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선원 151 9월 일요법회(81년)

사양공사리(斜陽空寺裏)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진 빈 절속에서

포슬타한면(抱膝打閑眠) 무릎을 안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가

소소경각료(蕭蕭驚覺了) 소슬한 바람에 단풍잎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서 깨보니

상엽만계전(霜葉滿階前) 서리 맞은 낙엽이 뜨락에 가득히 뒹굴고 있구나.

*경허성우 ‘偶吟’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워서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있어 먼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아니하면 또한 군자가 아 니겠느냐?

*<논어>

 

산광수색리(山光水色裡) 푸른 산색과 반짝이는 물빛이

면목자단적(面目自端的) 면목의 단적을 나타낸 것이니

욕식개중의(欲識箇中意) 이 낱 가운데 참뜻을 알고자 할진댄

팔량시반근(八兩是半斤) 여덟냥이 반근이니라.

*경허성우 ‘面目’

 

용화선원 152 10월 일요법회(81년)--(참선법B)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의처(色聲不疑處) 무슨 색상을 보건 무슨 소리를 듣건 의심없는 곳에 이르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 원문 不礙處

 

견색시증처(見色是證處) 색상을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깨달을 곳이요

문성시증시(聞聲是證時)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할 때로다

염념석가출세(念念釋迦出世)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심이요

보보미륵하생(步步彌勒下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심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운재영상한불철(雲在嶺上閑不徹) 구름은 저 재위에서 한가히 졸고 있는데

수류간하대망생(水流澗下大忙生) 흐르는 물은 돌 사이로 쉴새없이 흘러가고 있구나.

*설두중현 <禪門拈頌> / 원문 雲在嶺頭閑不徹 水流澗下太忙生

 

용화선원 153 11월 일요법회(81년)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청군앙면간허공(請君仰面看虛空) 그대에게 청하노니 얼굴을 들어 허공을 보라

확락무변불견종(廓落無邊不見蹤) 동서남북이 가없이 툭 트여 자취를 볼 수 없느니라

약해전신사자력(若解轉身些子力) 만약 몸을 돌려 바로 한 눈을 뜨면(작은 힘을 알게 되면)

두두물물총상봉(頭頭物物總相逢) 두두물물에서 다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色離相分

 

용화선원 154 동안거 결제(81년)

정체종래절성색(正體從來絶聲色) 바른 진리의 체는 본래로 소리와 색상을 여읜 것이니

멱즉지군불견종(覓則知君不見蹤) 찾은 즉 그대는 알라, 자취를 보지 못할 것이다

묘봉정상일전신(妙峰頂上一轉身) 수미산 꼭대기에서 한 번 몸을 굴리면(타성일편 경계에서 더욱 간절히 참구해 깨치게 되면)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 시방 세계에 그[참나]를 만나지 아니한 곳이 없으리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色離相分

 

일등능속백천등(一燈能續百千燈) 한 등불이 능히 백천의 등불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이

심인광통법령행(心印光通法令行) 심인의 빛이 온누리에 통함에 정법이 널리 행하게 되었다

천성부전취불멸(千聖不傳吹不滅) 일천 성인도 전하지 못한 그 등불은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으니

연휘열염전분명(聯輝列焰轉分明) 등불의 광명이 휘황찬란히 밝아서 전전히 더 분명해지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斷無滅分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용화선원 155 12월 일요법회(81년)

유시독립묘고봉(有時獨立妙高峯) 어느 때에는 묘고봉 꼭대기에 홀로 서 있다가

각래단좌염라전(却來端坐閻羅殿) 불현듯 염라전에 단정히 앉아 있더라

견진인간지점두(見盡人間祇點頭) 인간의 모든 것을 다 보고 다못 고개만 끄덕거리는데

대비수안다방편(大悲手眼多方便) 대비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도 많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승시승혜속시속(僧是僧兮俗是俗) 중은 중이고 속인은 속인이요

희즉소혜비즉곡(喜則笑兮悲則哭)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어야 함이라

약능어차선참상(若能於此善參詳) 만약 능히 여기에서 잘 공부를 지어나갈 줄 알면

육육종래삼십육(六六從來三十六) 육에 육을 곱하면 삼십육이 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용화선원 156 동지차례(81년)

노종평처험(路從平處險) 길은 평평한 곳으로부터 험해지고

인향정중망(人向靜中忙) 사람은 고요한 가운데를 향해서 분망해진다

멱화화연득(覓火和烟得) 불을 찾으매 연기까지 따라서 얻게 되고

담천대월귀(擔泉帶月歸) 샘을 짊어지고 가면 달을 함께 지고 돌아오게 된다.

*1,2구 요당유일 <了堂惟一禪師語錄> / 3,4구 <虛堂和尙語錄>

 

행도수궁처(行到水窮處) 행하여 물 다한 곳에 이르러

좌간운기시(坐看雲起時) 앉아서 구름 일어나는 때를 보더라

신통병묘용(神通幷妙用) 신통과 묘용이

운수급반시(運水及搬柴) 물 긷고 나무 하는 것이더라.

*1,2구 왕유의 ‘終南別業’ 중 / 3,4구 방거사

 

• 용화사 157

 

용화선원 158 1월 일요법회(82년)

대지촬래속미립(大地撮來粟米粒) 대지를 한 손에 잡아오니 좁쌀 한톨이요

일호두상현건곤(一毫頭上現乾坤) 한터럭 끝에 하늘과 땅이 나타나는구나

감소일월부도처(堪笑日月不到處) 우습구나,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개중별시일건곤(箇中別是一乾坤) 이 가운데 따로 이 하늘과 땅이 있구나.

*1,2구 호구소륭화상어록(虎丘紹隆和尙語錄) / 3,4구 大溈行 禪師( 禪宗頌古聯珠通集 )滿滿彎弓射不著 長長揮劒斫無痕 堪笑日月不到處 箇中別是一乾坤

 

생전부귀초두로(生前富貴草頭露) 생전의 부귀는 풀끝에 이슬이요

신후풍류백상화(身後風流陌上花) 죽은 뒤의 영화 명예는 언덕위에 핀 꽃이라

망망우주인무수(茫茫宇宙人無數) 망망한 우주에 한량없는 사람 가운데

기개남아시장부(幾箇男兒是丈夫) 그중에 몇사람이 생사문제를 해결한 남아대장부가 되겠는가.

