서산대사 ‘送慧聰禪子’

 

차신성고취(此身誠苦聚) 이 몸은 진실로 괴로움이 뭉쳐진 것이요

삼계진화택(三界眞火宅) 온 세계는 참으로 불집이니라

여아구출몰(汝我俱出沒) 그대와 내가 이 고해 속에 나왔다 죽어 가는데

겁해종난측(劫海終難測) 무량겁 이전부터 미래까지 언제 끝날지 헤아릴 수가 없구나.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 원문 四大誠苦聚 三界眞火宅

 

천고무인문(千古無人聞) 천고에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는데

만산공두견(萬山空杜鵑) 만산에는 공연히 두견새만 울고 있구나

목동일성적(牧童一聲笛) 목동은 한 소리 젓대를 불면서

기우과석양(騎牛過夕陽) 소를 타고 석양을 지나는구나.

*1,2구 서산대사 '過王將軍墓二  원문 無人問 / 3,4구 서산대사 ‘過故宅’

 

• 용화사 218

 

용화선원 219 11월 일요법회(83년)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약인정좌일수유(若人靜坐一須臾) 만약 사람이 잠깐 동안 참선을 하면

승조항사칠보탑(勝造恒沙七寶塔) 항하사 모래 수만큼의 칠보탑을 조성해 모신 것보다 수승하니라

보탑필경쇄위진(寶塔畢竟碎爲塵) 칠보탑은 필경에 파괴되어 티끌이 되거니와

일념정진성정각(一念精進成正覺) 잠깐 동안 정진한 인연공덕은 언젠가는 견성성불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廣淸凉傳> 문수보살이 무착선사에게 준 게송 / 원문 壞微塵, 一念淨心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산에 구름 일어나듯이 천가지 만가지 말을 한다 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바다에 떠 있는 밝은 달은 본래로 말이 없느니라.

 

용화선원 220 동안거 결제 및 백일기도입재(83년)

기린난봉불성군(麒麟鸞鳳不成群) 기린과 난봉새는 다른 짐승들과 떼를 짓지 아니하고

척벽촌주나입시(尺璧寸珠那入市) 직경 한자되는 옥과 한치되는 보배구슬이 어찌 시장에 나돌겠는가

늠름위광혼태허(凜凜威光混太虛) 늠름한 위엄스런 빛이 끝없는 태허속에 세차게 흐르고 있건만

천상인간총부지(天上人間總不知) 천상과 인간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福智無比分 / 원문 總不如

 

도안종래불용선(度岸從來不用船) 저 언덕에 이르는 데는 본래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고

탄연대도투장안(坦然大道透長安) 평탄한 대도가 장안으로 똑바로 뚫려 있다

요연원불인타오(了然元不因他悟) 그 길이 요연해서 원래 다른 것을 인해서 깨닫는 것이 아니고

면목분명총일반(面目分明總一般) 면목이 분명한 것이 모두가 다 일반이니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化無所化分

 

용화선원 221 12월 일요법회(83년)

사수여운일몽신(似水如雲一夢身) 흐르는 물과 같이 구름과 같이 한꿈의 몸뚱이요

부지차외갱하친(不知此外更何親) 그것밖에는 제일 친한 것을 알지 못하겠다

개중불허용타물(箇中不許容他物) 이낱 가운데 다른 물건 용납함을 허락할 수 없으니

분부황매노상인(分付黃梅路上人) 황매 노상에서 바로 이 도리를 분부하신 것이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不受不貪分

 

운중안사수행자(雲中鴈寫數行字) 구름 가운데 기러기가 몇줄 경서를 쓰고 날아가고

간저금탄일곡가(澗低琴彈一曲歌) 돌틈의 시냇물은 거문고를 타고 흘러간다

차중무덕위가용(此中無德爲可用) 이 가운데 가히 쓸 만한 덕이 없어

자유풍월시지음(自由風月是知音) 바람소리와 밝은 달이 진리를 깨달은 소식이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不受不貪分

 

용화선원 222 임원각궁 영가 천도재(83년)

양자강두양류춘(揚子江頭楊柳春) 양자강 머리에 양류의 봄이 왔는데

양화수쇄도두인(楊花愁殺渡頭人) 버들꽃이 근심스레 피어 있는데 물을 건너는 사람은 오락가락 하는구나

일성장적이정만(一聲長笛離亭晩) 한 소리 긴 젓대는 정자를 떠나 늦었는데(길게 울려 퍼지는데)

군향소상아향진(君向瀟湘我向秦) 그대는 소상으로 떠나고 나는 진나라로 향하는구나.

*唐시인 정곡(鄭谷) ‘淮上別故人’ / 원문 數聲風笛離亭晩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선가귀감>에 고인의 싯구로 인용됨 / 원문 鴻飛

 

욕식불조회광처(欲識佛祖回光處) 부처와 조사의 회광처를 알고자 할진댄

일락서산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 해는 서산에 지는데 달은 동쪽으로 솟아오르니라

만목청산무촌수(滿目靑山無寸樹) 눈에 가득한 청산에는 한마디의 나무도 없는데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천길만길 낭떠러지 절벽에서 손을 놓아버려야만 대장부가 되느니라.

*<다비문> ‘洗手’ ※3,4구 173번 참조

 

용화선원 223 임원각궁 영가 49재(83년)

자소내내관원방(自少來來慣遠方) 어릴 때부터 타관 객지로 돌아다닌 것이 익숙해서

기회형악도소상(幾廻衡岳渡瀟湘) 몇 번이나 형악을 돌고 소상강을 건넜던가

일조답착가향로(一朝踏着家鄕路) 하루아침에 고향에 돌아와 보니

시각도중일월장(始覺途中日月長) 비로소 일평생 동안 방황한 세월이 길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회한당초일념차(悔恨當初一念差) 당초에 한 생각 잘못 먹은 탓으로

여하유락제왕가(如何流落帝王家) 이렇게 제왕가에 떨어졌구나

아손자유아손복(兒孫自有兒孫福) 자손들은 스스로 복을 타고 났으니

불위아손작우마(不爲兒孫作牛馬) 자손들을 위해 내가 소나 말이 될 필요가 없느니라.

*순치황제 출가시 1,2구와 3,4구는 다른 게송. / 원문 緣何流落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 날이

불급승가반일한(不及僧家半日閑) 승가의 반나절 한가한 것만 같지 못하구나.

*순치황제 출가시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용화선원 224 동지차례(83년)

외응중연수처적(外應衆緣隨處寂)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응하되 곳에 따라서 적적하고

내명일적응무휴(內冥一寂應無虧) 안으로는 한 적적한 데 계합해서 뻑뻑이 이지러짐이 없더라

토리회회여해대(肚裏恢恢如海大) 뱃속은 넓고 넓어서 저 바다와 같이 큰데

일임천차유여무(一任千差有與無) 천가지 만가지 있고 없는 차별에 일임해 버리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 肚裏(두리)를 ‘토리’로 읊으심

 

도본무언상적멸(道本無言常寂滅) 도는 본래 말이 없어서 항상 적멸할 뿐이니

호호선양비본심(浩浩宣揚非本心) 팔만법문을 설하셨으나 본심이 아니니라

약지황엽경비전(若知黃葉竟非錢) 만약 누런 잎이 마침내 돈이 아닌 줄 알면

하용애애측이문(何用獃獃側耳聞) 어찌 멍청하게 귀를 기울여 들을 것이 있으리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非說所說分 / 원문 不知黃葉

 

용화선원 225 1월 일요법회(84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용화선원 226 조실스님 9주기 추모재(83.12.02.음)

조실스님께서 직지사 제산스님 회상에서 나와 만공스님 회상에서 지내고, 곡성 태안사를 가시다가 개천을 건너시면서

‘조사서래의’에 대한 공안을 타파하셨던 것입니다.

(조실스님) “누가 나에게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를 묻거든, 담 넘어 외 따오너라.”

이 소견이 터지면서 일체 공안에 걸림이 없는 지혜의 눈을 뜨셨습니다.

 

용화선원 227 성도재(83.12.8음)

일견명성몽변회(一見明星夢便廻) 한 번 밝은 별을 보고 꿈을 문득 돌이켜 깨달으니

천년도핵장청매(千年桃核長靑梅)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화가 자랐구나

수연불시조갱미(雖然不是調羹味) 비록 이 매화가 국의 맛을 고르지는 못하나

증여장군지갈래(曾與將軍止渴來) 일찍이 장군에게 주어서 목마름을 그치게 하였느니라.

*취암 종(翠嵓 宗) <선문염송>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 용화사 228

 

용화선원 229 신수기도입재(84년)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 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송백천년취(松栢千年翠) 소나무와 잣나무는 천년 동안을 푸르르되

불입시인의(不入時人意) 세상 사람들이 별로 이뻐할 줄 모르고

모란일일홍(牧丹一日紅) 목단은 하루 동안 빨갛게 예쁘게 피었다 지는데

만성공자취(滿城公子醉) 모든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야단이로구나.

*묘지 확(妙智 廓) <선문염송>

 

용화선원 230 2월 일요법회(84년)

융융화기사춘천(融融和氣似春天) 융융한 화기는 마치 봄 하늘과 같은데

맥홀풍생우늠연(驀忽風生又凜然) 문득 찬바람이 불면 또한 오싹해지는구나

감소옥매능인동(堪笑玉梅能忍凍) 우습다, 옥매는 겨울의 그 추위를 능히 참았다가

위수개락향리변(爲誰開落向籬邊) 누구를 위해서 울타리 가에서 피워 줄 것인가.

*심문 분(心聞 賁) <선문염송>

 

고고산정보보진(高高山頂步步進) 높고 높은 산봉우리는 걸음걸음 차근차근 나아가고

심심해저서서행(深深海底徐徐行) 깊고 깊은 바다 밑도 서서히 갈지니라

십이시중명극칙(十二時中明極則) 열두 때 가운데 극칙[본참공안]을 밝히면

제불무비등한득(諸佛無非等閑得) 삼세제불을 등한히 얻지 않음이 없느니라.(항상 친견할 수 있느니라)

*지비자(知非子) <선문염송> / 원문 高高山頂步步進 虎狼百獸誰敢近 深深海底徐徐行 波濤不顧蛟龍獰 十二時中明極則 諸佛無非等閑得

 

용화선원 231 신수기도회향(84년)

석리장금수변별(石裡藏金誰辨別) 돌 속에 금이 들어 있는 것을 누가 가려낼 것인고

유인단견소흔반(遊人但見蘇痕斑) 놀러 다니는 사람은 얼룩덜룩한 평범한 돌로 볼 것이나

각피석인규득파(却被石人窺得破) 광산하는 돌사람이 보면 금이 들어있는 줄 간파하고

철선재입동정산(鐵船載入洞庭山) 쇠배에 바위를 싣고 동정산으로 들어가더라.

*‘남전참묘’ 공안에 대한 설두 종(雪竇 宗) 선사의 송 / 원문 蘚痕斑

 

벽파심처조어옹(碧波深處釣魚翁) 푸른 물결 깊은 곳에 고기를 낚는 늙은이가

포이견사역이궁(抛餌牽絲力已窮) 낚시밥을 꿰어 던져 고기가 걸려서 잡아당겨야 하는데 끌려다니다가 기진맥진해 버림이라

일도청풍명월리(一棹淸風明月裡) 한 돛대 맑은 바람 밝은 달 속에

부지신재수정궁(不知身在水晶宮) 몸이 수정궁 속에 들어있는 줄을 몰랐더라.

*장산 천(蔣山 泉) <선문염송>

 

분명월상장산호(分明月上長珊瑚) 밝게 달이 뜨니 산호가 길어나고

일단풍광삭태허(一段風光爍太虛) 그 아름다운 풍광이 온 대천세계에 빛이 나더라

대지중생동수용(大地衆生同受用) 온 대지의 중생이 아름다운 풍광을 다 같이 수용하되

여래장리본래무(如來藏裡本來無) 여래장 가운데는 이와 같은 일이 본래 없더라.

*송원숭악 <선문염송>

 

용화선원 232 동안거 해제(84년)

화소산전설천기(花咲山前洩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화무생(鳥歌林外話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래무처불봉원(得來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용화선원 233 3월 일요법회(84년)

추창사하십리춘(惆悵沙河十里春) 쓸쓸한 바닷가 모래사장에 십리의 봄이 왔는데

일번화로일번신(一番花老一番新) 꽃이 한번 늙어서 시들어도 또다시 봄이 오면 꽃이 새로와진다

소루의구사양리(小樓依舊斜陽裏) 작은 다락은 예나 다름없이 해 저문 석양 속에 서 있는데

불견당시수수인(不見當時垂手人) 옛날 그 당시 손을 드리워 주던 그 분은 볼 수가 없구나.

*소동파 ‘戱贈’ / 원문 不見樓中

 

산경무인조불회(山徑無人鳥不回) 산길에 눈이 쌓여 사람이 없는데 새는 돌아오지 않고

고촌암담냉운퇴(孤村暗淡冷雲堆) 외로운 마을은 깜깜한데 차운 구름만 쌓이는구나

원승답파유리계(院僧踏破琉璃界) 절간에 스님은 유리세계를 터벅터벅 걸어서

강상고빙급수래(江上敲氷汲水來) 강위로 가서 얼음을 뚫어 물을 길어 오더라.

*정렴(鄭磏=정북창) ‘黔丹寺雪景’

 

용화선원 234 4월 일요법회(84년)

인인진도아심휴(人人盡道我心休) 사람사람이 다 말하길 나는 마음을 쉬었다 하되

문착하증유지두(問着何曾有地頭) 한바탕 물으면 어찌 설 땅이 있으리오

구설심위만자기(口說心違瞞自己) 입으로는 깨달았다 하되 마음으로는 깨닫지 못했다면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

업하신속임표류(業河迅速任漂流) 업의 강물이 쏜살같이 흘러서 정처없이 육도고해를 표류하고 말 것이니라.

*지문 상(智門 祥) <선문염송>

 

부세영화몽중몽(浮世榮華夢中夢) 사바세계의 영화가 꿈속에 또 꿈을 꾸는 것이요

백운심처호안신(白雲深處好安身) 흰구름 깊은 곳에 조히 몸을 안주할 수밖에는 없더라

윤영동무구미로(輪影動無舊迷路) 달그림자는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되 옛날 다니던 길을 잃지 않고

계화개불대춘풍(桂花開不待春風) 달 속의 계수나무꽃은 봄바람이 불지 아니해도 항상 피어 있더라.

*1,2구 최치원이 신라로 돌아오는 중에 지음 / 3,4구 최치원의 <雙女坟記> , 원문 迷舊路

 

취산개인숙유연(聚散皆因宿有緣) 만났다 헤어지는 것은 다 숙세의 인연으로 말미암음이요

해동나료동차연(海東那料同此筵) 우리는 과거에 무슨 인연으로 금생에 해동의 법회장에서 만났는가

춘정팽진선다음(春亭烹進仙茶飮) 봄 정자에 신선다를 다려서 감로수를 여러분의 이마에 대었는데

청초연화만안전(靑草烟花滿眼前) 푸른 풀과 안개꽃이 눈앞에 가득하다.

*사명대사 ‘次元佶韻二’ / 원문 此同筵

 

용화선원 235 법보재(84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고혼내입법왕성(孤魂來入法王城) 우주법계의 고혼들이 이 도량에 운집해서 법왕성에 들어왔으니

원각서서차제행(願各徐徐次第行) 원컨대 각 영가들은 차례따라 행해서

종차불회삼계보(從此不會三界報) 이후부터 다시는 삼계에 돌고 도는 것을 끝마치고

직등엄역증원명(直登嚴域證圓明) 바로 보리도에 들어가서 불보살님이 장엄하신 적광토에 나아가게 되었구나.

*예수재(豫修齋) 의식집

 

용화선원 236 춘계산철해제(84년)

무위진인몰형단(無位眞人沒形段) 계급없는 참사람은 형상이 없으나

심상출입면문중(尋常出入面門中) 항상 얼굴을 통해서 출입하더라

약능일념회기료(若能一念回機了) 만약 능히 한생각에 그 기틀을 돌이켜 마치면

답단전광유수성(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아서 끊으리라.

*사명대사 ‘有一倭僧求語’ / 원문 倘能一念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무문혜개 <무문관>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용화선원 237 5월 일요법회(84년)

산하거주칠근납(山河去住七斤衲) 푸른 산과 흐르는 물로 집을 삼는, 일곱근 되는 누더기를 입은 수행자여

우주안위삼척공(宇宙安危三尺筇) 우주세계가 편안커나 위태롭거나 걸림없이, 삼척의 주장자를 짊어졌구나

시아공문본분사(是我空門本分事) 이 부처님의 진리의 본분사에

유하마장주서동(有何魔障走西東) 무슨 마장이 있어서 동으로 갔다 서로 갔다 하느냐.

*사명대사 ‘在竹島 有一儒老 譏山僧 不得停息 以拙謝之’

 

삼가촌리형형례(三街村裏兄兄禮) 삼거리 시골 속에서 형님 형님하면서 서로 인사하고

요시전두부부지(鬧市廛頭父父知) 시끄러운 장 가게 앞에서 아저씨 아저씨하고 알고 지내는구나

일념회기즉재자(一念回機卽在玆) (바로 그 속에서) 한 생각 돌이킬 때 바로 여기에 있으나

호리유차유천리(毫釐有差謬千里) 터럭 끝만큼이라도 어김이 있으면 천리를 그르친다.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상수징징하파청(上水澄澄下派淸) 윗물이 맑고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경현천고영분명(鏡懸千古映分明) 밝은 거울이 천년을 두고 매달려 있으니 광명이 환히 비추는구나

막연해악귀왕화(邈然海岳歸王化) 막연히 사해와 강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임금님의 어진 정치에 귀화해 돌아오니

자시제현좌태평(自是諸賢佐太平) 이로부터 산하에 숨어있던 어진 사람들이 모여와서 그 임금을 돕더라.

*<作法龜鑑>

 

기래사반갈사음(飢來思飯渴思飮) 배고픔이 오면 밥생각을 하고 목마르면 물마실 생각을 하니

좌와동정상상수(坐臥動靜常相隨) 좌․와․동․정에 항상 그 놈이 나를 따라다닌다

경노음건창해수(鯨怒飮乾滄海水) 큰 고래가 성이 한번 나서 모든 창해의 물을 마셔버리면

월명노출산호지(月明露出珊瑚枝) 달 밝은데 바다 밑에 산호 가지가 환히 노출되더라.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용화선원 238 부처님오신날(84년)

천지차계다문실(天地此界多聞悉) 하늘 땅 온 우주를 다 둘러보고 들어 보아도

서궁천처시방무(逝宮天處十方無) 어디를 가나 어느 하늘 시방세계를 보나 이와 같은 성현은 없구나

장부우왕대사문(丈夫牛王大沙門) 대장부이시고 큰 소의 왕이시며 대사문이시여

심지산림변무등(尋地山林遍無等) 온 숲속과 온천지를 다 뒤져도 대성현 같은 분은 계시지 않는구나.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 <구사론> 18권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용화선원 239 덕봉(德峯) 이선호 수계식(84년)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240 하안거 결제(84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휴설인지단여장(休說人之短與長) 다른 사람의 잘하고 못함을 말하지 말라

비도무익우초앙(非徒無益又招殃) 아무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재앙을 불러들임이라

약능수구여병거(若能守口如甁去) 만약 능히 병마개 틀어막듯이 입을 잘 막아버리면

차시안신제일방(此是安身第一方) 이것이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니라.

*사명대사 ‘贈許生’

 

참선불용다언어(參禪不用多言語) 참선하는데는 말을 많이 아니하는 것이 제일이니

지재심상묵연간(只在尋常黙然看) 다못 앉아서나 서서나 항시 묵연하게 화두를 관해라

조주무자여망각(趙州無字如忘却) 말 안하는 가운데 조주 무자를 망각해 버리면

수구무언아불간(雖口無言我不干) 비록 말을 안한다 하더라도 내가 관계치 못할 일이다. (옳다할 수 없다)

*사명대사 ‘贈默山人’ / 원문 默自看

 

용화선원 241 6월 일요법회(84년)

온포사아귀(溫飽思餓鬼) 등 따습고 배부를 때에는 아귀의 고통을 생각하고

신안염지옥(身安念地獄) 몸이 편안할 때에는 지옥고를 생각할지어다.

수생참괴심(須生慙愧心) 모름지기 부끄러운 마음을 내서

염기근즉각(念起勤卽覺)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부지런히 곧 깨달을지어다.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 원문 腹飢思餓鬼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가히 우습다, 세간의 애정이여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얼음이 녹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은혜와 애정이 많으면 결국은 원한으로 변해버리고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기쁨도 너무 극하면 다시 슬픔으로 돌아져버린다.

*서산대사 ‘太熙沙彌歸寧’ / 원문 恩多翻作恨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 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 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용화선원 242 7월 일요법회(84년)

방거화쟁발(放去花爭發) 놓아 보냄에 꽃이 다투어 피고

수래수역류(收來水逆流) 거두어들이매 물이 거꾸로 흐르는구나

수지번로배(誰知番虜輩) 누가 변방의 오랑캐들이

개개착피구(箇箇着皮裘) 제각기 가죽옷 입은 것을 알리요.

*해인 신(海印 信) <선문염송>

 

천강동일월(千江同一月) 일천 강에는 동일한 달이 비추고

만호진봉춘(萬戶盡逢春) 어느 집이나 봄이 돌아오면 모두 봄바람을 맞는 것이다

종일주홍진(終日走紅塵) 종일토록 홍진세계에 달음박질치다가

실각자가진(失却自家珍) 자기집 보배를 잃어버리고 마는구나.

*1,2구 용광인(龍光諲) 선사 <오등회원> / 3,4구 분양선소 <人天眼目> 원문 不識自家珍

 

용화선원 243 칠석법회(84년)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산에 구름 일어나듯이 천가지 만가지 말을 한다 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바다에 떠 있는 밝은 달은 본래로 말이 없느니라.

일편백운횡곡구(一片白雲橫谷口) 한 조각 흰구름이 골짜기에 가로 놓이니

기다귀조진미소(幾多歸鳥盡迷巢) 얼마나 많은 돌아가는 새가 집을 미했던가.

*3,4구 <五燈會元> ‘조당집(952)’과 ‘오등회원(1252)’에는 洛浦元安, ‘경덕전등록(1004)’엔 樂普元安

 

이인유밀불수지(利刃有蜜不須舐) 날카로운 칼날에 발려있는 꿀을 핥아먹지 말고

고독지가수막상(蠱毒之家水莫嘗) 독약이 있는 우물에 물을 떠 마시지 말아라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 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1,2구 대혜종고 <禪宗頌古聯珠通集> / 3,4구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욕초호조다종수(欲招好鳥多種樹) 좋은 새를 초대하고자 할진댄 나무를 많이 심고

원간산색단축장(願看山色短築牆) 저 먼 산 경치를 보고자 할진댄 담을 낮게 쌓을지니라.

*欲養鳥莫如多種樹 -鄭板橋-

 

용화선원 244 8월 일요법회(84년)

옥토승침최로상(玉兎昇沈催老像) 옥토끼(달)는 떴다 졌다 하면서 늙은 모양을 재촉하고

금오출몰촉년광(金烏出沒促年光) 금까마귀(태양)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세월을 재촉하는구나

구명구리여조로(求名求利如朝露) 명예를 구하고 재산을 구함은 아침이슬과 같고

혹고혹영사석연(或苦或榮似夕烟) 혹 괴롭거나 혹 영화스러운 일이 저녁노을과 같구나.

*자경문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위타위기수미선(爲他爲己雖微善) 남을 위하고 나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하여도

개시윤회생사인(皆是輪廻生死因) 다 생사윤회의 원인이 되나니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자경문

 

주지경행수선우(住止經行須善友) 머물러 있거나 거닐거나 좋은 벗을 가까이 하고

신심결택거형진(身心決擇去荊塵) 몸과 마음에 가시덤불과 티끌을 깨끗이 씻어버려라

형진소진통전로(荊塵掃盡通前路) 가시덤불과 티끌을 다 씻어버리면 도 닦을 앞길이 툭 트여서

촌보불리투조관(寸步不離透祖關)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조사관을 뚫으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245 하안거 해제(84년)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증위낭자편련객(曾爲浪子偏憐客) 일찍이 방랑생활을 해 보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객을 불쌍히 여기고

관애탐배석취인(慣愛貪盃惜醉人) 내가 술을 늘 좋아했으므로, 술취한 사람을 가엾이 여긴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3,4구 야부송 / 원문 蕩子

 

남북동서무정착(南北東西無定着) 동서남북에 정처가 없고

생애지재일지공(生涯只在一枝筇) 오직 주장자 하나에 온 생애를 다 맡겨 버림이라

설두세작연하미(舌頭細嚼烟霞味) 혀로는 안개와 연기를 씹어먹고

직입천봉갱만봉(直入千峰更萬峰) 바로 천 봉우리 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만 봉우리를 향해서 간다.

*서산대사 ‘送慧聰禪子’

 

취면성와불귀가(醉眠醒臥不歸家) 잔뜩 술에 취해 잠을 자고, 겨우 깨면 누워서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일신유락재천애(一身流落在天涯) 한몸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저 하늘가에서 유랑하고 있구나

불조위중유부주(佛祖位中留不住) 부처와 조사의 번듯한 그 자리는 마다하고 나와서

야래의구숙노화(夜來依舊宿蘆花) 오늘 밤에도 갈대 꽃밭에서 밤을 지새고 있구나.

*불안청원

 

용화선원 246 추계산철결제(84년)

산중하사기(山中何事奇) 산중에 무슨 일이 기특한고

석상송백다(石上松柏多) 돌 위에는 송백이 많구나

취적기우자(吹笛騎牛者) 젓대를 불며 소를 타고 가는 자여

동서임자재(東西任自在) 동서에 자기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더라.

*1,2구 서산대사 ‘集孤雲字’ (최치원의 시에 있는 글자를 모아서 시 한편을 지음) / 원문 石上多松柏

*3,4구 서산대사 ‘題牧庵’ / 원문 吹笛騎牛子 東西任意歸 靑原烟雨裏 費盡幾簑衣

 

출가수도배(出家修道輩) 출가 수도하는 선객들이여

재색최선금(財色最先禁) 재물과 색이 가장 먼저 금할 것이니라

군거수구신(群居須口愼) 여럿이 살 때에는 입을 조심할 것이며

독거요방심(獨居要防心) 혼자 있을 때는 마음을 단속함을 조심할지니라.

*서산대사 ‘示明鑑尙珠彦和諸門輩’ / 원문 須愼, 獨處

 

용화선원 247 9월 일요법회(84년)

삼계진화택(三界眞火宅) 욕계 색계 무색계가 참으로 불집이요

사대성고취(四大誠苦聚) 지수화풍 사대는 정말로 괴로움의 덩어리라

여아구출몰(汝我俱出沒) 그대와 내가 이 고해 속에 나왔다 죽어 가는데

겁해종난측(劫海終難測) 무량겁 이전부터 미래까지 언제 끝날지 헤아릴 수가 없구나.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 원문 四大誠苦聚 三界眞火宅

 

환자구의원(患者求醫員) 환자가 어진 의원 만나기를 구하듯이

영해억모심(嬰孩憶母心) 어린아이가 엄마를 찾듯이

주공친절처(做功親切處) 화두를 들어 의단독로해서 타성일편이 되도록 공부를 지어가면

홍일상동령(紅日上東嶺) 붉은 해가 동쪽 산에 떠오를 것이니라.

*서산대사 ‘贈泉禪和子’ / 원문 病者求醫志, 嬰兒, 上東岑

 

활구참선객(活句參禪客) 활구참선객이여

하인작득쌍(何人作得雙) 어느 사람이 어깨를 견줄 것인가

보연천사일(報緣遷謝日) 사바의 인연이 다하는 날

염왕자귀항(閻王自歸降) 염라대왕이 스스로 귀의하고 항복하리라.

*서산대사 ‘贈熙長老’ / 원문 活句留心客

 

용화선원 248 10월 일요법회(84년)

만산홍록개묘체(滿山紅綠皆妙體) 만산에 붉게 피는 꽃과 푸른 이파리가 모두가 다 진리의 체(體)더라

유수제금역설법(流水啼禽亦說法) 흐르는 물소리와 노래하는 새소리가 또한 전부 부처님의 설법이더라

한행장소석양시(閑行長嘯夕陽時) 한가히 거닐며 길게 휘파람을 부는 해저문 때에

원근추색일양기(遠近秋色一樣奇) 멀고 가까운 가을빛이 한결같이 기특하더라.

*서산대사 ‘賞秋’ / 원문 遠近秋光一樣奇 閑行長嘯夕陽時 滿山紅綠皆精彩 流水啼禽亦說詩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용화선원 249 추계산철해제(84.10.23)

요면삼도해(要免三途海) 삼악도의 고해를 면하고자 하거든

수참활구선(須參活句禪) 모름지기 활구선을 참구할지니라

광음양가석(光陰良可惜) 세월은 진실로 가히 아까운 것이니

신물등한면(愼勿等閑眠) 삼가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라.

*서산대사 ‘贈洛山懷海禪子’ / 원문 須參六祖禪, 眞可惜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분명취(目前分明取) 형단이 없건만 목전에 분명한 그 놈을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 원문 勤記取

 

용화선원 250 11월 일요법회(84년)

근산무시소(近山無柴燒) 산에 가까이 살되 땔나무가 없고

근수무수긱(近水無水喫) 물에 가까이 살되 먹을 물이 없더라

생불수천당(生不受天堂) 살아서는 천당낙도 받지 아니하고

사불파지옥(死不怕地獄)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질 것도 두려워하지 않더라.

 

응무소주(應無所住) 뻑뻑이 머무른 바 없이

이생기심(而生其心) 그 마음을 낸다.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 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송(宋)의 거사, 황정견 ‘회당조심선사 열반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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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선사 251-300  (0) 2022.02.22

용화선원 251 12월 일요법회(84년)

풍우황엽락(風雨黃葉落) 바람이 불고 비가 온 뒤에 누런 이파리가 떨어지는데

난지상설한(亂枝霜雪寒) 이리저리 얽혀서 어지러운 가지에는 서리와 눈이 차웁다

추천모불각(秋天暮不覺) 가을하늘은 모르는 결에 저물어 가는데

청산백운외(靑山白雲外) 청산은 백운 밖에 있구나.

 

사중구의원(死中求醫員) 병들어 죽게 된 사람이 의원을 구하듯 하고

영해억모심(嬰孩憶母心)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듯 하라

주공친절처(做工親切處) 공부가 의단독로해서 타성일편이 되면

홍일상동령(紅日上東嶺) 붉은 해가 동쪽 산에 떠오를 것이다.

*서산대사 ‘贈泉禪和子’ / 원문 病者求醫志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한 생각이 곧 무량겁이요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무량원겁이 바로 한 생각이다.

*의상조사 법성게

 

일신진역려(一身眞逆旅) 이 한몸뚱이는 참으로 나그네와 같고

만사개부운(萬事皆浮雲) 만사는 다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과 같다

금조상별후(今朝相別後) 오늘 아침 서로 이별한 후에

사군불견군(思君不見君) 그대를 생각할 뿐이요 그대 얼굴을 보지 못하겠구나.

*1,2구 서산대사 ‘送英庵主出山’ / 3,4구 서산대사 ‘送芝師’

 

산중하사기(山中何事奇) 산중에 무슨 일이 기특한고

청산백운다(靑山白雲多) 푸른 산에 흰구름이 많구나

취적기우자(吹笛騎牛者) 젓대를 불며 소를 타고 가는 자여

동서임자재(東西任自在) 동서에 자기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더라.

*1,2구 서산대사 ‘集孤雲字’ / 원문 2구 石上多松柏 *3,4구 서산대사 ‘題牧庵’ / 원문 吹笛騎牛子 東西任意歸 靑原烟雨裏 費盡幾簑衣

 

용화선원 252 동안거 결제(84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한산정상월륜고(寒山頂上月輪孤) 한산의 꼭대기에 둥근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조견청공일물무(照見晴空一物無) 저 맑은 하늘에 달이 밝게 비추어서 한 물건도 없구나

가귀천연무가보(可貴天然無價寶) 귀하고 귀한 천연의 값없는 보배가

매재오음익신구(埋在五陰溺身軀) 색수상행식 오음으로 이루어진 몸속에 매장되어 있구나.

*한산시

 

본자허명절점하(本自虛明絶點瑕) 본래 스스로 비고 밝아서 조그마한 티도 없는데

육창한월변하사(六窓寒月徧河沙) 여섯 창에 차운 달이 온 삼천대천세계를 환히 비추고 있구나

기간나유한장단(其間那有閑長短) 그 사이에 무슨 길고 짧고, 좋고 나쁘고 하는 것이 있을까 보냐

법계함용공일가(法界含容共一家) (깨달은 눈으로 보면) 온 우주법계가 다 한 집안이니라.

*나옹스님 ‘是菴’

 

용화선원 253 1월 일요법회(85년)

상풍괄지소고해(霜風刮地掃枯荄) 서릿바람이 땅을 깎고 마른 뿌리를 쓸고 지나가는데

수각동군영이과(誰覺東君令已過) 누가 봄이 이미 지나가는 줄을 깨달으리오

유유영매선누설(唯有嶺梅先漏洩) 오직 저 산마루에 매화가 먼저 봄뜻을 누설해서

일지독향설중개(一枝獨向雪中開) 한 가지가 눈 속을 향해서 홀로 피었구나.

*남명 천(南明 泉) <선문염송> ‘염화시중’에 대한 게송 / 원문 令已廻

 

신상착의방면한(身上着衣方免寒) 몸에 옷을 걸치는 것은 바야흐로 추위를 면할 수 있거니와

구변설식종불포(口邊說食終不飽) 입가로만 밥을 말하면 마침내 배가 부르지 않음이라

막괴좌래빈권주(莫怪坐來頻勸酒) 서로 마주앉기만 하면 자주자주 술을 권하는 것은

자종별후견군희(自從別後見君稀) 마지막 이별한 후에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이니라.

*1,2구 <대혜어록> *3,4구 불안청원 / 전문 靑山門外白雲飛 綠水溪邊引客歸 莫怪坐來頻勸酒 自從別後見君稀

 

강수정이추월림(江水淨而秋月臨) 강물이 맑아야사 가을달이 다다르고

신심생이제불강(信心生而諸佛降) 신심이 나야 모든 부처님이 강림하신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조대향종화리출(鳥帶香從花裏出) 새는 향을 몸에 지니고 꽃 속을 좇아서 나와 이리저리 날고

용함우향동중귀(龍含雨向洞中歸) 용은 항시 비를 머금고 동굴 속을 향해서 돌아가는구나.

*심문 분(心聞 賁) <선문염송>

 

영축염화시상기(靈鷲拈花示上機) 영축산에서 꽃을 들어 상근기에게 보인 일

긍동부목접맹귀(肯同浮木接盲龜) 눈 먼 거북이 나무토막 만난 격이니

음광불시미미소(飮光不是微微笑) 가섭이 만약 미소 짓지 않았더라면

무한청풍부여수(無限淸風付與誰) 한없이 맑은 바람 누구에게 주었을꼬.

*삽계 익(霅溪 益) <선문염송> ‘염화시중’에 대한 게송 / 원문 淸香

 

• 용화사 254

 

용화선원 255 성도재(84.12.8음)

일견명성몽변회(一見明星夢便廻) 한 번 밝은 별을 보고 꿈을 문득 돌이켜 깨달으니

천년도핵장청매(千年桃核長靑梅)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화가 자랐구나

수연불시조갱미(雖然不是調羹味) 비록 이 매화가 국의 맛을 고르지는 못하나

증여장군지갈래(曾與將軍止渴來) 일찍이 장군에게 주어서 목마름을 그치게 하였느니라.

*취암 종(翠嵓 宗) <선문염송>

 

기조녹수암전거(幾條綠水岩前去) 몇 가닥 푸른 물결은 바위 앞으로 지내가는데

일편백운강상래(一片白雲江上來) 한 조각 흰 구름은 강위로 떠오는구나.

*보림 본(寶林 本) 선사, <선문염송> 3칙 ‘悟道’에 대한 게송

 

삼제구심심불견(三際求心心不見)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을 찾아봐도 얻을 수가 없는데

양안의전대양안(兩眼依前對兩眼) 두 눈은 예나 다름없이 두 눈을 대하고 있구나

불수유검각주심(不須遺劍刻舟尋) 배에서 칼을 잃었다고 뱃전에다 표를 해도 소용없으니

설월풍화상견면(雪月風花常見面) 눈달, 바람꽃은 항상 볼 수가 있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송(宋)의 거사, 황정견 ‘회당조심선사 열반에 부쳐

 

용화선원 256 2월 일요법회(85년)

좌간백운청수성(坐看白雲聽水聲) 앉아서 흰구름을 보고 물소리를 들으니

도로성색본가풍(都盧聲色本家風) 모든 눈으로 보는 것 귀로 듣는 경계가 본래 가풍이로구나

일륜상월만공산(一輪霜月滿空山) 한 바퀴 서릿달이 공산에 가득한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가 하늘에 울며 북쪽을 향해 날아가는구나.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권풍치해악경(雷捲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황정견(黃庭堅)

 

불급심사(不急尋師)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공과일생(空過一生) 일생을 헛되이 보내리라.

*<달마혈맥론>

 

용화선원 257 입춘(85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금아아육왕(今我阿育王) 이제 나 아육왕이

무부자재력(無復自在力) 다시는 아무 힘이 없구나

유반암마륵(唯半菴摩勒) 오직 암마륵 반쪽만이

어아득자재(於我得自在)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구나.

