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선원 401 11월 일요법회(89년)

흉중하애부하증(胸中何愛復何憎) 가슴 속에 무엇을 사랑하며 다시 무엇을 미워할 것이 있는가

자괴인전백불능(自愧人前百不能) 스스로 사람 앞에 백가지 능치 못한 것을 부끄러워할 뿐이다

제차현성공안외(除此現成公案外) 이 현성 공안 밖에, 이것을 제해 놓고

차무불법계전등(且無佛法繼傳燈) 불법의 등을 계승해서 전해가는 길이 없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山居十首’ 중에서

 

기래긱반냉첨의(飢來喫飯冷添衣)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추우면 옷을 더 입는 것은

삼척지동야공지(三尺之童也共知)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

일개화두명역력(一箇話頭明歷歷) 한 개의 화두가 또록또록 하고 역력하다면

여하개안자우치(如何開眼恣愚癡) 어찌 눈을 뜨고서 방자하게 어리석은 짓을 하고 살 것인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생사차무승여속(生死且無僧與俗) 생로병사는 승과 속이 없고

성진나유오화미(性眞那有悟和迷) 진여성품은 깨친 이와 미혹한 이가 차등이 없다

가타사기동참자(伽陀寫寄同參者) 이 게송을 써서 동참도반들에게 기증하노니

두우성건일우서(杜宇聲乾日又西) 두견이는 쉬지 않고 우는데 해는 서쪽으로 지는구나.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용화선원 402 동안거 결제(89년)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제악막작(諸惡莫作) 모든 악은 짓지 말 것이며

중선봉행(衆善奉行)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할지니라

자정기의(自淨其意)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

시제불교(是諸佛敎)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칠불통계게(七佛通戒偈)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생사사대(生死事大) 생사의 문제는 크고

무상신속(無常迅速) 무상은 신속하니

당근정진(當勤精進)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기를

여구두연(如救頭燃) 마치 머리에 불붙은 것을 끄듯 하라.

 

생사유이방(生死有異方) 생사는 그 방법이 다 달라서

열반무비결(涅槃無秘訣) 열반에 계합하는 데에는 똑같은 비결이 없다

화급요상응(火急要相應) 빨리 깨닫고자 할진댄

일진원불격(一塵元不隔) 한 티끌도 원래 격해 있지 않느니라.

*중봉명본 ‘卽事十首’ 중에서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양자막수인(是非兩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403 12월 일요법회(89년)

미륵진미륵(彌勒眞彌勒) 미륵부처님 참 미륵부처님이

분신천백억(分身千百億) 분신해서 천백억 부처님이 되었구나

시시시시인(時時示時人) 때때로 때 사람들에게 보이되

시인자불식(時人自不識) 때 사람들이 스스로 알지를 못하는구나.

*포대화상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애처(色聲不礙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걸림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 용화사 404

 

용화선원 405 성도재(89.12.8음)

산당정야좌무언(山堂靜夜坐無言) 산당의 고요한 밤에 말없이 앉았는데

적적요요본자연(寂寂寥寥本自然) 적적하고 고요한 본 자연이로구나

하사서풍동임야(何事西風動林野) 무슨 일로 서풍이 임야를 흔드는고

일성한안여장천(一聲寒雁唳長天) 한 소리 차운 기러기는 긴 하늘에 우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綸直下垂) 천척이나 되는 낚시줄을 곧바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물결이 일어나자마자 일만물결이 따라서 일어나는구나

야정수한어불식(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와서 고기가 물지를 아니하니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빈 배에는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선자덕성 선사《船子和尚撥棹歌機緣集》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知見不生分에 인용됨 / 纔는 ‘자’로 읊으심

 

외외낙락적나라(巍巍落落赤裸裸) 높고 높고 깨끗하고 깨끗해서

독보건곤수반아(獨步乾坤誰伴我) 천지에 홀로 가니 누가 나와 더불어 짝할 것인가

약야산중봉자기(若也山中逢子期) 만약 산중에서 종자기를 만났던들

기장황엽하산하(豈將黃葉下山下) 어찌 노란 이파리를 가지고 산 아래로 내려갔겠는가.

*태고보우 ‘釋迦出山相’ 중 / 원문 巍巍落落兮赤洒洒 密密恢恢兮淨裸裸 春風爛漫水悠悠 獨步乾坤誰伴我 若也山中逢子期 豈將黃葉下山下 咄

 

인인본태평(人人本太平) 사람 사람이 본래 태평하다.