*1,2구 소동파의 ‘陌上花’ ※陌 : 두렁 맥, 일백 백 / 3,4구 민중이학연원고(閩中理學淵源考) 券77 – 이청복(李淸馥) 撰

 

생사노두군자간(生死路頭君自看) 생사 길머리를 그대는 스스로 보아라

활인전재사인중(活人全在死人中) 산사람은 온전히 죽은 사람 가운데 있구나

화기자래심호리(花氣自來深戶裡) 꽃기운은 깊은 곳의 토굴로 스스로 오고

조성장재원림중(鳥聲長在遠林中) 새소리는 먼 숲속에서 길이 들려오더라.

*1,2구 (설봉공화상외집(雪峰空和尙外集)「송고(頌古)」/ 3,4구 석창역대시선(石倉歷代詩選)卷179上 -조학전(曹學佺)    

 

인간부귀일시락(人間富貴一時樂) 인간의 부귀영화는 한때의 낙에 지나지 않지만

지옥신산만겁장(地獄辛酸萬劫長) 지옥의 쓰라린 고통은 만겁이나 길고 길더라

세유백천한일월(世有百千閑日月) 세상에 백천이나 되는 한가한 세월[日月]이 있지만

인무일점호신심(人無一點好身心) 사람은 한사람도 몸과 마음이 괴롭지 않고 즐겁기만한 사람은 없느니라.

​*1,2구 석옥청홍선사어록(石屋淸洪禪師語錄) 하권, ‘산거시(山居詩)’ / 3,4구 천목중봉화상광록(天目中峰和尙廣錄) 제29권. ‘별우십수(別友十首)’

 

용화선원 159 신수기도입재(82년)

운개월색가가백(雲開月色家家白) 구름이 활짝 열리니 달빛이 집집마다 밝게 비추고

춘과산화처처홍(春過山花處處紅) 봄이 돌아오니 산골짜기마다 붉은 꽃이 곳곳이 피어 있더라

태양문하무성월(太陽門下無星月) 밝은 태양이 하늘에 뜨니 별과 달은 간 곳이 없고

천자전리무빈아(天子殿裏無貧兒) 천자가 살고 있는 궁전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구나.

*3,4구 동안(同安)화상 <인천안목> / 원문 天子殿前

 

일구부일구(一句復一句) 화두나 염불을 한마디 한마디 정성스럽게 다져나가면

나사수시신(那事隨時新) 그 일이 때를 따라 새로워질 것이니라

차심수회득(此心誰會得) 이 마음을 누가 있어 알아줄 것인가

정백대장춘(庭柏對長春) 뜰 앞에 잣나무는 긴 봄을 상대하고 있구나.

*3,4구 <古尊宿语錄>

 

법법본래법(法法本來法) 모든 법이 본래 법이요

심심무별심(心心無別心) 일체 마음이 그대로 부처님의 열반묘심이니라

만안본비색(滿眼本非色)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은 본래 색이 아니요

만이본비성(滿耳本非聲) 귀로 듣는 모든 소리는 본래 소리가 아님이니라.

 

용화선원 160 신수기도회향(82년)

천강동일월(千江同一月) 일천 강에는 동일한 달이 비추고

만호진봉춘(萬戶盡逢春) 어느 집이나 봄이 돌아오면 모두 봄바람을 맞는 것이다

종일주홍진(終日走紅塵) 종일토록 홍진세계에 달음박질치다가

실각자가진(失却自家珍) 자기집 보배를 잃어버리고 마는구나.

*1,2구 용광인(龍光諲) 선사 <오등회원> / 3,4구 분양선소 <人天眼目> 원문 不識自家珍

 

귀래좌허실(歸來坐虛室) 집으로 돌아와 텅빈 방에 앉았으니

석양재오서(夕陽在吾西) 석양은 서쪽으로 너울너울 넘어가고 있구나

수류원입해(水流元入海)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월락불리천(月落不離天) 달은 천강에 떨어져도 하늘을 여읜 것이 아니더라.

*1,2구 宋 황정견 / 3,4구 唐僧弘秀集

 

 월수벽산전(月隨碧山轉) 달은 푸른 산을 따라 돌아 넘어가고

수합청천류(水合靑天流) 물은 푸른 하늘과 합하여 흐르는구나

풍화난자취(風花亂紫翠)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은 울긋불긋 피어있는데

운외유연림(雲外有煙林) 구름 밖에는 안개 낀 숲이 있구나.

*1,2구 이백(李白) / 3,4구 소동파 ‘狄詠石屏’

 

용화선원 161 입춘(82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사자굴중무이수(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상왕행처절호종(象王行處絶狐蹤) 코끼리 왕이 행하는 곳에 여우의 발자취가 끊어짐이라

갱파일지무공적(更把一枝無孔笛) 다시 한 가지 구멍없는 젓대를 잡고

등한취출만년환(等閑吹出萬年歡) 멋지게 영원히 행복한 (깨달음의) 곡조를 불어낼지어다.

*1,2구 낙보원안(樂普元安) <전등록> / 3,4구 천의업해요청(天衣業海了清) 선사 <增集續傳燈錄>

 

용화선원 162 2월 일요법회(82년)

내설시비인(來說是非人) 와서 남의 시비를 말하는 사람이

변시시비인(便是是非人) 문득 시비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니라

이개시종구(易開始終口) 쉽게 처음부터 끝까지 입을 열면

난보세한심(難保歲寒心) 세한심을 간직하기 어려우니라.

*1,2구 명심보감 省心篇 / 세한심 : 추위에도 잎이 푸른 것과 같은 절개와 지조의 마음

 

개구즉착(開口卽錯) (이 일은) 입을 벌려도 그르치고

미개구착(未開口錯) 또한 입을 벌리지 아니해도 이미 그르쳐 버린 것이니

착불착차치(錯不錯且置) 그르치고 그르치지 아니한 것은 우선 두고

여하시차사(如何是此事) 어떠한 것이 이 일이냐?

 

원시일정명(元是一精明) 원래는 이 한 정미로운 밝음이

분위육화합(分爲六和合) 나누어져서 여섯이 됨이라

일구정건곤(一句定乾坤) 한 글귀 화두로써 하늘과 땅을 평정하고

일검평천하(一劍平天下) 한 칼로써 천하를 평정함이라.

*1,2구 <임제록>

 

지도무난(至道無難)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것이 없으니

유혐간택(唯嫌揀擇) 오직 간택을 혐의할 뿐이다.