*<아육왕경> 5권

 

인생백년정하허(人生百年情何許) 인생 백년이 그 정이 얼마 만큼인가

영별유유갱대상(永別悠悠更對床) 한번 눈을 감고 영원히 이별하고 보니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말없이 서로 마주대할 뿐이로구나

요지백운귀거로(遙指白雲歸去路) 저 멀리 흰구름 밖에 돌아갈 길을 바라보니

원산점점천창창(遠山點點天蒼蒼) 먼 산은 아득하고 하늘은 푸르고 푸를 뿐이로구나.

*서산대사 ‘贈別圓上人’ / 원문 十年相見情何許 臨別悠悠更對床

 

용화선원 258 신수기도입재(85년)

불불산향만로비(拂拂山香滿路飛) 봄바람에 산의 그윽한 향기가 길 가득히 휘날리는데

야화영락초리피(野花零落草離披) 들꽃이 시들어 떨어지매 풀에서 떠나 흩어지더라

춘풍무한심심의(春風無限深深意) 봄바람의 한없는 깊고 깊은 뜻은

부득황려설여수(不得黃鸝說與誰) 노란 꾀꼬리가 아니면 누구와 더불어 이야기할 것인가.

*삽계 익(霅溪 益) <선문염송>

 

학도지인불식진(學道之人不識眞) 도를 배우는 사람이 참 이치를 알지 못하고

지위종래인식신(只爲從來認識神) 다못 종래로 식신을 가지고 진여불성으로 그릇 인식하고 있더라

무시겁래생사본(無始劫來生死本) 비롯함이 없는 겁으로부터 내려온 생사의 근본[識神]을

치인환작본래신(痴人喚作本來身) 어리석은 사람은 이 식신을 본래신이라 하더라.

*장사경잠(長沙景岑) <선문염송>

 

범심불식성하구(凡心不息聖何求) 범부의 마음을 쉬지 아니하면 어찌 성과[깨달음]를 구하리요

반료산다자일구(飯了山茶自一甌) 공양이 끝나고 차를 한잔 마심이로다

화락화개임시절(花落花開任時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것을 시절에 맡기고 내 본분사에 충실하니

나지세상기춘추(那知世上幾春秋) 어찌 세상에 몇 번이나 봄이 되고 가을이 되는 것을 알리오.

*법진 일(法眞 一) <선문염송>

 

용화선원 259 신수기도회향(85년)

가가문전통장안(家家門前通長安) 집집마다 문앞에 있는 길은 장안으로 통하고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다

수인유월방지정(水因有月方知淨) 물은 달이 비추어야 그 물이 맑은 것을 바야흐로 알 수 있고

천위무운시견고(天爲無雲始見高)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어야 높은 것을 비로소 볼 수 있다.

* 3,4구 자수(慈受)선사 <선문염송>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문일귀원최적담(問一歸源最的談) 만법귀일의 물음에 대해 가장 적절히 대답하신 것이

작가친대칠근삼(作家親對七斤衫) ‘내가 청주에서 적삼 하나를 얻었는데 적삼의 무게가 7근’이라 하셨다

여염입수간불견(如鹽入水看不見) 소금을 물에 넣으면 눈으로 볼 수는 없으나

긱착방지자미함(喫着方知滋味鹹) 맛을 보면 짠 것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음이니라.

*설두 녕(雪竇 寧) <선문염송> ‘萬法’에 대한 게송

 

용화선원 260 3월 일요법회(85년)

옥토승침최로상(玉兎昇沈催老像) 옥토끼(달)는 떴다 졌다 하면서 늙은 모양을 재촉하고

금오출몰촉년광(金烏出沒促年光) 금까마귀(태양)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세월을 재촉하는구나

구명구리여조로(求名求利如朝露) 명예를 구하고 재산을 구함은 아침이슬과 같고

혹고혹영사석연(或苦或榮似夕烟) 혹 괴롭거나 혹 영화스러운 일이 저녁노을과 같구나.

*자경문

 

약인정좌일수유(若人靜坐一須臾) 만약 사람이 잠깐 동안 참선을 하면

승조항사칠보탑(勝造恒沙七寶塔) 항하사 모래 수만큼의 칠보탑을 조성해 모신 것보다 수승하니라

보탑필경쇄위진(寶塔畢竟碎爲塵) 칠보탑은 필경에 파괴되어 티끌이 되거니와

일좌정진성정각(一坐精進成正覺) 잠깐 동안 정진한 인연공덕은 언젠가는 견성성불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廣淸凉傳> 문수보살이 무착선사에게 준 게송 / 원문 壞微塵, 一念淨心

 

용화선원 261 동안거 해제(85년)

억천공불복무변(億千供佛福無邊) 억 천의 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그 복이 갓이 없으나

쟁사상장고교간(爭似常將古敎看) 어찌 항상 옛 가르침을 가져서 보는 것만 같으리오

백지상변서흑자(白紙上邊書黑字)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자 쓴 것을

청군개안목전관(請君開眼目前觀) 청컨대 그대들은 눈을 떠서 눈앞에를 볼지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能淨業障分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떴는데

지음자유송풍화(知音自有松風和) 마음을 알아주는 벗은 솔바람이 있어서 화답을 하더라

하수타일대용화(何須他日待龍華) 어찌 미륵불이 하생하기를 기다리리오

금조선수보리기(今朝先受菩提記) 오늘 아침에 먼저 보리의 수기를 받을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1,2구 法會因由分 3,4구 能淨業障分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62 월송(月松) 양준호 영가 천도재(85년)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이 쾌청한데 봄졸음이 족해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 산새의 온갖 노래 소리를 듣더라.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 전문 浮雲富貴非留意 蝸角功名豈染情 春日快晴春睡足 臥聽山鳥百般聲

 

용화선원 263 춘계산철결제(85년)

승춘고하진선연(承春高下盡鮮姸) 봄이 오니 높고 낮은 데가 모두 다 잎이 피고 꽃이 피어 곱기도 곱구나

우후교림규두견(雨後喬林叫杜鵑) 비가 내린 뒤 교림에는 두견새가 울고 우는구나

인정화루명월야(人靜畵樓明月夜) 사람 고요한 곱게 단청한 누각에는 달이 휘영청 밝은데

취가환주낙화전(醉歌歡酒落花前) 한잔 잘 먹고 노래를 부르며 꽃 떨어진 앞에서 춤을 추는구나.

*정엄 수(淨嚴 遂) <선문염송>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한 게송 / 원문 雨過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64 4월 일요법회(85년)

만산홍록개묘체(滿山紅綠皆妙體) 만산에 붉게 피는 꽃과 푸른 이파리가 모두가 다 진리의 체(體)더라

유수산조역설법(流水山鳥亦說法) 흐르는 물소리와 노래하는 새소리가 또한 전부 부처님의 설법이더라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이 쾌청한데 봄졸음이 족해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 산새의 온갖 노래 소리를 듣더라.

*1,2구 서산대사 ‘賞秋’ 원문 流水啼禽 / 3,4구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묵조시귀굴(黙照是鬼窟) 묵묵히 앉아 들여다보는 것은 귀신의 굴이요

문자역조강(文字亦糟糠) 문자이론으로 따지는 것은 다 엿밥 찌꺼기니라

약문해하종(若問解何宗) 그대가 공부해 가는 종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방행여우적(棒行如雨滴) 방을 내리기를 비 쏟아지듯이 하리라.

*서산대사 ‘贈一禪子二’ / 원문 思量是鬼窟 文字亦糟粕

 

복포사아귀(腹飽思餓鬼) 배부를 때에는 아귀의 고통을 생각하고

신안염지옥(身安念地獄) 몸이 편안할 때에는 지옥고를 생각할지어다.

인생행락처(人生行樂處) 인생에 태어나 즐겁게만 지내다가는

세월유수거(歲月流水去)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갈 것이니라.

*1,2구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원문 腹飢 / 3,4구 서산대사 ‘歎逝’ 원문 春隨流水去

 

• 용화사 265

 

용화선원 266 법보재(85년)

춘색귀하처(春色歸何處) 봄빛은 어느 곳으로 돌아갔는고

백만장안가(百萬長安家) 백만 장안의 가가호호에 와 있구나

산승엄문좌(山僧掩門坐) 산승이 문을 닫고 좌선을 하고 있는데

공락일정화(空落一庭花) 부질없이 한 뜰에 꽃이 지고 있구나.

*서산대사 ‘洛中卽事’ / 원문 長安百萬家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주지경행수선우(住止經行須善友) 머물러 있거나 거닐거나 좋은 벗을 가까이 하고

신심결택거형진(身心決擇去荊塵) 몸과 마음에 가시덤불과 티끌을 깨끗이 씻어버려라

형진소진통전로(荊塵掃盡通前路) 가시덤불과 티끌을 다 씻어버리면 도 닦을 앞길이 툭 트여서

촌보불리투조관(寸步不離透祖關)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조사관을 뚫으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267 부처님오신날(85년)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무소주처절추심(無所住處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원문 於無所住絕追尋

 

견색시증시 (見色是證時) 색상을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때요

문성시증처 (聞聲是證處)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깨달을 곳이로다

염념석가출세(念念釋迦出世)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시는 때요

보보미륵하생(步步彌勒下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시는 곳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용화선원 268 6월 일요법회(85년)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269 하안거 결제(85년)

광음승불계(光陰繩不繫) 흐르는 세월은 노끈으로 묶어 매둘수 없고

쇠병약난의(衰病藥難醫) 노쇠해서 병드는 것은 약으로도 나을 수 없다

생사중대사(生死重大事) 무량겁에 나고 죽는 생사가 가장 중대한 일이니

광음양가석(光陰良可惜) 광음을 진실로 아낄지니라.

*1,2구 서산대사 ‘雜興’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종조난설인장단(終朝亂說人長短) 아침부터 종일토록 타인의 잘잘못을 어지럽게 말하다가

경야혼침요수면(竟夜昏沈樂睡眠) 밤이 되면 세상모르고 잠이 든다

여차출가도수시(如此出家徒受施) 이렇게 출가해서 도를 닦는다고 해봤자 헛되이 시주만 받고

필어삼계출두난(必於三界出頭難) 삼계에서 뛰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니라.

*자경문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70 7월 일요법회(85년)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용화선원 271 8월 일요법회(85년)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초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파소인으로 많이 읊으심. ※四聞話 : 들어도 듣지 않고 듣지 않아도 들으며, 들으면 듣고 듣지 않으면 듣지 않는다                                        涅槃云 聞不聞 不聞聞 聞聞 不聞不聞 -열반경-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신위정법장(身爲正法藏) 몸은 정법의 창고요

심위무애등(心爲無閡燈) 마음은 걸림없는 등불이라

조료제법공(照了諸法空) 제법이 공한 도리를 깨달으면

명왈도중생(名曰度衆生) 이것을 중생을 제도한 것이라 한다.

*<화엄경>

 

용화선원 272 칠석법회(85년)

적하위망적하진(摘何爲妄摘何眞) 무엇을 가리켜 망령된 것이라 하고 무엇을 가리켜 참이라 하는가

진망유래총부진(眞妄由來總不眞) 진이니 망이니 하는 게 본래 다 참되지 못한데서 일어나는 것이니라

하비엽하추용결(霞飛葉下秋容潔) 안개가 날고 잎이 떨어져서 가을빛이 깨끗해지면

의구청산대면진(依舊靑山對面眞) 옛을 의지해서 푸른 산의 면목이 드러나리라.

*경허성우 ‘與永明堂 行佛靈途中’

 

불원공명단원산(不願功名但願山) 세간의 공명을 원하지 않고 오직 청산에 살기를 바래서

산중채락()기년간(山中採藥幾年間) 산중에서 약을 캐기를 몇 해나 되었는가

심심송뢰연하리(深深松籟烟霞裏) 깊고 깊은 솔바람 불고 안개가 자욱한 곳에

일곡지가만경한(一曲芝歌萬境閑) 한 곡조 지초 캐는 노래에 일만 경계가 한가하더라.

*경허성우 次採藥商 趙氏韻

 

불시물혜조병무(不是物兮早騈拇) “한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다”고 해도 이미 쓸데없는 것이어늘

허다명상부하위(許多名相復何爲) 허다한 명상을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관간첩장연라리(慣看疊嶂煙蘿裏) 첩첩산중 그 연기 끼고 칡덩쿨 우거진 속에

무수호손도상지(無鬚猢猻倒上枝) 수염없는 원숭이가 나무가지를 거꾸로 올라 가는구나.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 원문 無首猢猻倒上枝 *병무(騈拇) : 육손이. 변무라고도 함.

 

• 용화사 273

 

용화선원 274 하안거 해제(85년)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밤새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가히 우습다, 세간의 애정이여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얼음이 녹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은혜와 애정이 많으면 결국은 원한으로 변해버리고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기쁨도 너무 극하면 다시 슬픔으로 돌아져버린다.

*서산대사 ‘太熙沙彌歸寧’ / 원문 恩多翻作恨

 

용화선원 275 9월 일요법회(85년)

안견이문원불격(眼見耳聞元不隔) 보는 놈과 듣는 놈이 원래 다른 게 아니니

주명야암절상량(晝明夜暗絶商量) 낮이나 밤이나 상량심을 내지 말아라

본래성현하다사(本來成現何多事) 본래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절기당기자부장(切忌當機自覆藏) 어떤 기틀에 당해서 스스로 덮어 감추려 하지 말지니라.

*중봉명본 ‘無隱’

 

미생지전수시아(未生之前誰是我) 내가 태어나기 전에 누가 나이며

아생지후아위수(我生之後我爲誰) 내가 태어난 뒤에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장대성인재시아(長大成人纔是我) 커서 어른이 되면 겨우 ‘이것이 나로구나’ 짐작할 만하나

합안몽롱우시수(合眼朦朧又是誰) 눈 한번 감아버리면 깜깜하니 또한 이 누구인고?

*순치황제 출가시

 

오호사해위상객(五湖四海爲上客) 동서남북 어디를 가나 상객이 되어서

소요불전임군서(逍遙佛殿任君棲) 부처님 도량에 마음대로 가니 가는 곳마다 내가 머무를 곳이구나

막도출가용이득(莫道出家容易得) 출가를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것이라 말하지 말라

석년누대중근기(昔年累代重根基) 여러 생을 두고 깊은 복과 지혜를 닦았기 때문이니라.

*순치황제 출가시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이 숲속의 나무나 대같이 즐비하고

금은옥백적사구(金銀玉帛積似坵) 금은옥백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을지라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 죽을 때에는 외로이 혼만 홀로 가게 되나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구나.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 용화사 276

 

용화선원 277-1

신위정법장(身爲正法藏) 몸은 정법의 창고요

심위무애등(心爲無閡燈) 마음은 걸림없는 등불이라

조료제법공(照了諸法空) 제법이 공한 도리를 깨달으면

명왈도중생(名曰度衆生) 이것을 중생을 제도한 것이라 한다.

*<화엄경>

 

용화선원 277 경주신도 수련대회 회향(85년)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278 10월 일요법회(85년)

불원공명단원산(不願功名但願山) 세간의 공명을 원하지 않고 오직 청산에 살기를 바래서

산중채락()기년간(山中採藥幾年間) 산중에서 약을 캐기를 몇 해나 되었는가

심심송뢰연하리(深深松籟烟霞裏) 깊고 깊은 솔바람 불고 안개가 자욱한 곳에

일곡지가만경한(一曲芝歌萬境閑) 한 곡조 지초 캐는 노래에 일만 경계가 한가하더라.

*경허성우 次採藥商 趙氏韻

 

참선불착물(參禪不着物) 참선은 사물[색성향미촉법]에 탐착하지 말 것이요

입지요성불(立地要成佛) 바로 서 있는 곳에서 성불해야 하는 것이니라

긍장생사심(肯將生死心) 생사심을 옳다고 여긴다면

침매시비굴(沈埋是非窟) 시비의 굴속에 묻힐 것이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적하위망적하진(摘何爲妄摘何眞) 무엇을 가리켜 망령된 것이라 하고 무엇을 가리켜 참이라 하는가

진망유래총부진(眞妄由來總不眞) 진이니 망이니 하는 게 본래 다 참되지 못한데서 일어나는 것이니라

하비엽하추용결(霞飛葉下秋容潔) 안개가 날고 잎이 떨어져서 가을빛이 깨끗해지면

의구청산대면진(依舊靑山對面眞) 옛을 의지해서 푸른 산의 면목이 드러나리라.

*경허성우 ‘與永明堂 行佛靈途中’

 

용화선원 279 11월 일요법회(85년)

개개면전명월백(箇箇面前明月白) 모든 사람의 얼굴 앞에는 밝은 달이 있고

인인각하청풍취(人人脚下淸風吹) 사람 사람의 다리 아래에는 맑은 바람이 불고있다

타파경래무영적(打破鏡來無影迹) 거울을 타파해서 그림자와 자취가 없으면

일성제조상화지(一聲啼鳥上花枝) 한소리 우는 새가 꽃가지에 오르더라.

*소요태능 ‘贈淳上人’

 

차주비대역비소(此珠非大亦非小) 내게 있는 이 구슬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주야광명개실조(晝夜光明皆悉照) 밤이나 낮이나 그 광명이 온세계를 비추고 있구나

멱시무물우무종(覓時無物又無蹤) 이 구슬을 찾아보면 모양도 없고 자취도 없건만

기좌상수상요요(起坐相隨常了了) 앉으나 설 때 항상 소소영령하게 따라 다니는구나.

*단하천연 ‘완주음(翫珠吟)’ 중에서

 

군자하산지(君自何山至) 그대는 어느 곳에서 왔는가

아종황악래(我從黃嶽來) 나는 저 황악산에서 왔네

상봉성일소(相逢成一笑) 서로 만나서 한 번 웃으니

추색입정괴(秋色入庭槐) 가을빛이 뜰 앞 괴목나무에 들었구나.

*추파홍유(秋波泓宥) <秋波集>

 

용화선원 280 동안거 결제(85년)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분명취(目前分明取) 형단이 없건만 목전에 분명한 그 놈을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 원문 勤記取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시비를 잡아 나에게 와서 가리지 말아라

평생천착불상관(平生穿鑿不相關) 나는 평생 천착하지 않느니라.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용화선원 281 12월 일요법회(85년)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 남아대장부여

작사막망로(作事莫莽鹵) 일을 짓되[수행하되] 소홀히 하고 거칠게 하지 말아라

경정철석심(勁挺鐵石心) 굳고 굳기를 쇠와 돌같이 결심을 해서

직취보리로(直取菩提路) 바로 보리의 길을 취할지니라.

사로불용행(邪路不用行) 삿된 길을 행하지 말라

행지왕신고(行之枉辛苦) 삿된 길을 가면 쓸데없이 고생만하고 시간만 허비하게 되니

불요구불과(不要求佛果) 불과를 구하려고 하지 말고

식취심왕주(識取心王主) 바로 마음의 왕[주인공]을 깨달아 버려라.

*한산시

 

가귀천연물(可貴天然物) 가히 귀하다 천연의 한 물건이여

독일무반려(獨一無伴侶) 홀로 짝이 없구나

멱타불가견(覓他不可見) 찾아보면 볼 수가 없으되

출입무문호(出入無門戶) 나고 드는데 문이 없다.

촉지재방촌(促之在方寸) 방촌[마음]에서 이 한 물건을 다그쳐서

연지일체처(延之一切處) 일체처에 이것을 미루어 나가라

여약불신수(汝若不信受) 그대가 만약 이 도리를 믿어 받아 행하지 아니하면

상봉불상우(相逢不相遇) 서로 만나되 서로 만나지 못할 것이니라.

*한산시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용화선원 282 1월 일요법회(86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해고종견저(海枯終見底)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지만

인사부지심(人死不知心) 사람이 죽으면 그 마음이 어디 있는지 볼 수가 없구나

시방무허공(十方無虛空) 시방에는 허공이 없고

대지무촌토(大地無寸土) 대지에는 손바닥만한 땅도 없구나.

*1,2구 진정극문 *3,4구 남당도흥(南堂道興) <禪宗頌古聯珠通集>

 

모탄거해수(毛呑巨海水) 조그마한 터럭이 큰 바닷물을 삼켜버리고

개자납수미(芥子納須彌) 조그만한 겨자씨 속에 수미산을 받아들이는구나

벽한일륜월(碧漢一輪月) 저 푸른 하늘에 조그마한 한 달이

청광육합휘(淸光六合輝) 오대양 육대주에 맑게 비춘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 원문 一輪滿

 

• 용화사 283

 

용화선원 284 혜송거사 수계식(86년)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황정견(黃庭堅)

 

용화선원 285 월송양준호 수계식(86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286 성도재(85.12.08.음)

약문여래본기인(若問如來本起因) 만약 여래가 ‘본래 일어나는 인연’(어떻게 해서 나오셨느냐 하는 도리)을 물을 것 같으면

애상수처상천진(擬相酬處喪天眞) 뭐라고 대답하려고 하면 벌써 천진을 상실한다

표원이함무명정(標圓已陷無明穽) ‘원상이다, 비원상이다’ 표하면 벌써 무명의 함정에 떨어진 것이요

위각난도유루진(謂覺難逃有漏塵) 깨달았다고 이르면 벌써 누진에 떨어진 것을 면치 못할 것이다.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別傳覺心>/ 원문 首問如來本起因  ※2구, 擬相을 애상으로 읊으심.

참조 <永樂北藏> [諸佛世尊如來菩薩尊者神僧名經] 34佛如來 為問如來本起因 擬將酬處喪天真 正是 標圓已陷無明穽 謂覺難迯有漏塵

 

욕개지식문전로(欲開知識門前路) 문 앞의 길이 모두가 장안으로 통하는 길인데

통신시병통신약(通身是病通身藥) 온 몸뚱이가 다 병이요, 온 몸뚱이가 다 약이다

변계전진변계진(遍界全眞遍界塵) 온 세계가 전부 참이요, 온 세계가 바로 티끌이더라

고금의쇄기다인(古今疑殺幾多人) 옛부터 지금까지 깨달음을 찾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다가 죽었느냐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別傳覺心> / 원문 欲開知識門前路 普覺興慈意獨新 狎近不憍離不怨 偏邪惟敬正惟親 通身是病通身藥                                                 遍界全眞遍界塵 話到摶財妻子處 古今疑殺幾多人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287 2월 일요법회(86년)

대지촬래여립미(大地撮來如粒米) 삼천대천세계를 쌀 한주먹 쥔 것과 같이 한 손에 거머쥐어다가

당양타고대가간(當陽打鼓大家看) 밝은 데다 갖다 놓고서(손바닥 위에 놓고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걸림없는 경계가 나타날 것이다.

안중약미제금설(眼中若未除金屑) 그러나 눈 가운데 만약 금싸라기를 빼내지 못하면

요변현황야대난(要辨玄黃也大難) 어떤 것이 누르고 검은 지를 가리기가 크게 어려우리라.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구명소일모선성(求名少日慕宣聖) 명예를 구하는 젊은 날엔 공자님을 경모했더니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었구나

나사여하착의구(那事如何着意求) 무슨 일에 어떻게 뜻을 착해 구할 것인가

의사량처불상간(擬思量處不相干) 사량심을 가지고 찾으면 최상승법과는 어긋난 것이니라.

*1,2구 소강절 ‘学佛吟’ <선가귀감>에 인용됨; 3,4구<天目中峯和尚廣錄>券第14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88 2월 화두불명 수계식(86년)

진정계중재일념(眞淨界中纔一念) 진정계 가운데 잠깐 일어나는 한 생각은

염부조이팔천세(閻浮早已八千歲) 염부의 팔천세가 흘러가버린 것이다.

*동안상찰(同安常察) <십현담>의 5번째 ‘연교(演敎)’의 끝구절 / 纔는 ‘자’로 읊으심

 

용화선원 289 입춘기도(86년)

십년불하축융봉(十年不下祝融峰) 십년동안 축융봉을 내려가지 않았는데

관색관공즉색공(觀色觀空卽色空) ‘색’을 보는 ‘관’이 공(空)했으니 곧 ‘색’이 ‘공’했더라

여하조계일적수(如何曹溪一適水) 어찌 조계의 일적수(一適水)를

긍타홍련일엽중(肯墮紅蓮一葉中) 즐거이 홍련의 잎에 떨어뜨릴 것인가.

*태전(太顚) 선사

 

• 용화사 290, 291

 

용화선원 292 동안거 해제(86년)

한서상경방대광(寒暑相更放大光) 추위와 더위가 바뀌되 항상 대광명을 놓으니

막언영악조동방(莫言靈嶽照東方) 신령스런 동방에만 햇빛이 비춘다고 말하지 말라

일조계설대선설(一條溪舌帶宣說) 한가닥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바로 최상승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니

하처강산부도량(何處江山不道場) 어느 곳 강산인들 도 닦는 도량이 아닐까보냐.

*소요태능 ‘秋夜偶吟’ / 원문 常宣說

 

운주천무동(雲走天無動) 구름이 달아나되 하늘이 움직인 것이 아니요

주행안불이(舟行岸不移) 배가 달릴지언정 언덕이 움직인 것이 아니다

본시무일물(本是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니

하처기환비(何處起歡悲) 어느 곳에 기쁘고 슬플 것이 있느냐.

*편양언기 ‘東林의 운을 따라’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 용화사 293

 

용화선원 294 3월 일요법회(86년)

성래강상수가적(聲來江上誰家笛) 강상에 젓대소리가 들려오는데 누가 부는 젓대인고

월조파심인절적(月照波心人絶跡) 달은 휘영청 밝아 파도에 부서지는데 사람 자취가 끊어졌구나

하행차신금도차(何幸此身今到此) 이 몸이 여기[이러한 경계]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의선고좌망허벽(倚船孤坐望虛碧) 뱃전에 의지해 외로이 앉아서 바라보니 푸른 허공이로구나.

*함허득통 ‘江上’

 

잉풍기랑낭생구(仍風起浪浪生漚) 바람으로 인해서 물결이 일어나고 물결로 인해서 거품이 일어나니

참괴청평해상부(慚愧淸平海上浮) 맑고 평평한 바다 위에 거품 같이 떠 있는 것이 부끄럽구나

금일홀연풍랑식(今日忽然風浪息) 오늘 홀연히 그 바람과 물결이 쉬어버리니

징명원시일강추(澄明元是一江秋) 맑고 밝은 원래 그대로의 한 강의 가을이더라.

*허응보우 ‘示膚上人’

 

용화선원 295 4월 일요법회(86년)

도본망언난지주(道本忘言難指注) 도는 본래 말이 없어서 말로써 가리키거나 설명할 수 없으며

갱무형색가사량(更無形色可思量) 다시 모양과 빛깔도 없기 때문에 사량분별을 붙일 수 없음이라

암전취죽화운립(巖前翠竹和雲立) 그러나 바위 앞에 푸른 대는 운무 속에 서 있고

대상황화대로향(臺上黃花帶露香) 대 위에 노란 꽃은 이슬을 머금고 향내를 풍기고 있구나.

*부휴선수 ‘贈環師’

 

심사학도별무타(尋師學道別無他) 스승을 찾아 도를 배운다는 것이 다른 일이 아니니

지재기우자도가(只在騎牛自到家) 다못 소를 타고 스스로 자기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백척간두능활보(百尺竿頭能闊步) 백척이나 되는 장대 위에서 능히 활보를 해야만

항사제불안전화(恒沙諸佛眼前花) 항하사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이 눈앞의 공화(空花)가 되는 것이다.

*부휴선수 ‘贈某禪子’

 

• 용화사 296

 

용화선원 297 법보재(86년)

유연막축환성이(有緣莫逐還成易) 있는 인연을 따라가지 아니한 것은 도리어 쉽거니와

공인교타물주난(空忍敎他勿住難) 마음이 공한 경지에 머무르지 않기가 오히려 더 어렵더라

난이양두구참단(難易兩頭俱斬斷) 이 어렵고 쉬운 두 가지를 다 끊어버리면

조정의구불상간(祖庭依舊不相干) 활구참선 조사문중에 있어서 예나 다름없이 상관하지 않는다.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인능생소소생능(因能生所所生能) ‘능’으로 인해 ‘소’가 생겨나고 ‘소’로 인해 ‘능’이 생겨나니

능소구망생불생(能所俱忘生不生) 능과 소가 함께 없어지면 생하되 생할 것이 없음이라

노방흡건경해수(老蚌吸乾鯨海水) 늙은 조개가 고래가 사는 바닷물을 한 입에 들이마셔서 바닷물이 마르면

산호지상월삼경(珊瑚枝上月三更) 바다 밑 산호 가지가 삼경 달에 빛이 나더라.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응무소주(應無所住) 뻑뻑이 머무른 바 없이

이생기심(而生其心) 그 마음을 낸다.

 

공지광영인등현(共知光影因燈現) 빛과 그림자가 등불로 인해 나타남은 모든 사람이 알고

함위파도장수흥(咸謂波濤仗水興) 파도가 물을 의지해 일어남은 모두가 말하는 바이다

등멸수침파영진(燈滅水沈波影盡) 등불이 꺼지고 물이 잠잠하면 파도와 그림자가 다하니

정감문외긱오등(政堪門外喫烏藤) 그래야사 감히 문밖에 오등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불설일체법(佛說一切法) 부처님께서 일체법을 설하심은

도아일체심(度我一切心) 나의 모든 마음을 제도하기 위함이니라

아무일체심(我無一切心) 내게 모든 마음이 없거니

하용일체법(何用一切法) 일체법을 어디에 쓸 것이냐.

*황벽선사 <宛陵錄>

 

• 용화사 298

 

용화선원 299 5월 일요법회(86년)

묵좌허회독엄문(黙坐虛懷獨掩門) 묵묵히 앉아서 회포를 비우고 홀로 문을 닫고 앉았으니

일성춘조벽산운(一聲春鳥碧山雲) 구름이 자욱한 푸른 산에 한소리 봄새가 운다

연하잉득한중취(煙霞剩得閒中趣) 연기 안개 끼어있는 산중의 한가닥 정취를

지자희이부증군(只自熙怡不贈君) 다못 스스로 즐길지언정 어떻게 그대에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

*부휴선사 ‘贈巖禪伯’

 

심사학도별무타(尋師學道別無他) 스승을 찾아 도를 배운다는 것이 다른 일이 아니니

지재기우자도가(只在騎牛自到家) 다못 소를 타고 스스로 자기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백척간두능활보(百尺竿頭能闊步) 백척이나 되는 장대 위에서 능히 활보를 해야만

항사제불안전화(恒沙諸佛眼前花) 항하사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이 눈앞의 공화(空花)가 되는 것이다.

*부휴선수 ‘贈某禪子’

 

용화선원 300 부처님오신날(86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진풍치해악경(雷震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원문 雷捲

 

인간총총영중무(人間悤悤營衆務) 인간은 쉴새없이 여러 일로 바쁘지만

불각연명일야거(不覺年命日夜去) 모르는 결에 몸과 목숨이 날과 밤으로 지나가는구나

여등풍중멸무기(如燈風中滅無期) 바람 앞에 등불과 같아 언제 꺼질지 모르는데

망망육도무정취(忙忙六道無定趣) 망망한 육도에 정처없이 흘러가는구나.

*중국 선도(善導)대사의 왕생예찬(往生禮贊) 중의 일몰무상게(日沒無常偈). 원문에는 3구가 멸난기(滅難期)

 

망호루하수부천(望湖樓下水浮天)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누각 아래에는 물속에 하늘이 떴구나

양류퇴연불애선(楊柳堆煙不礙船) 버드나무 그윽한 가지에 안개가 끼었는데 배가 오가는 데는 걸림이 없구나.

횡적일성산수록(橫笛一聲山水綠) 비껴부는 한 곡조 젓대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른데

석양정재단교변(夕陽定在斷橋邊) 슬픗하게 넘어간 석양빛이 부러진 다리 가에 있더라.

*진억자(陳億子) ‘西湖’, 원문은 夕陽正在 ※<詩人要考集>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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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선원 301 하안거 결제 및 백일기도 입재(86년)               ***2022작성파일

원제상야월(猿啼霜夜月) 원숭이는 서리친 달밤에 울고

화소심원춘(花笑沁園春) 꽃은 봄 동산에 웃는구나

호호홍진리(浩浩紅塵裏) 넓고 넓은 티끌 속에

두두시고인(頭頭是故人) 낱낱이 고향 사람이더라.

*소요태능 ‘無題’

 

운변천첩장(雲邊千疊嶂) 구름 가에는 천 겹이나 쌓인 산이고

함외일성천(檻外一聲川) 울타리 밖에는 한 소리 시냇물이더라

약불연순우(若不連旬雨) 만약 열흘 동안 계속 비가 오지 않았다면

나지제후천(那知霽後天) 어찌 비갠 후에 새파란 하늘을 볼 수 있으리오.

*편양언기 ‘偶吟一絶’

 

용화선원 302 6월 일요법회(86년)

야우천성본난훈(野牛天性本難訓) 들소의 천성이 본래 길들이기 어려워서

초세평전자재신(草細平田自在身) 가는 풀 평평한 밭에 제멋대로 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하의비단종유색(何意鼻端終有索) 어째서 콧구멍을 뚫어 고삐를 매달아

견래견거총유인(牽來牽去摠由人) 끌어오고 끌어가서 사람에게 끌려다녀야 하는가.

*원감충지 ‘作野牛頌示同志’ / 원문 本難馴 ※원감충지=복암충지(=宓庵冲止)

 

황화취죽비타물(黃花翠竹非他物) 노란 꽃 푸른 대가 다른 것이 아니요

명월청풍불시진(明月淸風不是塵) 밝은달과 맑은 바람이 티끌이 아니더라

두두진시오가물(頭頭盡是吾家物) 두두물물이 다 내 집 살림살이며

신수염래용득친(信手拈來用得親) 손 닿는대로 아무 것이나 치켜들고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더라.

*백운경한 ‘居山’

 

• 용화사 303

 

용화선원 304 7월 일요법회(86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윤회기중문래단(輪廻幾重問來端) 몇 번이나, 무엇 때문에 윤회를 했는가 그 까닭을 물어보자

지리여하가자만(至理如何可自瞞) 지극한 이치를 어찌 스스로 속일까 보냐

일점애원상적력(一點愛源常滴瀝) 한 방울 애정의 근원에서 애정의 물이 떨어져 흘러서

만심욕해정미만(萬尋欲海政瀰漫) 만길이나 되는 오욕의 바다가 갈수록 점점 넘쳐서 흐르는구나.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1구 원문은 輪廻幾種問來端

 

용화선원 305 8월 일요법회(86년)

몽환연광과이순(夢幻年光過耳順) 꿈같고 환상 같은 나이가 이미 육십을 지났는데

고산촌오야상의(高山村塢也相宜) 고산의 마을이 또한 적당하더라

기래긱식곤래수(飢來喫食困來睡) 배고프면 밥을 먹고 곤하면 졸고 있으니

이사장삼도부지(李四張三都不知) 이서방 장서방이 도무지 나를 알지 못하더라.

*백운경한 ‘居山’ / 원문 困來眠

 

송창진일무진뇨(松窓盡日無塵鬧) 솔바람 부는 창가에 온종일 티끌과 시끄러움이 없는데

석조상평야수청(石槽常泙野水淸) 돌구시에 항상 들물이 들어와 넘쳐흐르는구나

절각당중자미족(折脚鐺中滋味足) 부러진 다리의 냄비 가운데 자미가 족하니

기구명리기구영(豈求名利豈求榮) 어찌 명리를 구하며 어찌 영화를 구하리오.

*나옹스님 ‘山居’ ※泙 : 물결셀 평, 물결셀 팽, 팽(澎)과 同字

 

용화사 306 화두 주실 때 하신 법문

유일물어차(有一物於此) 한 물건이 여기에 있으니

상재동용중(常在動用中) 항상 움직여 쓰는 가운데 있으되

동용중수부득(動用中收不得) 몸을 움쩍거리고 정신을 쓰고 하는 가운데 그 놈을 찾으려하면 거두어 얻을 수 없으니

시삼마(是甚麽)                       이 무엇고?

 

용화선원 307 원성 원봉 사미계 수계식(86년)

원경본시출리연(圓經本是出離緣) 원음으로 설해진 경전의 말씀은 본래 모든 업연을 출리케 함인데

말학구구미면전(末學區區未勉旃) 말세의 하근기 학자들은 구구해서 힘쓸 줄을 모르는구나

의방구명심유계(依傍求名深有誡) 곁길에 빠져서 명예를 구하는 것에 깊이 경계하심이 있거늘

가련종일부지건(可憐終日不知愆) 가엾다, 종일토록 허물을 아지 못하는구나.

*대각국사 의천 ‘偶作’ / 원문 深有誠

 

용화선원 308 칠석법회(86년)

생애여몽약부운(生涯如夢若浮雲) 출가인의 생애는 꿈과 같고 뜬구름과 같음이요

활계도무절육친(活計都無絶六親) 생활해 나가는데 활계가 도무지 없어 육친이 끊어졌음이로다

유득일쌍청백안(留得一雙靑白眼) 한 쌍의 청백안을 가져서

소간무한왕래인(笑看無限往來人) 오고가는 한없는 사람을 웃으며 볼 수 있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대지산하시아가(大地山河是我家) 대지 산하가 모두 나의 집이거늘

갱어하처멱향가(更於河處覓鄕家) 다시 어디에서 고향을 찾을 것인가

견산망도광미객(見山忘道狂迷客) 산을 구경하다가 길을 잊어버린 미친 나그네가

종일행행부도가(終日行行不到家) 종일토록 가도가도 집에 이르지 못하는구나.

*逍遙堂集 追錄 無題,18

 

화소계전우(花笑階前雨) 꽃은 층계 앞 빗속에 웃고 있고

송명함외풍(松鳴檻外風) 솔바람은 난간 밖 바람 속에서 울고 있구나

하수궁묘지(何須窮妙旨) 어찌 모름지기 달리 묘한 뜻을 찾을 것인가

자개시원통(這箇是圓通) 바로 이것이 온 세계에 가득찬 진리이니라.