 

용화선원 406 1월 일요법회(90년)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밤새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 용화사 407, 408

 

용화선원 409 동안거 결제 중 보살선방(90년)

일심청정 법계청정(一心淸淨 法界淸淨) 내 마음 하나가 청정하면 온 세계가 바로 지옥세계까지

다 극락세계로 변하는 것입니다.

 

용화선원 410 2월 일요법회, 신수기도회향,입춘 (90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 꽃이 있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조주공안몰심사(趙州公案沒心思) 조주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은산철벽백부지(銀山鐵壁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 원문 鐵壁銀山

 

용화선원 411 동안거 해제(90년)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청정법신무내외(淸淨法身無內外) 청정법신은 내외가 없고

거래생사일진상(去來生死一眞常) 오고 감이 모두 한 참된 모습이로다

단능일념귀무념(但能一念歸無念) 다만 능히 한 생각을 돌이켜 생각없는 데에 돌아가면

고보비로정상행(高步毘盧頂上行) 높이 비로정상을 걸어가는 것이니라.

*다비문

 

화소산전누천기(花咲山前漏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화무생(鳥歌林外話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래무처불봉원(得來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 원문 洩天機

 

용화선원 412 학생회 창립 4주년 기념 법어(90년)

삼계유여급정륜(三界猶如汲井輪) 삼계는 마치 물 긷는 두레박과 같아

백천만겁역미진(百千萬劫歷微塵) 백천만겁 미진수를 지내어왔네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석문의범> ※3,4구는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조지장식 필택기림(鳥之將息 必擇其林) 새가 장차 쉬려고 함에 반드시 그 숲을 가리고

인지구학 내선사우(人之求學 乃選師友) 사람이 배움을 구하고자 함에 스승과 벗을 가리느니라.

*자경문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용화선원 413 3월 일요법회(90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권풍치해악경(雷捲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심불반조 간경무익(心不返照 看經無益) 자기 마음을 관조하는 참선을 하지 아니하면, 팔만장경을 다 읽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청매인오 ‘十無益’ / 전문 心不返照看經無益 不達性空坐禪無益 輕因望果求道無益 不信正法苦行無益 不折我慢學法無益

內無實德外儀無益 欠人師德濟衆無益 心非信實巧言無益 一生乖角處衆無益 滿腹無識憍慢無益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용화선원 414 4월 일요법회(90년)

무변찰해허명경(無邊刹海虛明鏡) 가없는 시방세계가 텅 비어 밝은 거울인데

적겁매진광미휴(積劫埋塵光未虧) 무량겁 동안 티끌이 쌓여도 그 빛은 이지러짐이 없구나

종래천성부동진(從來千聖不同塵) 종래로 모든 성인은 티끌과 함께 하지 않았는데

하사횡신성색리(何似橫身聲色裏) 무슨 일로 우리는 성색의 티끌 속에 죽어 가느냐!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애처(色聲不礙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걸림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비추고

하유청풍동유설(夏有淸風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부질없는 일로 마음속에 걸림이 없다면

변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문득 이것이 인간에 좋은 시절이더라.

*무문혜개(無門慧開) <무문관> / 원문 양풍(凉風)

 

 

 

용화선원 415 법보재(90년)

곤래한와백운루(困來閑臥白雲樓) 피곤함이 와서 백운이 오가는 누각에 한가히 누우니

송풍소소성절절(松風蕭蕭聲絶絶) 솔바람소리가 스쳐가는구나

청군래차보여년(請君來此保餘年) 청컨대 여러분은 여기에 와서 남은 해를 잘 보존하소

기유소혜갈유천(飢有蔬兮渴有泉) 배가 고프면 채소가 있고 목이 마르면 맑은 물이 있나니.

*태고보우 ‘白雲菴歌’ / 원문 聲浙浙 ※絶 : 지날 절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세간수사벽운간(世間誰似碧雲間) 세간에 저 푸른 구름 사이에 길이길이 저 맑은 허공과 더불어

장여청허대월한(長與淸虛對月寒) 밝은 달을 대하는 것 같이 사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사해위가무일사(四海爲家無一事) 사해가 한 집이 되어 아무 일 없으니

평생행지대무단(平生行止大無端) 평생 살아가는 것에 처음도 비롯도 없구나.