 

수정풍체태(樹呈風体態) 나뭇가지를 보면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를 알 수 있고

파롱월정신(波弄月精神) 물결을 보면 달빛이 반짝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수점춘소(梅瘦占春少) 매화나무가 여윔에 봄을 누림이 적고

정관득월다(庭寬得月多) 뜰이 넓으니 달빛이 휘영청 밝더라.

*3,4구 본여실성(本如實性) <大正藏>

 

종조난설단여장(從朝亂說短與長) 아침부터 종일토록 타인의 잘잘못을 어지럽게 시비하니

설래설거자초앙(說來說去自招殃) 말해 오고 말해 가는 것은 재앙을 스스로 불러오는 것이니라

약능폐구심장설(若能閉口深藏舌) 만약 입을 꽉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변시안신제일방(便是安身第一方) 문득 이것이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제일의 방법이더라.

*<치문경훈> 자수선사훈동행(慈受禪師訓童行)

 

용화선원 163 동안거 해제(82년)

다년농중조(多年籠中鳥) 여러 해 동안 새장속에 갇혀있던 새가

금일부운비(今日負雲飛) 오늘에사 구름을 등지고 날으는구나

임하십년몽(林下十年夢) 숲속에서 십년동안을 꿈을 꾸다가

호변일소신(湖邊一笑新) 이제 호숫가에서 한바탕 웃으니 마음이 새롭더라.

*禪林句集 

 

허공경계기사량(虛空境界豈思量) 가없는 이 허공경계를 어찌 사량으로 더듬어서 알 수 있겠는가

대도청유이갱장(大道淸幽理更長) 대도의 청정하고 깊은 이치는 다시 길고 무한한 것이니라

단득오호풍월재(但得五湖風月在) 다못 오호에 풍월이 있음을 얻으면

춘래의구백화향(春來依舊百花香) 봄이 옴에 옛을 의지해 온갖 꽃이 향기롭게 피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妙行無住分

 

막파무심운시도(莫把無心云是道) 무심을 잡아 이것이 도라고 이르지 말라

무심유격일중관(無心猶隔一重關) 무심도 오히려 한 중관이 막혀 있느니라.

*야부도천<금강경오가해>妙行無住分

 

용화선원 164 춘계산철결제(82년)

신재해중휴멱수(身在海中休覓水) 몸이 바다 가운데 있으니 물 찾기를 쉬어버리고

일행영상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 날마다 산마루를 넘어다니니 산을 찾지를 말아라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1,2구 야부송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 3,4구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진각국사 좌우명>

보살자 보살자 (菩薩子 菩薩子) 보살이여, 보살의 자식이여

상자마두심유이(常自摩頭深有以) 항상 스스로 자기 머리를 만져 보라, 깊은 의의가 있으리라

마두인득심사량(摩頭因得深思量)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깊은 사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출가본의도하사(出家本意圖何事) 출가한 본 뜻이 무슨 일을 목적으로 해서 출가했느냐

승기상모속기심(僧其相貌俗其心) 모양은 분명히 중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마음은 속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

가불참천이괴지(可不慙天而愧地) 가히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고 땅을 내려다보고 부끄럽지 않느냐

추행광언임여위(麤行狂言任汝爲) 머트러운 행동과 미치광이 같은 말을 네 멋대로 행하고 지껄이다가

확탕노탄하회피(鑊湯爐炭何廻避) 확탕지옥과 노탄지옥을 어떻게 회피할 수 있겠느냐.

*진각혜심 ‘座右銘’ / 원문 審思量

 

망회타귀굴(忘懷墮鬼窟) 생각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면 귀굴속에 떨어지고

착의종원정(着意縱猿情) 뜻에 착하면 잔나비의 뜻에 놀아난 것이니라

갱의제이병(更擬除二病) 두가지 병을 없애려고 하면

미면야호정(未免野狐精) 여우의 정을 면치 못하느니라.

수임방원기(水任方圓器) 물이 둥글고 모난 그릇에 따르듯이

경수호한형(鏡隨胡漢形) 거울은 검고 흰 형상을 따르듯이

직요이마거(直饒伊麽去) 이렇게 마음을 가져가면

유교환농맹(猶較患聾盲) 마치 귀먹은 벙어리와 눈먼 장님에 비유할 수밖에 없느니라.

*진각혜심 ‘意’

 

용화선원 165 3월 일요법회(82년)

보검한광동(寶劍寒光動) 보배 칼 차운 빛 움직이니

매화설리춘(梅花雪裏春) 매화가 눈 속에 봄을 이루었구나(꽃을 피웠구나)

심왕불망동(心王不妄動) 심왕이 망령되이 동하지 않으니

육국일시통(六國一時通) 여섯 나라[六根]가 일시에 형통하더라.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悉能幽) 구르는 곳마다 다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 원문 實能幽

 

용화선원 166 4월 일요법회(82년)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막지수정순생멸(莫只隨情順生滅) 인간의 감정을 따라서 생사윤회에 따르지 말라

금일불휴하일휴(今日不休何日休) 오늘 쉬지 않으면 어느 날에 쉴 것이냐

참선필대심사우(參禪必待尋師友) 참선은 반드시 선지식과 좋은 도반을 찾아야

감보공부일세휴(敢保工夫一世休) 감히 그 공부를 일세 동안에 마칠 수가 있느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참선최간첩(參禪最簡捷) 참선은 가장 간단하고 가까운 것이니

당념망생멸(當念忘生滅) 바로 한 생각에 생멸이 끊어져 버리는 것이니라

문견절라롱(聞見絶羅籠) 소리를 듣고 색상을 보는 그 자리에서 생사윤회의 근원을 끊어버리고

어언진초월(語言盡超越) 나를 칭찬하고 헐뜯는 소리를 듣더라도 거기서 초월해 버릴지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작야시우치(昨夜是愚癡) 어젯밤까지 어리석던 사람이

금조성준걸(今朝成俊傑) 오늘에는 눈을 뜬 준걸이 되었구나

호개해탈문(好箇解脫門) 이 좋은 해탈문이여

석무인맹렬(惜無人猛烈) 맹렬하고 용기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용화선원 167 법보재(82년)

백화춘지위수개(百花春至爲誰開) 봄이 오매 일백 꽃이 누구를 위해 피었던가

기래긱반곤래면(飢來喫飯困來眠) 배고프면 밥먹고 고단하면 잠을 잠이로다

불견암중구주인(不見庵中舊主人) 암자 가운데의 옛주인은 보이지 않는데

도화사금유여연(桃花似錦柳如烟) 복사꽃은 비단같이 곱게 피어있고 버들은 안개처럼 나부끼고 있구나.