*벽송지엄 ‘示眞一禪子’

 

용화선원 309 하안거 해제(86년)

한서상경방대광(寒暑相更放大光) 추위와 더위가 바뀌되 항상 대광명을 놓으니

막언영악조동방(莫言靈嶽照東方) 신령스런 동방에만 햇빛이 비춘다고 말하지 말라

일조계설대선설(一條溪舌帶宣說) 한가닥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바로 최상승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니

하처강산부도량(何處江山不道場) 어느 곳 강산인들 도 닦는 도량이 아닐까보냐.

*소요태능 ‘秋夜偶吟’ / 원문 常宣說

 

강호춘진낙화풍(江湖春盡落花風) 강호에 봄이 다하니 바람에 꽃이 다 지고

일편한운과벽공(一片閑雲過碧空) 한조각 흰구름이 푸른 하늘을 지내가는구나

빙거요득인간환(憑渠料得人間幻) 그것을 보고서 인간세상이 허망한 것을 알 수 있으니

만사도망일소중(萬事都忘一笑中) 삐긋이 한번 웃는 가운데 만사를 다 잊어버렸구나.

*부휴선수 ‘一片閑雲過碧空’ / 원문 2구 日暮閑雲

 

용화선원 310 9월 일요법회(86년)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가히 우습다, 세간의 애정이여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얼음이 녹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은혜와 애정이 많으면 결국은 원한으로 변해버리고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기쁨도 너무 극하면 다시 슬픔으로 돌아져버린다.

*서산대사 ‘太熙沙彌歸寧’ / 원문 恩多翻作恨

 

춘종동해남비석(春從東海南飛錫) 봄에는 동해로 가고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고

추향서산우북방(秋向西山又北方) 가을에는 서산으로 가고 서산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구나

삼백육순장요요(三百六旬長擾擾) 삼백 육십 일을 길이 어지러우니

부지하일도고향(不知何日到故鄕) 언제 고향에 닿을지 알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行脚僧’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일편백운강상래(一片白雲江上來) 한 조각 흰 구름은 강위로 떠오는데

기조녹수암전거(幾條綠水岩前去) 몇 가닥 푸른 물결은 바위 앞으로 지내가는고.

*1,2구 무문혜개 <무문관> / 3,4구보림 본(寶林 本) 선사, <선문염송> 3칙 ‘悟道’에 대한 게송

 

용화선원 311 10월 일요법회(86년)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근기취(目前勤記取) 목전에 소소영령한 그 놈을 부지런히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대오요궁심로절(大悟要窮心路絶) 큰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내여백운래(來與白雲來) 이 세상에 오되 흰 구름과 같이 오고

거수명월거(去隨明月去) 가되 밝은 달 가듯이 (따라서) 간다

거래일주인(去來一主人) 오고 가는 그 한 주인이

필경재하처(畢竟在何處) 필경에 어느 곳에 있느냐.

*서산대사 ‘哭亡僧’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 용화사 312

 

용화선원 313 11월 일요법회(86년)

심담회회대여천(心膽恢恢大如天) 마음과 간담이 넓고 크기가 마치 태허공과 같아서

일구탄진제불조(一口呑盡諸佛祖) 한 입에 부처와 조사를 삼켜버렸구나

불조상피거탄각(佛祖常被渠呑却) 불조도 한 입에 삼켜버림을 당하거늘

마외여하득불강(魔外如何得不降) 외도 마구니인들 어찌 항복하지 않을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莊嚴淨土分

 

만산홍록개묘체(滿山紅綠皆妙體) 만산에 붉게 피는 꽃과 푸른 이파리가 모두가 다 진리의 체(體)더라

유수제금역설법(流水啼禽亦說法) 흐르는 물소리와 노래하는 새소리가 또한 전부 부처님의 설법이더라

한행장소석양시(閑行長嘯夕陽時) 한가히 거닐며 길게 휘파람을 부는 해 저문 때에

원근추색일양기(遠近秋色一樣奇) 멀고 가까운 가을빛이 한결같이 기특하더라.

*서산대사 ‘賞秋’ / 원문 遠近秋光一樣奇 閑行長嘯夕陽時 滿山紅綠皆精彩 流水啼禽亦說詩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314 동안거 결제(86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진풍치해악경(雷震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원문 雷捲

 

오욕해자갈(五欲海自渴) 탐심이 없으면 오욕의 바다가 저절로 마르고

아인산자도(我人山自倒) 진심이 없으면 인아의 높은 산이 스스로 넘어진다

원음낙처운자산(圓音落處雲自散) 원음 떨어진 곳에 구름이 스스로 흩어져 버리면

부증대보변환가(不曾擡步便還家) 일찍이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진리의 고향에 도달하리라.

*3,4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함허설의’ / 원문 雲散盡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용화선원 315 12월 일요법회(86년)

격장견각변지우(隔墻見角便知牛) 담너머 뿔만 보고 소가 지나가는 줄 알 수 있고

격산견연변지화(隔山見煙便知火) 산너머 연기만 보고도 저 산에 불이 난 것을 알 수 있더라

천상천하외외좌(天上天下巍巍坐) (불조는) 하늘 위 하늘 아래 높고 높이 앉아 계시는데

찬구타와암사량(鑽龜打瓦暗思量) (미한 자는) 거북 등에 구멍을 뚫고 기왓장 두드리며 사량하고 있구나.

*원문 隔墻見角 便知是牛 隔山見煙 便知是火 獨坐巍巍 天上天下 南北東西 鑽龜打瓦 咄 <금강경오가해> 善現起請分 야부송

 

일불이불천만불(一佛二佛千萬佛) 한 부처님 두 부처님 천만 부처님이

각각안횡겸비직(各各眼橫兼鼻直) 눈은 가로로 코는 세로로 붙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느니라

석년친종선근래(昔年親種善根來) 무량겁으로부터 친히 선근을 심어와서

금일의전득거력(今日依前得渠力) 오늘 이와같이 힘을 얻으신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 용화사 316

 

용화선원 317 1월 일요법회(87년)

백년부환수중구(百年浮幻水中漚) 인생백년이 뜬구름, 환상, 물거품과 같은 것이니

부지종일위수망(不知終日爲誰忙) 종일토록 누구를 위해 그렇게 바쁜가

약지망리진소식(若知忙裏眞消息) 만약 그렇게 바쁜 속에서 참소식을 안다면

일타연화생불탕(一朶蓮花生沸湯) 한송이 연꽃이 끓는 물에서 피어나는 것과 같도다.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이 게송 원문의 첫구는 莫妄想 好參詳

 

유월육일 (六月六日) 오늘은 유월 육일

곡천수죄족(谷泉受罪足) 곡천은 죄 받기 마쳤다

불시상천당(不是上天堂) 천당에 올라가지 아니하면

필시입지옥(必是入地獄) 반드시 지옥에 갈 것이다.

*곡천(谷泉)선사 열반송 / 원문 今朝六月六 谷泉受罪足 不是上天堂 便是入地獄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봄을 찾기 위해서 동쪽으로 찾아 나서지 말아라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너의 집 뜨락에 이미 매화꽃이 눈속에서 피었느니라.

자가옥리천진불(自家屋裏天眞佛) 자기 집에 천진불이 있으니

절기구구향외구(切忌區區向外求) 절대로 밖으로 애써서 부처를 구하지 말라.

*3,4구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원문 休得也便好休 百年浮幻水中沤 自家屋里天真佛 切忌区区向外求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綸直下垂) 천척이나 되는 낚시줄을 곧바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물결이 일어나자마자 일만물결이 따라서 일어나는구나

야정수한어불식(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와서 고기가 물지를 아니하니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빈 배에는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선자덕성 선사《船子和尚撥棹歌機緣集》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知見不生分에 인용됨 / 纔는 ‘자’로 읊으심

 

• 용화사 318

 

용화선원 319 성도재(86.12.8음)

세존당입설산중(世尊當入雪山中) 세존께서 설산에 들어가셔서

인견명성운오도(因見明星云悟道) 새벽 별을 보시고 확철대오 하심이라

약야산중봉자기(若也山中逢子期) 만약 세존께서 산중에서 종자기를 만났다면

기장황엽하산하(豈將黃葉下山下) 어찌 노란 이파리를 가지고 산 아래로 내려 가셨으리요.

*1,2구 입산게(入山偈) / 3,4구는 태고보우 ‘釋迦出山相’ 중 / 원문 巍巍落落兮赤洒洒 密密恢恢兮淨裸裸 春風爛漫水悠悠 獨步乾坤誰伴我                                      若也山中逢子期 豈將黃葉下山下 咄

 

일견명성몽변회(一見明星夢便廻) 한 번 밝은 별을 보고 꿈을 문득 돌이켜 깨달으니

천년도핵장청매(千年桃核長靑梅)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화가 자랐구나

수연불시조갱미(雖然不是調羹味) 비록 이 매화가 국의 맛을 고르지는 못하나

증여장군지갈래(曾與將軍止渴來) 일찍이 장군에게 주어서 목마름을 그치게 하였느니라.

*취암 종(翠嵓 宗) <선문염송>

 

월마은한전성원(月磨銀漢轉成圓) 달이 은하수에 깎여 점점 둥긂을 이루고

소면서광조대천(素面舒光照大千) 흰 얼굴이 환한 빛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연비산산공착영(連臂山山空捉影) 원숭이들 팔을 연결해서 부질없이 샘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하나

고륜본불낙청천(孤輪本不落靑天)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라.

*<관음예문>

 

황매산정춘설하(黃梅山庭春雪下) 황매산 뜰에는 봄눈이 내렸는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는 저 장천에 울며 북을 향해서 날아가는구나.

하사십년왕비력(何事十年枉費力) 무슨 일로 십년 동안을 헛되이 힘을 허비 했던고

월하섬진대강류(月下蟾津大江流) 달 아래 섬진대강이 흐르는구나.

*송담선사 오도송

 

용화선원 320 신수기도입재(87년)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용화선원 321 2월 일요법회(87년)

면문출입견환난(面門出入見還難) 면문으로 출입하는 것을 보기 어려우나

무위진인지척간(無位眞人咫尺間) 그 무위진인은 바로 지척간에 있구나

거로일신경사엽(去路一身輕似葉) 가는 길에는 한 몸뚱이가 이파리처럼 가벼운데

고명천고중여산(高名千古重如山) 높은 이름은 천고에 무겁기가 산과 같구나.

*죽암사규(竹庵士珪) <선문염송>

 

산횡석애의무로(山橫石碍疑無路) 산이 가로막고 바윗돌이 막혀서 길이 없을까 의심했더니

지전계사별유촌(地轉溪斜別有村) 땅이 돌고 시냇물이 흘러가는데 따로 한 마을이 있구나

영상일성횡적향(嶺上一聲橫笛響) 산마루에 한소리 젓대소리가 들리는데

명연사일우황혼(暝煙斜日又黃昏) 그윽이 안개가 끼고 해는 저무는데 또 다시 황혼이로구나.

*심문 분(心聞 賁) <선문염송> ‘萬法’에 대한 게송

 

유일무위진인(有一無位眞人) 한 지위가 없는 참사람이 여기에 있으니

상종여등제인 면문출입(常從汝等諸人 面門出入) 항상 너희들 면문으로 좇아 출입하느니라.

*임제스님

 

용화선원 322 2월 화두불명 수계식(87년)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야천점설(白鷺下野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131번 참조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323 입춘기도(87년)

욕초호조다종수(欲招好鳥多種樹) 좋은 새를 초대하고자 할진댄 나무를 많이 심고

원간산색단축장(願看山色短築牆) 저 먼 산 경치를 보고자 할진댄 담을 낮게 쌓을지니라.

*欲養鳥莫如多種樹 -鄭板橋- 

 

용화선원 324 신수기도회향(87년)

조화무사부사력(造化無私不思力) 사사로움이 없는 조화의 부사의한 힘이

일일청청세한색(一一靑靑歲寒色) 추운 날씨에도 낱낱이 푸르고 푸르구나.

장단대소재목전(長短大小在目前) 긴 것 짧은 것, 큰 것 작은 것이 눈앞에 있건만

가소시인회부득(可笑時人會不得) 사람들은 그 도리를 깨닫지 못하니 우스운 일이로다.

*진정극문 <선문염송> ‘정전백수자’에 대한 게송

 

송백천년취(松栢千年翠) 소나무와 잣나무는 천년 동안을 푸르르되

불입시인의(不入時人意) 세상 사람들이 별로 이뻐할 줄 모르고

모란일일홍(牧丹一日紅) 목단은 하루 동안 빨갛게 예쁘게 피었다 지는데

만성공자취(滿城公子醉) 모든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야단이로구나.

*묘지 확(妙智 廓) <선문염송>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 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불구명리불구영(不求名利不求榮) 명예와 이익도 구하지 말고 부귀와 영화도 구하지 말라

지마수연도차생(只麽隨緣度此生) 다못 인연따라서 이 생을 지낼지어다

삼촌기소수시주(三寸氣消誰是主) 세마디 이 숨이 끊어져버리면 누가 주인이냐

백년신후만허명(百年身後謾虛名) 백년 뒤에 공연히 헛된 이름만 남아 있더라.

*<치문경훈> 동산화상 자계(自誡)

 

용화선원 325 동안거 해제(87년)

거심진속윤회업(擧心盡屬輪廻業) 마음을 일으킨 것은 다 윤회업에 속하고

동념무비생사근(動念無非生死根) 생각을 움직이면 생사의 근원이 아닌 것이 없다

요여태허무향배(要與太虛無向背) 저 태허와 더불어 향배가 없고자 할진댄

상탄일개철혼륜(常呑一箇鐵渾侖) 항상 한덩어리 쇳덩어리를 삼킨 것 같이 해야 한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尚廣錄> 30권 ‘警世卄二首’ 중에서

 

기래긱반냉첨의(飢來喫飯冷添衣)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추우면 옷을 더 입는 것은

삼척지동야공지(三尺之童也共知)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

일개화두명역력(一箇話頭明歷歷) 한 개의 화두가 또록또록 하고 역력하다면

여하개안자우치(如何開眼恣愚癡) 어찌 눈을 뜨고서 방자하게 어리석은 짓을 하고 살 것인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용화선원 326 3월 일요법회(87년)

군금욕식무위리(君今欲識無爲理) 그대가 이제 함이 없는 이치를 알고저 할진댄

불리천차만별중(不離千差萬別中) 천차만별 가운데를 여의지 말지니라

단지공월낙담심(但知空月落潭心) 다못 허공의 달이 못 가운데 떨어진 줄 안다면

쟁사치원왕노형(爭似癡猿枉勞形) 어찌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헛되이 애쓸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빈궁치천부생교(貧窮致賤富生驕) 빈궁한 사람은 천하게 되고 부자가 되면 교만이 생기니

등시무명화자소(等是無明火自燒) 다 같이 무명의 불로써 자신을 태움은 같은 것이다

숙홀보연전도전(焂忽報緣顚倒轉) 갑자기 세상 인연이 다해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면

방지일점불상요(方知一點不相饒) 가난하고 부자인 것이 한 점도 소용이 없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역지즉노순지환(逆之則怒順之歡) 마음에 거스리면 성을 내고 순응하면 기뻐한다

천하인정몰양반(天下人情沒兩般) 온 천하사람이 이 두가지에 빠져 있구나

긍신순궁환역지(肯信順窮還逆至) 결국에는 순경계도 마음에 거스리는 일로 변해 버리니

안개휴파자심만(眼開休把自心瞞) 어서 깨달아서 스스로의 마음에 속지 말아라.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애처(色聲不礙處) 눈으로 보는 색상 귀로 듣는 소리, 거기에 걸리지 아니하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용화선원 327 4월 일요법회(87년)

참선최이위(參禪最易爲) 참선은 가장 하기가 쉬운 것이요

지요진금시(只要盡今時) 다만 바로 지금을 다할 것을 요하는 것이다

부작신전몽(不作身前夢) 이 몸 이전의 꿈을 짓지 말 것인데

나생절외지(那生節外枝) 어찌 마디 밖에 가지를 낼 것인가.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참선불고신(參禪不顧身) 참선은 내 몸뚱이를 돌아보지 않고

직여사위린(直與死爲隣) 바로 죽음으로써 이웃을 삼을지니라

촌념공삼제(寸念空三際) 일념[마디생각]에 삼제가 공해 버리고

쌍모절육친(雙眸絶六親) 두 눈에는 육친[육도세계]이 끊어져 버린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광음사효잉환석(光陰乍曉仍還夕) 시간은 잠깐 새벽이었다가 곧 저녁이 되고

초목재춘즉도추(草木纔春卽到秋) 초목은 겨우 봄인 듯 싶더니 문득 가을이로다

재세약무호말선(在世若無毫末善) 세상에 있을 적에 터럭만큼도 선행이 없다면

사장하물답명후(死將何物答冥侯) 장차 죽어서 염라대왕에게 무엇으로 대답하리오.

*경허성우 ‘結同修定慧 同生兜率 同成佛果稧社文’ 중에서 / 纔는 ‘자’로 읊으심

 

용화선원 328 4월 화두불명 수계식(87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329 법보재(87년)

녹수청산천만리(綠水靑山千萬里) 푸른 물 푸른 산 천만리에

고인별후정하허(古人別後情何許) 옛사람을 이별한 후 그 정이 얼마나 되는고

일성장적이정만(一聲長笛離亭晩) 한 소리 긴 젓대는 정자를 떠나 늦었는데(길게 울려 퍼지는데)

제조낙화춘적적(啼鳥落花春寂寂) 노래하는 새소리에 꽃은 지는데 봄이 적적하구나.

 

구재진로중(久在塵勞中) 오랫동안 진로[세속]에 있으면

망각본래사(忘却本來事) 본래사를 망각하리니

속장행장리(速裝行裝李) 속히 행장을 꾸려

속환청산래(速還靑山來) 속히 청산으로 돌아오라.

*문수보살이 돼지몸으로 중생을 제도하던 보현보살에게 보낸 게송

 

화불능소수불닉(火不能燒水不溺) 아무리 뜨거운 불로 태워도 태울 수 없고 깊은 물에도 젖지 아니하며

풍불능표도불벽(風不能飄刀不劈)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나부끼지 아니하고 칼로 쳐도 부술 수 없음이라

연사도라경사철(軟似兜羅硬似鐵) 부드럽기는 도라솜과 같고 굳기로는 쇠와 같은데

천상인간불능식(天上人間不能識) 천상인간 동서고금에 그것을 능히 아는 사람이 없더라.

*원문 火不能燒 水不能溺 風不能飄 刀不能劈 軟似兜羅 硬如鐵壁 天上人間 古今不識 咦 : <금강경오가해> 如法受持分 야부송

 

격쇄허공무내외(擊碎虛空無內外) 허공을 격파하니 안과 밖이 없어서

일진불립노당당(一塵不立露堂堂) 한 티끌도 서지 못하는데 당당하게 드러났구나

번신직투위음후(翻身直透威音後) 몸을 뒤쳐서 위음을 바로 사무쳐 버리니

만목청광조파상(滿目淸光照破床) 눈에 가득한 맑은 빛이 이 법상을 밝게 비추는구나.

*나옹스님 / 원문 滿月寒光照破床

 

용화선원 330 5월 일요법회(87년)

허공경계기사량(虛空境界豈思量) 가없는 이 허공경계를 어찌 사량으로 더듬어서 알 수 있겠는가

대도청유이갱장(大道淸幽理更長) 대도의 청정하고 깊은 이치는 다시 길고 무한한 것이니라

단득오호풍월재(但得五湖風月在) 다못 오호에 풍월이 있음을 얻으면

춘래의구백화향(春來依舊百花香) 봄이 옴에 옛을 의지해 온갖 꽃이 향기롭게 피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妙行無住分

 

동풍취락행화지(東風吹落杏花枝) 봄바람이 불어서 은행나무 꽃을 다 떨어뜨렸는데

천리홍향재하처(千里紅香在何處) 천리에 붉은꽃 향기가 어느 곳에 있는고

태양문하무성월(太陽門下無星月) 태양이 솟아오르니 별과 달도 무색해지고

천자전리무빈아(天子殿裏無貧兒) 천자의 궁궐 속에는 가난한 거지가 없더라.

*1,2구 설당간공(雪堂諫公) <禅苑蒙求瑶林> 원문 箇裡紅香 / 3,4구 동안(同安) 화상 <인천안목> 원문 天子殿前

 

불원공명단원산(不願功名但願山) 세간의 공명을 원하지 않고 오직 청산에 살기를 바래서

산중채락()기년간(山中採藥幾年間) 산중에서 약을 캐기를 몇 해나 되었는가

심심송라연하리(深深松蘿烟霞裏) 깊고 깊은 솔바람 불고 안개가 자욱한 곳에

일곡지가만경한(一曲芝歌萬境閑) 한 곡조 지초 캐는 노래에 일만 경계가 한가하더라.

*경허성우 次採藥商 趙氏韻’/3구원문 松籟

 

용화선원 331 부처님오신날(87년)

금강보검의천한(金剛寶劍倚天寒) 금강의 보배 칼이 하늘을 의지해서 싸늘한데

일휘능최만인봉(一揮能摧萬仞峰) 한번 휘두르니 만 길이나 되는 봉우리가 꺾어졌구나

변계마군종차락(徧界魔軍從此落) 온 세계에 두루 퍼져있는 마군이 이로부터 전부 함락되었는데

유하정매틈기중(有何精魅闖其中) 무슨 도깨비가 있어서 그 가운데를 엿볼 것인가.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염념석가출(念念釋迦出)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심이요

보보미륵생(步步彌勒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심이로다

양춘탄일곡(陽春彈一曲) 따뜻한 봄날에 한 곡조 거문고를 뜯으니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창에 가득한 때로구나.

*3,4구 서산대사 ‘謝金信士來訪’

 

용화선원 332 6월 일요법회(87년)

행주좌와일체처(行住坐臥一切處) 행주좌와의 모든 곳이나

착의긱반일체시(着衣喫飯一切時) 옷 입고 밥 먹고 하는 모든 때에

군금욕식평상도(君今欲識平常道) 그대가 평상도리를 알고자 할진댄

북두남성위불별(北斗南星位不別) 북두칠성과 남두의 성이 그 위치가 다르지 않느니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우중간호월(雨中看好月) 빗속에서 밝은 달을 보고

화리급청량(火裏汲淸凉) 불속에서 시원한 맑은 물을 길어냄이라

직립두수지(直立頭垂地) 바로 서서 머리를 땅에 드리움이요

횡면각지천(橫眠脚指天) 가로누워 자며 다리로 하늘을 가리킴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汲淸泉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333 6월 화두불명 수계식(87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334 하안거 결제(87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독좌올연일실공(獨坐兀然一室空) 홀로 올연히 앉았으니 일실이 공하고

갱무남북여서동(更無南北與西東) 다시 동서남북이 없도다

수연불차양화력(雖然不借陽和力) 봄빛의 힘을 가자하지 않아도

쟁내도화일양홍(爭奈桃花一樣紅) 도화는 한결같이 핌을 어찌할 것이냐.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 원문 獨坐翛然

 

용화선원 335 7월 일요법회(87년)

작야시우치(昨夜是愚癡) 어젯밤까지 어리석던 사람이

금조성준걸(今朝成俊傑) 오늘에는 눈을 뜬 준걸이 되었구나

호개해탈문(好箇解脫門) 이 좋은 해탈문이여

석무인맹렬(惜無人猛烈) 맹렬하고 용기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용화선원 336 8월 일요법회(87년)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유시독립묘고봉(有時獨立妙高峯) 어느 때에는 묘고봉 꼭대기에 홀로 서 있다가

각래단좌염라전(却來端坐閻羅殿) 불현 듯 염라전에 단정히 앉아 있더라

견진인간지점두(見盡人間祇點頭) 인간의 모든 것을 다 보고 다못 고개만 끄덕거리는데

대비수안다방편(大悲手眼多方便) 대비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도 많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용화선원 337 칠석법회(87년)

적수성동신유지(滴水成凍信有之) 방울 물이 얼음이 되는 것은 사실 그런 것이로되

녹양방초색의의(綠楊芳草色依依) 푸른 버드나무와 아름다운 풀은 빛깔이 아련하구나

추월춘화무한의(秋月春花無限意) 가을 달 봄꽃들의 한없는 뜻은

불방한청자고제(不妨閑聽鷓鴣啼) 한가히 자고새 노래 듣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法可得分 / 원문 成氷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悉能幽) 구르는 곳마다 다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 원문 實能幽

 

청군앙면간허공(請君仰面看虛空) 그대에게 청하노니 얼굴을 들어 허공을 보라

확락무변불견종(廓落無邊不見蹤) 동서남북이 가없이 툭 트여 자취를 볼 수 없느니라

약해전신사자력(若解轉身些子力) 만약 몸을 돌려 바로 한 눈을 뜨면(작은 힘을 알게 되면)

두두물물총상봉(頭頭物物總相逢) 두두물물이 모두가 다 그[渠]더라.(두두물물에서 서로 다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色離相分

 

원간산색단축장(願看山色短築牆) 저 먼 산 경치를 보고자 할진댄 담을 짧게 쌓을 것이요

욕초호조다종수(欲招好鳥多種樹) 좋은 새를 초대하고자 할진댄 나무를 많이 심어라.

*欲養鳥莫如多種樹 -鄭板橋-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338 9월 일요법회(87년)

불하거해저(不下巨海底) 저 큰 바다 밑에까지 내려가지 아니하면

무득무가보(無得無價寶) 값없는 보배구슬을 얻을 수 없고

불입번뇌해(不入煩惱海) 번뇌의 바다 속에 들어가지 아니하면

부득일체지(不得一切智) 일체지를 얻을 수 없느니라.

 

참선불착물(參禪不着物) 참선은 사물[색성향미촉법]에 탐착하지 말 것이요

입지요성불(立地要成佛) 바로 서 있는 곳에서 성불해야 하는 것이니라

긍장생사심(肯將生死心) 생사심을 옳다고 여긴다면

침매시비굴(沈埋是非窟) 시비의 굴속에 묻힐 것이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용화선원 339 하안거 해제(87년)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한없이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초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파소인’으로 많이 읊으심.

 

용화선원 340 10월 일요법회(87년)

화소산전설천기(花咲山前洩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화무생(鳥歌林外話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래무처불봉원(得來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무위진인몰형단(無位眞人沒形段) 계급없는 참사람은 형상이 없으나

심상출입면문중(尋常出入面門中) 항상 얼굴을 통해서 출입하더라

당능일념회기료(倘能一念回機了) 만약 능히 한생각에 그 기틀을 돌이켜 마치면

답단전광유수성(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아서 끊으리라.

*사명대사 ‘有一倭僧求語’

 

삼가촌리형형례(三街村裏兄兄禮) 삼거리 마을 속에서 형님 형님하면서 서로 인사하고

요시점두부부지(鬧市店頭父父知) 시끄러운 장 가게 앞에서 아저씨 아저씨하고 알고 지내는구나  

일념회기즉재자(一念回機卽在玆) (바로 그 속에서) 한 생각 돌이킬 때 바로 여기에 있으나

호리유차유천리(毫釐有差謬千里) 터럭 끝만큼이라도 어김이 있으면 천리를 그르친다.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2구 원문 廛頭 

 

용화선원 341 11월 일요법회(87년)

외외부동법중왕(巍巍不動法中王) 높고 높은 동함이 없는 법 가운데 왕이시여

나유미후조육창(那有獼猴跳六窓) 어찌 원숭이떼들이 육창으로 드나들면서 놀아나리요

소지진공무면목(笑指眞空無面目) 허허 웃고 진공을 가리키되 면목이 없는데

연운퇴월하천강(連雲推月下千江) 구름이 끼어 있는데 달을 밀어서 일천 강에 빛나게 하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威儀寂靜分

 

일념진심기(一念嗔心起) 한 생각 진심을 내면

백만장문개(百萬障門開) 백만 가지 장애가 일어난다.

*<선가귀감>

 

안견이문원불격(眼見耳聞元不隔) 보는 놈과 듣는 놈이 원래 다른 게 아니니

주명야암절상량(晝明夜暗絶商量) 낮이나 밤이나 상량심을 내지 말아라

본래성현하다사(本來成現何多事) 본래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절기당기자부장(切忌當機自覆藏) 어떤 기틀에 당해서 스스로 덮어 감추려 하지 말지니라.

*중봉명본 ‘無隱’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전천점설(白鷺下田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131번 참조

 

근백참현인(謹白參玄人) 삼가 참선 하는 사람에게 사뢰나니

광음막허도(光陰莫虛度)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십시오

금생미명심(今生未明心) 금생에 이 마음을 깨닫지를 못하면

적수야난소(滴水也難消) 한 방울 물도 녹이기가 어려우니라.

*서산대사 <선가귀감>

 

• 용화사 342

 

용화선원 343 동안거 결제(87년)

출가수도배(出家修道輩) 출가 수도하는 선객들이여

재색최선금(財色最先禁) 재물과 색이 가장 먼저 금할 것이니라

군거수구신(群居須口愼) 여럿이 살 때에는 입을 조심할 것이며

독거요방심(獨居要防心) 혼자 있을 때는 마음을 단속함을 조심할지니라.

*서산대사 ‘示明鑑尙珠彦和諸門輩二’ / 원문 須愼口, 獨處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불급심사(不急尋師)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공과일생(空過一生) 일생을 헛되이 보내리라.

*<달마혈맥론>

 

무사자오자 만중희유(無師自悟者 萬中稀有) 스승없이 깨달은 자는, 만명 가운데에도 없다.

 

근백참현인(謹白參玄人) 삼가 현묘함을 참구하는 사람에게 아뢰나니

광음막허도(光陰莫虛度)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금생미명심(今生未明心) 금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적수야난소(滴水也難消) 방울 물도 녹이기가 어려울 것이니라.

*1,2구는 석두희천의 <참동계> / 3,4구는 <선가귀감>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친근현선 원리악우(親近賢善 遠離惡友) 어질고 착한 이는 가까이하되 악한 벗을 멀리해라.

*<초심>

 

용화선원 344 12월 일요법회(87년)

일진재기예마기(一塵纔起翳磨起) 한번 티끌이 문득 일어나자 온 세상티끌이 따라 일어나서

쇄말삼천수막궁(碎抹三千數莫窮) 수많은 삼천대천세계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야로불능수습득(野老不能收拾得) 들 늙은이가 어떻게 그것을 능히 수습할 길이 없어서

임교수우우수풍(任敎隨雨又隨風)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데에 맡겨둘 수밖에 없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合理相分 / 원문 翳磨空 ※纔는 ‘자’로 읊으심

 

위선생천(爲善生天) 착한 일을 하면 하늘에 태어나고

위악입연(爲惡入淵) 악한 일을 하면 지옥의 수렁에 빠져 들어간다.

*<付法藏因緣傳>

 

용화선원 345 1월 일요법회(88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공지광영인등현(共知光影因燈現) 빛과 그림자가 등불로 인해 나타남은 모든 사람이 알고

함위파도장수흥(咸謂波濤仗水興) 파도가 물을 의지해 일어남은 모두가 말하는 바이다

등멸수침파영진(燈滅水沈波影盡) 등불이 꺼지고 물이 잠잠하면 파도와 그림자가 다하니

정감문외긱오등(政堪門外喫烏藤) 그래야사 감히 문밖에 오등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인능생소소생능(因能生所所生能) ‘능’으로 인해 ‘소’가 생겨나고 ‘소’로 인해 ‘능’이 생겨나니

능소구망생불생(能所俱忘生不生) 능과 소가 함께 없어지면 생하되 생할 것이 없음이라

노방흡진경해수(老蚌吸盡鯨海水) 늙은 조개가 고래가 사는 바닷물을 한 입에 들이마셔서 바닷물이 마르면

산호지상월삼경(珊瑚枝上月三更) 바다 밑 산호 가지가 삼경 달에 빛이 나더라.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 용화사 346

 

용화선원 347 김경태 영가 천도재(88년)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산에 구름 일어나듯이 천가지 만가지 말을 한다 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바다에 떠 있는 밝은 달은 본래로 말이 없느니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초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파소인’으로 많이 읊으심.

 

용화선원 348 성도재(87.12.8음)

득수반지미족기(得樹攀枝未足奇) 나뭇가지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것은 기특하지 않거니와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야 장부아니라

수한야냉어난멱(水寒夜冷魚難覓) 물은 차고 밤은 냉랭해서 고기를 찾기 어려워

유득공선재명귀(留得空船載明歸) 빈 배에 달만 싣고 돌아오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 원문 載月歸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용화선원 349 2월 일요법회(88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수연보보상상수(雖然步步常相守) 항상 걸음걸음이 서로 따라오거늘

요차무인식득거(要且無人識得渠) 일분일초도 여윌래야 여윌 수 없는 그 놈을 아는 사람이 없구나

십성삼현부지처(十聖三賢不知處) 십성과 삼현도 그 놈 있는 곳을 알 수가 없건마는

유시한괘사문전(有時閑掛寺門前) 어느 때는 한가로이 절 문 앞에 걸려있더라.

*1,2구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 3,4구 야부송에 대한 함허설의

 

참선지참선(參禪只參禪) 참선은 다못 참선일 따름이요

참선불섭사(參禪不涉思) 참선은 생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참도무가참(參到無可參) 참구해서 가히 참구할 것 없는 곳에 도달하면

당지선역희(當知禪亦戱) 마땅히 알아라, 참선이란 것도 또한 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 원문 參禪不求名 參禪不爲利 參禪不涉思 參禪不解義 參禪只參禪 參非同一切 參到無可參 當知禪亦戱

 

• 용화사 350, 351,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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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선사 353-400  (1) 2022.02.22

용화선원 353 신수기도회향(88년)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용화선원 354 동안거 해제(88년)

억천공불복무변(億千供佛福無邊) 억 천의 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그 복이 갓이 없으나

쟁사상장고교간(爭似常將古敎看) 어찌 항상 옛 가르침을 가져서 보는 것만 같으리오

백지상변서흑자(白紙上邊書黑字)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자 쓴 것을

청군개안목전관(請君開眼目前觀) 청컨대 그대들은 눈을 떠서 눈앞에를 볼지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能淨業障分

 

춘종동해남비석(春從東海南飛錫) 봄에는 동해로 가고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고

추향서산우북방(秋向西山又北方) 가을에는 서산으로 가고 서산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구나

삼백육순장요요(三百六旬長擾擾) 삼백 육십 일을 길이 어지러우니

부지하일도고향(不知何日到故鄕) 언제 고향에 닿을지 알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行脚僧’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용화선원 355 3월 일요법회(88년)

올연독좌안성성(兀然獨坐眼惺惺) 올연히 홀로 앉아서 눈이 성성한데

임타객적문외망(任他客賊門外忙) 객적이 문 밖에 분주한 것을 저에게 맡겨버린다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떴는데

지음자유송풍화(知音自有松風和) 마음을 알아주는 벗은 솔바람이 있어서 화답을 하더라.

*1,2구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法會因由分, 원문 翛然獨坐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法會因由分

 

조주관려자(趙州關捩子) 조주의 조사관문에 채워놓은 빗장을

납승여타개(衲僧如打開) 납승이 그것을 쳐 열어서

천하노화상(天下老和尙) 천하 노화상의

비공천각래(鼻孔穿却來) 콧구멍을 뚫어 오너라.

*서산대사 ‘賽仁禪子求偈’

 

북지남천천만리(北地南天千萬里) 저 북쪽 땅과 남쪽 하늘 천만리에

일신표약왕래홍(一身飄若往來鴻) 한 몸뚱이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기러기가 오가는 것과 같구나

허다산수풍운태(許多山水風雲態) 허다한 산수풍운의 가지가지 변태 속에

진입호승수단중(盡入胡僧手段中) 고생하는 수행납자 모두, 호승[달마]의 수단 가운데 떨어졌구나.

*서산대사 ‘送僧湖南’ / 원문 北地南天幾萬里

 

용화선원 356 4월 일요법회(88년)

금강보검의천한(金剛寶劍倚天寒) 금강의 보배 칼이 하늘을 의지해서 싸늘한데

일휘능최만인봉(一揮能摧萬仞峰) 한번 휘두르니 만 길이나 되는 봉우리가 꺾어졌구나

변계마군종차락(徧界魔軍從此落) 온 세계에 두루 퍼져있는 마군이 이로부터 전부 함락되었는데

유하정매틈기중(有何精魅闖其中) 무슨 도깨비가 있어서 그 가운데를 엿볼 것인가.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증위탕자편련객(曾爲蕩子偏憐客) 일찍이 방랑하는 사람이 된지라 치우쳐 객을 어여삐 여김이요

관애탐배석취인(慣愛貪盃惜醉人) 평생동안 술을 많이 먹어본 사람이라야 술취한 사람의 속사정을 이해함이라

내하유자부지반(乃何遊子不知返) 어찌 객지로 떠다니는 내 자식은 돌아올 줄 모르고

장재미도축풍파(長在迷途逐風波) 오랜 세월 동안을 길을 잃고 풍파를 쫓는가.

*1,2구 야부송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 3,4구 야부송에 대한 함허설의

 

여래증열반(如來證涅槃) 여래가 열반을 증득하사

영단어생사(永斷於生死) 길이 생사를 끊으셨도다

약능지심청(若能至心聽) 만약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들으면

상득무량락(常得無量樂) 항상 무량의 낙을 얻으리라.

*대반열반경(남본)

 

겁화소해저(劫火燒海底) 겁화가 일어나 바다 밑바닥까지 다 태우고

풍고산상격(風鼓山相擊) 바람이 불어 산과 산이 무너져 서로 맞부딪쳐 가루가 된다 해도

진상적멸락(眞常寂滅樂) 진상의 적멸한 낙인

열반상여시(涅槃相如是) 열반상은 여여할 것이다.