*태고보우 ‘碧雲’ / 원문 碧雲閑

 

용화선원 416 부처님오신날(90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등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1,2구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용화선원 417 5월 일요법회(90년)

홍도삼월탄(紅桃三月誕) 붉은 복사꽃은 삼월에 피고

황국구추개(黃菊九秋開) 노란 국화꽃은 구월에 피는구나

일반근득지(一般根得地) 뿌리를 땅에 박고 있는 것은 다 같지만

각자대시래(各自待時來) 각자 시간을 기다려 피는구나.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용화선원 418 하안거 결제(90년)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이자막수인(是非二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농계유식탕와근(籠鷄有食湯鍋近) 닭장속의 닭은 식량이 있지만 전골냄비가 가깝고

야학무량천지관(野鶴無糧天地寬) 들의 학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지만 천지간에 자유롭더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1, 2구인 농계유식~과 야학무량~은 지공(誌公)선사의 권세염불문(勸世念佛文)

 

수연독좌안성성(翛然獨坐眼惺惺) 오래오래 홀로 앉아 참선을 하니 눈이 성성한데

임타객적문외망(任他客賊門外忙) 문 밖에 도둑놈[바깥경계]이 바쁘거나 말거나 그대로 맡겨버린다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떴는데

지음자유송풍화(知音自有松風和) 마음을 알아주는 벗은 솔바람이 있어서 화답을 하더라.

*1,2구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法會因由分, 원문 翛然獨坐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法會因由分

 

용화선원 419 6월 일요법회(90년)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수정풍체태(樹呈風体態) 나뭇가지를 보면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를 알 수 있고

파롱월정신(波弄月精神) 물결을 보면 달빛이 반짝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수점춘소(梅瘦占春少) 매화나무가 여윔에 봄을 누림이 적고

정관득월다(庭寬得月多) 뜰이 넓으니 달빛이 휘영청 밝더라.

*3,4구 本如實性 선사 <大正藏>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용화선원 420 박보광명 49재(90년)

수류원입해(水流元入海)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월락불리천(月落不離天) 달은 천강에 떨어져도 하늘을 여읜 것이 아니더라.

본시산중인(本是山中人) 본시 산중인이라

애설산중화(愛說山中話) 산중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더라.

*1,2구 唐僧弘秀集 / 3,4구 몽암사악(蒙庵思嶽) 나머지 두구절은 五月賣松風 人間恐無價

 

신여백운래환계(身與白雲來幻界) 몸은 흰구름과 더불어 환계(幻界)에 왔는데

심수명월향하방(心隨明月向何方) 마음은 밝은 달을 따라 어느 곳으로 가는고

생래사거유운월(生來死去惟雲月) 이세상에 왔다가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구름과 달과 같으니

운자산혜월자명(雲自散兮月自明) 구름이 스스로 흩어지니 달만 홀로 밝더라.

*함월해원 선사 열반송 《天鏡集

 

• 용화사 421

 

용화선원 422 7월 일요법회(90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사시절이 돌고 돌아 더워졌다 추워졌다 하기를 반복하는데

미후심련육화촌(獼猴深戀六華村) 원숭이는 여섯가지 꽃이 피는 마을을 깊이 그리워하는구나

이성안색증무가(耳聲眼色曾無暇) 귀로 소리를 듣고 눈으로 색상을 보는데 잠시도 겨를이 없으니

염념나지시사문(念念那知是死門) 생각 생각 죽음의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용화선원 423 하안거 해제 및 8월 일요법회(90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수행수시용심진(修行須是用心眞) 수행하는 데는 모름지기 그 마음을 진실히 써야 하니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時道易親) 마음만 진실해버리면 도는 쉽게 친해진다

미오이도단재아(迷悟二途端在我) 미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단서가 내게 있으니

시비이자막수인(是非二字莫隨人) 시비 이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말아라.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지도무난(至道無難)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것이 없으니

유혐간택(唯嫌揀擇) 오직 간택을 혐의할 뿐이다.