 

항복마력원(降伏魔力怨) 마귀의 힘과 모든 원한을 항복받고

제결무유여(除結無有餘) 모든 원결을 남음이 없이 제하기 위해

노지격건추(露地擊揵槌) 이렇게 종을 치노니

비구문당집(比丘聞當集) 모든 비구들은 모두 다 모이시오

제욕문법인(諸欲聞法人) 모든 법을 들어서

도류생사해(度流生死海) 생사해를 건너고자 하는 사람은

문차묘향음(聞此妙響音) 이 묘한 종소리를 듣고

진당운집차(盡當雲集此) 모두 모두 모이시오.

*<증일아함경> 해제일에 자자(自恣)를 하기 위해 종을 치라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서 아난이 읊은 게송 / 원문 運集

 

삼계유여급정륜(三界猶如汲井輪) 삼계는 마치 물 긷는 두레박과 같아

백천만겁역미진(百千萬劫歷微塵) 백천만겁 미진수를 지내어왔네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석문의범> ※3,4구는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용화선원 168 춘계산철해제(82년)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綸直下垂) 천척이나 되는 낚시줄을 곧바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물결이 일어나자마자 일만물결이 따라서 일어나는구나

야정수한어불식(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와서 고기가 물지를 아니하니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빈 배에는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선자덕성 선사《船子和尚撥棹歌機緣集》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知見不生分에 인용됨 / 纔는 ‘자’로 읊으심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 원문 鴻飛

 

용화선원 169 부처님오신날(82년)

승춘고하진선연(承春高下盡鮮姸) 봄이 오니 높고 낮은 데가 모두 다 잎이 피고 꽃이 피어 곱기도 곱구나

우후교림규두견(雨後喬林叫杜鵑) 비가 내린 뒤 교림에는 두견새가 울고 우는구나

인정화루명월야(人靜畵樓明月夜) 사람 고요한 곱게 단청한 누각에는 달이 휘영청 밝은데

취가환주낙화전(醉歌歡酒落花前) 한잔 잘 먹고 노래를 부르며 꽃 떨어진 앞에서 춤을 추는구나.

*정엄 수(淨嚴 遂) <선문염송>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한 게송 / 원문 雨過

 

욕성무상보리도(欲成無上菩提道) 무상보리도를 이루고자 할진대는

야요상회평등심(也要常懷平等心) 모름지기 평등한 마음을 항상 품을 지니라

약유친소증애계(若有親疎憎愛計) 만약 친한 사람과 미운사람이 있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도가원혜업가심(道加遠兮業加深) 도는 점점 멀어지고 업은 점점이 깊어지느니라.

*자경문

 

찰진심념가수지(刹塵心念可數知) 항하사 수만큼 많은 수없는 마음은 가히 셀 수 있고

대해중수가음진(大海中水可飮盡) 큰 바다의 많은 물도 다 마실 수 있고

허공가량풍가계(虛空可量風可繫) 허공도 가히 헤아릴 수 있고 바람도 가히 붙들어 맬 수 있어도

무능진설불공덕(無能盡說佛功德)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할 수 없음이라.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

 

용화선원 170 하안거 결제(82년)

등한식득동풍면(等閑識得東風面) 등한히 봄바람이 얼굴에 스쳐가는 것을 느끼니

만자천홍총시춘(萬紫千紅總是春) 일만 붉은 것과 천가지 빨간 꽃들이 모두가 다 이 봄이구나

무시겁래생사본(無始劫來生死本) 비롯함이 없는 겁으로부터 내려온 생사의 근본을

치인환작본래인(痴人喚作本來人)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인으로 착각을 하는구나.

*1,2구 주희(朱熹)의 ‘春日’ / 3,4구 벽암록 제99칙 本則評唱; 원문 学道之人不識真 只爲從前認識神 無量劫来生死本 痴人唤作本来人

 

생전부귀초두로(生前富貴草頭露) 생전의 부귀는 풀끝에 이슬이요

신후풍류백상화(身後風流陌上花) 죽은 뒤의 영화 명예는 언덕위에 핀 꽃이라

만연탈래경부세(萬緣脫來輕浮世) 세상의 모든 인연을 다 벗어버리고 뜬세상을 가벼이 여기며

일성상래간낙화(一性常來看落花) 한결같은 한 성품으로 뜬세상을 떨어진 꽃과 같이 보느니라.

*1,2구 소동파의 ‘陌上花’ ※陌 : 두렁 맥, 일백 백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71 6월 일요법회(82년)

자소내내관원방(自少來來慣遠方) 어릴 때부터 타관 객지로 돌아다닌 것이 익숙해서

기회형악도소상(幾廻衡岳渡瀟湘) 몇 번이나 형악을 돌고 소상강을 건넜던가

일조답착가향로(一朝踏着家鄕路) 하루아침에 고향에 돌아와 보니

시각도중일월장(始覺途中日月長) 비로소 일평생 동안 방황한 세월이 길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약인수백세(若人壽百歲) 만약 사람이 백년동안 산다 하더라도

부지대도의(不知大道意) 대도의 뜻을 알지 못하면

불여생일일(不如生一日) 하루를 살더라도

학추불법요(學推佛法要) 부처님 법을 바로 깨우치는 것이 낫다.

*<법구경>

 

기수개망동(起修皆妄動) 닦을 생각을 내면 다 망령된 행동이고

수주비진정(守住匪眞精) 마음을 집중해서 안정된 상태를 지키려 한다면 참된 정진이 아니니라

묘지인사효(妙旨因師曉) 묘한 뜻을 스승을 인해서 깨달으면

종망염오명(終亡染汚名) 마침내 물들 일이 없어질 것이니라.

*<육조단경> 參請機緣品

 

용화선원 172 한병호영가 49재(82년)

천강동일월(千江同一月) 일천 강에는 동일한 달이 비추고

만호진봉춘(萬戶盡逢春) 어느 집이나 봄이 돌아오면 모두 봄바람을 맞는 것이다

종일주홍진(終日走紅塵) 종일토록 홍진세계에 달음박질치다가

실각자가진(失却自家珍) 자기집 보배를 잃어버리고 마는구나.