*<육조단경> 參請機緣品

 

용화선원 357 법보재(88년)

부운부귀비유의(浮雲富貴非留意) 뜬구름 같은 부귀영화에 내 뜻을 머무르지 않는데

와각공명기득구(蝸角功名豈得求) 달팽이뿔 같은 명예를 어찌 구하리요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이 쾌청한데 봄졸음이 족해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 산새의 온갖 노래 소리를 듣더라.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 원문 豈染情

 

옥토승침최로상(玉兎昇沈催老像) 옥토끼(달)는 떴다 졌다 하면서 늙은 모양을 재촉하고

금오출몰촉광년(金烏出沒促光年) 금까마귀(태양)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세월을 재촉하는구나

구명구리여조로(求名求利如朝露) 명예를 구하고 재산을 구함은 아침이슬과 같고

혹고혹영사석연(或苦或榮似夕烟) 혹 괴롭거나 혹 영화스러운 일이 저녁노을과 같구나.

*자경문 / 원문 促年光

 

빈궁치천부생교(貧窮致賤富生驕) 빈궁한 사람은 천하게 되고 부자가 되면 교만이 생기니

등시무명화자소(等是無明火自燒) 다 같이 무명의 불로써 자신을 태움은 같은 것이다

숙홀보연전도전(焂忽報緣顚倒轉) 갑자기 세상 인연이 다해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면

방지일미불상요(方知一味不相饒) 가난하고 부자인 것이 한 점도 소용이 없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 味 : 원문 點

 

용화선원 358 부처님오신날(88년)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의 등불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한 그 등불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으니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등불의 광명이 휘황찬란히 밝아서 전전히 더 분명해지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개개면전명월백(箇箇面前明月白) 모든 사람의 얼굴 앞에는 밝은 달이 있고

인인각하청풍취(人人脚下淸風吹) 사람 사람의 다리 아래에는 맑은 바람이 불고있다

타파경래무영적(打破鏡來無影迹) 거울을 타파해서 그림자와 자취가 없으면

일성제조상화지(一聲啼鳥上花枝) 한소리 우는 새가 꽃가지에 오르더라.

*소요태능 ‘贈淳上人’

 

용화선원 359 하안거 결제 및 백일기도 입재(88년)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홍비천말적유사(鴻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백계천방지위신(百計千方只爲身) 백가지 계획과 천가지 방편이 다 이 몸을 위한 것이니

부지신시진중진(不知身是塵中塵) 이 몸은 티끌속의 티끌에 지나지 않음을 모르더라

막언백발무언설(莫言白髮無言說) 백발이 아무 말이 없다고 하지 말라

차시황천전어인(此是黃泉傳語人) 이것은 황천으로부터 내게 전해주는 소식이니라.

*충막(沖邈)스님 ‘翠微山居詩’ 중에서 / 원문 百計千般只為身 不知身是冢中塵 莫欺白髮無言語 此是黃泉寄信人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360 6월 일요법회(88년)

백천경권여표지(百千經卷如標指) 백천의 경권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아서

인지당관재천월(因指當觀在天月) 그것을 의지해서 마땅히 저 하늘에 있는 달을 볼 것이니라

월락지망무일사(月落指忘無一事) 달이 지고 손가락을 잊어버리면 한 일도 없어

기래긱반곤래면(飢來喫飯困來眠) 배고픔이 오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한숨 잔다.

*소요태능 ‘題燕谷寺香閣’ / 원문 月在天

 

역지즉노순지환(逆之則怒順之歡) 마음에 거스리면 성을 내고 순응하면 기뻐한다

천하인정몰양반(天下人情沒兩般) 온 천하사람이 이 두가지에 빠져 있구나

긍신순궁환역지(肯信順窮還逆至) 결국에는 순경계도 마음에 거스리는 일로 변해 버리니

안개휴파자심만(眼開休把自心瞞) 어서 깨달아서 스스로의 마음에 속지 말아라.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작일지두개란만(昨日枝頭開爛漫) 어제는 가지 끝에 아름답게 꽃이 피어 있더니

금조지면낙분분(今朝地面落紛紛) 오늘 아침에는 땅 위에 꽃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구나

영인차석번생괴(令人嗟惜飜生愧) 사람으로 하여금 애석케 하다가 도리어 부끄럽게도 하니

영욕무심숙사군(榮辱無心孰似君) 영화롭고 욕되는 데에 무심한 것이 누가 그대(꽃)와 같을 수가 있겠는가.

*진각혜심 ‘落花’  ※영(榮) :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음, 욕(辱) : 그 아름답던 꽃이 땅에 떨어짐

 

용화선원 361 합동천도재(88년)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한 생각에 바로 부처님의 땅에 뛰어오른다.

*증도가

 

용화선원 362 7월 일요법회(88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 꽃이 있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향아불문여광제(向我佛門如廣濟) 우리 불문에 있어서 널리 제도를 하는데 있어서는

무연진개대비은(無緣眞箇大悲恩) 인연없이 제도함이 참으로 대비은이니라.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무소주처절추심(無所住處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원문 於無所住絕追尋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 용화사 363

 

용화선원 364 8월 일요법회(88년)

월원불유망(月圓不逾望) 달이 둥글어도 보름을 넘지 못하고

일중위지경(日中爲之傾) 해도 정오가 되면 서쪽으로 기울어져 가건만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오직 뜰 앞에 잣나무는

독야사시청(獨也四時靑) 홀로 춘하추동 사시에 푸르구나.

*서산대사 ‘草堂詠柏’

 

유록앵전신(柳綠鶯傳信) 버들이 푸르니 꾀꼬리가 소식을 전하고

화홍연소원(花紅燕訴寃) 꽃이 붉으니 제비가 원한을 하소연 하는구나

광음여과객(光陰如過客) 세월이 흘러가는 것은 지나간 손과 같은데

아역일소혼(我亦一銷魂) 나도 또한 언젠가 사라질 한 영혼에 불과하구나.

*서산대사 ‘惜春’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가히 우습다, 세간의 애정이여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얼음이 녹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은혜와 애정이 많으면 결국은 원한으로 변해버리고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기쁨도 너무 극하면 다시 슬픔으로 돌아져버린다.

*서산대사 ‘太熙沙彌歸寧’ / 원문 恩多翻作恨

 

• 용화사 365

 

용화선원 366 칠석법회(88년)

행년홀홀급여류(行年忽忽急如流)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마치 급히 흐르는 물과 같고

노색간간일상두(老色看看日上頭) 늙은 빛이 얼른얼른 날마다 머리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지차일신비아유(只此一身非我有) 다못 이 한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닌데

휴휴신외갱하구(休休身外更何求) 쉬고 쉬어라, 이 몸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진각혜심 ‘息心偈’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중 1,2구

 

광명적조변하사(光明寂照遍河沙) (깨달은 자성에서 나오는)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다 비추면

범성함령공아가(凡聖含靈共我家) 범부 성인 중생이 다 한 집안이니라

일념불생전체현(一念不生全體現) 한 생각 나지 아니하면 전체[부처님의 면목]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육근재동피운차(六根纔動被雲遮) 육근이 움직이면 구름에 가리워져 버림이라.

단제번뇌중증병(斷除煩惱重增病) 번뇌를 끊어서 없애려고 하면 거듭 병통을 더 증가시키는 것이요

취향진여역시사(趣向眞如亦是邪) 진여를 향해서 나아가려고 마음을 먹으면 또한 이것도 삿된 것이니

수순세간무가애(隨順世間無罣碍) 세간에 수순하되 걸림이 없어야사

열반생사등공화(涅槃生死等空花) 생사와 열반이 허공의 꽃과 같음이라.

*장졸수재(張拙秀才)의 오도송 / 纔는 ‘자’로 읊으심 / 원문 隨順世緣

 

삼불형의총부진(三佛形儀總不眞) 나무, 흙, 쇠로 만든 형상있는 부처님은 다 참된 부처님이 아니요

안중동자면전인(眼中瞳子面前人) 눈동자 속에 있는 사람은 바로 그대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니라

약능신득가중보(若能信得家中寶) 만약 내집 속에 있는 보배를 믿어서 얻으면

제조산화일양춘(啼鳥山花一樣春) 새의 노랫소리 산에 핀 꽃이 모두 다 한결같은 봄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용화선원 367 하안거 해제(88년)

반야명산우(半夜鳴山雨) 어젯밤 산에 비가 내리더니

처연객몽경(悽然客夢驚) 처연히 객몽을 놀래 깼더라

개창견정수(開窓見庭樹) 창을 열고 뜰에 있는 나무를 보니

만엽일추성(萬葉一秋聲) 이파리마다 한 가을소리더라.

*서산대사 ‘庭悟’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요면삼도해(要免三途海) 삼악도의 고해를 면하고자 하거든

수참조사선(須參祖師禪) 모름지기 활구선을 참구할지니라

광음진가석(光陰眞可惜) 세월은 진실로 가히 아까운 것이니

신물등한면(愼勿等閑眠) 삼가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라.

*서산대사 ‘贈洛山懷海禪子’ / 원문 須參六祖禪

 

용화선원 368 9월 일요법회(88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춘지화쟁발(春至花爭發) 봄이 오니 꽃이 서로 다투어 피고

추성엽자령(秋成葉自零) 가을이 오니 이파리가 스스로 단풍 들어 시드는구나

올연무사좌(兀然無事坐) 올연히 일 없이 앉아서

불관경중형(不管鏡中形) 거울 속에 나타난 모습에 상관하지 말지니라.

*진각혜심 ‘一切話’ / 원문 鐃中形

 

용화선원 369 10월 일요법회(88년)

화종목출환소목(火從木出還燒木) 불은 나무에서 나와서 도리어 나무를 태우고

지인정기각제정(智因情起却除情) 지혜는 정으로부터 나와서 도리어 정을 제거함이라

정심관망명위지(正心觀妄名爲智)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하면 이름하여 지혜라 하니

지능입각부사의(智能入覺不思議) 그 지혜가 능히 (나로 하여금) 부사의에 들게 함이니라.

*<직지심체요절>에 나오는 고덕(古德)의 게송

 

인지이도자 인지이기(因地而倒者 因地而起) 땅으로 말미암아 넘어진 자는 땅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

*보조국사 법어

 

구충외야간(龜蟲畏野干) 거북이는 여우를 두려워해서

장육어각내(藏六於殼內) 여섯가지를 껍데기 속에 감춘다

비구선섭심(比丘善攝心) 도를 닦는 사람은 마음을 잘 거두어

밀장제각상(密藏諸覺想) 각상[화두의정]에 밀밀히 감추어라.

*<잡아함경> 1167

 

도할양무심(塗割兩無心) 이쁘게 해주기 위해 얼굴에 분을 바르고 향수를 발라준다 해도 조금도 마음이 동요된 바가 없고,                                                                                  칼로 사지를 자르고 눈코입귀를 도려낸다 해도 조금도 원망하는 마음이 없다.

 

원상한산석경사(遠上寒山石徑斜) 저 멀리 차운 산을 바라보니 돌길이 비껴 있는데

백운심처유인가(白雲深處有人家) 흰 구름 깊은 곳에는 사람집이 있구나

정거좌애풍림만(停車坐愛楓林晩) 수레를 멈추고 앉아서 단풍숲이 저무는 것을 감상하는데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서리 맞은 잎이 붉기가 이월의 꽃보다도 붉구나.

*두목(杜牧) ‘山行’

 

용화선원 370 11월 일요법회(88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용화선원 371 동안거 결제(88년)

제악막작(諸惡莫作) 모든 악은 짓지 말 것이며

중선봉행(衆善奉行)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할지니라.

 

구명소일모선성(求名少日慕宣聖) 명예를 구하는 젊은 날엔 공자님을 경모했더니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었구나

호향차시명자기(好向此時明自己) 조히 이때를 향해서 참나를 밝힐지니라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머리 위의 광음이 쏜살같이 흘러가고 있느니라.

*1,2구 소강절 ‘学佛吟’ <선가귀감>에 인용됨 / 3구 <선가귀감>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372 12월 일요법회(88년)

십년홍진객(十年紅塵客) 십년 동안을 세상 홍진 속에서 부귀와 영화를 누리다가

일소청산중(一笑靑山中) 청산 속에 들어가 생각해보니 한바탕 웃음만 나오더라

일철조사관(一徹祖師關) 한바탕 조사관을 사무쳐 버리니

천각비공래(穿却鼻孔來) 콧구멍[본래면목]을 뚫어버렸구나.

*1,2구 서산대사 ‘紅流洞’ / 전문 出門三月暮 處處落花風 十年紅塵客 一笑靑山中

 

생전부귀초두로(生前富貴草頭露) 생전의 부귀는 풀끝에 이슬이요

신후풍류백상화(身後風流陌上花) 죽은 뒤의 영화 명예는 언덕위에 핀 꽃이라

만연탈래경부세(萬緣脫來輕浮世) 세상의 모든 인연을 다 벗어버리고 뜬세상을 가벼이 여기며

일성상래간낙화(一性常來看落花) 한결같은 한 성품으로 뜬세상을 떨어진 꽃과 같이 보느니라.

*1,2구 소동파의 ‘陌上花’ ※陌 : 두렁 맥, 일백 백

 

용화선원 373 1월 일요법회(89년)

조주공안몰심사(趙州公案沒心思) 조주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백천경권송여사(百千經卷誦如沙) 백천 경권 외우기를 모래알과 같이 많이 하는 것은

심지허로풍리사(心地虛勞風裡沙) 바람 속에 먼지가 이는 것과 같아서 마음만 공연히 수고로운 것이니

하사조주공안상(何似趙州公案上) 어찌 조사 공안 상에 한번 몸을 던져서

번신일척파진사(飜身一擲破塵沙) 수 없는 모래 먼지를 깨쳐버리는 것과 같으리오.

*소요태능 ‘贈性源禪子’

 

• 용화사 374

 

용화선원 375 성도재(88.12.8음)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권풍치해악경(雷捲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세존당입설산중(世尊當入雪山中) 세존께서 설산에 들어가셔서

일좌부지경육년(一坐不知經六年) 한번 앉으신 채 육년이 지난 줄 몰랐더라

인견명성운오도(因見明星云悟道) 밝은 별을 보시고서 도를 깨달으시니

언전소식변삼천(言詮消息遍三千) 그 소식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졌더라.

*입산게(入山偈)

 

상월만공산(霜月滿空山) 서릿달이 빈 산에 가득한데

고안여천비(孤雁唳天飛) 외로운 기러기는 하늘에 울며 날아가는구나

하사왕비력(何事枉費力) 무슨 일로 공연히 힘을 허비했던가

월하대강류(月下大江流) 달 아래 큰 강이 흐르는구나.

 

용화선원 376 입춘기도(88년)

생야시(生也是) 사는 것도 이것이요

사야시(死也是) 죽는 것도 이것이다

두두비로(頭頭毘盧) 낱낱이 법신이요

물물화장(物物華藏) 물물이 화장세계로다

돌 회마(咄 會麽)      쯧쯧...알겠는가!

회수간산취류하(回首看山醉流霞) 머리 돌이켜 산을 바라보며 흐르는 안개에 취하고

의수침면일이사(倚樹沈眠日已斜) 나무에 기대어 졸고 나니 날은 이미 저물었도다.

*전강조실스님 법문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권풍치해악경(雷捲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용화선원 377 2월 일요법회(89년)

삼라만상동귀환(森羅萬像同歸幻) 삼라만상이 다 환으로 돌아가니

조과장공멱몰종(鳥過長空覓沒蹤) 저 새가 긴 하늘을 날아가매 자취를 찾을 수가 없더라

허공불시장신처(虛空不是藏身處) 허공에 이 몸뚱이와 소소영령한 주인공을 감출 수 없으니

간취풍전대우송(看取風前帶雨松) 저 바람 앞에, 비에 흔들리는 저 소나무를 똑바로 보고 알아차려라.

*소요태능 ‘賽義玄法師’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신고?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마음을 부딪쳐서 간절히 잊어버리지 말아라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 생각이 이르고 생각이 다해서 생각이 없는데 이르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 육문(六門)으로 항상 자금광(紫金光)을 방광하리라.

*나옹스님 ‘答妹氏書’ 중에서

 

불설일체법(佛說一切法) 부처님께서 일체법을 설하심은

도아일체심(度我一切心) 나의 모든 마음을 제도하기 위함이니라

아무일체심(我無一切心) 내게 모든 마음이 없거니

하용일체법(何用一切法) 일체법을 어디에 쓸 것이냐.

*황벽선사 <宛陵錄>

 

• 용화사 378, 379

 

 

 

용화선원 380 송지장해 복위 합동천도재(89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만목청산무촌수(滿目靑山無寸樹) 눈에 가득한 청산에는 한마디의 나무도 없는데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천길만길 낭떠러지 절벽에서 손을 놓아버려야만 대장부가 되느니라.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고

가가문외통장안(家家門外通長安) 집집마다 문 밖에는 장안으로 통하는 길이 있도다.

*1,2구 173번 참조 / 3,4구 <僧家禮儀文> ‘起龕’

 

용화선원 381 신수기도회향(89년)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백계천방지위신(百計千方只爲身) 백가지 계획과 천가지 방편이 다 이 몸을 위한 것이니

부지신시진중진(不知身是塵中塵) 이 몸은 티끌속의 티끌에 지나지 않음을 모르더라

막언백발무언설(莫言白髮無言說) 백발이 아무 말이 없다고 하지 말라

차시황천전어인(此是黃泉傳語人) 이것은 황천으로부터 내게 전해주는 소식이니라.

*충막(沖邈)스님 ‘翠微山居詩’ 중에서 / 원문 百計千般只為身 不知身是冢中塵 莫欺白髮無言語 此是黃泉寄信人

 

• 용화사 382

 

용화선원 383 동안거 해제(89년)

안광삭파삼천계(眼光爍破三千界) 눈빛이 빛나서 삼천계를 비추었는데

이유동정벽모한(裏有瞳睛碧眸寒) 그 가운데 눈동자가 푸르고 차웁구나

흉차쇄락혼망세(胸次洒落渾忘世) 가슴속은 물 뿌려 쓸어 놓은 것처럼 쇄락한데 온 세상을 다 잊었고

중유뇌정기우신(中有雷霆氣宇新) 그 가운데 하늘에 우레가 울린 뒤에 그 기상이 새롭고 새롭구나.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외응중연수처적(外應衆緣隨處寂)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응하되 곳에 따라서 적적하고

내명일적응무휴(內冥一寂應無虧) 안으로는 한 적적한 데 계합해서 뻑뻑이 이지러짐이 없더라

토리회회여대해(肚裏恢恢如大海) 뱃속은 넓고 넓어서 저 바다와 같이 큰데

일임천차유여무(一任千差有與無) 천가지 만가지 있고 없는 차별에 일임해 버리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 肚裏(두리)를 ‘토리’로 읊으심 / 원문 如海大

 

의정거처요분명(疑情擧處要分明) 의정 일어난 곳에 분명함을 요하니

막파심량중복탁(莫把心量重卜度) 마음으로 헤아리고 점치고 따지지 말라

당하지귀아시수(當下知歸我是誰) 당장 ‘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을 알아야 하니

일성고안여천비(一聲孤雁唳天飛) 한소리 외로운 기러기 울며 하늘을 날아가는구나.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17권. 1,2구 ‘示朱羅青民部’ / 3,4구 ‘示蔡聖龍祠部’ 원문 一聲孤雁夜聽遲

 

용화선원 384 학생회 창립3주년 법어(89년)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용화선원 385 3월 일요법회(89년)

백천경권송여사(百千經卷誦如沙) 백천 경권 외우기를 모래알과 같이 많이 하는 것은

심지허로풍리사(心地虛勞風裡沙) 바람 속에 먼지가 이는 것과 같아서 마음만 공연히 수고로운 것이니

하사조주공안상(何似趙州公案上) 어찌 조사 공안 상에 한번 몸을 던져서

번신일척파사진(飜身一擲破沙塵) 수 없는 모래 먼지를 깨쳐버리는 것과 같으리오.

*소요태능 ‘贈性源禪子’ / 원문 破塵沙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니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머리 위의 광음은 화살처럼 날아가 버린다

제득혈루무용처(啼得血淚無用處) 피눈물이 나오도록 울어도 아무 소용이 없으니

불여함구과잔춘(不如緘口過殘春) 입을 다물고 남은 봄을 보냄과 같지 못하다.

*1구 <선가귀감> / 3,4구 취암(翠巖) <선문염송>

 

용화선원 386 4월 일요법회(89년)

홍도삼월탄(紅桃三月誕) 붉은 복사꽃은 삼월에 피고

황국구추개(黃菊九秋開) 노란 국화꽃은 구월에 피는구나

일반근득지(一般根得地) 뿌리를 땅에 박고 있는 것은 다 같지만

각자대시래(各自待時來) 각자 시간을 기다려 피는구나.

 

돈오심원개보장(頓悟心源開寶藏) 마음의 근원을 몰록 깨달아서 보배창고를 열면

연생식득본래신(緣生識得本來身) 인연으로 생긴 것이 본래의 몸임을 알게 되리라

연화근발유니리(蓮花根發游泥裏) 연꽃이 그 뿌리는 진흙속에 박혀 있으나

각소거진불염진(卻笑居塵不染塵) 티끌에 있지만 티끌에 오염되지 않음을 보고 문득 웃음이 나오더라.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 / 원문 淤泥裏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비추고

하유양풍동유설(夏有凉風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부질없는 일로 마음속에 걸림이 없다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문득 이것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무문혜개(無門慧開) <무문관>

 

우후정화연야발(雨後庭花連夜發) 비가 내린 뒤 뜰앞에 꽃이 밤을 새워 난만히 피어있고

청향산입효창신(淸香散入曉窓新) 맑은 향기가 풍겨 새벽창이 새롭구나

화응유의향인소(花應有意向人笑) 꽃은 뜻이 있어 사람들을 향해 웃고 있건만

만원선승공도춘(滿院禪僧空度春) 도량에 가득한 선승들은 헛되이 봄을 지내고 있구나.

*편양언기 ‘庭花’

 

용화선원 387 법보재(89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회한당초일념차(悔恨當初一念差) 당초에 한 생각 잘못 먹은 탓으로

황포환각자가사(黃袍換却紫袈裟) 가사를 벗어 던지고 황제의 곤룡포를 입게 되었구나

아본서방일납자(我本西方一衲子) 나는 본래 서방의 납자였는데

연하유락제왕가(緣何流落帝王家) 이렇게 제왕가에 떨어졌구나.

*순치황제 출가시

 

아석비구주차암(我昔比丘住此庵) 내가 전에 비구로서 이 암자에 거주했는데

다겁근수근성불(多刧勤修近成佛) 다겁을 부지런히 닦아 성불에 가까왔더라

송풍취타병중좌(松風吹打病中座) 솔바람이 부는데 병 가운데 앉았다가

일기진심수사신(一起嗔心受蛇身) 한번 진심을 낸 과보로 뱀몸을 받았더라

*금강산 표훈사 돈도암(頓道庵) 홍도(弘道)비구 <수사신보시(受蛇身報詩)> 16구절 중 4구절을 발췌

 

강호춘진낙화풍(江湖春盡落花風) 강호에 봄이 다하니 바람에 꽃이 다 지고

일모한운과벽공(日暮閑雲過碧空) 한조각 흰구름이 푸른 하늘을 지내가는구나

빙거요득인간환(憑渠料得人間幻) 그것을 보고서 인간세상이 허망한 것을 알 수 있으니

만사도망일소중(萬事都忘一笑中) 삐긋이 한번 웃는 가운데 만사를 다 잊어버렸구나.

*부휴선수 ‘一片閑雲過碧空’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내시환희거시비(來時歡喜去時悲) 올 때는 환희심을 내고 갈 때는 슬퍼하니

공재인간주일회(空在人間走一回) 공연히 인간에 왔다가 한바탕 놀다가 가는구나

불여불래역불거(不如不來亦不去) 차라리 오지도 말고 가지도 말 것을

야무환희야무비(也無歡喜也無悲) 그렇다면 환희할 것도 없고 슬퍼할 것도 없을 것이다.

*순치황제 출가시

 

용화선원 388 5월 일요법회(89년)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개개면전명월백(箇箇面前明月白) 모든 사람의 얼굴 앞에는 밝은 달이 있고

인인각하청풍취(人人脚下淸風吹) 사람 사람의 다리 아래에는 맑은 바람이 불고있다

타파경래무영적(打破鏡來無影迹) 거울을 타파해서 그림자와 자취가 없으면

일성제조상화지(一聲啼鳥上花枝) 한소리 우는 새가 꽃가지에 오르더라.

*소요태능 ‘贈淳上人’

 

용화선원 389 부처님오신날(89년)

묘체유래무처소(妙體由來無處所) 묘한 진리의 체는 본래 처소가 없으니

관음기재해동문(觀音豈在海東門) 관세음보살님이 어찌 바다의 동쪽에만 계시겠는가

하처청산부도량(何處靑山不道場) 어느 곳 청산이 관세음보살님이 계신 도량이 아닌 곳이 없으니

하수특례낙가산(何須特禮洛迦山) 어찌 모름지기 특별히 보타낙가산에만 예를 하리요.

*백운경한 ‘送人洛迦山’ / 원문 海門東

 

운변천첩장(雲邊千疊嶂) 구름 가에는 천 겹이나 쌓인 산이고

함외일성천(檻外一聲川) 울타리 밖에는 한 소리 시냇물이더라

약불연순우(若不連旬雨) 만약 열흘 동안 계속 비가 오지 않았다면

나지제후천(那知霽後天) 어찌 비갠 후에 새파란 하늘을 볼 수 있으리오.

*편양언기 ‘偶吟一絶’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390 하안거 결제(89년)

제악막작(諸惡莫作) 모든 악은 짓지 말 것이며

중선봉행(衆善奉行)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할지니라

자정기의(自淨其意)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

시제불교(是諸佛敎)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칠불통계게(七佛通戒偈)

 

약인욕식불경계(若人欲識佛境界) 만약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할진댄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마땅히 그 마음을 허공과 같이 할지니라

원리망상급제취(遠離妄想及諸趣) 망상과 (망상으로 인해 가야할) 육도법계를 멀리해서

영심소향개무애(令心所向皆無礙) 마음으로 하여금 어디를 가든 걸림이 없게 하라.

*60권 <화엄경> 여래출현품 / 원문 若有欲知佛境界, 遠離妄想及諸取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 용화사 391

 

용화선원 392 6월 일요법회(89년)

불설일체법(佛說一切法) 부처님께서 일체법을 설하심은

도아일체심(度我一切心) 나의 모든 마음을 제도하기 위함이니라

아무일체심(我無一切心) 내게 모든 마음이 없거니

하용일체법(何用一切法) 일체법을 어디에 쓸 것이냐.

*황벽선사 <宛陵錄>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 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용화선원 393 성송파 3재, 남운송 49재(89년)

내시환희거시비(來時歡喜去時悲) 올 때는 환희심을 내고 갈 때는 슬퍼하니

공재인간주일회(空在人間走一回) 공연히 인간에 왔다가 한바탕 놀다가 가는구나

불여불래역불거(不如不來亦不去) 차라리 오지도 말고 가지도 말 것을

야무환희야무비(也無歡喜也無悲) 그렇다면 환희할 것도 없고 슬퍼할 것도 없을 것이다.

*순치황제 출가시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용화선원 394 7월 일요법회(89년)

작일지두개란만(昨日枝頭開爛漫) 어제는 가지 끝에 아름답게 꽃이 피어 있더니

금조지면낙분분(今朝地面落紛紛) 오늘 아침에는 땅 위에 꽃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구나

영인차석번생괴(令人嗟惜飜生愧) 사람으로 하여금 애석케 하다가 도리어 부끄럽게도 하니

영욕무심숙사군(榮辱無心孰似君) 영화롭고 욕되는 데에 무심한 것이 누가 그대(꽃)와 같을 수가 있겠는가.

*진각혜심 ‘落花’  ※영(榮) :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음, 욕(辱) : 그 아름답던 꽃이 땅에 떨어짐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의처(色聲不疑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의심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 원문 不礙處

 

견색시증시(見色是證時) 색상을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때요

문성시증처(聞聲是證處)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깨달을 곳이로다

염념석가출세시(念念釋迦出世時)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시는 때요

보보미륵하생처(步步彌勒下生處)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시는 곳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念念釋迦出世 步步彌勒下生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395 송파 성민경 영가 49재(89년)

신여백운래환계(身與白雲來幻界) 몸은 흰구름과 더불어 환계(幻界)에 왔는데

심수명월향하방(心隨明月向何方) 마음은 밝은 달을 따라 어느 곳으로 가는고

생래사거유운월(生來死去惟雲月) 이세상에 왔다가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구름과 달과 같으니

운자산혜월자명(雲自散兮月自明) 구름이 스스로 흩어지니 달만 홀로 밝더라.

*함월해원 선사 열반송 《天鏡集》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난 사람은 반드시 이별하게 되고

생자필멸(生者必滅)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죽느니라.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무소주처절추심(無所住處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원문 於無所住絕追尋

 

사대성고취(四大誠苦聚) 이 몸은 진실로 괴로움이 뭉쳐진 것이요

삼계진화택(三界眞火宅) 온 세계는 참으로 불집이니라

여아구출몰(汝我俱出沒) 그대와 내가 이 고해 속에 나왔다 죽어 가는데

겁해종난측(劫海終難測) 무량겁 이전부터 미래까지 언제 끝날지 헤아릴 수가 없구나.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용화선원 396 8월 일요법회(89년)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향아불문여광제(向我佛門如廣濟) 우리 불문에 있어서 널리 제도를 하는데 있어서는

무연진개대비은(無緣眞箇大悲恩) 인연없이 제도함이 참으로 대비은이니라.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한산정상월륜고(寒山頂上月輪孤) 한산의 꼭대기에 둥근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조견청공일물무(照見晴空一物無) 저 맑은 하늘에 달이 밝게 비추어서 한 물건도 없구나

가귀천연무가보(可貴天然無價寶) 귀하고 귀한 천연의 값없는 보배가

매재오음익신구(埋在五陰溺身軀) 색수상행식 오음으로 이루어진 몸속에 매장되어 있구나.

*한산시

 

백계천방지위신(百計千方只爲身) 백가지 계획과 천가지 방편이 다 이 몸을 위한 것이니

부지신시진중진(不知身是塵中塵) 이 몸은 티끌속의 티끌에 지나지 않음을 모르더라

막언백발무언어(莫言白髮無言語) 백발이 아무 말이 없다고 하지 말라

차시황천전어인(此是黃泉傳語人) 이것은 황천으로부터 내게 전해주는 소식이니라.

*충막(沖邈)스님 ‘翠微山居詩’ 중에서 / 원문 百計千般只為身 不知身是冢中塵 莫欺白髮無言語 此是黃泉寄信人

 

용화선원 397 칠석법회(89년)

성래강상수가적(聲來江上誰家笛) 강상에 젓대소리가 들려오는데 누가 부는 젓대인고

월조파심인절적(月照波心人絶跡) 달은 휘영청 밝아 파도에 부서지는데 사람 자취가 끊어졌구나

하행차신금도차(何幸此身今到此) 이 몸이 여기[이러한 경계]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의선고좌망허벽(倚船孤坐望虛碧) 뱃전에 의지해 외로이 앉아서 바라보니 푸른 허공이로구나.

*함허득통 ‘江上’

 

촉지재방촌(促之在方寸) 방촌[마음]에서 이 한 물건을 다그쳐서

연지일체처(延之一切處) 일체처에 이것을 미루어 나가라

여약불신수(汝若不信受) 그대가 만약 이 도리를 믿어 받아 행하지 아니하면

상봉불상우(相逢不相遇) 서로 만나되 서로 만나지 못할 것이니라.

*한산시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조사공안몰심사(祖師公案沒心思) 조사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은산철벽백부지(銀山鐵壁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 원문 趙州公案, 鐵壁銀山

 

용화선원 398 하안거 해제(89년)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대호삼만육천경(大湖三萬六千頃) 큰 호수의 삼만육천의 파도 이랑 속에

월재파심설향수(月在波心說向誰) 달빛이 파도 위에 비추는데, 이 도리를 누구를 향해 설할 것인가.

원음낙처운산진(圓音落處雲散盡) 원음 떨어진 곳에 구름이 흩어져 다하는데

부증대보변환가(不曾擡步便還家) 일찍이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문득 고향에 돌아가더라.

*1,2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3,4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함허설의’

 

삼라만상동귀환(森羅萬像同歸幻) 삼라만상이 다 환으로 돌아가니

조과장공멱몰종(鳥過長空覓沒蹤) 저 새가 긴 하늘을 날아가매 자취를 찾을 수가 없더라

허공불시장신처(虛空不是藏身處) 허공에 이 몸뚱이와 소소영령한 주인공을 감출 수 없으니

간취풍전대우송(看取風前帶雨松) 저 바람 앞에, 비에 흔들리는 저 소나무를 똑바로 보고 알아차려라.

*소요태능 ‘賽義玄法師’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399 9월 일요법회(89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요면삼도해(要免三途海) 삼악도의 고해를 면하고자 하거든

수참활구선(須參活句禪) 모름지기 활구선을 참구할지니라

광음진가석(光陰眞可惜) 세월은 진실로 가히 아까운 것이니

신물등한면(愼勿等閑眠) 삼가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라.

*서산대사 ‘贈洛山懷海禪子’ / 원문 須參六祖禪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용화선원 400 10월 일요법회(89년)

군금욕식무위리(君今欲識無爲理) 그대가 이제 함이 없는 이치를 알고저 할진댄

불리천차만별중(不離千差萬別中) 천차만별 가운데를 여의지 말지니라

단지공월낙담심(但知空月落潭心) 다못 허공의 달이 못 가운데 떨어진 줄 안다면

쟁사치원왕노형(爭似癡猿枉勞形) 어찌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헛되이 애쓸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비심비불비시물(非心非佛非是物)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닌데

만로피대긱산신(謾勞皮袋喫酸辛) 공연히 가죽푸대만 괴롭혀 쓸데없는 고생을 하고 있구나

현전경색청여세(現前境色淸如洗)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경색이 맑기가 씻은 듯한데

일일위군세지진(一一爲君細指陳) 낱낱이 그대를 위해 자상하게 생사없는 도리를 일러주고 있구나.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19권 ‘示方士雄居士’ / 원문 非佛非心非是物, 吃酸辛

 

면상무진공양구(面上無瞋供養具) 얼굴에 성냄이 없으면 공양구요

구리무진토묘향(口裏無瞋吐妙香) 입속에 성내는 말이 없으면 묘한 향기를 토해냄이로다

심내무진시진보(心內無瞋是珍寶) 마음속에 성냄이 없어야 참된 보배이니

무구무염즉진상(無垢無染卽眞常) 때 묻지 않고 더러움에 물들지 않음이 항상 참된 것이다.

*心裏無嗔으로도 통용됨

 

진일심춘불견춘(盡日尋春不見春) 온종일 봄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망혜변답농두운(芒鞋遍踏隴頭雲) 짚신이 닳도록 이 산 저산을 헤맸건만

귀래소무매화취(歸來笑撫梅花臭) 돌아와 매화가지를 잡고 냄새를 맡아보니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봄은 이미 매화가지에 와 있었구나.

*無盡藏 비구니(唐) 悟道頌 <鶴林玉露> 원문 盡日尋春不見春 芒鞋踏遍隴頭雲 歸來笑拈梅花嗅 春在枝頭已十分

참조 : 歸來却過梅花下 등 여러 다른 구절이 전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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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선사 301-352  (0) 2022.02.22

용화선원 401 11월 일요법회(89년)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 가슴 속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할 것이 있는가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 스스로 사람 앞에 백가지 능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할 뿐이다

제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 이 현성 공안 밖에, 이것을 제해 놓고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 불법의 등을 계승해서 전해가는 길이 없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山居十首’ 중에서

 

기래긱반냉첨의(飢來喫飯冷添衣)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추우면 옷을 더 입는 것은

삼척지동야공지(三尺之童也共知)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

일개화두명역력(一箇話頭明歷歷) 한 개의 화두가 또록또록 하고 역력하다면

여하개안자우치(如何開眼恣愚癡) 어찌 눈을 뜨고서 방자하게 어리석은 짓을 하고 살 것인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생사차무승여속(生死且無僧與俗) 생로병사는 승과 속이 없고

성진나유오화미(性眞那有悟和迷) 진여성품은 깨친 이와 미혹한 이가 차등이 없다

가타사기동참자(伽陀寫寄同參者) 이 게송을 써서 동참도반들에게 기증하노니

두우성건일우서(杜宇聲乾日又西) 두견이는 쉬지 않고 우는데 해는 서쪽으로 지는구나.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용화선원 402 동안거 결제(89년)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제악막작(諸惡莫作) 모든 악은 짓지 말 것이며

중선봉행(衆善奉行)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할지니라

자정기의(自淨其意)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

시제불교(是諸佛敎)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칠불통계게(七佛通戒偈)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생사사대(生死事大) 생사의 문제는 크고

무상신속(無常迅速) 무상은 신속하니

당근정진(當勤精進)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기를

여구두연(如救頭燃) 마치 머리에 불붙은 것을 끄듯 하라.

 

생사유이방(生死有異方) 생사는 그 방법이 다 달라서

열반무비결(涅槃無秘訣) 열반에 계합하는 데에는 똑같은 비결이 없다

화급요상응(火急要相應) 빨리 깨닫고자 할진댄

일진원불격(一塵元不隔) 한 티끌도 원래 격해 있지 않느니라.

*중봉명본 ‘卽事十首’ 중에서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양자막수인(是非兩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403 12월 일요법회(89년)

미륵진미륵(彌勒眞彌勒) 미륵부처님 참 미륵부처님이

분신천백억(分身千百億) 분신해서 천백억 부처님이 되었구나

시시시시인(時時示時人) 때때로 때 사람들에게 보이되

시인자불식(時人自不識) 때 사람들이 스스로 알지를 못하는구나.