*<신심명>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산화사금수여람(山花似錦水如藍) 산에는 꽃이 피어 비단과 같고 물은 푸르기가 쪽빛과 같은데

막문전삼여후삼(莫問前三與後三) 전삼과 후삼을 묻지 말아라

심경확연망피차(心境廓然忘彼此) 마음 경계가 확연해서 피차를 잊어버리면

대천사계총포함(大千沙界總包含) 삼천대천세계 두두물물이 다 그 속에 포함되어버린다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용화선원 424 칠석법회(90년)

앙처여천활(仰處如天濶)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끝없는 허공이요

궁지사해심(窮之似海深) 몸을 구부려 아래를 보니 한없이 깊은 바다로구나

지밀행역밀(志密行亦密) 그 뜻이 밀밀하면 행동도 또한 밀밀하고

공심오역심(功深悟亦深) 공행이 끝없이 깊고 깊으면 깨달음도 또한 깊은 것이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권제17

 

춘종동해남비석(春從東海南飛錫) 봄에는 동해로 가고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고

추향서산우북방(秋向西山又北方) 가을에는 서산으로 가고 서산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구나

삼백육순장요요(三百六旬長擾擾) 삼백 육십 일을 길이 어지러우니

부지하일도고향(不知何日到故鄕) 언제 고향에 닿을지 알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行脚僧’

 

상수징징하파청(上水澄澄下派淸) 윗물이 맑고 맑아야 저 아랫물이 맑은 법이고

경현천고영분명(鏡懸千古映分明) 업경대가 높이 매달려 있으니 천고를 두고 분명하구나

맥연해악귀왕화(驀然海岳歸王化) 찰나간에 사해와 강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임금님의 어진 정치에 귀화해 돌아오니

자시제현좌태평(自是諸賢佐太平) 이로부터 산하에 숨어있던 어진 사람들이 모여와서 그 임금을 돕더라.

*<作法龜鑑> / 원문 邈然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분명취(目前分明取) 형단이 없건만 목전에 분명한 그 놈을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 원문 勤記取

 

용화선원 425 9월 일요법회(90년)

방초삼춘우(芳草三春雨) 꽃다운 풀 우거지는 삼춘에는 비가 내리고

단풍구월상(丹楓九月霜) 단풍이 물드는 구월에는 서리가 내리는구나

허심관물변(虛心觀物變) 빈 마음으로 삼라만상이 변하는 것을 관한다면

무사단평상(無事但平常) 일없고 다만 그것이 평상이더라.

*태고보우 ‘愼齋’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흑운재기홀문뢰(黑雲才起忽聞雷) 먹구름이 일어나자 우레소리가 들리더니

백우시종야외래(白雨時從野外來) 흰 비가 온 산과 들에 내리는구나

사위행인세염열(似爲行人洗炎熱) 길 가던 여행자의 땀에 젖은 옷을 씻어주고

우종귀로정진애(又從歸路淨塵埃) 또 돌아가던 길의 먼지를 깨끗이 해 주는구나.

*정몽주 ‘途中遇雨’

 

용화선원 426 백종법회(90년)

회회황황통고금(恢恢晃晃通古今) 넓고 넓고 밝고 밝아서 고금에 통하고

묘묘명명제종시(杳杳冥冥齊終始) 묘묘하고 명명해서 처음과 끝이 가지런하구나

백년삼만육천일(百年三萬六千日) 백년 삼만 육천일에

일익일혜참차리(日益日兮參此理) 날이면 날마다 이 도리를 참구하더라.

 

내시환희거시비(來時歡喜去時悲) 올 때는 환희심을 내고 갈 때는 슬퍼하니

공재인간주일회(空在人間走一回) 공연히 인간에 왔다가 한바탕 놀다가 가는구나

불여불래역불거(不如不來亦不去) 차라리 오지도 말고 가지도 말 것을

야무환희야무비(也無歡喜也無悲) 그렇다면 환희할 것도 없고 슬퍼할 것도 없을 것이다.

*순치황제 출가시

 

일월사전광(日月似電光) 해와 달은 번갯불 같이 빠르고

광음양가석(光陰良可惜) 시간은 진실로 아깝고도 아깝구나

생사재호흡(生死在呼吸) 생사가 호흡지간에 있으니

난이보조석(難以保朝夕) 아침에 있던 사람은 저녁을 기약 못하고 저녁에 있던 사람은 아침을 기약 못하더라.

*태고보우 ‘參禪銘’ 중에서

 

용화선원 427 10월 일요법회(90년)

욕득불초무간업(欲得不招無間業) 무간지옥에 떨어질 죄업을 부르고자 하지 않거든

막방여래정법륜(莫謗如來正法輪) 여래의 정법륜을 비방하지 말라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떴는데

지음자유송풍화(知音自有松風和) 마음을 알아주는 벗은 솔바람이 있어서 화답을 하더라.

*1,2구 <증도가>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法會因由分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학도요궁심로단(學道要窮心路斷) 도를 닦아가는 데는 마음길이 끊어져야 한다.