*1,2구 용광인(龍光諲) 선사 <오등회원> / 3,4구 분양선소 <人天眼目> 원문 不識自家珍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 원문 鴻飛

 

 

 

용화선원 173 김필녀영가 49재(82년)

약인욕식불경계(若人欲識佛境界) 만약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할진댄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마땅히 그 마음을 허공과 같이 할지니라

원리망상급제취(遠離妄想及諸趣) 망상과 (망상으로 인해 가야할) 육도법계를 멀리해서

영심소향개무애(令心所向皆無礙) 마음으로 하여금 어디를 가든 걸림이 없게 하라.

*60권 <화엄경> 여래출현품 / 원문 若有欲知佛境界, 遠離妄想及諸取

 

불면유여정만월(佛面猶如淨滿月) 부처님 얼굴은 오히려 그 깨끗하기가 보름달과 같고

역여천일방광명(亦如千日放光明) 또한 일천 해가 방광을 놓는 것과 같이 밝으니라.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四天王護國品第十二

 

만목청산무촌수(滿目靑山無寸樹) 눈에 가득한 청산에는 한마디의 나무도 없는데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천길만길 낭떠러지 절벽에서 손을 놓아버려야만 대장부가 되느니라.

*<다비문> ‘洗手’, ※1구 <大顚禪師心經注>에 방신(方信)의 게송으로 인용됨. ...滿目青山無寸樹 極目綠水絕波瀾 光明洞耀 照徹十方 譬如千日 放大光明,,, / 2구는 <금강경오가해> 야부송

 

용화선원 174 김보문궁영가 100재(82년)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모든 법이 본래부터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 항상 그대로 적멸상[열반상]이라

불자행도이(佛子行道已) 불자가 이 도리를 깨달으면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바로 그것이 부처님이 되는 것이다.

*<법화경> 사구게 方便品

 

해고종견저(海枯終見底)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지만

인사부지심(人死不知心) 사람이 죽으면 그 마음이 어디 있는지 볼 수가 없구나

시방무허공(十方無虛空) 시방에는 허공이 없고

대지무촌토(大地無寸土) 대지에는 손바닥만한 땅도 없구나.

*1,2구 진정극문 *3,4구 남당도흥(南堂道興) <禪宗頌古聯珠通集>

 

석가미륵요요년(釋迦彌勒樂堯年) 석가와 미륵은 요임금의 세월 속에 즐거워하시고

문수보현가순일(文殊普賢歌舜日) 문수와 보현은 순임금의 세월을 노래하고 계신다

방거청풍천리외(放去淸風千里外) 놓아 보내면 청풍이 되어 천리를 달리고

수래명주일장중(收來明珠一掌中) 거두어들이면 밝은 구슬이 되어 내 손안에 들어온다.

 

자소일성천지경(自笑一聲天地驚) 한소리 크게 웃으니 천지가 놀라는데

고륜독조강산정(孤輪獨照江山靜) 외로운 달은 홀로 강산에 비추어 고요하더라.

*임제스님 / 원문 孤輪獨照江山靜 自笑一聲天地驚

 

용화선원 175 7월 일요법회(82년)

운기남산북산우(雲起南山北山雨) 구름이 남산에서 일어나는데 북산에 비가 오고

여명마자기다반(驢名馬字幾多般) 나귀다 말이다 하는 다른 이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청간호묘무정수(請看浩渺無情水) 청컨대 넓고 넓은 저 무정한 물을 보라

기처수방기처원(幾處隨方幾處圓) 어느 곳에서는 모나고 어느 곳에서는 둥근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得無說分 / 원문 雨北山

 

자성구삼신(自性具三身) 자성은 삼신(법신 보신 화신)을 갖추고 있으며

발명성사지(發明成四智) 이를 밝히면 사지를 이루나니

불리견문연(不離見聞緣) 보고 듣는 찰나를 여의지 않고

초연등불지(超然登佛地) 초연히 불지에 오르는 것이니라.

오금위여설(吾今爲汝說) 내가 이제 그대들을 위해 설하노니

체신영무미(諦信永無迷) 철저히 믿어서 영원히 방황하지 말아라

막학치구자(莫學馳求者) 밖으로 이치를 구하고 도리를 찾는 사람들이

종일설보리(終日說菩提) 종일토록 입으로 보리를 설하는 것을 배우지 말라.

*<육조단경> 參請機緣品

 

본시산중인(本是山中人) 본시 산중인이라

애설산중화(愛說山中話) 산중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더라.

*몽암사악(蒙庵思嶽) / 전문 本是山中人 愛說山中話 五月賣松風 人間恐無價

 

죽영소계진부동(竹影掃階塵不動) 대나무 그림자가 층계를 쓸어도 먼지는 움직이지 않고

월천담저수무흔(月穿潭底水無痕) 달빛이 호수 밑바닥까지 뚫고 들어갔지만 물에는 아무 흔적도 없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용화선원 176 민대법화영가 3재(82년)

만사유유차백년(萬事悠悠此百年) 만사가 유유한 인생의 백년간이

환여역려잠류련(還如逆旅暫留連) 돌이켜 생각해보니 긴 여행길에 여관에서 잠시 머무는 것과 같다

일별천애구시객(一別天涯俱是客) 한번 헤어지면 너도 손이요, 나도 객인데

부운유수석양변(浮雲流水夕陽邊) 한조각 구름과 같고, 흘러가는 물과 같고, 서산에 기우는 해와 같다.

*경허성우 : 1,2,4구 ‘和映湖堂’ / 3구 ‘別友人’

 

만타청산위범찰(萬朶靑山圍梵刹) 만송이 꽃과 우거진 청산에 절이 둘러싸여 있고

일간홍일조령대(一竿紅日照靈臺) 한 장대 길이만큼 높이 뜬 붉은 해는 영대[주인공]를 비추더라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고

가가문외통장안(家家門外通長安) 집집마다 문앞에 있는 길은 장안으로 통하도다.

*3,4구 <僧家禮儀文> ‘起龕’

 

용화선원 177 8월 일요법회(82년)

일파골두봉거후(一把骨頭捧去後) 한 줌의 뼈를 가져간 뒤에

부지명월낙수가(不知明月落誰家) 밝은 달은 어느 집에 떨어졌는가 알 수 없구나

운개월색가가백(雲開月色家家白) 구름이 활짝 열리니 달빛이 집집마다 밝고

춘과산화처처홍(春過山花處處紅) 봄이 지나니 산꽃이 곳곳마다 붉게 피었구나.