*포대화상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애처(色聲不礙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걸림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 용화사 404

 

용화선원 405 성도재(89.12.8음)

산당정야좌무언(山堂靜夜坐無言) 산당의 고요한 밤에 말없이 앉았는데

적적요요본자연(寂寂寥寥本自然) 적적하고 고요한 본 자연이로구나

하사서풍동임야(何事西風動林野) 무슨 일로 서풍이 임야를 흔드는고

일성한안여장천(一聲寒雁唳長天) 한 소리 차운 기러기는 긴 하늘에 우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綸直下垂) 천척이나 되는 낚시줄을 곧바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물결이 일어나자마자 일만물결이 따라서 일어나는구나

야정수한어불식(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와서 고기가 물지를 아니하니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빈 배에는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선자덕성 선사《船子和尚撥棹歌機緣集》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知見不生分에 인용됨 / 纔는 ‘자’로 읊으심

 

외외낙락적나라(巍巍落落赤裸裸) 높고 높고 깨끗하고 깨끗해서

독보건곤수반아(獨步乾坤誰伴我) 천지에 홀로 가니 누가 나와 더불어 짝할 것인가

약야산중봉자기(若也山中逢子期) 만약 산중에서 종자기를 만났던들

기장황엽하산하(豈將黃葉下山下) 어찌 노란 이파리를 가지고 산 아래로 내려갔겠는가.

*태고보우 ‘釋迦出山相’ 중 / 원문 巍巍落落兮赤洒洒 密密恢恢兮淨裸裸 春風爛漫水悠悠 獨步乾坤誰伴我 若也山中逢子期 豈將黃葉下山下 咄

 

인인본태평(人人本太平) 사람 사람이 본래 태평하다.

 

용화선원 406 1월 일요법회(90년)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밤새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 용화사 407, 408

 

용화선원 409 동안거 결제 중 보살선방(90년)

일심청정 법계청정(一心淸淨 法界淸淨) 내 마음 하나가 청정하면 온 세계가 바로 지옥세계까지

다 극락세계로 변하는 것입니다.

 

용화선원 410 2월 일요법회, 신수기도회향,입춘 (90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 꽃이 있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조주공안몰심사(趙州公案沒心思) 조주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은산철벽백부지(銀山鐵壁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 원문 鐵壁銀山

 

용화선원 411 동안거 해제(90년)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청정법신무내외(淸淨法身無內外) 청정법신은 내외가 없고

거래생사일진상(去來生死一眞常) 오고 감이 모두 한 참된 모습이로다

단능일념귀무념(但能一念歸無念) 다만 능히 한 생각을 돌이켜 생각없는 데에 돌아가면

고보비로정상행(高步毘盧頂上行) 높이 비로정상을 걸어가는 것이니라.

*다비문

 

화소산전누천기(花咲山前漏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화무생(鳥歌林外話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래무처불봉원(得來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 원문 洩天機

 

용화선원 412 학생회 창립 4주년 기념 법어(90년)

삼계유여급정륜(三界猶如汲井輪) 삼계는 마치 물 긷는 두레박과 같아

백천만겁역미진(百千萬劫歷微塵) 백천만겁 미진수를 지내어왔네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석문의범> ※3,4구는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조지장식 필택기림(鳥之將息 必擇其林) 새가 장차 쉬려고 함에 반드시 그 숲을 가리고

인지구학 내선사우(人之求學 乃選師友) 사람이 배움을 구하고자 함에 스승과 벗을 가리느니라.

*자경문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용화선원 413 3월 일요법회(90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권풍치해악경(雷捲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심불반조 간경무익(心不返照 看經無益) 자기 마음을 관조하는 참선을 하지 아니하면, 팔만장경을 다 읽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청매인오 ‘十無益’ / 전문 心不返照看經無益 不達性空坐禪無益 輕因望果求道無益 不信正法苦行無益 不折我慢學法無益

內無實德外儀無益 欠人師德濟衆無益 心非信實巧言無益 一生乖角處衆無益 滿腹無識憍慢無益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용화선원 414 4월 일요법회(90년)

무변찰해허명경(無邊刹海虛明鏡) 가없는 시방세계가 텅 비어 밝은 거울인데

적겁매진광미휴(積劫埋塵光未虧) 무량겁 동안 티끌이 쌓여도 그 빛은 이지러짐이 없구나

종래천성부동진(從來千聖不同塵) 종래로 모든 성인은 티끌과 함께 하지 않았는데

하사횡신성색리(何似橫身聲色裏) 무슨 일로 우리는 성색의 티끌 속에 죽어 가느냐!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애처(色聲不礙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걸림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비추고

하유청풍동유설(夏有淸風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부질없는 일로 마음속에 걸림이 없다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문득 이것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무문혜개(無門慧開) <무문관> / 원문 양풍(凉風)

 

 

 

용화선원 415 법보재(90년)

곤래한와백운루(困來閑臥白雲樓) 피곤함이 와서 백운이 오가는 누각에 한가히 누우니

송풍소소성절절(松風蕭蕭聲絶絶) 솔바람소리가 스쳐가는구나

청군래차보여년(請君來此保餘年) 청컨대 여러분은 여기에 와서 남은 해를 잘 보존하소

기유소혜갈유천(飢有蔬兮渴有泉) 배가 고프면 채소가 있고 목이 마르면 맑은 물이 있나니.

*태고보우 ‘白雲菴歌’ / 원문 聲浙浙 ※絶 : 지날 절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세간수사벽운간(世間誰似碧雲間) 세간에 저 푸른 구름 사이에 길이길이 저 맑은 허공과 더불어

장여청허대월한(長與淸虛對月寒) 밝은 달을 대하는 것 같이 사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사해위가무일사(四海爲家無一事) 사해가 한 집이 되어 아무 일 없으니

평생행지대무단(平生行止大無端) 평생 살아가는 것에 처음도 비롯도 없구나.

*태고보우 ‘碧雲’ / 원문 碧雲閑

 

용화선원 416 부처님오신날(90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등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1,2구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용화선원 417 5월 일요법회(90년)

홍도삼월탄(紅桃三月誕) 붉은 복사꽃은 삼월에 피고

황국구추개(黃菊九秋開) 노란 국화꽃은 구월에 피는구나

일반근득지(一般根得地) 뿌리를 땅에 박고 있는 것은 다 같지만

각자대시래(各自待時來) 각자 시간을 기다려 피는구나.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용화선원 418 하안거 결제(90년)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이자막수인(是非二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수연독좌안성성(翛然獨坐眼惺惺) 오래오래 홀로 앉아 참선을 하니 눈이 성성한데

임타객적문외망(任他客賊門外忙) 문 밖에 도둑놈[바깥경계]이 바쁘거나 말거나 그대로 맡겨버린다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떴는데

지음자유송풍화(知音自有松風和) 마음을 알아주는 벗은 솔바람이 있어서 화답을 하더라.

*1,2구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法會因由分, 원문 翛然獨坐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法會因由分

 

용화선원 419 6월 일요법회(90년)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수정풍체태(樹呈風体態) 나뭇가지를 보면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를 알 수 있고

파롱월정신(波弄月精神) 물결을 보면 달빛이 반짝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수점춘소(梅瘦占春少) 매화나무가 여윔에 봄을 누림이 적고

정관득월다(庭寬得月多) 뜰이 넓으니 달빛이 휘영청 밝더라.

*3,4구 本如實性 선사 <大正藏>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용화선원 420 박보광명 49재(90년)

수류원입해(水流元入海)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월락불리천(月落不離天) 달은 천강에 떨어져도 하늘을 여읜 것이 아니더라.

본시산중인(本是山中人) 본시 산중인이라

애설산중화(愛說山中話) 산중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더라.

*1,2구 唐僧弘秀集 / 3,4구 몽암사악(蒙庵思嶽) 나머지 두구절은 五月賣松風 人間恐無價

 

신여백운래환계(身與白雲來幻界) 몸은 흰구름과 더불어 환계(幻界)에 왔는데

심수명월향하방(心隨明月向何方) 마음은 밝은 달을 따라 어느 곳으로 가는고

생래사거유운월(生來死去惟雲月) 이세상에 왔다가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구름과 달과 같으니

운자산혜월자명(雲自散兮月自明) 구름이 스스로 흩어지니 달만 홀로 밝더라.

*함월해원 선사 열반송 《天鏡集

 

• 용화사 421

 

용화선원 422 7월 일요법회(90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용화선원 423 하안거 해제 및 8월 일요법회(90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이자막수인(是非二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지도무난(至道無難)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것이 없으니

유혐간택(唯嫌揀擇) 오직 간택을 혐의할 뿐이다.

*<신심명>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산화사금수여람(山花似錦水如藍) 산에는 꽃이 피어 비단과 같고 물은 푸르기가 쪽빛과 같은데

막문전삼여후삼(莫問前三與後三) 전삼과 후삼을 묻지 말아라

심경확연망피차(心境廓然忘彼此) 마음 경계가 확연해서 피차를 잊어버리면

대천사계총포함(大千沙界總包含) 삼천대천세계 두두물물이 다 그 속에 포함되어버린다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용화선원 424 칠석법회(90년)

앙처여천활(仰處如天濶)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끝없는 허공이요

궁지사해심(窮之似海深) 몸을 구부려 아래를 보니 한없이 깊은 바다로구나

지밀행역밀(志密行亦密) 그 뜻이 밀밀하면 행동도 또한 밀밀하고

공심오역심(功深悟亦深) 공행이 끝없이 깊고 깊으면 깨달음도 또한 깊은 것이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권제17

 

춘종동해남비석(春從東海南飛錫) 봄에는 동해로 가고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고

추향서산우북방(秋向西山又北方) 가을에는 서산으로 가고 서산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구나

삼백육순장요요(三百六旬長擾擾) 삼백 육십 일을 길이 어지러우니

부지하일도고향(不知何日到故鄕) 언제 고향에 닿을지 알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行脚僧’

 

상수징징하파청(上水澄澄下派淸) 윗물이 맑고 맑아야 저 아랫물이 맑은 법이고

경현천고영분명(鏡懸千古映分明) 업경대가 높이 매달려 있으니 천고를 두고 분명하구나

맥연해악귀왕화(驀然海岳歸王化) 찰나간에 사해와 강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임금님의 어진 정치에 귀화해 돌아오니

자시제현좌태평(自是諸賢佐太平) 이로부터 산하에 숨어있던 어진 사람들이 모여와서 그 임금을 돕더라.

*<作法龜鑑> / 원문 邈然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분명취(目前分明取) 형단이 없건만 목전에 분명한 그 놈을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 원문 勤記取

 

용화선원 425 9월 일요법회(90년)

방초삼춘우(芳草三春雨) 꽃다운 풀 우거지는 삼춘에는 비가 내리고

단풍구월상(丹楓九月霜) 단풍이 물드는 구월에는 서리가 내리는구나

허심관물변(虛心觀物變) 빈 마음으로 삼라만상이 변하는 것을 관한다면

무사단평상(無事但平常) 일없고 다만 그것이 평상이더라.

*태고보우 ‘愼齋’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흑운재기홀문뢰(黑雲才起忽聞雷) 먹구름이 일어나자 우레소리가 들리더니

백우시종야외래(白雨時從野外來) 흰 비가 온 산과 들에 내리는구나

사위행인세염열(似爲行人洗炎熱) 길 가던 여행자의 땀에 젖은 옷을 씻어주고

우종귀로정진애(又從歸路淨塵埃) 또 돌아가던 길의 먼지를 깨끗이 해 주는구나.

*정몽주 ‘途中遇雨’

 

용화선원 426 백종법회(90년)

회회황황통고금(恢恢晃晃通古今) 넓고 넓고 밝고 밝아서 고금에 통하고

묘묘명명제종시(杳杳冥冥齊終始) 묘묘하고 명명해서 처음과 끝이 가지런하구나

백년삼만육천일(百年三萬六千日) 백년 삼만 육천일에

일익일혜참차리(日益日兮參此理) 날이면 날마다 이 도리를 참구하더라.

 

내시환희거시비(來時歡喜去時悲) 올 때는 환희심을 내고 갈 때는 슬퍼하니

공재인간주일회(空在人間走一回) 공연히 인간에 왔다가 한바탕 놀다가 가는구나

불여불래역불거(不如不來亦不去) 차라리 오지도 말고 가지도 말 것을

야무환희야무비(也無歡喜也無悲) 그렇다면 환희할 것도 없고 슬퍼할 것도 없을 것이다.

*순치황제 출가시

 

일월사전광(日月似電光) 해와 달은 번갯불 같이 빠르고

광음양가석(光陰良可惜) 시간은 진실로 아깝고도 아깝구나

생사재호흡(生死在呼吸) 생사가 호흡지간에 있으니

난이보조석(難以保朝夕) 아침에 있던 사람은 저녁을 기약 못하고 저녁에 있던 사람은 아침을 기약 못하더라.

*태고보우 ‘參禪銘’ 중에서

 

용화선원 427 10월 일요법회(90년)

욕득불초무간업(欲得不招無間業) 무간지옥에 떨어질 죄업을 부르고자 하지 않거든

막방여래정법륜(莫謗如來正法輪) 여래의 정법륜을 비방하지 말라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떴는데

지음자유송풍화(知音自有松風和) 마음을 알아주는 벗은 솔바람이 있어서 화답을 하더라.

*1,2구 <증도가>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法會因由分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학도요궁심로단(學道要窮心路斷) 도를 닦아가는 데는 마음길이 끊어져야 한다.

심로단시전체현(心路斷時全體現) 마음 길이 끊어지면 전체가 드러나는 것이니

여인음수지냉난(如人飮水知冷暖) 사람이 물을 마심에 차고 더운 것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음이니라.

*<太古和尙語錄> ‘示安山郡夫人妙幢’ / 원문 參禪須透祖師關 學道要窮心路斷 心路斷時全體現 如人飮水知冷暖 到此田地莫問人 須參本色呈機看

 

권군수립장부지(勸君須立丈夫志)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름지기 장부의 뜻을 세워

안리막착황금설(眼裏莫着黃金屑) 눈 속에 황금가루를 넣지 말지니라

인생수시구장생(人生誰是久長生) 인생이 누가 천년만년 죽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가련부명재호흡(可憐浮命在呼吸) 가련하구나, 뜬 목숨이 호흡지간에 있구나.

*1,2구 태고보우 ‘示可禪人’ / 3,4구 태고보우 ‘示祥禪人’

 

올올무사대청산(兀兀無事對靑山) 오뚝이 일없이 청산을 대하니

안고사해천마공(眼高四海天魔拱) 눈이 사해에 높아서 천마가 팔짱을 끼고 물러남이니라

세간시비도불관(世間是非都不管) 세간의 시비를 다 상관하지 말고

일여청류소명월(日與淸流掃明月) 날마다 청정한 도반들과 더불어 밝은 달을 쓸지니라.

*3,4구 태고보우 ‘隱溪’

 

용화선원 428 11월 일요법회(90년)

법법지인무구구(法法只因無咎咎) 모든 법은 다못 허물없음을 인해 허물이 되고

심심다위불생생(心心多爲不生生) 모든 마음은 불생으로부터 나게 된다

한원야곡무산월(寒猿夜哭巫山月) 차운 원숭이는 무산의 달을 보고 우는데

객로원래불가행(客路元來不可行) 나그네 길에 원래 가히 행할 수 없구나.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응무소주(應無所住) 뻑뻑이 머무른 바 없이

이생기심(而生其心) 그 마음을 낸다.

 

삼계유일심(三界唯一心) 삼계는 오직 한마음뿐

심외무별법(心外無別法) 마음 밖에는 다른 법 없으며

심불급중생(心佛及衆生) 마음과 부처와 중생

시삼무차별(是三無差別) 이 세가지는 차별이 없느니라.

*3,4구 60권 <화엄경>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어무소주절추심(於無所住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용화선원 429 동안거 결제(90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불언 오법염무념념 행무행행 언무언언 수무수수 회자근이 미자원호(佛言 吾法念無念念 行無行行 言無言言 修無修修 會者近爾 迷者遠乎) 내 법은 생각하되 생각없이 생각하고, 행을 하되 행없이 행하고, 말하되 말없이 말하고, 닦되 닦음이 없이 닦을 지니, 이 뜻을 바로 아는 자는 깨달음이 가깝고 이 뜻을 모르는 자는 깨달음이 멀다.

*<42장경>

 

불언 관천지염비상(佛言 觀天地念非常) 천지를 보되 그것을 보고 무상을 생각하고

관세계염비상(觀世界念非常) 세계의 모든 것을 보되 무상을 생각해라.

*<42장경>

 

관영각즉보리 여시지식 득도질의(觀靈覺卽菩提 如是知識 得道疾矣) 자기의 신령스런 성품을 보는 것이 바로 무상각이니라. 이와 같이 믿고 알면 도를 얻기가 빠르느니라.

*<42장경>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용화선원 430 12월 일요법회(90년)

선악성공여반장(善惡性空如反掌) 선이다 악이다 하는 성품은 공하여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으니

지악행선순성도(止惡行善順聖道) 악을 그치고 선을 행해서 성현의 가르침을 따를지니라

자성본무살불살(自性本無殺不殺) 자성에는 본래 살이다 불살이다 하는 것이 없으니

탐진치심본공 (貪嗔癡心本空) 탐 진 치심이 본래 공하더라.

*참조 : 󰡔四十二章經註』「제4 善惡並明」 -宋 守遂註 明 了童補註- (본문) 善惡性空 猶如反掌 止惡行善 是順聖道

自性本無殺 持不殺戒 乃至自性本無貪瞋癡 持不貪等戒 八萬四千煩惱 變爲波羅蜜門 隨機差降 分上中下品 具載大經

 

용화선원 431 1월 일요법회(91년)

진수제상천조류(秦隋堤上千條柳) 진나라와 수나라의 언덕 위에는 천가지의 버들이 푸르고

한초능변백초추(漢楚陵邊百草秋) 한나라와 초나라의 언덕 가에는 백가지 풀이 가을을 맞이했구나

천약유언인가문(天若有言人可問) 하늘이 만약 말을 할 수 있다면 내가 물어보고 싶건만

무정강수고금류(無情江水古今流) 무정한 강물만 예나 이제나 말없이 흐르고 있구나.

*서산대사 ‘金陵途中二’

 

대호삼만육천경(大湖三萬六千頃) 큰 호수의 삼만육천의 파도 이랑 속에

월재파심설향수(月在波心說向誰) 달빛이 파도위에 비추는데, 이 도리를 누구를 향해 설할 것인가.

원음낙처운산진(圓音落處雲散盡) 원음 떨어진 곳에 구름이 흩어져 다하는데

부증대보변환가(不曾擡步便還家) 일찍이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문득 고향에 돌아가더라.

*1,2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3,4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함허설의’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용화사 432

 

용화선원 433 성도재(90.12.8음)

세존당입설산중(世尊當入雪山中) 세존께서 설산에 들어가셔서

일좌부지경육년(一坐不知經六年) 한번 앉으신 채 육년이 지난 줄 몰랐더라

인견명성운오도(因見明星云悟道) 밝은 별을 보시고서 도를 깨달으시니

언전소식변삼천(言詮消息遍三千) 그 소식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졌더라.

*입산게(入山偈)

 

비여정만월(譬如淨滿月) 비유컨대 휘영청 밝은 둥근 달이

보현일체수(普現一切水) 일체 물에 널리 나타난 것과 같다

영상수무량(影像雖無量) (물의 상태에 따라) 달빛의 모습은 비록 다르되

본월미증이(本月未曾二) 본 달은 일찍이 둘이 아니니라.

*화엄경

 

용화선원 434 2월 일요법회(91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기래사반갈사음(飢來思飯渴思飮) 배고픔이 오면 밥생각을 하고 목마르면 물마실 생각을 하니

좌와동정상상수(坐臥動靜常相隨) 좌․와․동․정에 항상 그 놈이 나를 따라다닌다

경노음건창해수(鯨怒飮乾滄海水) 큰 고래가 성이 한번 나서 모든 창해의 물을 마셔버리면

월명노출산호지(月明露出珊瑚枝) 달 밝은데 바다 밑에 산호 가지가 환히 노출되더라.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삼간모옥종래주(三間茅屋從來住) 삼간모옥에서 종래부터 살았는데

일도신광만경한(一道神光萬境閑) 한 줄기 신령스런 빛에 일만경계가 한가롭구나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인간의 온갖 시비를 내게 말할 것 없나니

부생천착불상관(浮生穿鑿不相關) 인간세상의 따지는 일은 나한테는 상관이 없다.

*담주 용산(龍山) 화상

 

백천경권송여사(百千經卷誦如沙) 백천 경권 외우기를 모래알과 같이 많이 하는 것은

심지허로풍리사(心地虛勞風裡沙) 바람 속에 먼지가 이는 것과 같아서 마음만 공연히 수고로운 것이니

하사조사공안상(何似祖師公案上) 어찌 조사 공안 상에 한번 몸을 던져서

번신일척파진사(飜身一擲破塵沙) 수 없는 모래 먼지를 깨쳐버리는 것과 같으리오.

*소요태능 ‘贈性源禪子’

 

• 용화사 435

 

용화선원 436 입춘기도(91년)

청산문수안(靑山文殊眼) 청산은 문수의 눈이요

수성관음이(水聲觀音耳) 물소리는 관세음보살의 귀로다

금일세연진(今日世緣盡) 금일 세상인연이 다하니

의구수동류(依舊水東流) 옛을 의지해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구나.

*금봉스님 임종게

 

• 용화사 437, 438, 439

 

용화선원 440 동안거 해제(91년)

피치삭발유래유(披緇削髮有來由) 먹물 옷을 입고 삭발한 데는 까닭이 있는 것이니

막향청산공백두(莫向靑山空白頭) 청산 속에 공연히 머리만 희게 하지 말지니라

사십구년다소설(四十九年多少說) 부처님께서 사십구년 동안 설하신 많은 설법이

종횡위아지귀휴(縱橫爲我指歸休) 종으로 횡으로 오직 우리들로 하여금 자기로 돌아가서 쉬도록 가리키신 것이니라

 

조주공안몰심사(趙州公案沒心思) 조주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가가문외장안로(家家門外長安路) 집집마다 문 밖에는 장안으로 통하는 길이 있고

처처굴중사자아(處處窟中獅子兒) 곳곳의 굴속에는 사자새끼가 들어있구나

타파경래무일사(打破鏡來無一事) 거울을 타파하니 한 일도 없어

일성제조상지화(一聲啼鳥上枝花) 한소리 우는 새가 꽃가지에 올랐더라.

*소요태능 ‘示繼雨法師’ / 원문 數聲啼鳥上花枝

 

• 용화사 441

 

용화선원 442 3월 일요법회(91년)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천동굉지 <치문경훈> / 용화사 75 참조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443 4월 일요법회(91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한산정상월륜고(寒山頂上月輪孤) 한산의 꼭대기에 둥근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조견청공일물무(照見晴空一物無) 저 맑은 하늘에 달이 밝게 비추어서 한 물건도 없구나

가귀천연무가보(可貴天然無價寶) 귀하고 귀한 천연의 값없는 보배가

매재오음익신구(埋在五陰溺身軀) 색수상행식 오음으로 이루어진 몸속에 매장되어 있구나.

*한산시

 

방초삼춘우(芳草三春雨) 꽃다운 풀 우거지는 삼춘에는 비가 내리고

단풍구월상(丹楓九月霜) 단풍이 물드는 구월에는 서리가 내리는구나

허심관물변(虛心觀物變) 빈 마음으로 삼라만상이 변하는 것을 관한다면

무사단평상(無事但平常) 일없고 다만 그것이 평상이더라.

*태고보우 ‘愼齋’

 

용화선원 444 법보재(91년)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 꽃이 있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산하거주칠근납(山河去住七斤衲) 푸른 산과 흐르는 물로 집을 삼는, 일곱근 되는 누더기를 입은 수행자여

우주안위삼척공(宇宙安危三尺筇) 우주세계가 편안커나 위태롭거나 걸림없이, 삼척의 주장자를 짊어졌구나

시아공문본분사(是我空門本分事) 이 부처님의 진리의 본분사에

유하마장주서동(有何魔障走西東) 무슨 마장이 있어서 동으로 갔다 서로 갔다 하느냐.

*사명대사 ‘在竹島 有一儒老 譏山僧 不得停息 以拙謝之’

 

무위진인몰형단(無位眞人沒形段) 계급없는 참사람은 형상이 없으나

심상출입면문중(尋常出入面門中) 항상 얼굴을 통해서 출입하더라

당능일념회기료(倘能一念回機了) 만약 능히 한생각에 그 기틀을 돌이켜 마치면

답단전광유수성(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아서 끊으리라.

*사명대사 ‘有一倭僧求語’

 

용화선원 445 5월 일요법회(91년)

화소산전설천기(花咲山前洩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설무생(鳥歌林外說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지무처불봉원(得至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 원문 話無生, 得來無處

 

사수여운일몽신(似水如雲一夢身) 흐르는 물과 같이 구름과 같이 한 꿈의 몸뚱이요

부지차외갱하친(不知此外更何親) 그것 밖에는 제일 친한 것을 알지 못하겠다

개중불허용타물(箇中不許容他物) 이낱 가운데 다른 물건 용납함을 허락할 수 없으니

분부황매노상인(分付黃梅路上人) 황매노상에서 바로 이 도리를 분부하신 것이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不受不貪分

 

용화선원 446 조실스님 사리탑 봉안식(91.05.15)

제법종인생(諸法從因生) 모든 법은 인연으로 좇아나고

제법종인멸(諸法從因滅) 모든 법은 인연으로 좇아 멸한다

여시멸여생(如是滅與生) 이와 같은 멸과 생을

사문설여시(沙門說如是) 부처님은 이와 같이 설하셨다.

*법신게(法身偈) <佛本行集经> ※諸法從緣生 諸法從緣滅 我佛大沙門 常作如是說 (법신게)

 

용화선원 447 부처님오신날(91년)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의 등불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한 그 등불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으니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등불의 광명이 휘황찬란히 밝아서 전전히 더 분명해지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월마은한전성원(月磨銀漢轉成圓) 달이 은하수에 깎여 점점 둥긂을 이루고

소면서광조대천(素面舒光照大千) 흰 얼굴이 환한 빛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연비산산공착영(連臂山山空捉影) 원숭이들 팔을 연결해서 부질없이 샘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하나

고륜본불낙청천(孤輪本不落靑天)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라.

*<관음예문>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시비를 잡아 나에게 와서 가리지 말아라

평생천착불상관(平生穿鑿不相關) 나는 평생 천착하지 않느니라.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용화선원 448 하안거 결제(91년)

일발소요산시중(一鉢逍遙山市中) 한 바릿대를 들고 산중과 시중을 소요하는데

표연신세편운동(飄然身世片雲同) 표연한 모습이 하늘을 떠도는 조각구름과 같구나

명월영분천간수(明月影分千澗水) 밝은 달의 그림자가 천개의 물속에 비추는데

고송성임사시풍(孤松聲任四時風) 낙락장송은 사계절의 바람에 소리를 맡기는구나.

*환성지안 <贈演察沙彌> / 전문 一鉢逍遙山市中 飄然身世片雲同 閑將玉塵尋常坐 更把金文次第窮 明月影分千澗水 孤松聲任四時風 柴扉半掩仍成睡 夢入蓬萊八萬峯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용화선원 449 6월 일요법회(91년)

인환축물다번뇌(人寰逐物多煩惱) 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외부의 물건을 쫓아가서 번뇌가 많은데

기개남아탈세간(幾介男兒脫世間) 몇 사람의 남아가 세간을 벗어나리오

수지야로출진망(誰知野老出塵網) 누가 들 늙은이가 티끌과 그물에서 벗어나서

고와송풍철골한(高臥松風徹骨寒) 솔바람 속에 높이 누워 그 서늘함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줄 알리오.

*소요태능 ‘山中漫興’

 

경리견수형(鏡裏見誰形) 거울 속에 보이는 것이 누구 얼굴이며

곡중문자성(谷中聞自聲) 산골짜기에서 소리를 지르면 울려오는 메아리가 자기의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냐?

견문이불혹(見聞而不惑) 보고 듣는 것에 현혹되지 않으니

하처비통정(何處匪通程) 어느 곳인들 길이 통치 않으리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莊嚴淨土分

 

견색시증시(見色是證時) 색상을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때요

문성시증처(聞聲是證處)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곳이로다

염념석가출세(念念釋迦出世)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심이요

보보미륵하생(步步彌勒下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심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450 7월 일요법회(91년)

일등상속백천등(一燈相續百千燈) 한 등불을 서로 댕기고 댕기고 해가지고 백천 등에 이은 것과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한 그 등불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으니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등불의 광명이 휘황찬란히 밝아서 전전히 더 분명해지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 원문 能續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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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선사 451-500  (0) 2022.02.22

용화선원 451 8월 일요법회(91년)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비추고

하유청량동유설(夏有淸凉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부질없는 일로 마음속에 걸림이 없다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문득 이것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무문혜개(無門慧開) <무문관> / 원문 夏有凉風

 

화종목출환소목(火從木出還燒木) 불은 나무에서 나와서 도리어 나무를 태우고

지인정기각제정(智因情起却除情) 지혜는 정으로부터 나와서 도리어 정을 제거함이라

정심관망명위지(正心觀妄名爲智)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하면 이름하여 지혜라 하니

지능입각부사의(智能入覺不思議) 그 지혜가 능히 (나로 하여금) 부사의에 들게 함이니라.

*<직지심체요절>에 나오는 고덕(古德)의 게송

 

암두래 암두타(暗頭來 暗頭打) 어둔 놈이 오면 어둔 놈을 쳐버리고

명두래 명두타(明頭來 明頭打) 밝은 놈이 오면 밝은 놈을 쳐버리고

사방팔면래연가타(四方八面來連架打) 사방팔면으로 오면 작대기를 연속해서 치고

허공래선풍타(虛空來旋風打) 허공으로 오면 바람을 돌이켜서 쳐라.

*보화존자

 

안견이문원불격(眼見耳聞元不隔) 보는 놈과 듣는 놈이 원래 다른 게 아니니

주명야암절상량(晝明夜暗絶商量) 낮이나 밤이나 상량심을 내지 말아라

본래현성하다사(本來現成何多事) 본래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절기당기자부장(切忌當機自覆藏) 어떤 기틀에 당해서 스스로 덮어 감추려 하지 말지니라.

*중봉명본 ‘無隱’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452 칠석법회(91년)

응차사바건법장(應此娑婆建法場) 이 사바세계에 응해서 법도량을 세우고

분신백억변진방(分身百億遍塵方) 백억으로 분신을 나투어 티끌과 같은 세계에 두루하심이로다

호단제현무변찰(毫端齊顯無邊刹) 터럭 끝에 한량없는 세계를 나투었는데

월조천강처일광(月照千江處一光) 달이 천강에 비추되 한 빛에 처함이로다.

*소요태능 ‘화엄의 佛・法 이보(二寶)를 찬탄함’

 

인환축물다번뇌(人寰逐物多煩惱) 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외부의 물건을 쫓아가서 번뇌가 많은데

기개남아탈세간(幾介男兒脫世間) 몇 사람의 남아가 세간을 벗어나리오

수지야로출진망(誰知野老出塵網) 누가 들 늙은이가 티끌과 그물에서 벗어나서

고와송풍철골한(高臥松風徹骨寒) 솔바람 속에 높이 누워 그 서늘함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줄 알리오.

*소요태능 ‘山中漫興’

 

함과건곤대각왕(含裹乾坤大覺王) 우주법계를 다 싸고 안 계신 곳이 없는 대각왕이시여

체비장단색비황(軆非長短色非黃) 그 몸은 길지도 짧지도 않고 빛깔은 노란 것도 파란 것도 아니니라

화개엽탈시수자(花開葉脫是誰子) 꽃이 피고 잎이 지는 것은 누구의 조화인고

진력참상주일장(盡力參詳做一場) 힘을 다해 참상을 해서 한바탕 공부를 지어갈지어다.

*소요태능 ‘贈善友禪子’

 

삼라만상동귀환(森羅萬像同歸幻) 삼라만상이 다 환으로 돌아가니

조과장공멱몰종(鳥過長空覓沒蹤) 저 새가 긴 하늘을 날아가매 자취를 찾을 수가 없더라

허공불시장신처(虛空不是藏身處) 허공에 이 몸뚱이와 소소영령한 주인공을 감출 수 없으니

간취풍전대우송(看取風前帶雨松) 저 바람 앞에, 비에 흔들리는 저 소나무를 똑바로 보고 알아차려라.

*소요태능 ‘賽義玄法師’

 

• 용화사 453

 

용화선원 454 하안거 해제(91년)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생애여몽약부운(生涯如夢若浮雲) 출가인의 생애는 꿈과 같고 뜬구름과 같음이요

활계도무절육친(活計都無絶六親) 생활해 나가는데 활계가 도무지 없어 육친이 끊어졌음이로다

유득일쌍청백안(留得一雙靑白眼) 한 쌍의 청백안을 가져서

소간무한왕래인(笑看無限往來人) 오고가는 한없는 사람을 웃으며 볼 수 있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용화선원 455 9월 일요법회(91년)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이자막수인(是非二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456 10월 일요법회(91년)

응물허령본주인(應物虛靈本主人) 모든 물건에 응해서 걸림이 없는 신령스러운 이 본주인이여

상종출입매사인(相從出入昧斯人) 출입하는 데서 이 사람을 매해 버리는구나

경행좌와수천변(經行坐臥雖千變) 걸어가고 앉고 눕고 천변만화의 신통을 부리지만

멱비견래지일인(驀鼻牽來祇一人) 고삐를 잡고 추켜들면 다못 본주인 한 사람이더라.

*소요스님 ‘詠懷’ /[驀=멱,맥]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노거인지천(老去人之賤) 늙어감에 사람들이 천하게 여기고

병래친야소(病來親也疎) 병들면 친한 사람도 멀어지는구나

평생은여의(平生恩與義) 평생의 은혜와 의리가

도차진귀허(到此盡歸虛) 여기에 이르러서는 다 소용없게 되느니라.

*서산대사 ‘老病吟’

 

공좌동행세막지(共坐同行世莫知) 함께 앉고 함께 가면서도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기인당면변봉이(幾人當面便逢伊) 몇 사람이 행주좌와 속에서 주인공을 만나고 있는가?

부앙시청증불매(俯仰視聽曾不昧) 얼굴을 쳐들고도 얼굴을 숙이고도, 항상 보고 들으면서 잠깐 동안도 매하지를 안혀

하수향외문거귀(何須向外問渠歸) 어찌 밖을 향해서 그를 물으면서 돌아 댕기냐 이거여.

*1,2구 보령인용(保寧仁勇) 共坐에 대한 게송3,4구 소요태능선사의 詠懷게송임

 

용화선원 457 11월 일요법회(91년)

일주무영수(一株無影樹) 한 그루 그림자 없는 나무를

이취화중재(移就火中栽) 불 속에 옮겨 심었는데

부대삼춘우(不待三春雨) 삼춘의 비를 기다리지 않아도

홍화난만개(紅花爛漫開) 붉은 꽃이 난만히 피었구나.

*소요태능 ‘答一禪和’ / 원문 不假三春雨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용화선원 458 동안거 결제(91년)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삼계유여급정륜(三界猶如汲井輪) 삼계는 마치 물 긷는 두레박과 같아

백천만겁역미진(百千萬劫歷微塵) 백천만겁 미진수를 지내어왔네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석문의범> ※3,4구는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세로다위험(世路多危嶮) 세상이 위태롭고 험한데

산문진적요(山門鎭寂寥) 도문은 진실로 조용한 곳이로구나

종래애청산(從來愛淸散) 다생겁래로 숙세부터 도문을 사랑해 왔는데

황부치시요(況復値時澆) 하물며 이렇게 험악할 때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대각국사 의천(義天) ‘宿伽耶山天城寺’

 

학인무타술(學人無他術) 도학자가 무슨 다른 방책이 있으리요

직사대사인(直似大死人) 바로 아주 죽은 사람과 같이 될지니라

일점기야무(一點氣也無) 한 점 코에 대고 들어봐도 숨소리도 없어야

방여나인합(方與那人合) 바야흐로 불조의 스승이 될 수 있는 확철대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니라.

*백운경한 ‘又作十二頌呈似’

 

 

 

용화선원 459 12월 일요법회(91년)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향아불문여광제(向我佛門如廣濟) 우리 불문에 있어서 널리 제도를 하는데 있어서는

무연진개대비은(無緣眞箇大悲恩) 인연없이 제도함이 참으로 대비은이니라.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 꽃이 있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용화선원 460 1월 일요법회(92년)

백세광음여과극(百歲光陰如過隙) 백년세월이 문틈으로 스쳐가는 번쩍하는 햇빛과 같은데

하능구주재인간(何能久住在人間) 어찌 능히 인간세상에 오래오래 머무를 수 있겠느냐

의수강건수근주(宜隨强健須勤做) 마땅히 이만큼 젊고 이만큼 건강할 때 모름지기 부지런히 정진하라

생사임시부자한(生死臨時不自閑) 죽음에 이르르면 스스로 한가하지 못할 것이다.

*부휴선수 ‘警世’

 

▶역행(逆行)보살 조달(調達)

조달이 부처님 발에 피를 내게 한 과보로 산 채로 지옥(地獄)에 떨어졌는데, 부처님께서 아난존자를 보내 물으셨다.

아난 : 지옥고가 맛이 어떤가.

조달 : 천상락보다 더 낫다.

아난 : 언제 지옥에서 나올 것이냐.

조달 : 석가가 지옥에 오면 내가 나가겠다.

아난 : 부처님은 삼계의 대성인이시고 사생의 자부이신데 어찌 지옥에 들어오실 리가 있겠느냐.