심로단시전체현(心路斷時全體現) 마음 길이 끊어지면 전체가 드러나는 것이니

여인음수지냉난(如人飮水知冷暖) 사람이 물을 마심에 차고 더운 것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음이니라.

*<太古和尙語錄> ‘示安山郡夫人妙幢’ / 원문 參禪須透祖師關 學道要窮心路斷 心路斷時全體現 如人飮水知冷暖 到此田地莫問人 須參本色呈機看

 

권군수립장부지(勸君須立丈夫志)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름지기 장부의 뜻을 세워

안리막착황금설(眼裏莫着黃金屑) 눈 속에 황금가루를 넣지 말지니라

인생수시구장생(人生誰是久長生) 인생이 누가 천년만년 죽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가련부명재호흡(可憐浮命在呼吸) 가련하구나, 뜬 목숨이 호흡지간에 있구나.

*1,2구 태고보우 ‘示可禪人’ / 3,4구 태고보우 ‘示祥禪人’

 

올올무사대청산(兀兀無事對靑山) 오뚝이 일없이 청산을 대하니

안고사해천마공(眼高四海天魔拱) 눈이 사해에 높아서 천마가 팔짱을 끼고 물러남이니라

세간시비도불관(世間是非都不管) 세간의 시비를 다 상관하지 말고

일여청류소명월(日與淸流掃明月) 날마다 청정한 도반들과 더불어 밝은 달을 쓸지니라.

*3,4구 태고보우 ‘隱溪’

 

용화선원 428 11월 일요법회(90년)

법법지인무구구(法法只因無咎咎) 모든 법은 다못 허물없음을 인해 허물이 되고

심심다위불생생(心心多爲不生生) 모든 마음은 불생으로부터 나게 된다

한원야곡무산월(寒猿夜哭巫山月) 차운 원숭이는 무산의 달을 보고 우는데

객로원래불가행(客路元來不可行) 나그네 길에 원래 가히 행할 수 없구나.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응무소주(應無所住) 뻑뻑이 머무른 바 없이

이생기심(而生其心) 그 마음을 낸다.

 

삼계유일심(三界唯一心) 삼계는 오직 한마음뿐

심외무별법(心外無別法) 마음 밖에는 다른 법 없으며

심불급중생(心佛及衆生) 마음과 부처와 중생

시삼무차별(是三無差別) 이 세가지는 차별이 없느니라.

*3,4구 60권 <화엄경>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어무소주절추심(於無所住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용화선원 429 동안거 결제(90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불언 오법염무념념 행무행행 언무언언 수무수수 회자근이 미자원호(佛言 吾法念無念念 行無行行 言無言言 修無修修 會者近爾 迷者遠乎) 내 법은 생각하되 생각없이 생각하고, 행을 하되 행없이 행하고, 말하되 말없이 말하고, 닦되 닦음이 없이 닦을 지니, 이 뜻을 바로 아는 자는 깨달음이 가깝고 이 뜻을 모르는 자는 깨달음이 멀다.

*<42장경>

 

불언 관천지염비상(佛言 觀天地念非常) 천지를 보되 그것을 보고 무상을 생각하고

관세계염비상(觀世界念非常) 세계의 모든 것을 보되 무상을 생각해라.

*<42장경>

 

관영각즉보리 여시지식 득도질의(觀靈覺卽菩提 如是知識 得道疾矣) 자기의 신령스런 성품을 보는 것이 바로 무상각이니라. 이와 같이 믿고 알면 도를 얻기가 빠르느니라.

*<42장경>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용화선원 430 12월 일요법회(90년)

선악성공여반장(善惡性空如反掌) 선이다 악이다 하는 성품은 공하여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으니

지악행선순성도(止惡行善順聖道) 악을 그치고 선을 행해서 성현의 가르침을 따를지니라

자성본무살불살(自性本無殺不殺) 자성에는 본래 살이다 불살이다 하는 것이 없으니

탐진치심본공 (貪嗔癡心本空) 탐 진 치심이 본래 공하더라.