*1,2구 泉州 璨 선사 <총림성사> ※원문에는 挑去後

 

존인자시존신술(尊人自是尊身術)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것이 내 몸을 존중하는 좋은 방법이고

해인원시해아단(害人原是害我端)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는 것이 나를 해치는 근본이다.

 

막설타인단여장(莫說他人短與長) 다른 사람의 잘하고 못하는 것을 말하지 말아라

설거설래자초앙(說去說來自招殃) 말해 가고 말해 오는 것은 재앙을 스스로 불러오는 것이니라

약능폐구심장설(若能閉口深藏舌) 만약 입을 꽉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변시안신제일방(便是安身第一方) 문득 이것이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제일의 방법이더라.

*<치문경훈> 자수선사훈동행(慈受禪師訓童行) / 원문 從朝亂說短與長, 說來說去

 

용화선원 178 하안거 해제(82년)

작야강남우(昨夜江南雨) 어젯밤 강남에 비가 내렸는데

동정추수심(洞庭秋水深) 동정호에 가을물이 깊었더라

일엽고주객(一葉孤舟客) 일엽편주를 타고 가는 손이

월중천리심(月中千里心) 달 가운데 천리의 마음이더라.

*서산대사 ‘懷舊’

 

몽리명명유육취(夢裏明明有六趣) 꿈 꿀 때는 분명히 육도가 있더니

각후공공무대천(覺後空空無大千) 깬 뒤에는 비고 비어서 대천세계가 없더라.

*증도가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179 김수호영가 100재(82년)

행도수궁처(行到水窮處) 행하여 물 다한 곳에 이르러

좌간운기시(坐看雲起時) 앉아서 구름 일어나는 때를 보더라

신통병묘용(神通幷妙用) 신통과 묘용이

운수급반시(運水及搬柴) 물 긷고 나무 하는 것이더라.

*1,2구 왕유의 ‘終南別業’ 중 / 3,4구 방거사

 

용화선원 180 유관호영가 100재(82년)

백년삼만육천일(百年三萬六千日)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불시물혜조병무(不是物兮早騈拇) “한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다”고 해도 이미 쓸데없는 것이어늘

허다명상부하위(許多名相復何爲) 허다한 명상을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관간첩장연하리(慣看疊嶂煙霞裏) 첩첩산속의 자욱한 안개를 하염없이 보고 있노라니

무수호손도상수(無鬚猢猻倒上樹) 수염없는 원숭이가 나무를 거꾸로 올라 가는구나.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 원문 煙蘿裏, 無首猢猻倒上枝 *병무(騈拇) : 육손이. 변무라고도 함.

 

용화선원 181 칠석법회(82년)

화소산전설천기(花咲山前洩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화무생(鳥歌林外話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래무처불봉원(得來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이 숲속의 나무나 대같이 즐비하고

금은옥백적사구(金銀玉帛積似坵) 금은옥백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을지라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 죽을 때에는 외로이 혼만 홀로 가게 되나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구나.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

 

조조역역홍진로(朝朝役役紅塵路) 아침마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홍진의 길에 헤매면서

작위재고이백두(爵位纔高已白頭) 작위가 겨우 높아지자 이미 머리만 희었구나

염왕불파패금어(閻王不怕佩金魚) 염라대왕은 금어찬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으로 허망하도다.

*부설거사 사부시

 

아손자유아손복(兒孫自有兒孫福) 자손들은 스스로 복을 타고 났으니

불위아손작우마(不爲兒孫作牛馬) 자손들을 위해 내가 소나 말이 될 필요가 없느니라

고래다소영웅한(古來多少英雄漢) 옛부터 내려오는 수많은 영웅들이

남북동서와토니(南北東西臥土泥) 동서남북의 한줌의 흙이 되어 누워 있구나.

*순치황제 출가시 / 원문 作馬牛

 

용화선원 182 하안거 해제(82년)

장상명주일과한(掌上明珠一顆寒) 손바닥 위 밝고 맑은 구슬 하나

자연수색변래단(自然隨色辨來端) 저절로 빛깔따라 드러난다네

기회제기친분부(幾回提起親分付) 몇 번이나 들어 보이며 직접 전해주려 했지만

암실아손향외간(暗室兒孫向外看) 어두운 방의 아해들은 밖을 향해 찾고 있네.

*지환(智還)스님이 편집한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에 나옴

 

청정법신무내외(淸淨法身無內外) 청정법신은 내외가 없고

거래생사일진상(去來生死一眞常) 오고 감이 모두 한 참된 모습이로다

단능일념귀무념(但能一念歸無念) 다만 능히 한 생각을 돌이켜 생각없는 데에 돌아가면

고보비로정상행(高步毘盧頂上行) 높이 비로정상을 걸어가는 것이니라.

*1,2구 다비문 중에서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용화선원 183 9월 일요법회(82년)

무변찰해허명경(無邊刹海虛明鏡) 가없는 시방세계가 텅 비어 밝은 거울인데

광겁매진광미휴(曠劫埋塵光未虧) 무량겁 동안 티끌이 쌓여도 그 빛은 이지러짐이 없구나

종래천성부동진(從來千聖不同塵) 종래로 모든 성인은 티끌과 함께 하지 않았는데

하사횡신성색리(何似橫身聲色裏) 무슨 일로 우리는 성색의 티끌 속에 죽어 가느냐!

*<天目中峯和尚廣錄>券第14, 2구 원문 積劫埋塵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려운데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 한마디 광음을 경홀히 하지 말지니라

미각지당춘초몽(未覺池塘春草夢) 연못에 우거진 풀은 아직 봄꿈을 채 깨지도 전에

계전오엽이추성(階前梧葉已秋聲) 뜰 앞에 오동잎은 벌써 가을소리가 나는구나.

*주희(朱熹)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어무소주절추심(於無所住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용화선원 184 10월 일요법회(82년)--(참선법C)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이금차도(而今此道) 이 도법에 있어서

난득기인(難得其人) 사람 만나기가 어렵다.

*<몽산법어> 東山崇藏主送子行脚法語

 

불급심사(不急尋師)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공과일생(空過一生) 일생을 헛되이 보내리라.

*<달마혈맥론>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185 11월 일요법회(82년)

심경확연망피차(心境廓然忘彼此) 마음 경계가 확연해서 피차를 잊어버리면

대천사계총포함(大千沙界總包含) 삼천대천세계 두두물물이 다 그 속에 포함되어버린다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고

가가유로투장안(家家有路透長安) 집집마다 장안으로 통하는 길이 있도다.