조달 : 석가가 지옥에 들어올 분이 없다면, 내가 나갈 분이 있겠느냐!

 

일식불래 변시내생(一息不來 便是來生) 한 숨 돌아오지 아니하면 바로 그것이 내생이다.

 

허비광음진가석(虛費光陰眞可惜) 광음을 허비하는 것이 참으로 가히 아까움이라

세간인로시비중(世間人老是非中) 세간 사람은 시비 속에서 늙어가고 있구나

불여단좌포단상(不如端坐蒲團上) 포단 위에 단정히 앉아서

근주공부계조풍(勤做工夫繼祖風) 부지런히 공부해서 불조의 혜명을 잇는 것만 같지 못하다.

*부휴선수 ‘警世’ / 원문 虛負

 

인간부명전광중(人間浮命電光中) 인간의 뜬 목숨이 번갯불처럼 잠깐인데

도비정신주북동(徒費精神走北東) 정신을 쓸데없이 소비하여 동서남북으로 다니는구나

퇴은임천빈역락(退隱林泉貧亦樂) 산림 속에 숨어살면 가난도 즐거움이라

부지신곤시비풍(不知身困是非風) 시비의 바람 속에 시달림을 받지 않음이로다.

*부휴선수 ‘嘲士大夫’

 

• 용화사 461

 

용화선원 462 성도재(91.12.02.음)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진풍치해악경(雷震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원문 雷捲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봄을 찾기 위해서 동쪽으로 찾아 나서지 말아라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너의 집 뜨락에 이미 매화꽃이 눈속에서 피었느니라.

자가옥리천진불(自家屋裏天眞佛) 자기 집에 천진불이 있으니

절기구구향외구(切忌區區向外求) 절대로 밖으로 애써서 부처를 구하지 말라.

*3,4구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원문 休得也便好休 百年浮幻水中沤 自家屋里天真佛 切忌区区向外求

 

▶별을 보고 깨달았다.

“별을 보고 무엇을 깨달은 것이 아니라 별을 보는 것이다.” -전강조실스님-

 

용화선원 463 이재원 영가 49재(92년)

인생백년정하허(人生百年情何許) 인생 백년이 그 정이 얼마 만큼인가

영별유유갱대상(永別悠悠更對床) 한번 눈을 감고 영원히 이별하고 보니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말없이 서로 마주대할 뿐이로구나

요지백운귀거로(遙指白雲歸去路) 저 멀리 흰구름 밖에 돌아갈 길을 바라보니

원산점점천창창(遠山點點天蒼蒼) 먼 산은 아득하고 하늘은 푸르고 푸를 뿐이로구나.

*서산대사 ‘贈別圓上人’ / 원문 十年相見情何許 臨別悠悠更對床

 

법계진시비로귀(法界盡是毘盧歸) 온갖 법이 다 비로자나불의 법신체이니

수도현우귀여천(誰道賢愚貴與賤) 누가 어질고 누가 어리석고 귀하고 천하다 할 것인가

애경노유개여불(愛敬老幼皆如佛) 노소를 막론하고 사랑하고 공경하기를 부처님과 같이 한다면

상상엄식적광전(常常嚴飾寂光殿) 항상 부처님이 계신 적광전을 장엄하는 것이 되느니라.

*납자십게(衲子十偈) ‘下心’ / 원문 毘盧師

 

용화선원 464 신형식영가 49재 천도법어(89년)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근기취(目前勤記取) 목전에 소소영령한 그 놈을 부지런히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가귀천연물(可貴天然物) 가히 귀하다 천연의 한 물건이여

독일무반려(獨一無伴侶) 홀로 짝이 없구나

멱타불가견(覓他不可見) 찾아보면 볼 수가 없으되

출입무문호(出入無門戶) 나고 드는데 문이 없다.

촉지재방촌(促之在方寸) 방촌[마음]에서 이 한 물건을 다그쳐서

연지일체처(延之一切處) 일체처에 이것을 미루어 나가라

여약불신수(汝若不信受) 그대가 만약 이 도리를 믿어 받아 행하지 아니하면

상봉불상우(相逢不相遇) 서로 만나되 서로 만나지 못할 것이니라.

*한산시

 

용화선원 465 2월 일요법회(92년)

광음사효잉환석(光陰乍曉仍還夕) 시간은 잠깐 새벽이었다가 곧 저녁이 되고

초목재춘즉도추(草木纔春卽到秋) 초목은 겨우 봄인 듯 싶더니 문득 가을이로다

재세약무호말선(在世若無毫末善) 세상에 있을 적에 터럭만큼도 선행이 없다면

사장하물답명후(死將何物答冥侯) 장차 죽어서 염라대왕에게 무엇으로 대답하리오.

*경허성우 ‘結同修定慧 同生兜率 同成佛果稧社文’ 중에서 / 纔는 ‘자’로 읊으심

 

<문답>

영운 :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귀종 : 내가 너를 향해서 일러주되 네가 믿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다.

영운 : 큰스님께서는 성실한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감히 믿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귀종 : 니가 곧 부처니라.

영운 : 어떻게 보림(保任)을 해가야 되겠습니까?

귀종 : 한 티끌이 눈에 있으면 공화(空華)가 어지러이 떨어지느니라.(一翳在眼空華亂墮)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시비를 잡아 나에게 와서 가리지 말아라

평생천착불상관(平生穿鑿不相關) 나는 평생 천착하지 않느니라.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 용화사 466

 

용화선원 467 설날차례 및 입춘기도(92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용화선원 468 동안거 해제(92년)

봉춘시각건곤혜(逢春始覺乾坤惠) 봄을 만나 보아야 비로소 천지자연의 은혜를 알 수 있고

양자방지부모은(養子方知父母恩) 자식을 길러보아야 바야흐로 부모의 은혜를 알게 되더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1,2구 진각국사 소참법문 중에서 / 3,4구 다비문 쇄골편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 남아대장부여

작사막망로(作事莫莽鹵) 일을 짓되[수행하되] 소홀히 하고 거칠게 하지 말아라

경정철석심(勁挺鐵石心) 굳고 굳기를 쇠와 돌같이 결심을 해서

직취보리로(直取菩提路) 바로 보리의 길을 취할지니라.

사로불용행(邪路不用行) 삿된 길을 행하지 말라

행지왕신고(行之枉辛苦) 삿된 길을 가면 쓸데없이 고생만하고 시간만 허비하게 되니

불요구불과(不要求佛果) 불과를 구하려고 하지 말고

식취심왕주(識取心王主) 바로 마음의 왕[주인공]을 깨달아 버려라.

*한산시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용화선원 469 3월 일요법회(92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백년부환수중구(百年浮幻水中漚) 인생백년이 뜬구름, 환상, 물거품과 같은 것이니

부지종일위수망(不知終日爲誰忙) 종일토록 누구를 위해 그렇게 바쁜가

약지망리진소식(若知忙裏眞消息) 만약 그렇게 바쁜 속에서 참소식을 안다면

일타연화생불탕(一朶蓮花生沸湯) 한송이 연꽃이 끓는 물에서 피어나는 것과 같도다.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이 게송 원문의 첫구는 莫妄想 好參詳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군금욕식무위리(君今欲識無爲理) 그대가 이제 함이 없는 이치를 알고저 할진댄

불리천차만별중(不離千差萬別中) 천차만별 가운데를 여의지 말지니라

단지공월낙담심(但知空月落潭心) 다못 허공의 달이 못 가운데 떨어진 줄 안다면

쟁사치원왕노형(爭似癡猿枉勞形) 어찌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헛되이 애쓸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용화선원 470 4월 일요법회(92년)

묘체유래무처소(妙體由來無處所) 묘한 진리의 체는 본래 처소가 없으니

관음기재해문동(觀音豈在海門東) 관세음보살님이 어찌 바다의 동쪽에만 계시겠는가

하처청산부도량(何處靑山不道場) 어느 곳 청산이 관세음보살님이 계신 도량이 아닌 곳이 없으니

하수특례낙가산(何須特禮洛迦山) 어찌 모름지기 특별히 보타낙가산에만 예를 하리요.

*백운경한 ‘送人洛迦山’

 

돈오심원개보장(頓悟心源開寶藏) 마음의 근원을 몰록 깨달아서 보배창고를 열면

연생식득본래신(緣生識得本來身) 인연으로 생긴 것이 본래의 몸임을 알게 되리라

연화근발어니리(蓮花根發淤泥裏) 연꽃이 그 뿌리는 진흙속에 박혀 있으나

각소거진불염진(卻笑居塵不染塵) 티끌에 있지만 티끌에 오염되지 않음을 보고 문득 웃음이 나오더라.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

 

 

 

용화선원 471 법보재(92년)

유록앵전신(柳綠鶯傳信) 버들이 푸르니 꾀꼬리가 소식을 전하고

화홍연소원(花紅燕訴寃) 꽃이 붉으니 제비가 원한을 하소연 하는구나

광음여과객(光陰如過客) 세월이 흘러가는 것은 지나간 손과 같은데

아역일소혼(我亦一銷魂) 나도 또한 언젠가 사라질 한 영혼에 불과하구나.

*서산대사 ‘惜春’

 

위타위기수미선(爲他爲己雖微善) 남을 위하고 나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하여도

개시윤회생사인(皆是輪廻生死因) 다 생사윤회의 원인이 되나니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자경문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용화선원 472 5월 일요법회(92년)

우후정화연야발(雨後庭花連夜發) 비가 내린 뒤 뜰앞에 꽃이 밤을 새워 난만히 피어있고

청향산입효창신(淸香散入曉窓新) 맑은 향기가 풍겨 새벽창이 새롭구나

화응유의향인소(花應有意向人笑) 꽃은 뜻이 있어 사람들을 향해 웃고 있건만

만원선승공도춘(滿院禪僧空度春) 도량에 가득한 선승들은 헛되이 봄을 지내고 있구나.

*편양언기 ‘庭花’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 남아대장부여

작사막망로(作事莫莽鹵) 일을 짓되[수행하되] 소홀히 하고 거칠게 하지 말아라

경정철석심(勁挺鐵石心) 굳고 굳기를 쇠와 돌같이 결심을 해서

직취보리로(直取菩提路) 바로 보리의 길을 취할지니라.

*한산시

 

인재선중선재수(人在船中船在水) 사람은 배에 타고 있는데 그 배는 다시 물 위에 있고

수무부재방선행(水無不在放船行) 배를 띄워서 가는 데마다 물이 없는 곳이 없구나

천리계산수지고(千里溪山隨指顧) 천리 시내와 강산, 손가락 가리키는 곳을 따라서 보아라

일천풍월임봉영(一川風月任逢迎) 시내에 떠 있는 달이 찬란히 비치어 부서지고 있구나.

*중봉명본 ‘船居’ 十首 중에서 / 원문 人在船中船在水,水無不在放船行 藕塘狹處拋篙直,荻岸深時打櫂橫 千里溪山隨指顧,

一川風月任逢迎 普通年外乘蘆者,未必曾知有此情

 

사로불용행(邪路不用行) 삿된 길을 행하지 말라

행지왕신고(行之枉辛苦) 삿된 길을 가면 쓸데없이 고생만하고 시간만 허비하게 되니

불요구불과(不要求佛果) 불과를 구하려고 하지 말고

식취심왕주(識取心王主) 바로 마음의 왕[주인공]을 깨달아 버려라.

*한산시

 

용화선원 473 부처님오신날(92년)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봄을 찾기 위해서 동쪽으로 찾아 나서지 말아라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너의 집 뜨락에 이미 매화꽃이 눈속에서 피었느니라.

자가옥리천진불(自家屋裏天眞佛) 자기 집에 천진불이 있으니

절기구구향외구(切忌區區向外求) 절대로 밖으로 애써서 부처를 구하지 말라.

*3,4구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원문 休得也便好休 百年浮幻水中沤 自家屋里天真佛 切忌区区向外求

 

불설일체법(佛說一切法) 부처님께서 일체법을 설하심은

도아일체심(度我一切心) 나의 모든 마음을 제도하기 위함이니라

아무일체심(我無一切心) 내게 모든 마음이 없거니

하용일체법(何用一切法) 일체법을 어디에 쓸 것이냐.

*황벽선사 <宛陵錄>

 

신위도원공덕모(信爲道元功德母) 믿음은 도의 근본이요 공덕의 어머니라

*<화엄경> 현수품

 

백년부환수중구(百年浮幻水中漚) 인생백년이 뜬구름, 환상, 물거품과 같은 것이니

부지종일위수망(不知終日爲誰忙) 종일토록 누구를 위해 그렇게 바쁜가

약지망리진소식(若知忙裏眞消息) 만약 그렇게 바쁜 속에서 참소식을 안다면

일타연화생불탕(一朶蓮花生沸湯) 한송이 연꽃이 끓는 물에서 피어나는 것과 같도다.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이 게송 원문의 첫구는 莫妄想 好參詳

 

일불이불천만불(一佛二佛千萬佛) 한 부처님 두 부처님 천만 부처님이

각각안횡겸비직(各各眼橫兼鼻直) 눈은 가로로 코는 세로로 붙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느니라

석년친종선근래(昔年親種善根來) 무량겁으로부터 친히 선근을 심어와서

금일의구득거력(今日依舊得渠力) 오늘 이와같이 힘을 얻으신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 원문 依前

 

용화선원 474 하안거 결제(92년)

본참공안몰심사(本參公案沒心思) 본참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 원문 趙州公案

 

성래강상수가적(聲來江上誰家笛) 강상에 젓대소리가 들려오는데 누가 부는 젓대인고

월조파심인절적(月照波心人絶跡) 달은 휘영청 밝아 파도에 부서지는데 사람 자취가 끊어졌구나

하행차신금도차(何幸此身今到此) 이 몸이 여기[이러한 경계]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의선고좌망허벽(倚船孤坐望虛碧) 뱃전에 의지해 외로이 앉아서 바라보니 푸른 허공이로구나.

*함허득통 ‘江上’

 

촉지재방촌(促之在方寸) 방촌[마음]에서 이 한 물건을 다그쳐서

연지일체처(延之一切處) 일체처에 이것을 미루어 나가라

여약불신수(汝若不信受) 그대가 만약 이 도리를 믿어 받아 행하지 아니하면

상봉불상우(相逢不相遇) 서로 만나되 서로 만나지 못할 것이니라.

*한산시

 

용화선원 475 6월 일요법회(92년)

차사본무생(此事本無生) 이 일은 본래 남이 없으니

수연처처명(隨緣處處明) 인연따라 곳곳마다 밝구나

신료여사지(信了如斯旨) 이와 같은 뜻을 확실히 믿으면

귀가파문정(歸家罷問程) 본고향에 돌아가는 데 길을 물을 필요가 없느니라.

*태고보우 ‘無能’ / 원문 罷問裏

 

막장사기매서동(莫將些氣賣西東) 자기에게 있는 것을 가지고 동서남북에 팔지 말고

귀거래혜구산중(歸去來兮舊山中) 진리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로 발걸음을 옮길지어다

불여세인쟁시비(不與世人爭是非) 세상 사람들과 시비를 나투지 말고

장년무사청송풍(長年無事聽松風) 길이길이 일없이 솔바람 소리를 들을지어다.

*태고보우 ‘自讚’

 

백일운위반(白日雲爲伴) 낮에는 하늘에 뜬 저 흰구름을 도반 삼고

청소수작린(淸宵水作隣) 맑은 밤에는 흘러가는 물소리로 이웃을 삼음이라

무궁세외락(無窮世外樂) 끝없는 세상 속에서 세상을 초월하는 낙을

공락유수인(共樂有誰人) 누구와 함께 같이 할 것인가.

*태고보우 ‘雲澗’

 

용화선원 476 7월 일요법회(92년)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회한당초일념차(悔恨當初一念差) 당초에 한 생각 잘못 먹은 탓으로

황포환각자가사(黃袍換却紫袈裟) 가사를 벗어 던지고 황제의 곤룡포를 입게 되었구나

아본서방일납자(我本西方一衲子) 나는 본래 서방의 납자였는데

연하유락제왕가(緣何流落帝王家) 이렇게 제왕가에 떨어졌구나.

*순치황제 출가시

 

아석비구주차암(我昔比丘住此庵) 내가 전에 비구로서 이 암자에 거주했는데

다겁근수근성불(多刧勤修近成佛) 다겁을 부지런히 닦아 성불에 가까왔더라

송풍취타병중좌(松風吹打病中座) 솔바람이 부는데 병 가운데 앉았다가

일기진심수사신(一起嗔心受蛇身) 한번 진심을 낸 과보로 뱀몸을 받았더라

*금강산 표훈사 돈도암(頓道庵) 홍도(弘道)비구 '수사신보시(受蛇身報詩)' 16구절 중 4구절을 발췌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용화선원 477 8월 일요법회(92년)

황화취죽비타물(黃花翠竹非他物) 노란 꽃 푸른 대가 다른 것이 아니요

명월청풍불시진(明月淸風不是塵) 밝은달과 맑은 바람이 티끌이 아니더라

두두진시오가물(頭頭盡是吾家物) 두두물물이 다 내 집 살림살이며

신수염래용득친(信手拈來用得親) 손 닿는대로 아무 것이나 치켜들고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더라.

*백운경한 ‘居山’

 

흑운재기홀문뢰(黑雲才起忽聞雷) 먹구름이 일어나자 우레소리가 들리더니

백우시종야외래(白雨時從野外來) 흰 비가 온 산과 들에 내리는구나

사위행인세염열(似爲行人洗炎熱) 길 가던 여행자의 땀에 젖은 옷을 씻어주고

우종귀로정진애(又從歸路淨塵埃) 또 돌아가던 길의 먼지를 깨끗이 해 주는구나.

*정몽주 ‘送中遇雨’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일신진역려(一身眞逆旅) 이 한 몸뚱이는 정말 나그네 손님이요

만사개부운(萬事皆浮雲) 만사는 다 떠 있는 구름과 같다

천만금보장(千萬金寶藏) 천만 금의 보배창고가

원시일공지(元是一空紙) 한 장의 종이짝에 지나지 못한다.

*1,2구 서산대사 ‘送英庵主出山’ / 3,4구 서산대사 ‘過鳳城聞午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용화선원 478 칠석법회(92년)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 가슴 속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할 것이 있는가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 스스로 사람 앞에 백가지 능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할 뿐이다

제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 이 현성 공안 밖에, 이것을 제해 놓고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 불법의 등을 계승해서 전해가는 길이 없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山居十首’ 중에서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두두정묘국토(頭頭淨妙國土) 모든 것이 다 극락세계요, 선불장이요, 도솔천이요

물물상주진신(物物常住眞身) 모든 것이 다 불보살 화현이더라.

*위 게송(得之在心 應之在手~)에 대한 <함허설의> …頭頭淨妙國土 物物常住眞身 一切聲是佛聲 一切色是佛色 觸處天眞 雌黃無分…

 

일체성시불성(一切聲是佛聲) 모든 소리는 부처님의 설법이고

일체색시불신(一切色是佛身) 모든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은 다 부처님의 몸뚱이더라.

*위 게송 참조

 

촉처천진(觸處天眞) 부딪치는 것마다 다 천진불이더라.

*위 게송 참조

 

일행영상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 날마다 재 위를 다니고 있으니 산을 찾지 말고

신재해중휴멱수(身在海中休覓水) 몸이 바다 가운데 들어가 있으니 물 찾기를 쉬어라

묘봉정상일전신(妙峰頂上一轉身) 수미산 꼭대기에서 한 번 몸을 굴리면(타성일편 경계에서 더욱 간절히 참구해 깨치게 되면)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 시방 세계에 그[참나]를 만나지 아니한 곳이 없으리라.

*1,2구 야부송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원문 身在海中休覓水 日行嶺上莫尋山 / 3,4구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色離相分

 

용화선원 479 하안거 해제(92년)

자소내내관원방(自少來來慣遠方) 어릴 때부터 타관 객지로 돌아다닌 것이 익숙해서

기회형악도소상(幾廻衡岳渡瀟湘) 몇 번이나 형악을 돌고 소상강을 건넜던가

일조답착가향로(一朝踏着家鄕路) 하루아침에 고향에 돌아와 보니

시각도중일월장(始覺途中日月長) 비로소 일평생 동안 방황한 세월이 길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일불이불천만불(一佛二佛千萬佛) 한 부처님 두 부처님 천만 부처님이

각각안횡겸비직(各各眼橫兼鼻直) 눈은 가로로 코는 세로로 붙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느니라

석년친종선근래(昔年親種善根來) 무량겁으로부터 친히 선근을 심어와서

금일의전득거력(今日依前得渠力) 오늘 이와같이 힘을 얻으신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성색불애처(聲色不礙處) 무슨 소리를 듣건 무슨 색상을 보건 걸림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 원문 色聲不礙處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 물결 일어나자마자 일만 물결이 따르니

사의순환기요기(似蟻循環豈了期) 개미가 쳇바퀴 도는 것과 같아서 언제 끝날 때가 있으리오

금일여군도할단(今日與君都割斷) 오늘 그대와 더불어 다 끊어 버려야만

출신방호장부아(出身方號丈夫兒) 바야흐로 몸을 뛰쳐나온 대장부라고 부를 수 있으리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 纔는 ‘자’로 읊으심

 

삼제구심심불견(三際求心心不見)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을 찾아봐도 얻을 수가 없는데

양안의전대양안(兩眼依前對兩眼) 두 눈은 예나 다름없이 두 눈을 대하고 있구나

불수유검각주심(不須遺劍刻舟尋) 배에서 칼을 잃었다고 뱃전에다 표를 해도 소용없으니

설월풍화상견면(雪月風花常見面) 눈달, 바람꽃은 항상 볼 수가 있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용화선원 480 9월 일요법회(92년)

직하본래무일사(直下本來無一事) 바로 본래 한 일도 없지만

위언무사조상기(謂言無事早相欺) ‘한 일도 없다’ 말하면 벌써 스스로 속는 것이다

죽견인천성적적(竹筧引泉聲滴滴) 대나무 홈대로 샘물 끌어오는 소리가 적적한데

송창래월영지지(松窓來月影遲遲) 솔창에 비치는 달빛의 그늘이 더디고 더디구나.

*중봉명본 ‘送禪者歸鄕二首’ 중에서 / 원문 直下本來無一事 謂言無事早相欺 輪廻不翅三千劫 履踐何拘十二時 竹筧引泉聲滴滴

松窓來月影遲遲 市朝見說黃金貴 誰買靑山種紫芝

 

기래긱반냉첨의(飢來喫飯冷添衣)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추우면 옷을 더 입는 것은

삼척지동야공지(三尺之童也共知)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

일개화두명역력(一箇話頭明歷歷) 한 개의 화두가 또록또록 하고 역력하다면

여하개안자우치(如何開眼恣愚癡) 어찌 눈을 뜨고서 방자하게 어리석은 짓을 하고 살 것인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만리산하평사장(萬里山河平似掌) 만리의 강산이 평평하기가 손바닥 같고

일조관로직여현(一條官路直如絃) 한가닥 관로의 곧기가 마치 거문고 줄과 같구나

행인약문궁통사(行人若問窮通事) 행인이 만약 일을 통달하기를 다하는 것을 묻는다면

철벽은산재면전(鐵壁銀山在面前) 쇠로 된 벽과 은으로 된 산이 얼굴 앞에 있느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尚廣錄> 3권

 

황화취죽비타물(黃花翠竹非他物) 노란 꽃 푸른 대가 다른 것이 아니요

명월청풍불시진(明月淸風不是塵) 밝은달과 맑은 바람이 티끌이 아니더라

두두진시오가물(頭頭盡是吾家物) 두두물물이 다 내 집 살림살이며

신수염래용득친(信手拈來用得親) 손닿는대로 아무 것이나 치켜들고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더라.

*백운경한 ‘居山’

 

 

 

용화선원 481 10월 일요법회(92년)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막지수정순생사(莫只隨情順生死) 인간의 감정을 따라서 생사윤회에 따르지 말라

금일불휴하일휴(今日不休何日休) 오늘 쉬지 않으면 어느 날에 쉴 것이냐

참선필종심사우(參禪必從尋師友) 참선은 반드시 선지식과 좋은 도반으로 좇아서 해야 하니

감보공부일세휴(敢保工夫一世休) 감히 그 공부를 일세 동안에 마칠 수가 있느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 원문 參禪必待

 

복포사아귀(腹飽思餓鬼) 배부를 때에는 아귀의 고통을 생각하고

신안염지옥(身安念地獄) 몸이 편안할 때에는 지옥고를 생각할지어다.

수생참괴심(須生慙愧心) 모름지기 부끄러운 마음을 내서

염기근즉각(念起勤卽覺)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부지런히 곧 깨달을지어다.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 원문 腹飢

 

용화선원 482 11월 일요법회(92년)

도재유아부재타(道在唯我不在他) 도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게 있는 것이니

불수구원불구천(不須求遠不求天) 모름지기 멀리 구하지도 말고 하늘에서 구하지도 말아라

수심정좌산창하(收心靜坐山窓下) 마음을 거두고 고요히 산창 아래 앉아서

주야상참조주선(晝夜常參趙州禪) 밤낮으로 항상 조주선을 참구할지니라.

*부휴선수 ‘次眼師韻’ / 원문 道不在他唯在我, 又求天

 

심진오입시비단(尋眞誤入是非端) 진리를 찾다가 그릇 시비 속에 들어서

불각다년작소단(不覺多年作笑端) 여러 해 동안 (성현들의) 웃음거리가 된 줄 깨닫지 못했더니

몽파시지신세환(夢罷始知身世幻) 꿈을 깨고서야 비로소 세상은 말세요 몸은 늙은 줄 알았도다

서심종로백운단(誓心終老白雲端) 목숨이 다할 때까지 진리의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서원을 날마다 부처님 앞에서 하게 되는구나.

*부휴선수 ‘感懷’

 

독좌심산만사경(獨坐深山萬事輕) 홀로 깊은 산에 앉으니 만사가 다 가뿐하고

엄관종일학무생(掩關終日學無生) 종일토록 사립문을 닫고 무생을 배움이로다

생애점검무여사(生涯點檢無餘事) 일생동안을 낱낱이 살펴보니 남은 일이 없어서

일완신다일권경(一椀新茶一卷經) 한 잔의 새로운 차에 한 권의 경이로다.

*부휴선수 ‘贈巖禪伯’ / 원문 無餘物

 

운산종일무인도(雲山終日無人到) 구름 깊은 산에 종일토록 사람이 없는데

독와선창세미경(獨臥禪窓世味輕) 홀로 선창에 누우니 세상맛이 가볍구나

기습송화금기일(飢拾松花今幾日) 배가 고프면 송화가루를 주워 먹은 지 며칠이나 되었는고

고표일납과평생(孤瓢一衲過平生) 표주박 하나 누더기 하나로 평생을 지내는구나.

*부휴선수 ‘次李巡相韻’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483 동안거 결제(92년)

염추수불별무타(拈搥豎拂別無他) 주장자를 들고 불자를 세우는 것이 다른 일이 없음이요

직요당인자도가(直要當人自到家) 바로 당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기 집에 도달하기 위해서니라

발분주공번일척(發憤做功飜一擲) 분심을 발하여 정진을 해서 한바탕 뒤집으면

현언묘구안중사(玄言妙句眼中沙) 현묘한 말과 묘한 글귀가 눈 속의 모래니라.

*부휴선수 ‘賽暹禪和求語’

 

불법유행불관시(佛法流行不關時) 불법이 유통해서 행해지는 것은 시대와 상관이 없으니

즉심변시기성쇠(卽心便是豈盛衰) ‘마음이 곧 부처’라 하는 신념에 입각해서 본다면 어찌 성쇠가 있으리오

조제화락진소식(鳥啼花落眞消息) 새가 울고 꽃이 지는데 참소식이 역력히 드러난 것이니

지자희이설향수(只自熙怡說向誰) 다만 이 참소식을 스스로 즐길지언정 누구를 향해 말하리오.

*부휴선수 ‘次鍾峰’의 1,2구와 7,8구

 

도본망언난지주(道本忘言難指注) 도는 본래 말이 없어서 말로써 가리키거나 설명할 수 없으며

갱무형색가사량(更無形色可思量) 다시 모양과 빛깔도 없기 때문에 사량분별을 붙일 수 없음이라

암전취죽화운립(巖前翠竹和雲立) 그러나 바위 앞에 푸른 대는 운무 속에 서 있고

대상황화대로향(臺上黃花帶露香) 대 위에 노란 꽃은 이슬을 머금고 향내를 풍기고 있구나.

*부휴선수 ‘贈環師’

 

용화선원 484 12월 일요법회(92년)

만물영고자유시(萬物榮枯自有時) 만물이 무성했다가 시드는 것이 다 스스로 때가 있으니

난향춘일국개지(蘭香春日菊開遲) 난초는 봄날에 향기롭고 국화는 늦게 피는구나

세간궁달개여차(世間窮達皆如此) 세간의 흥망성쇠도 다 이와 같아서

선후수수일양사(先後雖殊一樣思) 선후는 비록 다르지만 다 마찬가지로구나.

*부휴선수 ‘秋菊春蘭各有時’

 

인인자유충천기(人人自有衝天氣) 사람마다 하늘을 찌르는 기상을 갖고 있으니

일념회광시장부(一念廻光是丈夫) 한생각 돌이키면 이것이 바로 대장부니라

막도염화소식단(莫道拈花消息斷) 염화 소식이 끊어졌다 말하지 말라

우여산조갱상호(雨餘山鳥更相呼) 비갠 뒤에 산새가 서로 부르고 있지 않느냐.

*부휴선수 ‘次鐘峰’

 

용신모옥자허금(容身茅屋自虛襟) 겨우 몸을 들여 놓을만한 띳집 토굴에 스스로 가슴이 비었구나

지벽산고미석음(地僻山高未夕陰) 땅은 벽촌 산 높은 곳이지만 해저물녘이 아직 안되었구나

응물무심여곡향(應物無心如谷響) 환경과 사물에 응하여 무심한 것이 마치 골짜기의 메아리와 같은데

올연단좌대추림(兀然端坐對秋林) 올연이 단좌하여 가을 숲을 대하는구나.

*부휴선수 ‘寄七松’ 중  제4수

 

• 용화사 485, 486, 487

 

용화선원 488 관음재일(79년 6월)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자경문

 

• 용화사 489, 490, 491, 492, 493, 494, 495

 

용화선원 496 성도재(92.12.08.음)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염념석가출세시(念念釋迦出世時)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시는 때요

보보미륵하생처(步步彌勒下生處)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시는 곳이로다.

 

• 용화사 497

 

용화선원 498 1월 일요법회(93년)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 가슴 속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할 것이 있는가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 스스로 사람 앞에 백가지 능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할 뿐이다

제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 이 현성 공안 밖에, 이것을 제해 놓고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 불법의 등을 계승해서 전해가는 길이 없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山居十首’ 중에서

 

본참공안몰심사(本參公案沒心思) 본참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 원문 趙州公案

 

월마은한전성원(月磨銀漢轉成圓) 달이 은하수에 깎여 점점 둥긂을 이루고

소면서광조대천(素面舒光照大千) 흰 얼굴이 환한 빛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연비산산공착영(連臂山山空捉影) 원숭이들 팔을 연결해서 부질없이 샘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하나

고륜본불낙청천(孤輪本不落靑天)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라.

*<관음예문>

 

군금욕식무위리(君今欲識無爲理) 그대가 이제 함이 없는 이치를 알고저 할진댄

불리천차만별중(不離千差萬別中) 천차만별 가운데를 여의지 말지니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모든 법이 본래부터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 항상 그대로 적멸상[열반상]이라

불자행도이(佛子行道已) 불자가 이 도리를 깨달으면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바로 그것이 부처님이 되는 것이다.

*<법화경> 사구게 方便品

 

• 용화사 499

 

용화선원 500 동안거 해제(93년)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만의도취일의단(萬疑都就一疑團) 만가지 의심을 다 몰아 한 의단으로 나아가라

의거의래의자간(疑去疑來疑自看)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하는 자신을 보아라

수시나룡타봉수(須是拏龍打鳳手) 모름지기 용을 잡고 봉황을 잡는 용맹한 사람이라야

일권권도철성관(一拳拳倒鐵城關) 한주먹으로 쳐서 쇠로된 성벽관문을 부술 수 있을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蘭法師’

 

춘종동해남비석(春從東海南飛錫) 봄에는 동해로 가고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고

추향서산우북방(秋向西山又北方) 가을에는 서산으로 가고 서산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구나

삼백육순장요요(三百六旬長擾擾) 삼백 육십 일을 길이 어지러우니

부지하일도고향(不知何日到故鄕) 언제 고향에 닿을지 알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行脚僧’

 

부운부귀비유의(浮雲富貴非留意) 뜬구름 같은 부귀영화에 내 뜻을 머무르지 않는데

와각공명기득구(蝸角功名豈得求) 달팽이뿔 같은 명예를 어찌 구하리요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이 쾌청한데 봄졸음이 족해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 산새의 온갖 노래 소리를 듣더라.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 원문 豈染情

'송담선사 > 401 - 50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담선사 401-450  (0) 2022.02.22

용화선원 501 2월 일요법회(93년)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비추고

하유청풍동유설(夏有淸風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부질없는 일로 마음속에 걸림이 없다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문득 이것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무문혜개(無門慧開) <무문관> / 원문 양풍(凉風)

 

돈오심원개보장(頓悟心源開寶藏) 마음의 근원을 몰록 깨달아서 보배창고를 열면

연생식득본래신(緣生識得本來身) 인연으로 생긴 것이 본래의 몸임을 알게 되리라

연화근발어니리(蓮花根發淤泥裏) 연꽃이 그 뿌리는 진흙속에 박혀 있으나

각소거진불염진(卻笑居塵不染塵) 티끌에 있지만 티끌에 오염되지 않음을 보고 문득 웃음이 나오더라.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

 

상풍괄지소고해(霜風刮地掃枯荄) 서릿바람이 땅을 깎고 마른 뿌리를 쓸고 지나가는데

수각동군금이회(誰覺東君今已廻) 누가 봄이 이미 돌아온 줄을 알았겠느냐

유유영매선누설(唯有嶺梅先漏洩) 오직 저 산마루에 매화가 먼저 봄뜻을 누설해서

일지독향설중개(一枝獨向雪中開) 한 가지가 눈 속을 향해서 피었구나.

*남명 천(南明 泉) <선문염송> ‘염화시중’에 대한 게송

 

용화선원 502 3월 일요법회(93년)

만물영고자유시(萬物榮枯自有時) 만물이 무성했다가 시드는 것이 다 스스로 때가 있으니

난향춘일국개지(蘭香春日菊開遲) 난초는 봄날에 향기롭고 국화는 늦게 피는구나

세간궁달개여차(世間窮達皆如此) 세간의 흥망성쇠도 다 이와 같아서

선후수수일양사(先後雖殊一樣思) 선후는 비록 다르지만 다 마찬가지로구나.

*부휴선수 ‘秋菊春蘭各有時’

 

구죽생신순(舊竹生新筍) 묵은 대나무에서 새순이 나고

신화장구지(新花長舊枝) 새꽃은 묵은 가지에서 자라나는 법이라

우최행객로(雨催行客路) 비는 여행자의 길을 재촉하고

풍송편범귀(風送片帆歸) 바람은 조각배가 (목적지에) 빨리 가게 하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사대오온동경상(四大五蘊同鏡像) 사대오온은 마치 거울에 나타나는 영상과 같음이요

공공무아역무인(空空無我亦無人) 공하고 공해서 나도 없고 또한 남도 없느니라

무아무인성상주(無我無人性常住) 나도 없고 남도 없어서 성품이 항상 주하면

동지동천고도금(同地同天古到今) 하늘과 땅과 더불어 예나 이제나 영원함이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용화선원 503 4월 일요법회(93년)

만법유래공리화(萬法由來空裏花) 만법이 본래 허공 속에 핀 꽃인데

기의도산해중사(豈宜徒算海中沙) 어찌 마땅히 부질없이 바다 속에 모래를 세리요

단종철벽은산투(但從鐵壁銀山透) 다못 본참공안을 좇아 철벽은산을 뚫을지언정

불문여하우약하(不問如何又若何) 여하약하를 묻지 말지니라.

*사명대사 ‘贈圓沙彌求頌’

 

조가화소심무한(鳥歌花笑心無限) 산새는 노래하고 꽃들은 미소 짓는데 나의 마음은 그지없구나

월백청풍도미빈(月白淸風道未貧) 달은 하늘에 희고 바람은 맑은데 도닦는 자미를 무엇에 비할까

종금일납중중보(從今一衲重重補) 이제부터 누더기 하나를 누덕누덕 기워 입고 검박하게 살면서

불하운잠노차신(不下雲岑老此身) 구름 오락가락하는 산골짜기에서 내려가지 않고 이 몸 늙히리라.

*경허성우 ‘伽倻山’ 게송 중에 3,4,7,8 구절

 

용화선원 504 법보재(93년)

오조서래유유이(吾祖西來唯有以) 우리의 초조 달마스님께서 서쪽에서 오신 까닭이 있으니

영인철견본가풍(令人徹見本家風)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의 본래면목을 깨닫게 하는데 있음이로다

주공일득금강안(做功一得金剛眼) 참선을 해서 금강안을 깨달으면

광겁무명당하공(曠劫無明當下空) 광겁에 지은 무명업장이 당하에 공해 버릴 것이니라.

*부휴선수 ‘贈道默禪子’

 

도재무타유재아(道在無他唯在我) 도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게 있는 것이니

불수구원불구천(不須求遠不求天) 모름지기 멀리 구하지도 말고 하늘에서 구하지도 말아라

수심정좌산창하(收心靜坐山窓下) 마음을 거두고 고요히 산창 아래 앉아서

주야상참조주선(晝夜常參趙州禪) 밤낮으로 항상 조주선을 참구할지니라.