*참조 : 󰡔四十二章經註』「제4 善惡並明」 -宋 守遂註 明 了童補註- (본문) 善惡性空 猶如反掌 止惡行善 是順聖道

自性本無殺 持不殺戒 乃至自性本無貪瞋癡 持不貪等戒 八萬四千煩惱 變爲波羅蜜門 隨機差降 分上中下品 具載大經

 

용화선원 431 1월 일요법회(91년)

진수제상천조류(秦隋堤上千條柳) 진나라와 수나라의 언덕 위에는 천가지의 버들이 푸르고

한초능변백초추(漢楚陵邊百草秋) 한나라와 초나라의 언덕 가에는 백가지 풀이 가을을 맞이했구나

천약유언인가문(天若有言人可問) 하늘이 만약 말을 할 수 있다면 내가 물어보고 싶건만

무정강수고금류(無情江水古今流) 무정한 강물만 예나 이제나 말없이 흐르고 있구나.

*서산대사 ‘金陵途中二’

 

대호삼만육천경(大湖三萬六千頃) 큰 호수의 삼만육천의 파도 이랑 속에

월재파심설향수(月在波心說向誰) 달빛이 파도위에 비추는데, 이 도리를 누구를 향해 설할 것인가.

원음낙처운산진(圓音落處雲散盡) 원음 떨어진 곳에 구름이 흩어져 다하는데

부증대보변환가(不曾擡步便還家) 일찍이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문득 고향에 돌아가더라.

*1,2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3,4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함허설의’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용화사 432

 

용화선원 433 성도재(90.12.8음)

세존당입설산중(世尊當入雪山中) 세존께서 설산에 들어가셔서

일좌부지경육년(一坐不知經六年) 한번 앉으신 채 육년이 지난 줄 몰랐더라

인견명성운오도(因見明星云悟道) 밝은 별을 보시고서 도를 깨달으시니

언전소식변삼천(言詮消息遍三千) 그 소식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졌더라.

*입산게(入山偈)

 

비여정만월(譬如淨滿月) 비유컨대 휘영청 밝은 둥근 달이

보현일체수(普現一切水) 일체 물에 널리 나타난 것과 같다

영상수무량(影像雖無量) (물의 상태에 따라) 달빛의 모습은 비록 다르되

본월미증이(本月未曾二) 본 달은 일찍이 둘이 아니니라.

*화엄경

 

용화선원 434 2월 일요법회(91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기래사반갈사음(飢來思飯渴思飮) 배고픔이 오면 밥생각을 하고 목마르면 물마실 생각을 하니

좌와동정상상수(坐臥動靜常相隨) 좌․와․동․정에 항상 그 놈이 나를 따라다닌다

경노음건창해수(鯨怒飮乾滄海水) 큰 고래가 성이 한번 나서 모든 창해의 물을 마셔버리면

월명노출산호지(月明露出珊瑚枝) 달 밝은데 바다 밑에 산호 가지가 환히 노출되더라.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삼간모옥종래주(三間茅屋從來住) 삼간모옥에서 종래부터 살았는데

일도신광만경한(一道神光萬境閑) 한 줄기 신령스런 빛에 일만경계가 한가롭구나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인간의 온갖 시비를 내게 말할 것 없나니

부생천착불상관(浮生穿鑿不相關) 인간세상의 따지는 일은 나한테는 상관이 없다.

*담주 용산(龍山) 화상

 

백천경권송여사(百千經卷誦如沙) 백천 경권 외우기를 모래알과 같이 많이 하는 것은

심지허로풍리사(心地虛勞風裡沙) 바람 속에 먼지가 이는 것과 같아서 마음만 공연히 수고로운 것이니

하사조사공안상(何似祖師公案上) 어찌 조사 공안 상에 한번 몸을 던져서

번신일척파진사(飜身一擲破塵沙) 수 없는 모래 먼지를 깨쳐버리는 것과 같으리오.

*소요태능 ‘贈性源禪子’

 

• 용화사 435

 

용화선원 436 입춘기도(91년)

청산문수안(靑山文殊眼) 청산은 문수의 눈이요

수성관음이(水聲觀音耳) 물소리는 관세음보살의 귀로다

금일세연진(今日世緣盡) 금일 세상인연이 다하니

의구수동류(依舊水東流) 옛을 의지해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는구나.