*1,2구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보취산왕산막궁(寶聚山王算莫窮) 보배 무더기가 태산과 같이 많아서 헤아릴 수 없다 해도

환여앙전사허공(還如仰箭射虛空) 도리어 하늘에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통명일구초삼제(洞明一句超三際) 일구를 통명해서 삼제를 뛰어 넘으면

절승승지만배공(絶勝僧祇萬倍功) 아승지겁 동안 쌓은 공덕보다 더 수승한 것이니라.

*<銷釋金剛經科儀> / 원문3구 洞明四句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186 동안거 결제(82년)

승시승혜속시속(僧是僧兮俗是俗) 중은 중이고 속인은 속인이요

희즉소혜비즉곡(喜則笑兮悲則哭)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어야 함이라

약능어차선참상(若能於此善參詳) 만약 능히 여기에서 잘 공부를 지어 나갈 줄 알면

육육종래삼십육(六六從來三十六) 육에 육을 곱하면 삼십육이 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산월투창백(山月投窓白) 산달은 창에 비추어 희고

계성입호명(溪聲入戶鳴) 시냇물 소리 방안에까지 스미는구나

참상차중명(參詳此中明) 그 속을 향해서 잘 참상을 해라

구년소림사(九年少林事) 달마스님은 구년 동안 소림에서 묵묵히 앉아계셨느니라.

*1,2구 소요태능 ‘無題’ / 원문 3,4구 欲知九年默 須向此中明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187 12월 일요법회(82년)

우인자박환수해(愚人自縛還須解)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얽어맸지만 도리어 자기를 풀 수 있고

지인무위박쇄인(智人無爲縛殺人) 지인은 함이 없는데 (공한 경계에 떨어지면) 스스로를 얽어맴이라

촌인불시구절단(寸刃不施俱截斷) 한마디도 못되는 그런 조그만 칼도 쓰지 않고 두가지 속박을 끊어버리니

위련평지상천진(爲憐平地喪天眞) 아무 일이 없는 평지에서 천진을 손상함을 가엾게 여기노라.

*중봉명본 <信心名闢義解> / 원문 爲怜平地喪天真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밤새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용화선원 188 동지차례(82년)

만고벽담공계월(萬古碧潭空界月) 만고에 푸른 못에 비추는 허공에 뜬 달을

재삼노록시응지(再三撈漉始應知) (어리석은 원숭이는) 두세번 건져 보고서야 비로소 알 수가 있더라

단어정문능구안(但於頂門能具眼) 다못 이마에 능히 눈을 갖추면

갱향하처멱현종(更向何處覓玄宗) 다시 어느 곳을 향해서 현현한 이치를 찾을까 보냐.

*1,2구 동안상찰 <십현담> / 3,4구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백년세사삼경몽(百年世事三更夢) 백년의 세상일이 삼경의 꿈이요

만리강산일국기(萬里江山一局碁) 만리강산이 하나의 바둑판이로다

*순치황제 출가시

 

서풍일진래(西風一陣來) 서쪽 바람(가을바람)이 한바탕 불어오니

낙엽양삼편(落葉兩三片) 낙엽이 두서너 조각이로구나(우수수 떨어지는구나)

읍로천반초(泣露千般草) 모든 풀들이 이슬에 우는데

음풍일양송(吟風一樣松) 소나무는 부는 바람소리에 흥겨워 노래를 부르는구나.

*1,2구 보령인용(保寧仁勇) <선문염송> / 3,4구 한산시(寒山詩)

 

용화선원 189 1월 일요법회(83년)

심상일양창전월(尋常一樣窓前月) 보통 때 창 앞에 달빛이 비치는 것이 매양 마찬가지였는데

재유매화변부동(纔有梅花便不同) 매화꽃이 피어 창 앞에 나부끼니 그 전과 같지 않구나

용득수시첨의기(龍得水時添義氣) 용은 물을 얻어야 비로소 의기를 더하고

호고산처장위녕(虎靠山處長威獰) 호랑이는 산을 의지했을 때 그 위세가 더욱 당당하더라.

*1,2구 宋 두뢰(杜耒) ‘寒夜’ / 원문 才有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용화선원 190 입춘(83년)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소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막장한학해(莫將閒學解) 한가한 알음알이 배우는 것을 가지고

매몰조사심(埋沒祖師心) 조사의 마음을 매몰시키지 말라.

*몽산화상 <무자십절목>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귀래좌허실(歸來坐虛室) 집으로 돌아와 텅빈 방에 앉았으니

석양재오서(夕陽在吾西) 석양은 서쪽으로 너울너울 넘어가고 있구나

수류원입해(水流元入海)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월락불리천(月落不離天) 달은 천강에 떨어져도 하늘을 여읜 것이 아니더라.

*1,2구 宋 황정견 / 3,4구 唐僧弘秀集

 

용화선원 191 2월 일요법회(83년)

죽밀불방유수과(竹密不妨流水過) 대나무 빽빽해도 물 흘러감을 방해하지 않고

산고기애백운비(山高豈礙白雲飛) 산이 높다 한들 흰구름 날아감을 어찌 막으리오

한산망각내시로(寒山忘却來時路) 한산은 올 때의 길을 잊어버리고

습득상장휴수귀(拾得相將携手歸) 습득이 서로 손을 잡고 돌아오는구나.

*1,2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 3,4구 천동정각 <禪宗頌古聯珠通集>,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함허설의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금대[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잃어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착급회두(胡不猛着急回頭) 어찌 맹렬하게 머리를 급히  돌이키지 않을까 보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 원문 胡不猛省

 

용화선원 192 신수기도입재(83년)

운기남산북산우(雲起南山北山雨) 구름이 남산에서 일어나는데 북산에 비가 오고

여명마자기다반(驢名馬字幾多般) 나귀다 말이다 하는 다른 이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청간호묘무정수(請看浩渺無情水) 청컨대 넓고 넓은 저 무정한 물을 보라

기처수방기처원(幾處隨方幾處圓) 어느 곳에서는 모나고 어느 곳에서는 둥근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得無說分 / 원문 雨北山

 

운권추공월인담(雲捲秋空月印潭) 구름 걷힌 가을 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이 못에 비추었는데

한광무제여수담(寒光無際與誰談) 그 차운 빛이 끝이 없는 경계를 누구와 더불어 얘기할꼬

활개투지통천안(豁開透地通天眼) 땅을 뚫어보고 하늘을 걸림없이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을 뜨면

대도분명불용참(大道分明不用參) 대도가 분명해서 더 참구할 필요가 없느니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得無說分

 

천지상공진일월(天地尙空秦日月) 천지에는 오히려 진나라의 해와 달이 공했고

산하불견한군신(山河不見漢君臣) 산하에는 한나라의 임금과 신하가 보이지 않는구나.