*부휴선수 ‘次眼師韻’ / 원문 道不在他唯在我,

 

무성무취난심적(無聲無臭難尋迹)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냄새도 없어서 찾기 어려운데

하황형용지묵경(何況形容紙墨經) 하물며 무어라고 형용을 하며 종이나 먹으로 표현할 수 있으리오

일념회기천지동(一念回機天地動) 일념으로 기틀을 돌이켜 하늘과 땅이 뒤바뀌면

고금현성비견행(古今賢聖比肩行) 고금의 현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갈 수 있음이니라.

*부휴선수 ‘次眼師韻’

 

용화선원 505 5월 일요법회(93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용화선원 506 부처님오신날(93년)

창출무생일곡가(唱出無生一曲歌) 생사없는 진리의 노래 한곡조를 불러내니

대천사계용금파(大千沙界涌金波) 삼천대천세계가 온통 찬란한 금색물결이 일어나는구나

염래물물진면목(拈來物物眞面目) 무엇이고 잡아온대로 두두물물이 다 참 면목인데

하필자황변불마(何必紫黃辨佛魔) 하필 붉다 누렇다, 부처다 마구니다 가려낼 것이 무엇이 있느냐.

 

물어중로사공왕(勿於中路事空王) 중도에서 공왕을 섬기지 말고(무기공에 떨어져 있지 말고)

책장수심달본향(策杖須尋達本鄕) 채찍을 가해서 모름지기 본고향을 찾을지니라

약야인순허상일(若也因循虛喪日) 만약 그럭저럭 헛되이 세월을 보내면

갱대하물답명왕(更待何物答冥王) 무엇을 가지고 명왕에게 답할 것인가.

*부휴선수 ‘贈一禪伯’ / 원문 更持

 

조가화소심무한(鳥歌花笑心無限) 산새는 노래하고 꽃들은 미소 짓는데 나의 마음은 그지없구나

월백청풍도미빈(月白淸風道未貧) 달은 하늘에 희고 바람은 맑은데 도닦는 자미를 무엇에 비할까

종금일납중중보(從今一衲重重補) 이제부터 누더기 하나를 누덕누덕 기워 입고 검박하게 살면서

불하운잠노차신(不下雲岑老此身) 구름 오락가락하는 산골짜기에서 내려가지 않고 이 몸 늙히리라.

*경허성우 ‘가야산’ 8구의 게송 중에 3,4,7,8 구절

 

용화선원 507 하안거 결제(93년)

발심사해(發心似海) 발심을 하되 바다와 같이 깊게 하고

입지여산(立志如山) 뜻을 세우되 태산과 같이 높게 할지니라

생사사대(生死事大) 생사문제가 크고

무상신속(無常迅速) 무상하기는 번갯불같이 빠르니

당근정진(當勤精進) 마땅히 정진을 하되

여구두연(如救頭燃) 머리에 불붙은 것을 끄듯 그렇게 하라

속성정각(速成正覺) 속히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서

광도중생(廣度衆生) 널리 중생을 제도하라.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무위진인몰형단(無位眞人沒形段) 계급없는 참사람은 형상이 없으나

심상출입면문중(尋常出入面門中) 항상 얼굴을 통해서 출입하더라

당능일념회기료(倘能一念回機了) 만약 한생각에 그 기틀을 돌이켜 마치면

답단전광유수성(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아서 끊으리라.

*사명대사 ‘有一倭僧求語’

 

용화선원 508 6월 일요법회(93년)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양자막수인(是非兩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벽파남통북(壁破南通北) 벽이 무너지니 남북으로 통하고

첨소안근천(簷疎眼近天) 처마가 부러지니 하늘이 가까워졌구나

막위황량고(莫謂荒凉苦) 이것을 큰 고통이라 말하지 말라

영풍득월선(迎風得月先) 시원한 바람도 불고 달도 볼 수 있으니 좋구나.

*환성지안 ‘呼韻’

 

 

 

• 용화사 509

 

용화선원 510 7월 일요법회(93년)

참문수의제아만(參問須宜除我慢) 참선을 하려면 모름지기 아만을 제해버려야 하고

수행지합거탐진(修行只合去貪嗔) 수행해 나가는 데는 탐심진심을 버려야 한다

수문훼예여풍과(雖聞毁譽如風過) 비록 헐뜯거나 칭찬하는 소리를 들어도 바람이 지나간 것처럼 여기면

만사무심도자신(萬事無心道自新) 만사에 무심해서 도가 저절로 새로워 질 것이다.

*부휴선수 ‘贈峻上人’

 

인인자유충천기(人人自有衝天氣) 사람마다 하늘을 찌르는 기상을 갖고 있으니

일념회광시장부(一念廻光是丈夫) 한생각 돌이키면 이것이 바로 대장부니라

막도염화소식단(莫道拈花消息斷) 염화 소식이 끊어졌다 말하지 말라

우여산조갱상호(雨餘山鳥更相呼) 비갠 뒤에 산새가 서로 부르고 있지 않느냐.

*부휴선수 ‘次鐘峰’

 

인간부명전광중(人間浮命電光中) 인간의 뜬 목숨이 번갯불처럼 잠깐인데

도비정신주동북(徒費精神走東北) 정신을 쓸데없이 소비하여 동서남북으로 다니는구나

퇴은임천빈역락(退隱林泉貧亦樂) 산림 속에 숨어살면 가난도 즐거움이라

부지신곤시비풍(不知身困是非風) 시비의 바람 속에 시달림을 받지 않음이로다.

*부휴선수 ‘嘲士大夫’ / 원문 走北東

 

용화선원 511 8월 일요법회(93년)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 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행봉불법득인신(幸逢佛法得人身) 다행히 불법을 만나서 사람몸을 얻어서

역겁수행근성불(歷劫修行近成佛) 역겁을 수행을 해가지고 머지않아 성불에 가까왔는데

일기진심수사신(一起嗔心受蛇身) 한번 진심을 낸 과보로 이렇게 뱀몸을 받았으니

함정구불능언어(含情口不能言語) 생각은 환한데 입으로는 말을 못하더라.

*금강산 표훈사 돈도암(頓道庵) 홍도(弘道)비구 '수사신보시(受蛇身報詩)' 16구절 중 4구절

 

도부재타유재아(道不在他唯在我) 도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게 있는 것이니

불수구원우구천(不須求遠又求天) 모름지기 멀리 구하지도 말고 하늘에서 구하지도 말아라

수심정좌산창하(收心靜坐山窓下) 마음을 거두고 고요히 산창 아래 앉아서

주야상참활구선(晝夜常參活句禪) 밤낮으로 항상 활구선을 참구할지니라.

*부휴선수 ‘次眼師韻’ / 원문 趙州禪

 

개중소식유수지(箇中消息有誰知) 이 속의 소식을 누가 있어 알리요

발분망신절기의(發憤忘身切起疑) 발분해서 몸을 잊고 간절히 의심을 일으켜라

화지일성천지괴(㘞地一聲天地壞) ‘와’하는 한마디 소리에 천지가 무너지니

하론북해여남타(何論北海與南陀) 어찌 북쪽 바다와 남쪽 언덕을 말하리오.

*부휴선수 ‘次松雲韻贈正道人’ / 원문 天地毁, 南陲

 

용화선원 512 하안거 해제(93년)

당하지귀아시수(當下知歸我是誰) 당장 ‘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을 알아야 하니

의정거처요분명(疑情擧處要分明) 의정 일어난 곳에 분명함을 요하느니라

막파심량중복탁(莫把心量重卜度) 마음으로 헤아리고 점치고 따지지 말라

혜등호향풍전속(慧燈好向風前續) 지혜의 등불을 바람 앞에서도 꺼지지 않도록 이어 갈지니라.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17권. 2,3구 ‘示朱羅青民部’ / 1,4구 ‘示蔡聖龍祠部’

 

피치삭발유래유(披緇削髮有來由) 먹물 옷을 입고 삭발한 데는 까닭이 있는 것이니

막향청산공백두(莫向靑山空白頭) 청산 속에 공연히 머리만 희게 하지 말지니라

사십구년다소설(四十九年多少說) 부처님께서 사십구년 동안 설하신 많은 법문이

종횡위아지귀휴(縱橫爲我指歸休) 종횡으로 모두 밖으로 치닫지 말고 자기를 찾으라는 한마디이니라.

*소요태능 ‘示密行禪子’ / 원문 剃髮

 

정체종래절성색(正體從來絶聲色) 바른 진리의 체는 본래로 소리와 색상을 여읜 것이니

멱즉지군불견종(覓則知君不見蹤) 찾은 즉 그대는 알라, 자취를 보지 못할 것이다

묘봉정상일전신(妙峰頂上一轉身) 수미산 꼭대기에서 한 번 몸을 굴리면(타성일편 경계에서 더욱 간절히 참구해 깨치게 되면)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 시방 세계에 그[참나]를 만나지 아니한 곳이 없으리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色離相分

 

용화선원 513 9월 일요법회(93년)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 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백년부환수중구(百年浮幻水中漚) 인생백년이 뜬구름, 환상, 물거품과 같은 것이니

부지종일위수망(不知終日爲誰忙) 종일토록 누구를 위해 그렇게 바쁜가

약지망리진소식(若知忙裏眞消息) 만약 그렇게 바쁜 속에서 참소식을 안다면

일타연화생불탕(一朶蓮花生沸湯) 한송이 연꽃이 끓는 물에서 피어나는 것과 같도다.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이 게송 원문의 첫구는 莫妄想 好參詳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 물결 일어나자마자 일만 물결이 따르니

사의순환기요기(似蟻循環豈了期) 개미가 쳇바퀴 도는 것과 같아서 언제 끝날 때가 있으리오

금일여군도할단(今日與君都割斷) 오늘 그대와 더불어 다 끊어 버려야만

출신방호장부아(出身方號丈夫兒) 바야흐로 몸을 뛰쳐나온 대장부라고 부를 수 있으리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 纔는 ‘자’로 읊으심

 

• 용화사 514

 

용화선원 515 10월 일요법회(93년)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흑운재기홀문뢰(黑雲才起忽聞雷) 먹구름이 일어나자 우레소리가 들리더니

백우시종야외래(白雨時從野外來) 흰 비가 온 산과 들에 내리는구나

사위행인세염열(似爲行人洗炎熱) 길 가던 여행자의 땀에 젖은 옷을 씻어주고

우종귀로정진애(又從歸路淨塵埃) 또 돌아가던 길의 먼지를 깨끗이 해 주는구나.

*정몽주 ‘送中遇雨’

 

안자고비수자류(雁自高飛水自流) 기러기는 저 높이 날고 물은 스스로 흘러가는데

백운홍수잡산두(白雲紅樹雜山頭) 흰 구름과 붉은 나무들은 산 고개에 여기저기 섞여 있구나

계변낙엽미귀로(溪邊落葉迷歸路) 시냇가에 낙엽으로 갈 길이 희미한데

임리소종산객수(林裏疏鍾散客愁) 숲속에 드문드문 울려오는 종소리가 나그네의 시름을 달래주는구나.

*부휴선수 ‘秋日遊山’

 

용화선원 516 최기항영가 49재 천도법어(93년)

계성변시광장설(溪聲便是廣長舌) 시냇물 소리는 문득 부처님의 광장설법이요

산색기비청정신(山色豈非淸淨身) 산빛이 어찌 청정한 부처님의 몸이 아니리요

야래팔만사천게(夜來八萬四千偈) 밤으로부터 온 팔만사천가지나 되는 진리의 노래를

타일여하거사인(他日如何擧似人) 다른 날에 어찌 다른 사람에게 보일 것인가.

*소동파 오도송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 용화사 517

 

용화선원 518 11월 일요법회(93년)

낙일추광만취미(落日秋光滿翠微) 떨어진 해 가을빛이 산기슭에 가득한데

난봉상엽축풍비(亂峰霜葉逐風飛) 어지러운 봉우리에는 서리맞은 이파리가 바람을 쫓아 나는구나

계산갱호사양리(溪山更好斜陽裏) 시내 산에는 다시 기울어진 좋은 석양 속에

지대황혼월상귀(只待黃昏月上歸) 다못 황혼에 달이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는구나.

*부휴당대사집(浮休堂大師集)卷之四 福泉東臺 / 취미 : 청록빛의 산색, 산의 중턱, 청산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불법유행불관시(佛法流行不關時) 불법이 유통해서 행해지는 것은 시대와 상관이 없으니

즉심변시기성쇠(卽心便是豈盛衰) ‘마음이 곧 부처’라 하는 신념에 입각해서 본다면 어찌 성쇠가 있으리오

조제화락진소식(鳥啼花落眞消息) 새가 울고 꽃이 지는데 참소식이 역력히 드러난 것이니

지자희이설향수(只自熙怡說向誰) 다만 이 참소식을 스스로 즐길지언정 누구를 향해 말하리오.

*부휴선수 ‘次鍾峰’의 1,2구와 7,8구

 

용화선원 519 동안거 결제(93년)

보전주인증작몽(寶殿主人曾作夢) 보배집 주인이 일찍이 긴 꿈에 잠겼는데

무명초무기다년(無明草茂幾多年) 얼마나 많은 세월동안 무명초가 무성했구나

금향금강봉하락(今向金剛鋒下落) 이제 금강의 칼날을 향해서 무명초가 땅에 떨어지니

무한광명조대천(無限光明照大千) 한없는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집도게(執刀偈)

 

영축염화시상기(靈鷲拈花示上機) 영축산에서 꽃을 들어 상근기에게 보인 일

긍동부목접맹귀(肯同浮木接盲龜) 눈 먼 거북이 나무토막 만난 격이니

음광불시미미소(飮光不是微微笑) 가섭이 만약 미소 짓지 않았더라면

무한청풍부여수(無限淸風付與誰) 한없이 맑은 바람 누구에게 주었을꼬.

*삽계 익(霅溪 益) <선문염송> ‘염화시중’에 대한 게송 / 원문 淸香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520 12월 일요법회(93년)

가기철선입해래(駕起鐵船入海來) 쇠배를 타고 바다로 들어오니

조간휘처월정명(釣竿揮處月正明) 낚시대 빛나는 곳에 달이 정히 밝았구나

창명과래혼불각(滄溟過來渾不覺) 푸른 바다를 이미 지나온 줄 몰랐으니

종일행행부지행(終日行行不知行) 종일토록 가고 갔거만 가는 줄을 아지 못하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究竟無我分 / 원문 駕起鐵船入海來 釣竿揮處月正明 性愛蟾光寒照影 滄溟過來渾不覺 更知道 途中 却憶靑山事 終日行行不知行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향아불문여광제(向我佛門如廣濟) 우리 불문에 있어서 널리 제도를 하는데 있어서는

무연진개대비은(無緣眞箇大悲恩) 인연없이 제도함이 참으로 대비은이니라.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비추고

하유양풍동유설(夏有凉風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부질없는 일로 마음속에 걸림이 없다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문득 이것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무문혜개(無門慧開) <무문관>

 

용화선원 521 1월 일요법회(94년)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돈오심원개보장(頓悟心源開寶藏) 마음의 근원을 몰록 깨달아서 보배창고를 열면

연생식득본래신(緣生識得本來身) 인연으로 생긴 것이 본래의 몸임을 알게 되리라

연화근발어니리(蓮花根發淤泥裏) 연꽃이 그 뿌리는 진흙속에 박혀 있으나

각소거진불염진(卻笑居塵不染塵) 티끌에 있지만 티끌에 오염되지 않음을 보고 문득 웃음이 나오더라.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

 

• 용화사 522

 

용화선원 523 성도재(93.12.08.음)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 물결 일어나자마자 일만 물결이 따르니

사의순환기요기(似蟻循環豈了期) 개미가 쳇바퀴 도는 것과 같아서 언제 끝날 때가 있으리오

금일여군도할단(今日與君都割斷) 오늘 그대와 더불어 다 끊어 버려야만

방호출신장부아(方號出身丈夫兒) 바야흐로 몸을 뛰쳐나온 대장부라고 부를 수 있으리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 纔는 ‘자’로 읊으심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수궁산진의무로(水窮山盡疑無路) 물이 다하고 산도 다해 갈곳이 없는 줄 알았더니

유암화명우일촌(柳暗花明又一村) 버들은 드리워지고 꽃이 밝게 핀 또 한마을이 나타났구나.

*1,2구 무문혜개 <무문관> / 3,4구는 송(宋) 육유(陸游)의 율시 ‘游山西村’ 중에서, 원문 山重水複疑無路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 용화사 524

 

용화선원 525 2월 일요법회(94년)

무위진인몰형단(無位眞人沒形段) 계급없는 참사람은 형상이 없으나

심상출입면문중(尋常出入面門中) 항상 얼굴을 통해서 출입하더라

당능일념회기료(倘能一念回機了) 만약 한생각에 그 기틀을 돌이켜 마치면

답단전광유수성(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아서 끊으리라.

*사명대사 ‘有一倭僧求語’

 

삼가촌리형형례(三街村裏兄兄禮) 삼거리 시골 속에서 형님 형님하면서 서로 인사하고

요시전두부부지(鬧市廛頭父父知) 시끄러운 장 가게 앞에서 아저씨 아저씨하고 알고 지내는구나

일념회기즉재자(一念回機卽在玆) (바로 그 속에서) 한 생각 돌이킬 때 바로 여기에 있으나

호리유차유천리(毫釐有差謬千里) 터럭 끝만큼이라도 어김이 있으면 천리를 그르친다.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행년홀홀급여류(行年忽忽急如流)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마치 급히 흐르는 물과 같고

노색간간일상두(老色看看日上頭) 늙은 빛이 얼른얼른 날마다 머리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지차일신비아유(只此一身非我有) 다못 이 한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닌데

휴휴신외갱하구(休休身外更何求) 쉬고 쉬어라, 이 몸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진각혜심 ‘息心偈’

 

• 용화사 526

 

용화선원 527 동안거 해제(94년)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정체종래절색공(正體從來絶色空) 바른 진리의 체는 본래로 색과 공이 끊어진 것이니

멱즉지군불견종(覓則知君不見蹤) 찾은 즉 그대는 알라, 자취를 보지 못할 것이다

묘봉정상일전신(妙峰頂上一轉身) 수미산 꼭대기에서 한 번 몸을 굴리면(타성일편 경계에서 더욱 간절히 참구해 깨치게 되면)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 시방 세계에 그[참나]를 만나지 아니한 곳이 없으리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色離相分 / 원문 絶聲色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백화유월유루대(百花有月有樓臺) 백가지 꽃이 피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 원문 有花有月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용화선원 528 3월 일요법회(94년)

만법유래공리화(萬法由來空裏花) 만법이 본래 허공 속에 핀 꽃인데

기의도산해중사(豈宜徒算海中沙) 어찌 마땅히 부질없이 바다 속에 모래를 세리요

단종철벽은산투(但從鐵壁銀山透) 다못 본참공안을 좇아 철벽은산을 뚫을지언정

불문여하우약하(不問如何又若何) 여하약하를 묻지 말지니라.

*사명대사 ‘贈圓沙彌求頌’

 

안견이문원불격(眼見耳聞元不隔) 보는 놈과 듣는 놈이 원래 다른 게 아니니

주명야암절상량(晝明夜暗絶商量) 낮이나 밤이나 상량심을 내지 말아라

본래성현하다사(本來成現何多事) 본래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절기당기자부장(切忌當機自覆藏) 어떤 기틀에 당해서 스스로 덮어 감추려 하지 말지니라.

*중봉명본 ‘無隱’

 

백세광음여과극(百歲光陰如過隙) 백년세월이 문틈으로 스쳐가는 번쩍하는 햇빛과 같은데

하능구주재인간(何能久住在人間) 어찌 능히 인간세상에 오래오래 머무를 수 있겠느냐

의수강건수근주(宜隨强健須勤做) 마땅히 이만큼 젊고 이만큼 건강할 때 모름지기 부지런히 정진하라

생사임시부자한(生死臨時不自閑) 죽음에 이르르면 스스로 한가하지 못할 것이다.

*부휴선수 ‘警世’

 

용화선원 529 4월 일요법회(94년)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 가슴 속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할 것이 있는가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 스스로 사람 앞에 백가지 능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할 뿐이다

제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 이 현성 공안 밖에, 이것을 제해 놓고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 불법의 등을 계승해서 전해가는 길이 없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山居十首’ 중에서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애처(色聲不礙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걸림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용화선원 530 법보재(94년)

우후정화연야발(雨後庭花連夜發) 비가 내린 뒤 뜰앞에 꽃이 밤을 새워 난만히 피어있고

청향산입효창신(淸香散入曉窓新) 맑은 향기가 풍겨 새벽창이 새롭구나

화응유의향인소(花應有意向人笑) 꽃은 뜻이 있어 사람들을 향해 웃고 있건만

만원선승공도춘(滿院禪僧空度春) 도량에 가득한 선승들은 헛되이 봄을 지내고 있구나.

*편양언기 ‘庭花’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유월육일 (六月六日) 오늘은 유월 육일

곡천수죄족(谷泉受罪足) 곡천은 죄 받기 마쳤다

불시상천당(不是上天堂) 천당에 올라가지 아니하면

필시입지옥(必是入地獄) 반드시 지옥에 갈 것이다.

*곡천(谷泉)선사 열반송 / 원문 今朝六月六 谷泉受罪足 不是上天堂 便是入地獄

 

용화선원 531 5월 일요법회(94년)

본참공안몰심사(本參公案沒心思) 본참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 원문 趙州公案

 

비불비심비시물(非佛非心非是物) 부처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닌데

만로피대긱신산(謾勞皮袋喫辛酸) 공연히 가죽푸대만 괴롭혀 쓸데없는 고생을 하고 있구나

현전경색청여세(現前境色淸如洗)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경색이 맑기가 씻은 듯한데

일일위군세지진(一一爲君細指陳) 낱낱이 그대를 위해 자상하게 생사없는 도리를 일러주고 있구나.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19권 ‘示方士雄居士’ / 원문 吃酸辛

 

백세광음여과극(百歲光陰如過隙) 백년세월이 문틈으로 스쳐가는 번쩍하는 햇빛과 같은데

하능구주재인간(何能久住在人間) 어찌 능히 인간세상에 오래오래 머무를 수 있겠느냐

의수강건수근주(宜隨强健須勤做) 마땅히 이만큼 젊고 이만큼 건강할 때 모름지기 부지런히 정진하라

생사임시부자한(生死臨時不自閑) 죽음에 이르르면 스스로 한가하지 못할 것이다.

*부휴선수 ‘警世’

 

불법유행불관시(佛法流行不關時) 불법이 유통해서 행해지는 것은 시대와 상관이 없으니

즉심변시기성쇠(卽心便是豈盛衰) ‘마음이 곧 부처’라 하는 신념에 입각해서 본다면 어찌 성쇠가 있으리오

조제화락진소식(鳥啼花落眞消息) 새가 울고 꽃이 지는데 참소식이 역력히 드러난 것이니

지자희이설향수(只自熙怡說向誰) 다만 이 참소식을 스스로 즐길지언정 누구를 향해 말하리오.

*부휴선수 ‘次鍾峰’의 1,2구와 7,8구

 

한산정상월륜고(寒山頂上月輪孤) 한산의 꼭대기에 둥근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조견청공일물무(照見晴空一物無) 저 맑은 하늘에 달이 밝게 비추어서 한 물건도 없구나

가귀천연무가보(可貴天然無價寶) 귀하고 귀한 천연의 값없는 보배가

매재오음익신구(埋在五陰溺身軀) 색수상행식 오음으로 이루어진 몸속에 매장되어 있구나.

*한산시

 

용화선원 532 부처님오신날(94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용화선원 533 하안거 결제(94년)

만법유래공리화(萬法由來空裏花) 만법이 본래 허공 속에 핀 꽃인데

기의도산해중사(豈宜徒算海中沙) 어찌 마땅히 부질없이 바다 속에 모래를 세리요

단종철벽은산거(但從鐵壁銀山去) 다못 본참공안을 좇아 철벽은산을 향해 갈지언정

불문여하우약하(不問如何又若何) 여하약하를 묻지 말지니라.

*사명대사 ‘贈圓沙彌求頌’ / 원문 銀山透

 

사시순환난부한(四時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사서(四序)로도 읊으심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 가슴 속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할 것이 있는가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 스스로 사람 앞에 백가지 능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할 뿐이다

제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 이 현성 공안 밖에, 이것을 제해 놓고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 불법의 등을 계승해서 전해가는 길이 없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山居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534 7월 일요법회(94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용화선원 535 8월 일요법회(94년)

백세광음여과극(百歲光陰如過隙) 백년세월이 문틈으로 스쳐가는 번쩍하는 햇빛과 같은데

하능구주재인간(何能久住在人間) 어찌 능히 인간세상에 오래오래 머무를 수 있겠느냐

의수강건수근주(宜隨强健須勤做) 마땅히 이만큼 젊고 이만큼 건강할 때 모름지기 부지런히 정진하라

생사임시부자한(生死臨時不自閑) 죽음에 이르르면 스스로 한가하지 못할 것이다.

*부휴선수 ‘警世’

 

광음사효잉환석(光陰乍曉仍還夕) 시간은 잠깐 새벽이었다가 곧 저녁이 되고

초목재춘즉도추(草木纔春卽到秋) 초목은 겨우 봄인 듯 싶더니 문득 가을이로다

재세약무호말선(在世若無毫末善) 세상에 있을 적에 터럭만큼도 선행이 없다면

사장하물답명후(死將何物答冥侯) 장차 죽어서 염라대왕에게 무엇으로 대답하리오.

*경허성우 ‘結同修定慧 同生兜率 同成佛果稧社文’ 중에서 / 纔는 ‘자’로 읊으심

 

공좌동행세막지(共坐同行世莫知) 함께 앉고 함께 가면서도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기인당면변봉이(幾人當面便逢伊) 몇 사람이 행주좌와 속에서 주인공을 만나고 있는가?

부앙시청증불매(俯仰視聽曾不昧) 얼굴을 쳐들고도 얼굴을 숙이고도, 항상 보고 들으면서 잠깐 동안도 매하지를 안혀

하수향외문거귀(何須向外問渠歸) 어찌 밖을 향해서 그를 물으면서 돌아 댕기냐 이거여.

*1,2구 보령인용(保寧仁勇) ‘共坐’에 대한 게송/ 3,4구 소요태능선사의 ‘詠懷’ 게송임.

 

용화선원 536 하안거 해제(94년)

안광삭파삼천계(眼光爍破三千界) 눈빛이 빛나서 삼천계를 비추었는데

이유동정벽모한(裏有瞳睛碧眸寒) 그 가운데 눈동자가 푸르고 차웁구나

흉차쇄락혼망세(胸次洒落渾忘世) 가슴속은 물 뿌려 쓸어 놓은 것처럼 쇄락한데 온 세상을 다 잊었고

중유뇌정기우신(中有雷霆氣宇新) 그 가운데 하늘에 우레가 울린 뒤에 그 기상이 새롭고 새롭구나.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외응중연수처적(外應衆緣隨處寂)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응하되 곳에 따라서 적적하고

내명일적응무휴(內冥一寂應無虧) 안으로는 한 적적한 데 계합해서 뻑뻑이 이지러짐이 없더라

토리회회여대해(肚裏恢恢如大海) 뱃속은 넓고 넓어서 저 바다와 같이 큰데

일임천차유여무(一任千差有與無) 천가지 만가지 있고 없는 차별에 일임해 버리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 肚裏(두리)를 ‘토리’로 읊으심 / 원문 如海大

 

용화선원 537 10월 일요법회(94년)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허비광음진가석(虛費光陰眞可惜) 광음을 허비하는 것이 참으로 가히 아까움이라

세간인로시비중(世間人老是非中) 세간 사람은 시비 속에서 늙어가고 있구나

불여단좌포단상(不如端坐蒲團上) 포단 위에 단정히 앉아서

근주공부계조풍(勤做工夫繼祖風) 부지런히 공부해서 불조의 혜명을 잇는 것만 같지 못하다.

*부휴선수 ‘警世’ / 원문 虛負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538 11월 일요법회(94년)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좌석학견수학청(坐石學堅水學淸) 돌에 앉으면 견고함을 배우고 물을 쓸 때는 청정함을 배우며

대송사직월사명(對松思直月思明) 소나무를 보면 곧은 것을 생각하고 달을 보면 밝음을 생각할지니라

무언만상개사우(無言萬像皆師友) 말없는 만상이 다 우리의 스승이고 도반이니

수독산림주반성(雖獨山林主伴成) 비록 산 속에 홀로 지내더라도 그 모든 것들이 모두 스승이요 벗이더라.

*환성지안 ‘示學徒’

 

용화선원 539 동안거 결제(94년)

차주비대역비소(此珠非大亦非小) 내게 있는 이 구슬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주야광명개실조(晝夜光明皆悉照) 밤이나 낮이나 그 광명이 온세계를 비추고 있구나

멱시무물우무종(覓時無物又無蹤) 이 구슬을 찾아보면 모양도 없고 자취도 없건만

기좌상수상요요(起坐相隨常了了) 앉으나 설 때 항상 소소영령하게 따라 다니는구나.

*단하천연 ‘완주음(翫珠吟)’ 중에서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 물결 일어나자마자 일만 물결이 따르니

사의순환기요기(似蟻循環豈了期) 개미가 쳇바퀴 도는 것과 같아서 언제 끝날 때가 있으리오

금일여군도할단(今日與君都割斷) 오늘 그대와 더불어 다 끊어 버려야만

방호출신대장부(方號出身大丈夫) 바야흐로 몸을 뛰쳐나온 대장부라고 부를 수 있으리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 纔는 ‘자’로 읊으심

 

용화선원 540 12월 일요법회(94년)

산승무외물(山僧無外物) 산승은 다른 물건이 없으니

유유천년심(唯有千年心) 오직 천년의 마음뿐이라

장천일성안(長天一聲鴈) 긴 하늘에는 한소리 기러기가 울고

서산낙일몰(西山落日沒) 서산에는 해가 넘어가는구나.

*1,2구 서산대사 ‘寄蓬萊子’

 

인생여환우여몽(人生如幻又如夢) 인생은 꼭두각시와 같고 또한 꿈과 같음이라

낙일종시고일장(樂日終時苦日長) 즐거운 날이 끝나면 머지않아 괴로운 날로 바뀔 것이니라

약야심두무정혜(若也心頭無正慧) 만약 사람이 마음에 바른 지혜가 없다면

사장하물답명왕(死將何物答冥王) 죽어서 무엇을 가지고 염라대왕 앞에 대답할 것인가.

*서산대사 ‘誡雙印小師’

 

광명적조변하사(光明寂照遍河沙) (깨달은 자성에서 나오는)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다 비추면

범성함령공아가(凡聖含靈共我家) 범부 성인 중생이 다 한 집안이니라

일념불생전체현(一念不生全體現) 한 생각 나지 아니하면 전체[부처님의 면목]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육근재동피운차(六根纔動被雲遮) 육근이 움직이면 구름에 가리워져 버림이라.

단제번뇌중증병(斷除煩惱重增病) 번뇌를 끊어서 없애려고 하면 거듭 병통을 더 증가시키는 것이요

취향진여역시사(趣向眞如亦是邪) 진여를 향해서 나아가려고 마음을 먹으면 또한 이것도 삿된 것이니

수순세간무가애(隨順世間無罣碍) 세간에 수순하되 걸림이 없어야사

열반생사등공화(涅槃生死等空花) 생사와 열반이 허공의 꽃과 같음이라.

*장졸수재(張拙秀才)의 오도송 / 纔(겨우 재)를 ‘자’로 읊으심 / 원문 隨順世緣

 

용화선원 541 1월 일요법회(95년)

사대성고취(四大誠苦聚) 이 몸은 진실로 괴로움이 뭉쳐진 것이요

삼계진화택(三界眞火宅) 온 세계는 참으로 불집이니라

여아구출몰(汝我俱出沒) 그대와 내가 이 고해 속에 나왔다 죽어 가는데

겁해종난측(劫海終難測) 무량겁 이전부터 미래까지 언제 끝날지 헤아릴 수가 없구나.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약인욕료지(若人欲了知) 만약 사람이

삼세일체불(三世一切佛)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알고자 할진댄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 응당 법계의 성품을 관하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체가 마음으로 이루어졌느니라.

*<화엄경> 야마궁중게찬품(夜摩宮中偈讚品) 중에서, 각림(覺林)보살의 게송

 

하청고처입초연(下淸高處立超然) 하청산 높은 곳에 초연히 섰으니

안저칠산조백천(眼底七山朝百川) 눈 아래는 칠산도와 백천 강물이 이곳을 향해 조읍(朝揖)을 하고 있구나

영욕굴신도양망(榮辱屈伸都兩忘) 명예나 욕된 것이나 펴진 것이나 구부러진 것을 다 잊어버리니

자가흉리유진천(自家胸裏有眞天) 내 가슴속에 참다운 하늘이 있구나.

*석음공(石陰公 : 朴魯述)

 

• 용화사 542

 

용화선원 543 성도재(94년)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비여화석문상재(譬如畵石紋常在) 비유컨대 마치 돌에 그림을 그리면 천년만년을 가지만

화수속멸불구주(畵水速滅不久住) 물에 그리면 금방 없어져 버리는 것과 같다

진여화석선화수(嗔如畵石善畵水) 진심을 내는 것은 돌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고 선업을 쌓는 것은

                                                                          물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으니

선사이망신난득(善事易亡身難得) 좋은 일은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몸을 얻기 어려우니라.

*원문 <대반열반경> 譬如畵石其文常在畵水速滅勢不久住 瞋如畵石 諸善根本如彼畵水

 

청정법신무내외(淸淨法身無內外) 청정법신은 내외가 없고

거래생사일진상(去來生死一眞常) 오고 감이 모두 한 참된 모습이로다

단능일념귀무념(但能一念歸無念) 다만 능히 한 생각을 돌이켜 생각없는 데에 돌아가면

고보비로정상행(高步毘盧頂上行) 높이 비로정상을 걸어가는 것이니라.

*다비문

 

• 용화사 544

 

용화선원 545 2월 일요법회(95년)

욕초호조다종수(欲招好鳥多種樹) 좋은 새를 초대하고자 할진댄 나무를 많이 심고

원간산색단축장(願看山色短築牆) 저 먼 산 경치를 보고자 할진댄 담을 낮게 쌓을지니라

청수정이명월현(淸水靜而明月現) 맑은 물이 고요하면 밝은 달이 나타나고

신심정이제불강(信心淨而諸佛降) 신심이 깨끗하면 제불이 강림하시니라.

*1,2구 欲養鳥莫如多種樹 -鄭板橋- 

 

구죽생신순(舊竹生新筍) 묵은 대나무에서 새순이 나고

신화장구지(新花長舊枝) 새꽃은 묵은 가지에서 자라나는 법이라

우최행객로(雨催行客路) 비는 여행자의 길을 재촉하고

풍송편범귀(風送片帆歸) 바람은 조각배가 (목적지에) 빨리 가게 하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환자구의원(患者求醫員) 환자가 어진 의원을 구하듯이 하고

영아억모심(嬰兒憶母心) 어린아이가 어머니를 생각하듯이 하라

주공친절처(做工親切處) 공부가 의단독로해서 타성일편이 되면

홍일상동령(紅日上東嶺) 붉은 해가 동쪽 산에 떠오를 것이다.

*서산대사 ‘贈泉禪和子’ / 원문 病者求醫志, 上東岑

 

용화선원 546 동안거 해제(95년)

인인자유충천기(人人自有衝天氣) 사람마다 하늘을 찌르는 기상을 갖고 있으니

일념회광시장부(一念廻光是丈夫) 한생각 돌이키면 이것이 바로 대장부니라

막도염화소식단(莫道拈花消息斷) 염화 소식이 끊어졌다 말하지 말라

우여산조갱상호(雨餘山鳥更相呼) 비갠 뒤에 산새가 서로 부르고 있지 않느냐.

*부휴선수 ‘次鐘峰’

 

남북동서무정착(南北東西無定着) 동서남북에 정처가 없고

생애지재일지공(生涯只在一枝筇) 오직 주장자 하나에 온 생애를 다 맡겨 버림이라

설두세작연하미(舌頭細嚼烟霞味) 혀로는 안개와 연기를 씹어먹고

직입천봉갱만봉(直入千峰更萬峰) 바로 천 봉우리 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만 봉우리를 향해서 간다.

*서산대사 ‘送慧聰禪子’

 

이인유밀불수지(利刃有蜜不須舐) 날카로운 칼날에 발려있는 꿀을 핥아먹지 말고

고독지가수막상(蠱毒之家水莫嘗) 독약이 있는 우물에 물을 떠 마시지 말아라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 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1,2구 대혜종고 <禪宗頌古聯珠通集> / 3,4구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용화선원 547 3월 일요법회(95년)

참문수의제아만(參問須宜除我慢) 참선을 하려면 모름지기 아만을 제해버려야 하고

수행지합거탐진(修行只合去貪嗔) 수행해 나가는 데는 탐심진심을 버려야 한다

수문훼예여풍과(雖聞毁譽如風過) 비록 헐뜯거나 칭찬하는 소리를 들어도 바람이 지나간 것처럼 여기면

만사무심도자신(萬事無心道自新) 만사에 무심해서 도가 저절로 새로워 질 것이다.

*부휴선수 ‘贈峻上人’

 

인간부명전광중(人間浮命電光中) 인간의 뜬 목숨이 번갯불처럼 잠깐인데

도비정신주북동(徒費精神走北東) 정신을 쓸데없이 소비하여 동서남북으로 다니는구나

퇴은임천빈역락(退隱林泉貧亦樂) 산림 속에 숨어살면 가난도 즐거움이라

부지신곤시비풍(不知身困是非風) 시비의 바람 속에 시달림을 받지 않음이로다.