*금봉스님 임종게

 

• 용화사 437, 438, 439

 

용화선원 440 동안거 해제(91년)

피치삭발유래유(披緇削髮有來由) 먹물 옷을 입고 삭발한 데는 까닭이 있는 것이니

막향청산공백두(莫向靑山空白頭) 청산 속에 공연히 머리만 희게 하지 말지니라

사십구년다소설(四十九年多少說) 부처님께서 사십구년 동안 설하신 많은 설법이

종횡위아지귀휴(縱橫爲我指歸休) 종으로 횡으로 오직 우리들로 하여금 자기로 돌아가서 쉬도록 가리키신 것이니라

 

조주공안몰심사(趙州公案沒心思) 조주의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가가문외장안로(家家門外長安路) 집집마다 문 밖에는 장안으로 통하는 길이 있고

처처굴중사자아(處處窟中獅子兒) 곳곳의 굴속에는 사자새끼가 들어있구나

타파경래무일사(打破鏡來無一事) 거울을 타파하니 한 일도 없어

일성제조상지화(一聲啼鳥上枝花) 한소리 우는 새가 꽃가지에 올랐더라.

*소요태능 ‘示繼雨法師’ / 원문 數聲啼鳥上花枝

 

• 용화사 441

 

용화선원 442 3월 일요법회(91년)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천동굉지 <치문경훈> / 용화사 75 참조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443 4월 일요법회(91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한산정상월륜고(寒山頂上月輪孤) 한산의 꼭대기에 둥근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조견청공일물무(照見晴空一物無) 저 맑은 하늘에 달이 밝게 비추어서 한 물건도 없구나

가귀천연무가보(可貴天然無價寶) 귀하고 귀한 천연의 값없는 보배가

매재오음익신구(埋在五陰溺身軀) 색수상행식 오음으로 이루어진 몸속에 매장되어 있구나.

*한산시

 

방초삼춘우(芳草三春雨) 꽃다운 풀 우거지는 삼춘에는 비가 내리고

단풍구월상(丹楓九月霜) 단풍이 물드는 구월에는 서리가 내리는구나

허심관물변(虛心觀物變) 빈 마음으로 삼라만상이 변하는 것을 관한다면

무사단평상(無事但平常) 일없고 다만 그것이 평상이더라.

*태고보우 ‘愼齋’

 

용화선원 444 법보재(91년)

일중산진우일중(一重山盡又一重) 한 거듭 산이 다하고 또 한 거듭 산이로구나

화진산운해월정(話盡山雲海月情) 아무리 말을 해도 산의 구름처럼, 바다의 달처럼 한없는 정이 흐른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한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하구나

유화유월유루대(有花有月有樓臺) 꽃이 있고 달이 있으며 또한 아름다운 누대가 있구나.

*2구 설두중현 <벽암록> 3,4구 소동파 ‘白紙贊’ ※3구는 無一物處無盡藏으로도 전해짐.

 

산하거주칠근납(山河去住七斤衲) 푸른 산과 흐르는 물로 집을 삼는, 일곱근 되는 누더기를 입은 수행자여

우주안위삼척공(宇宙安危三尺筇) 우주세계가 편안커나 위태롭거나 걸림없이, 삼척의 주장자를 짊어졌구나

시아공문본분사(是我空門本分事) 이 부처님의 진리의 본분사에

유하마장주서동(有何魔障走西東) 무슨 마장이 있어서 동으로 갔다 서로 갔다 하느냐.

*사명대사 ‘在竹島 有一儒老 譏山僧 不得停息 以拙謝之’

 

무위진인몰형단(無位眞人沒形段) 계급없는 참사람은 형상이 없으나

심상출입면문중(尋常出入面門中) 항상 얼굴을 통해서 출입하더라

당능일념회기료(倘能一念回機了) 만약 능히 한생각에 그 기틀을 돌이켜 마치면

답단전광유수성(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아서 끊으리라.

*사명대사 ‘有一倭僧求語’

 

용화선원 445 5월 일요법회(91년)

화소산전설천기(花咲山前洩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설무생(鳥歌林外說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지무처불봉원(得至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 원문 話無生, 得來無處

 

사수여운일몽신(似水如雲一夢身) 흐르는 물과 같이 구름과 같이 한 꿈의 몸뚱이요

부지차외갱하친(不知此外更何親) 그것 밖에는 제일 친한 것을 알지 못하겠다

개중불허용타물(箇中不許容他物) 이낱 가운데 다른 물건 용납함을 허락할 수 없으니

분부황매노상인(分付黃梅路上人) 황매노상에서 바로 이 도리를 분부하신 것이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不受不貪分

 

용화선원 446 조실스님 사리탑 봉안식(91.05.15)

제법종인생(諸法從因生) 모든 법은 인연으로 좇아나고

제법종인멸(諸法從因滅) 모든 법은 인연으로 좇아 멸한다

여시멸여생(如是滅與生) 이와 같은 멸과 생을

사문설여시(沙門說如是) 부처님은 이와 같이 설하셨다.