*부휴선수 ‘嘲士大夫’

 

도재당인안첩리(道在當人眼睫裏) 도는 자기의 눈 속에 들어있는 것이요

서래면목지여금(西來面目只如今) 조사서래의 면목이 다만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니라

갈음기손상현로(渴飮飢飡常現露)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 먹는 그때에 항상 드러나 있는 것이니

하용구구별처심(何用區區別處尋) 어찌 구구하게 다른 곳에서 도를 찾을 것인가.

*환성지안 ‘燕海 스님에게 줌’

 

용화선원 548 4월 일요법회(95년)

성예미천만국진(腥穢彌天萬國塵) 비린내 나고 더러운 것이 하늘까지 미치고 만국이 티끌로 가득찼는데

일청수득구유신(一淸誰得舊維新) 한 맑음을 누가 얻어서 옛 것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야매일본춘무양(野梅一本春無恙) 들의 매화나무 한 그루가 앙상함 속에 봄을 알려오니

능보강남설후심(能保江南雪後心) 능히 강남의 눈 뒤의 마음을 전하는구나.

*3,4구 석음공(石陰公 朴魯述) ‘和松沙二節詩’ ※松沙 : 의병장 奇宇萬의 호

 

객중무역일(客中無曆日) 객으로 다니다 보니 달력이 없어서

춘도부지춘(春到不知春) 봄이 왔건만 봄이 온 줄 알지 못하더라

홀견한매수(忽見寒梅樹) 홀연히 매화꽃이 핀 것을 보니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이 새롭고 또 날이 새로운 줄 알겠구나.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549 법보재(95년)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행행총총급여류(行行悤悤急如流)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마치 급히 흐르는 물과 같고

노색간간일상두(老色看看日上頭) 늙은 빛이 얼른얼른 날마다 머리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지차일신비아유(只此一身非我有) 다못 이 한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닌데

휴휴신외갱하구(休休身外更何求) 쉬고 쉬어라, 이 몸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진각혜심 ‘息心偈’ / 원문 行年忽忽急如流

 

 

 

용화선원 550 부처님오신날(95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곤래한와백운루(困來閑臥白雲樓) 피곤함이 와서 백운이 오가는 누각에 한가히 누우니

송풍소소성절절(松風蕭蕭聲絶絶) 솔바람소리가 스쳐가는구나

청군래차보여년(請君來此保餘年) 청컨대 여러분은 여기에 와서 남은 해를 잘 보존하소

기유소혜갈유천(飢有蔬兮渴有泉) 배가 고프면 채소가 있고 목이 마르면 맑은 물이 있나니.

*태고보우 ‘白雲菴歌’ / 원문 聲浙浙 ※絶 : 지날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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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선사 551-600  (0) 2022.02.22

용화선원 551 하안거 결제(95년)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용화선원 552 6월 일요법회(95년)

한산정상월륜고(寒山頂上月輪孤) 한산의 꼭대기에 둥근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조견청공일물무(照見晴空一物無) 저 맑은 하늘에 달이 밝게 비추어서 한 물건도 없구나

가귀천연무가보(可貴天然無價寶) 귀하고 귀한 천연의 값없는 보배가

매재오음익신구(埋在五陰溺身軀) 색수상행식 오음으로 이루어진 몸속에 매장되어 있구나.

*한산시

 

만의도취일의단(萬疑都就一疑團) 만가지 의심을 다 몰아 한 의단으로 나아가라

의래의거의자간(疑來疑去疑自看)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서 의심하는 자신을 보아라

수시나룡타봉수(須是拏龍打鳳手) 모름지기 용을 잡고 봉황을 잡는 용맹한 사람이라야

일권권도철성관(一拳拳倒鐵城關) 한주먹으로 쳐서 쇠로된 성벽관문을 부술 수 있을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蘭法師’ / 원문 疑去疑來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悉能幽) 구르는 곳마다 다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 원문 實能幽

 

용화선원 553 7월 일요법회(95년)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오비이락파사두(烏飛梨落破蛇頭)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고, 떨어진 배에 뱀의 머리가 깨지고

사위산저오위치(蛇爲山猪烏爲雉) 죽은 뱀은 멧돼지가 되고 까마귀는 꿩이 되었더라.

 

<오비이락 설화>

양무제 때의 선지식인 천태지자(天台智者) 대사가 어느 날 지관삼매(止觀三味)에 들어계셨는데 멧돼지 한 마리가 지나간 뒤에 사냥꾼이 활을 들고 쫓아오면서 “멧돼지 못보셨습니까?” 하니 지자대사는 그에게 “엽사(獵師)여, 그 활을 던져버리게” 하였다. 그리고는 문득 게송을 읊었다.

 

오비이락파사두(烏飛梨落破蛇頭)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져 뱀머리 부서지니

사변위저전석치(蛇變爲猪轉石雉) 뱀은 죽어서 돼지가 되고, 굴러간 돌에 꿩이 치였다네.

치작엽인욕사저(雉作獵人欲射猪) 꿩은 죽어서 포수가 되어 다시 돼지를 쏘려 하니

도사위설해원결(道師爲說解寃結) 한 대사가 인연을 말해 맺힌 원수 풀어주도다.

 

지자대사가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과거 3생전에 어떤 까마귀가 있었네. 그 까마귀가 배나무 가지에 앉았다가 날아가는 바람에 배가 떨어져서 배나무 아래에 있던 뱀의 머리를 때려 그만 뱀이 죽어버렸네. 그 뱀은 죽어서 멧돼지가 되었고 후에 까마귀는 죽어서 꿩이 되었지.

어느날 꿩이 산골짜기에서 풀잎을 뜯어먹고 있었는데, 멧돼지란 놈이 풀뿌리를 캐먹으려고 땅을 뒤지는 바람에 돌이 굴러 내려가 풀잎을 뜯어먹고 있던 꿩을 치어 죽였다네. 까마귀가 무심코 뱀을 죽인 인연으로, 멧돼지도 먹이를 찾다가 무심코 꿩을 죽이게 된 것이지. 이제 그 꿩이 죽어 금생에 사람으로 태어나, 사냥꾼이 되어 다시 그 멧돼지를 잡으려고 하고 있네……. 이번에 그대가 그 멧돼지를 쏘아 죽여 버리면 멧돼지는 그대에게 또다시 원한을 갚고자 할 것이니 그대는 쾌히 활을 던져버리고 다시는 악연(惡緣)을 짓지 말게.”

이에 사냥꾼이 크게 깨닫고 발심하여 그 자리에서 활을 꺾고 스님이 되어 도를 닦았다고 한다.

 

인환축물다번뇌(人寰逐物多煩惱) 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외부의 물건을 쫓아가서 번뇌가 많은데

기개남아탈세간(幾介男兒脫世間) 몇 사람의 남아가 세간을 벗어나리오

수지야로출진망(誰知野老出塵網) 누가 들 늙은이가 티끌과 그물에서 벗어나서

고와송풍철골한(高臥松風徹骨寒) 솔바람 속에 높이 누워 그 서늘함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줄 알리오.

*소요태능 ‘山中漫興’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용화선원 554 8월 일요법회(95년)

외응중연수처적(外應衆緣隨處寂)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응하되 곳에 따라서 적적하고

내명일적응무휴(內冥一寂應無虧) 안으로는 한 적적한 데 계합해서 뻑뻑이 이지러짐이 없더라

토리회회여대해(肚裏恢恢如大海) 뱃속은 넓고 넓어서 저 바다와 같이 큰데

일임천차유여무(一任千差有與無) 천가지 만가지 있고 없는 차별에 일임해 버리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 肚裏(두리)를 ‘토리’로 읊으심 / 원문 如海大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555 백종법회(95년)

인생여환우여몽(人生如幻又如夢) 인생은 꼭두각시와 같고 또한 꿈과 같음이라

낙일종시고일장(樂日終時苦日長) 즐거운 날이 끝나면 머지않아 괴로운 날로 바뀔 것이니라

약야심두무정혜(若也心頭無正慧) 만약 사람이 마음에 바른 지혜가 없다면

사장하물답명왕(死將何物答冥王) 죽어서 무엇을 가지고 염라대왕 앞에 대답할 것인가.

*서산대사 ‘誡雙印小師’

 

진일성성좌(盡日惺惺坐) 종일토록 성성하게 앉았으니

건곤무안중(乾坤無眼中) 하늘과 땅이 안중에 없구나

유붕래초옥(有朋來草屋) 벗이 있어 초당에 찾아오니

명월여청풍(明月與淸風) 명월과 청풍이로구나.

*환성지안 ‘偶吟’ / 원문 一眼中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556 9월 일요법회(95년)

금강보검의천한(金剛寶劍倚天寒) 금강의 보배 칼이 하늘을 의지해서 싸늘한데

일휘능최만인봉(一揮能摧萬仞峰) 한번 휘두르니 만 길이나 되는 봉우리가 꺾어졌구나

변계마군종차락(徧界魔軍從此落) 온 세계에 두루 퍼져있는 마군이 이로부터 전부 함락되었는데

유하정매틈기중(有何精魅闖其中) 무슨 도깨비가 있어서 그 가운데를 엿볼 것인가.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 가슴 속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할 것이 있는가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 스스로 사람 앞에 백가지 능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할 뿐이다

제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 이 현성 공안 밖에, 이것을 제해 놓고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 불법의 등을 계승해서 전해가는 길이 없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山居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557 10월 일요법회(95년)

개개면전명월백(箇箇面前明月白) 모든 사람의 얼굴 앞에는 밝은 달이 있고

인인각하청풍취(人人脚下淸風吹) 사람 사람의 다리 아래에는 맑은 바람이 불고있다

타파경래무영적(打破鏡來無影迹) 거울을 타파해서 그림자와 자취가 없으면

일성제조상화지(一聲啼鳥上花枝) 한소리 우는 새가 꽃가지에 오르더라.

*소요태능 ‘贈淳上人’

 

신토불이(身土不二)

신토불이란 말의 본뜻을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유정(有情), 우리 모든 중생들의 과보에 두가지가 있는데, 우리 중생의 몸과 마음을 정보(正報), 바른 과보라 하고, 우리의 몸과 마음 밖에 세계와 국토, 산과 강,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우리가 입고 있는 옷, 우리가 먹는 음식, 사용하고 있는 모든 기구들은 의지할 의, 의보(依報)라 하는 것입니다. 정보(우리의 몸과 마음)가 의탁하는 환경, 이것이 의보인데, 정보와 의보, 다시 말해서 신()은 정보고 토()는 의보다 그말여, 정보와 의보, 두가지는 바로 하나다 그말이거든. ……

정보와 의보를 진짜 바로 잡는 것이 우리의 마음보다. 마음보 하나를 바로 잡으면 몸도 이 세계도 영원토록 우리가 살 수 있는 좋은 극락국토를 만드는 것이 우리 마음보 고치는 데서부터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참선과 생활이 둘이 아니여. 바로 신토불이가 바로 거기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신토불이라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몸과 이 세계가 둘이 아니다, 이겁니다. 그러니 마음보를 고침으로 해서 몸도 건강하고 우리 주변환경도 아름다워지고 좋아져서... 그렇게 해서 이 세계를 극락정토로 만들자 이겁니다. 이것이 신토불이의 참 뜻이다 이거여.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신여백운래환계(身與白雲來幻界) 몸은 흰구름과 더불어 환계(幻界)에 왔는데

심수명월향하방(心隨明月向何方) 마음은 밝은 달을 따라 어느 곳으로 가는고

생래사거유운월(生來死去惟雲月) 이 세상에 왔다가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이 구름과 달 같으니

운자산혜월자명(雲自散兮月自明) 구름이 스스로 흩어지니 달만 홀로 밝더라.

*함월해원 선사 열반송《天鏡集》

 

용화선원 558 11월 일요법회(95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화종목출환소목(火從木出還燒木) 불은 나무에서 나와서 도리어 나무를 태우고

지인정기각제정(智因情起却除情) 지혜는 정으로부터 나와서 도리어 정을 제거함이라

정심관망명위지(正心觀妄名爲智)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하면 이름하여 지혜라 하니

지능입각부사의(智能入覺不思議) 그 지혜가 능히 (나로 하여금) 부사의에 들게 함이니라.

*<직지심체요절>에 나오는 고덕(古德)의 게송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아손자유아손복(兒孫自有兒孫福) 자손들은 스스로 복을 타고 났으니

불위아손작우마(不爲兒孫作牛馬) 자손들을 위해 내가 소나 말이 될 필요가 없느니라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이 숲속의 나무나 대같이 즐비해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 죽을 때에는 외로이 혼만 홀로 가게 되나니라.

*1,2구 순치황제 출가시 중에서 / 3.4구 부설거사 사부시

 

불시상천당(不是上天堂) 천당에 올라가지 않으면

변시입지옥(便是入地獄) 지옥에 갈 것이다

유월육일(六月六日) 오늘은 유월 육일

곡천수죄족(谷泉受罪足) 곡천은 죄 받기 마쳤다.

*곡천(谷泉)선사 열반송 / 원문 今朝六月六 谷泉受罪足 不是上天堂 便是入地獄

 

백년세사삼경몽(百年世事三更夢) 백년의 세상일이 삼경의 꿈이요

만리강산일국기(萬里江山一局碁) 만리강산이 하나의 바둑판이로다

고래다소영웅한(古來多少英雄漢) 옛부터 내려오는 수많은 영웅들이

남북동서와토니(南北東西臥土泥) 동서남북의 한줌의 흙이 되어 누워 있구나.

*순치황제 출가시 / 1,2구와 3,4구는 출가시 중의 다른 게송.

 

용화선원 559 12월 일요법회(95년)

비심비불비시물(非心非佛非是物)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닌데

만로피대긱산신(謾勞皮袋喫酸辛) 공연히 가죽푸대만 괴롭혀 쓸데없는 고생을 하고 있구나

현전경색청여세(現前境色淸如洗)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경색이 맑기가 씻은 듯한데

일일위군세지진(一一爲君細指陳) 낱낱이 그대를 위해 자상하게 생사없는 도리를 일러주고 있구나.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19권 ‘示方士雄居士’ / 원문 非佛非心非是物, 吃酸辛

 

용화선원 560 동안거 결제(95년)

심사학도별무타(尋師學道別無他) 스승을 찾아 도를 배운다는 것이 다른 일이 아니니

지재기우자도가(只在騎牛自到家) 다못 소를 타고 스스로 자기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백척간두능활보(百尺竿頭能闊步) 백척이나 되는 장대 위에서 능히 활보를 해야만

항사제불안전화(恒沙諸佛眼前花) 항하사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이 눈앞의 공화(空花)가 되는 것이다.

*부휴선수 ‘贈某禪子’

 

사중구의원(死中求醫員) 병들어 죽게 된 사람이 의원을 구하듯 하고

영해억모심(嬰孩憶母心)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듯 하라

주공친절처(做工親切處) 공부가 의단독로해서 타성일편이 되면

홍일상동령(紅日上東嶺) 붉은 해가 동쪽 산에 떠오를 것이다.

*서산대사 ‘贈泉禪和子’ / 원문 病者求醫志

 

용화선원 561 1월 일요법회(96년)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무소주처절추심(無所住處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원문 於無所住絕追尋

 

용화선원 562 조실스님 21주기 추모재(95.12.02.음)

무법가설 시명설법(無法可說 是名說法) 가히 설할 법이 없는 것을 이름하여 설법이라 한다.

*금강경

 

계성변시광장설(溪聲便是廣長舌) 시냇물 소리는 문득 부처님의 광장설법이요

산색기비청정신(山色豈非淸淨身) 산빛이 어찌 청정한 부처님의 몸이 아니리요.

*소동파 오도송

 

용화선원 563 성도재(95.12.8.음)

상수징징하파청(上水澄澄下派淸) 윗물이 맑고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경현천고영분명(鏡懸千古映分明) 밝은 거울을 높이 매달으니 천고에 그 빛이 분명하구나

맥연해악귀왕화(驀然海岳歸王化) 찰나간에 사해와 강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임금님의 어진 정치에 귀화해 돌아오니

자시제현좌태평(自是諸賢佐太平) 이로부터 산하에 숨어있던 어진 사람들이 모여와서 그 임금을 돕더라.

*<作法龜鑑> / 원문 邈然

 

의정거처요분명(疑情擧處要分明) 의정 일어난 곳에 분명함을 요하니

막파심량중복탁(莫把心量重卜度) 마음으로 헤아리고 점치고 따지지 말라

당하지귀아시수(當下知歸我是誰) 당장 ‘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을 알아야 하니

일성고안야청지(一聲孤雁夜聽遲) 한 소리 외로운 기러기, 밤에 하늘에 울리는구나.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17권. 1,2구 ‘示朱羅青民部’ / 3,4구 ‘示蔡聖龍祠部’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용화선원 564 2월 일요법회(96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 꽃이 있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 용화사 565

 

용화선원 566 동안거 해제, 3월 일요법회(96년)

기래긱반곤래면(飢來喫飯困來眠) 배고픔이 오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한숨 자고

녹수청산임소요(綠水靑山任逍遙) 푸른 물 푸른 산에 마음대로 소요함이라

연대갑자총부지(年代甲子總不知) 연대도 갑자년인지 무슨 해인지 도무지 알지 못하건만

춘래의구초자청(春來依舊草自靑) 봄이 오니 예나 다름없이 풀이 저절로 푸르구나.

*서산대사 <선가귀감> / 원문 飢來卽食 困來卽眠 綠水靑山 任意逍遙 漁村酒肆 自在安閑 年代甲子摠不知 春來依舊草自靑

 

한서상경방대광(寒暑相更放大光) 추위와 더위가 바뀌되 항상 대광명을 놓으니

막언영악조동방(莫言靈嶽照東方) 신령스런 동방에만 햇빛이 비춘다고 말하지 말라

일조계설대선설(一條溪舌帶宣說) 한가닥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바로 최상승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니

하처강산부도량(何處江山不道場) 어느 곳 강산인들 도 닦는 도량이 아닐까보냐.

*소요태능 ‘秋夜偶吟’ / 원문 常宣說

 

용화선원 567 4월 일요법회(96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외응중연수처적(外應衆緣隨處寂)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응하되 곳에 따라서 적적하고

내명일적응무휴(內冥一寂應無虧) 안으로는 한 적적한 데 계합해서 뻑뻑이 이지러짐이 없더라

토리회회여대해(肚裏恢恢如大海) 뱃속은 넓고 넓어서 저 바다와 같이 큰데

일임천차유여무(一任千差有與無) 천가지 만가지 있고 없는 차별에 일임해 버리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 肚裏(두리)를 ‘토리’로 읊으심 / 원문 如海大

 

용화선원 568 법보재(96년)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일체불류환유견(一切不留還有見) 아무 것도 집착한 것이 없다 하더라도 그 집착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남아 있는 것이고

요무가기상존지(了無可記尙存知) 가히 요달할 기약이 없다해도 요달함이 없다는 알음알이가 남아있는 것이니

고가전지비친도(故家田地非親到) 옛 조사의 본래 마음 고향에는 친히 이르지 못함이

화병하증요득기(畵餠何曾療得饑) 마치 그림으로 된 떡이 맛있어 보일지라도 주림을 채울 수 없는 것과 같다.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용화선원 569 5월 일요법회(96년)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 구름이 담담하고 바람이 가벼운 낮이 가까운 하늘에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 꽃을 찾고 흐름을 따라서 앞시내를 지나는데

방인불식여심락(傍人不識予心樂) 곁의 사람이 내 마음 즐거운 것을 알지 못하고

장위투한학소년(將謂偸閑學少年) 장차 이르기를 한가한 시간을 도둑질해서 소년짓을 배운다고 말하더라.

*정명도(程明道) ‘春日偶成’ ※정명도의 오도송이라고 전해진다.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570 부처님오신날(96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용화선원 571 6월 일요법회(96년)

만의도취일의단(萬疑都就一疑團) 만가지 의심을 다 몰아 한 의단으로 나아가라

의거의래의자간(疑去疑來疑自看)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하는 자신을 보아라

수시나룡타봉수(須是拏龍打鳳手) 모름지기 용을 잡고 봉황을 잡는 용맹한 사람이라야

일권권도철성관(一拳拳倒鐵城關) 한주먹으로 쳐서 쇠로된 성벽관문을 부술 수 있을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蘭法師’

 

신상착의방면한(身上着衣方免寒) 몸에 옷을 걸치는 것은 바야흐로 추위를 면할 수 있거니와

구변설식종불포(口邊說食終不飽) 입가로만 밥을 말하면 마침내 배가 부르지 않음이라

막괴좌래빈권주(莫怪坐來頻勸酒) 서로 마주앉기만 하면 자주자주 술을 권하는 것은

자종별후견군희(自從別後見君稀) 마지막 이별한 후에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이니라.

*1,2구 대혜종고

 

용화선원 572 7월 일요법회(96년)

삼십년래반고향(三十年來返故鄕) 삼십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니

인망택폐우촌황(人亡宅廢又村荒) 사람은 죽고 집은 헐어 마을이 황량하다.

청산불어춘천모(靑山不語春天暮) 푸른 산은 말없이 봄하늘이 저물었는데

두우일성래묘망(杜宇一聲來渺茫) 두견새 한 소리가 아득히 들려오는구나.

*서산대사의 '還鄕' 율시 중 처음 4구

 

백운아향만리표(白雲兒向萬里飄) 백운이라는 자식은 만 리를 나부끼되

종래불망청산부(從來不忘靑山父) 마침내 청산이라는 아버지를 잊지 않고 돌아오는구나.

내하유자부지반(乃何遊子不知返) 어찌 객지로 떠다니는 내 자식은 돌아올 줄 모르고

장재미도축풍파(長在迷途逐風波) 오랜 세월동안을 길을 잃고 풍파를 쫓는구나.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용화선원 573 8월 일요법회(96년)

우과운수강상만(雨過雲收江上晩) 비가 지난 뒤 구름이 걷히고 강상에는 해가 넘어갔는데

수봉창취접천하(數峰蒼翠接天霞) 몇 봉우리에는 푸른 안개가 끼어서 하늘노을에 접했구나

개중무한청의미(箇中無限淸意味) 그 가운데 한없는 맑은 뜻을

강상일구도설파(江上一鷗都說破) 강상에 나는 흰 갈매기가 모두 설파해 버렸구나.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究竟無我分

 

※가섭과 아난

제일 결집시에 가섭존가가 아난존자를 회중에서 끌어내면서 말하였다.

가섭 : 네가 감히 아라한과를 증득하지 못한 처지에 어찌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느냐.

아난 : 그러면 부처님께서 발우와 금란가사를 전하신 외에 무슨 법을 전하셨습니까?

가섭 : 문전에 찰간대를 꺾어버려라. (도각문전찰간착 倒却門前刹竿着)

*찰간대 : 절이나 탑 앞에 세워 놓은 장대

 

삼가촌리형형례(三街村裏兄兄禮) 삼거리 시골 속에서 형님 형님하면서 서로 인사하고

요시전두부부지(鬧市廛頭父父知) 시끄러운 장 가게 앞에서 아저씨 아저씨하고 알고 지내는구나

일념회기즉재자(一念回機卽在玆) (바로 그 속에서) 한 생각 돌이킬 때 바로 여기에 있으나

호리유차유천리(毫釐有差謬千里) 터럭 끝만큼이라도 어김이 있으면 천리를 그르친다.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용화선원 574 하안거 해제(96년)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시비를 잡아 나에게 와서 가리지 말아라

평생천착불상관(平生穿鑿不相關) 나는 평생 천착하지 않느니라.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용화선원 575 9월 일요법회(96년)

파납몽두올연좌(破衲蒙頭兀然坐) 떨어진 누더기에 머리를 깎고 올연히 앉았으니

부귀영화운외몽(富貴榮華雲外夢) 부귀와 영화가 구름 밖에 꿈이로구나

병옹수무일립미(甁甕雖無一粒米) 쌀독에 비록 한 알갱이 쌀도 없지만

만고광명조대천(萬古光明照大千) 만고의 광명이 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납자십게(衲子十偈) ‘安貧’

 

종두생두영수형(種豆生豆影隨形) 콩 심은데 콩 나는 것이 그림자가 따르는 것과 같고

삼시업과여경조(三時業果如鏡照) 과거 현재 미래의 업과가 거울에 비추듯이 환하구나

자작자수무회피(自作自受無廻避) 자기가 지어 자기가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니

나득원천갱우인(那得怨天更尤人) 어찌 하늘을 원망하고 다시 다른 사람을 허물할까 보냐.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576 10월 일요법회(96년)

용신모옥자허금(容身茅屋自虛襟) 겨우 몸을 들여 놓을만한 띳집 토굴에 스스로 가슴이 비었구나

지벽산고미석음(地僻山高未夕陰) 땅은 벽촌 산 높은 곳이지만 해저물녘이 아직 안되었구나

응물무심여곡향(應物無心如谷響) 환경과 사물에 응하여 무심한 것이 마치 골짜기의 메아리와 같은데

올연단좌대추림(兀然端坐對秋林) 올연이 단좌하여 가을 숲을 대하는구나.

*부휴선수 ‘寄七松’ 중  제4수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무문혜개 <무문관>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 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용화선원 577 11월 일요법회(96년)

만리산하평사장(萬里山河平似掌) 만리의 강산이 평평하기가 손바닥 같고

일조관로직여현(一條官路直如絃) 한가닥 관로의 곧기가 마치 거문고 줄과 같구나

행인약문궁통사(行人若問窮通事) 행인이 만약 일을 통달하기를 다하는 것을 묻는다면

철벽은산재면전(鐵壁銀山在面前) 쇠로 된 벽과 은으로 된 산이 얼굴 앞에 있느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尚廣錄> 3권

 

홍엽난봉추색리(紅葉亂峰秋色裏) 단풍이 어지러운 봉우리와 계곡에 가을색이 깊었는데

석양소우단교변(夕陽疎雨斷橋邊) 석양에 성긴 비는 끊어진 다리 가로구나

망망우주인무수(茫茫宇宙人無數) 망망한 우주에 사람이 한량없이 많은데

나개친증도지두(那箇親曾到地頭) 그 가운데 몇사람이나 이 도리를 깨달았느냐!

*1,2구 서산대사 ‘戲次老秀才韻’ *3,4구 설암조흠(雪巖祖欽) <禪宗頌古聯珠通集>

 

일체불류환유견(一切不留還有見) 아무 것도 집착한 것이 없다 하더라도 그 집착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남아 있는 것이고

요무가기상존지(了無可記尙存知) 가히 요달할 기약이 없다해도 요달함이 없다는 알음알이가 남아있는 것이니

고가전지비친도(故家田地非親到) 옛 조사의 본래 마음 고향에는 친히 이르지 못함이

화병하증요득기(畵餠何曾療得饑) 마치 그림으로 된 떡이 맛있어 보일지라도 주림을 채울 수 없는 것과 같다.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용화선원 578 동안거 결제(96년)

춘종동해남비석(春從東海南飛錫) 봄에는 동해로 가고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고

추향서산우북방(秋向西山又北方) 가을에는 서산으로 가고 서산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구나

삼백육순장요요(三百六旬長擾擾) 삼백 육십 일을 길이 어지러우니

부지하일도고향(不知何日到故鄕) 언제 고향에 닿을지 알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行脚僧’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579 12월 일요법회(96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종조난설인장단(從朝亂說人長短) 아침부터 종일토록 타인의 잘잘못을 어지럽게 말하다가

설거설래자초앙(說去說來自招殃) 말해 가고 말해 와서 스스로 온갖 재앙을 부르는 것이다

약능폐구심장설(若能閉口深藏舌) 만약 입을 꽉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변시안신제일방(便是安身第一方) 문득 이것이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제일의 방법이더라.

*<치문경훈> 자수선사훈동행(慈受禪師訓童行) / 원문 從朝亂說短與長, 說來說去

 

용화선원 580 1월 일요법회(97년)

인인자유충천기(人人自有衝天氣) 사람마다 하늘을 찌르는 기상을 갖고 있으니

일념회광시장부(一念廻光是丈夫) 한생각 돌이키면 이것이 바로 대장부니라

막도염화소식단(莫道拈花消息斷) 염화 소식이 끊어졌다 말하지 말라

우여산조갱상호(雨餘山鳥更相呼) 비갠 뒤에 산새가 서로 부르고 있지 않느냐.

*부휴선수 ‘次鐘峰’

 

일식홀평침(一息忽平沈) 한 생각이 문득 일어났다 꺼지면

만사종두기(萬死從頭起) 만생 만사가 여기로 좇아 일어나느니라

당처불회모(當處不回眸) (일념이 일어나는) 당처에서 눈동자를 돌이키지 않으면

조정공측이(祖庭空側耳) 조사의 뜰에서 공연히 귀를 기울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조사의 방에 들어가지 못한다)

 

백세광음몽리신(百歲光陰夢裏身) 백년의 시간도 꿈 속의 몸이니

기능장구막인순(豈能長久莫因循) 어찌 능히 오랫동안 살 수 있다고 그럭저럭 지내리오

요지격외진소식(要知格外眞消息) 격외의 조사관[참소식]을 깨닫고자 하거든

수시본참공안인(須是本參公案人) 모름지기 본참공안을 착실히 거각해 나갈 것이다.

*부휴선수 ‘贈照禪和’ / 원문 4구 須向峰頭問石人

 

• 용화사 581 “영원한 법보선원 조실”

 

용화선원 582 성도재(96.12.8음)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등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연이은 빛과 불꽃이 더욱 더 분명하니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모든 성인도 전할 수 없고, 불어서 끌 수도 없구나.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 원문 千聖不傳吹不滅 聯輝列焰轉分明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종조난설인장단(終朝亂說人長短) 아침부터 종일토록 타인의 잘잘못을 어지럽게 말하다가

경야혼침요수면(竟夜昏沈樂睡眠) 밤이 되면 세상모르고 잠이 든다

여차출가도수시(如此出家徒受施) 이렇게 출가해서 도를 닦는다고 해봤자 헛되이 시주만 받고

필어삼계출두난(必於三界出頭難) 삼계에서 뛰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니라.

*자경문

 

• 용화사 583, 584

 

용화선원 585 2월 일요법회(97년)

만물영고자유시(萬物榮枯自有時) 만물이 무성했다가 시드는 것이 다 스스로 때가 있으니

난향춘일국개지(蘭香春日菊開遲) 난초는 봄날에 향기롭고 국화는 늦게 피는구나

세간궁달개여차(世間窮達皆如此) 세간의 흥망성쇠도 다 이와 같아서

선후수수일양사(先後雖殊一樣思) 선후는 비록 다르지만 다 마찬가지로구나.

*부휴선수 ‘秋菊春蘭各有時’

 

작일지두개란만(昨日枝頭開爛漫) 어제는 가지 끝에 아름답게 꽃이 피어 있더니

금조지면낙분분(今朝地面落紛紛) 오늘 아침에는 땅 위에 꽃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구나

영인차석번생괴(令人嗟惜飜生愧) 사람으로 하여금 애석케 하다가 도리어 부끄럽게도 하니

영욕무심숙사군(榮辱無心孰似君) 영화롭고 욕되는 데에 무심한 것이 누가 그대(꽃)와 같을 수가 있겠는가.

*진각혜심 ‘落花’  ※영(榮) :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음, 욕(辱) : 그 아름답던 꽃이 땅에 떨어짐

 

• 용화사 586

• 용화사 587-1

 

용화선원 587-2 동안거 해제(97년)

산월투창백(山月投窓白) 산달은 창에 비추어 희고

계성입호명(溪聲入戶鳴) 시냇물 소리 방안에까지 스미는구나

욕지구년묵(欲知九年黙) 달마스님의 구년 면벽의 뜻을 알고자 할진댄

수향차중명(須向此中明) 모름지기 이 가운데를 향해서 밝힐지니라.

*소요태능 ‘無題’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588 4월 일요법회(97년)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 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조주공안몰심사(趙州公案沒心思) 조주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용화선원 589 법보재(97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부운부귀비아의(浮雲富貴非我意) 뜬구름 같은 부귀영화는 내 뜻이 아닌데

와각공명기득구(蝸角功名豈得求) 달팽이뿔 같은 명예를 어찌 구하리요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이 쾌청한데 봄졸음이 족해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 산새의 온갖 노래 소리를 듣더라.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 원문 非留意, 豈染情

 

월첨신조색(月添新照色) 달이 비치니 새롭게 비추는 색을 더했고

풍실구행로(風失舊行路) 바람은 옛날 다니던 길을 잃었구나.

*문풍지 구멍난 것을 때우고 읊은 글귀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용화선원 590 5월 일요법회(97년)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용화선원 591 부처님오신날(97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용화선원 592 하안거 결제(97년)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593 하안거 해제(97년)

사시순환난부한(四時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사서(四序)로도 읊으심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594 9월 일요법회(97년)

계성변시광장설(溪聲便是廣長舌) 시냇물 소리는 문득 부처님의 광장설법이요

산색기비청정신(山色豈非淸淨身) 산빛이 어찌 청정한 부처님의 몸이 아니리요

야래팔만사천게(夜來八萬四千偈) 밤으로부터 온 팔만사천가지나 되는 진리의 노래를

타일여하거사인(他日如何擧似人) 다른 날에 어찌 다른 사람에게 보일 것인가.

*소동파 오도송

 

송풍강월접충허(松風江月接沖虛) 솔바람 소리와 강에 뜬 달이 허공에 접해 있으니

정시산승입정처(正是山僧入定處) 바로 이것이 산승이 정에 들어가는 곳이로구나

가소분분학도자(可笑紛紛學道者) 가히 우습다, 허둥대며 도를 닦는 자들이

색성지외각진여(色聲之外覺眞如) 눈으로 보는 색, 귀로 듣는 소리를 제외하고 진여를 깨달으려 하는구나.

*정몽주 ‘贈僧’ / 원문 入定初, 可吲, 覓眞如

 

아유일권경(我有一卷經) 내게 한 권의 경책이 있으되

불인지묵성(不因紙墨成) 종이나 먹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니라

전개무일자(展開無一字) 펴보면 한 글자도 없건만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항상 큰 광명을 놓는구나.

*서산대사 <雲水壇> ※운수단은 서산대사가 편찬한 불교의식집

 

용화선원 595 10월 일요법회(97년)

산당정야좌무언(山堂靜夜坐無言) 산당의 고요한 밤에 말없이 앉았는데

적적요요본자연(寂寂寥寥本自然) 적적하고 고요한 본 자연이로구나

하사서풍동임야(何事西風動林野) 무슨 일로 서풍이 임야를 흔드는고

일성한안여장천(一聲寒雁唳長天) 한 소리 차운 기러기는 긴 하늘에 우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용화선원 596 11월 일요법회(97년)

만물영고자유시(萬物榮枯自有時) 만물이 무성했다가 시드는 것이 다 스스로 때가 있으니

난향춘일국개지(蘭香春日菊開遲) 난초는 봄날에 향기롭고 국화는 늦게 피는구나

세간궁달개여차(世間窮達皆如此) 세간의 흥망성쇠도 다 이와 같아서

선후수수일양사(先後雖殊一樣思) 선후는 비록 다르지만 다 마찬가지로구나.

*부휴선수 ‘秋菊春蘭各有時’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만사무여퇴보휴(萬事無如退步休) 세상만사가 퇴보해서 쉬는 것만 같지 못하니

백년허환몽중구(百年虛幻夢中軀) 백년 인생이 기러기 발자국이나 벌의 신세보다 못한 허망한 몸뚱이다

조주불시쟁호병(趙州不是爭胡餠) 조주스님이 떡이 먹고 싶어서 떡내기 수수께끼를 한 것이 아니라

요사시인열처구(要使時人劣處求)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겸손하고 사양하고 추대하는 도리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니라.

*진각혜심 ‘鬪劣話’

 

행년홀홀급여류(行年忽忽急如流)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마치 급히 흐르는 물과 같고

노색간간일상두(老色看看日上頭) 늙은 빛이 얼른얼른 날마다 머리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지차일신비아유(只此一身非我有) 다못 이 한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닌데

휴휴신외갱하구(休休身外更何求) 쉬고 쉬어라, 이 몸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진각혜심 ‘息心偈’

 

용화선원 597 동안거 결제(97년)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양자막수인(是非兩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진일성성좌(盡日惺惺坐) 종일토록 성성하게 앉았으니

건곤무안중(乾坤無眼中) 하늘과 땅이 안중에 없구나

유붕래초옥(有朋來草屋) 벗이 있어 초당에 찾아오니

명월여청풍(明月與淸風) 명월과 청풍이로구나.

*환성지안 ‘偶吟’ / 원문 一眼中

 

용화선원 598 12월 일요법회(97년)

흑운재기홀문뢰(黑雲才起忽聞雷) 먹구름이 일어나자 우레소리가 들리더니

백우시종야외래(白雨時從野外來) 흰 비가 온 산과 들에 내리는구나

사위행인세염열(似爲行人洗炎熱) 길 가던 여행자의 땀에 젖은 옷을 씻어주고

우종귀로정진애(又從歸路淨塵埃) 또 돌아가던 길의 먼지를 깨끗이 해 주는구나.

*정몽주 ‘送中遇雨’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용화선원 599 조실스님 23주기 추모재(97.12.02.음)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천동굉지 <치문경훈> / 용화사 75 참조

 

용화선원 600 1월 일요법회(98년)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찰진심념가수지(刹塵心念可數知) 항하사 수만큼 많은 수없는 마음은 가히 셀 수 있고

대해중수가음진(大海中水可飮盡) 큰 바다의 많은 물도 다 마실 수 있고

허공가량풍가계(虛空可量風可繫) 허공도 가히 헤아릴 수 있고 바람도 가히 붙들어 맬 수 있어도

무능진설불공덕(無能盡說佛功德)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할 수 없음이라.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

 

조주공안몰심사(趙州公案沒心思) 조주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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