*법신게(法身偈) <佛本行集经> ※諸法從緣生 諸法從緣滅 我佛大沙門 常作如是說 (법신게)

 

용화선원 447 부처님오신날(91년)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의 등불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한 그 등불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으니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등불의 광명이 휘황찬란히 밝아서 전전히 더 분명해지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월마은한전성원(月磨銀漢轉成圓) 달이 은하수에 깎여 점점 둥긂을 이루고

소면서광조대천(素面舒光照大千) 흰 얼굴이 환한 빛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연비산산공착영(連臂山山空捉影) 원숭이들 팔을 연결해서 부질없이 샘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하나

고륜본불낙청천(孤輪本不落靑天)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라.

*<관음예문>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시비를 잡아 나에게 와서 가리지 말아라

평생천착불상관(平生穿鑿不相關) 나는 평생 천착하지 않느니라.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용화선원 448 하안거 결제(91년)

일발소요산시중(一鉢逍遙山市中) 한 바릿대를 들고 산중과 시중을 소요하는데

표연신세편운동(飄然身世片雲同) 표연한 모습이 하늘을 떠도는 조각구름과 같구나

명월영분천간수(明月影分千澗水) 밝은 달의 그림자가 천개의 물속에 비추는데

고송성임사시풍(孤松聲任四時風) 낙락장송은 사계절의 바람에 소리를 맡기는구나.

*환성지안 <贈演察沙彌> / 전문 一鉢逍遙山市中 飄然身世片雲同 閑將玉塵尋常坐 更把金文次第窮 明月影分千澗水 孤松聲任四時風 柴扉半掩仍成睡 夢入蓬萊八萬峯

 

권군심심참묘화(勸君深心參妙話) 여러분께 권하노니 깊은 마음으로 묘한 화두를 참구하소

난득양신가허과(難得良晨可虛過) 얻기 어려운 좋은 시절을 어찌 헛되이 보낼 것인가

무량겁래무차일(無量劫來無此日) 무량겁을 두고 오늘 같이 소중한 날이 없으니

장부심지지임마(丈夫心志只恁麽) 장부의 마음과 뜻이 다만 이러할 뿐이다.

*태고보우 ‘送寧宏二禪師歸山’ / 전문 君不見 悉達多之碧山行 警汝呼吸棄人生 勸君深心~~~

 

용화선원 449 6월 일요법회(91년)

인환축물다번뇌(人寰逐物多煩惱) 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외부의 물건을 쫓아가서 번뇌가 많은데

기개남아탈세간(幾介男兒脫世間) 몇 사람의 남아가 세간을 벗어나리오

수지야로출진망(誰知野老出塵網) 누가 들 늙은이가 티끌과 그물에서 벗어나서

고와송풍철골한(高臥松風徹骨寒) 솔바람 속에 높이 누워 그 서늘함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줄 알리오.

*소요태능 ‘山中漫興’

 

경리견수형(鏡裏見誰形) 거울 속에 보이는 것이 누구 얼굴이며

곡중문자성(谷中聞自聲) 산골짜기에서 소리를 지르면 울려오는 메아리가 자기의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냐?

견문이불혹(見聞而不惑) 보고 듣는 것에 현혹되지 않으니

하처비통정(何處匪通程) 어느 곳인들 길이 통치 않으리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莊嚴淨土分

 

견색시증시(見色是證時) 색상을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때요

문성시증처(聞聲是證處)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곳이로다

염념석가출세(念念釋迦出世)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심이요

보보미륵하생(步步彌勒下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심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승침상속의선마(昇沈相續蟻旋磨)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개미가 맷돌 도는 것과 같고

증애교전상익니(憎愛交纏象溺泥) 애정과 원한이 서로 얽힌 것이 코끼리가 진흙에 빠진 것과 같음이라

미긍현애친살수(未肯懸崖親撒手) (오욕락의) 벼랑에서 친히 손을 놓아버리지 못하면

부지신고대하시(不知辛苦待何時) 쓰라리고 괴로운 것에서 어느 때에 벗어날지 모르겠구나.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용화선원 450 7월 일요법회(91년)

일등상속백천등(一燈相續百千燈) 한 등불을 서로 댕기고 댕기고 해가지고 백천 등에 이은 것과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한 그 등불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으니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등불의 광명이 휘황찬란히 밝아서 전전히 더 분명해지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 원문 能續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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