*<선가귀감>

 

용화선원 193 신수기도회향(83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화불능소수불닉(火不能燒水不溺) 아무리 뜨거운 불로 태워도 태울 수 없고 깊은 물에도 젖지 아니하며

풍불능표도불벽(風不能飄刀不劈)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나부끼지 아니하고 칼로 쳐도 부술 수 없음이라

연사도라경여철(軟似兜羅硬如鐵) 부드럽기는 도라솜과 같고 굳기로는 쇠와 같은데

천상인간불능식(天上人間不能識) 천상인간 동서고금에 그것을 능히 아는 사람이 없더라.

*원문 火不能燒 水不能溺 風不能飄 刀不能劈 軟似兜羅 硬如鐵壁 天上人間 古今不識 咦 : <금강경오가해> 如法受持分 야부송

 

중증칠보만항사(重增七寶滿恒沙) 거듭거듭 칠보로써 항하사와 같은 삼천대천세계에 쌓을지라도

여기첨과멱고과(如棄甛瓜覓苦瓜) 달디 단 외는 버리고 쓰디 쓴 외를 찾는 것과 같음이라

활오진공원불괴(豁悟眞空元不壞) 원래 무너지고 이루어짐이 없는 진공묘유의 도리를 활연히 깨달으면

백천삼매총허화(百千三昧總虛花) 백천 삼매도 헛된 꽃에 지나지 않는구나.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용화선원 194 동안거 해제(83년)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도악취모소이종(倒握吹毛掃異蹤) 취모리의 칼자루를 거꾸로 쥐고 다른 발자국을 쓸어 버려서

돈령심지진개통(頓令心地盡開通) 몰록 자기 심지로 하여금 툭 터지도록 하라

봉망독로비로정(鋒芒獨露毘盧頂) 칼날이 비로정상에 홀로 번쩍거리게 한다면

범성제교입하풍(凡聖齊敎立下風) 그 칼날 아래 모든 범부와 모든 성현이 한목 저 하풍에 서게 될 것이다.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하풍 : 남의 지배 아래에 있음

 

용화선원 195 3월 일요법회(83년)

원앙수출종군간(鴛鴦繡出從君看) 원앙새 수놓은 것은 그대에게 보여줄 수 있거니와

불파금침도여인(不把金針渡與人) 수놓은 그 금바늘은 그대에게 건네줄 수가 없노라.

*불안청원(佛眼淸原) <古尊宿語錄>/ 원문1구 從敎看

 

조유남악모천태(朝遊南嶽暮天台) 아침에는 남악산에서 놀더니 해 저무니 천태산에 있어서

추이불급홀연래(追而不及忽然來) 아무리 따라 잡으려 해도 미치지 못하더니 홀연히 앞에 와 있구나

독행독좌무구계(獨行獨坐無拘繫) 홀로 가고 홀로 앉아 전혀 거리낌이 없어서

득관회처차관회(得寬懷處且寬懷) 관회를 얻은 곳에 또한 관회로다. (관회 : 옹색함이 없이 회포가 너그러움)

*원문 朝遊南嶽 暮往天台 追而不及 忽然自來 獨行獨坐無拘繫 得寬懷處且寬懷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용화선원 196 부처님 개금불사 점안식(83년)

보화비진요망연(報化非眞了妄緣) 보신과 화신은 마침내 망령된 인연이요

법신청정광무변(法身淸淨廣無邊) 청정한 법신은 넓고 넓어서 갓이 없느니라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 지상의 모든 강물과 호수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달이 비추고

만리무운만리천(萬里無雲萬里天) 만리 하늘에 구름 한점 없으면 만리의 하늘이 바로 한 하늘이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아금지차길상수(我今持此吉祥水) 내 이제 길상수(감로수)를 가지고

관주일체중생정(灌注一切衆生頂) 일체중생의 이마에 뿌리니

진로열뇌실소제(塵勞熱惱悉消除) 진로와 열뇌가 다 소멸되어버려서

자타소속법왕위(自他紹續法王位) 자타가 모두 법왕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게 되어지이다.

*관불의식

 

용화선원 197 춘계산철결제(83년)

안사비새북(鴈思飛塞北) 기러기는 북쪽으로 날아갈 것을 생각하고

연억구소귀(燕憶舊巢歸) 제비는 옛날 집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함이라

춘화추월무한의(春花秋月無限意) 봄에는 꽃피고 가을에는 달이 밝은, 그 속에 한없는 뜻을

개중지허자가지(箇中只許自家知) 그 가운데 다못 스스로 아는 것을 허락할 따름이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善現起請分 / 원문 秋月春花

 

송탑명산우(松榻鳴山雨) 소나무 정자에 산비가 울고

방인영낙매(傍人詠落梅) 옆에 앉은 사람은 매화꽃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시를 짓고 있구나

일장춘몽파(一場春夢罷) 한바탕 봄잠을 자다가 산비 소리에 깨보니

시자점다래(侍者點茶來) 마침 시자가 따끈한 차를 끓여 가지고 왔구나.

*서산대사 ‘偶吟’

 

용화선원 198 4월 일요법회(83년)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득수반지미족기(得樹攀枝未足奇) 나뭇가지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것은 기특하지 않거니와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야 장부아니라

수한야냉어난멱(水寒夜冷魚難覓) 물은 차고 밤은 냉랭해서 고기를 찾기 어려워

유득공선재월귀(留得空船載月歸) 빈 배에 달만 싣고 돌아오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용화선원 199 법보재(83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진풍치해악경(雷震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원문 雷捲

 

운수우제해공징(雲收雨霽海空澄) 구름 걷히고 비가 개이니 하늘도 트이고 바다가 잔잔히 가라앉았는데

반야자주도피안(般若慈舟到彼岸) 반야용선을 타고 저 열반의 언덕에 도달함이라

대호삼만육천경(大湖三萬六千頃) 큰 호수의 삼만육천의 파도 이랑 속에

월재파심설향수(月在波心說向誰) 달빛이 파도 위에 비추는데, 이 도리를 누구를 향해 설할 것인가.

*원문 直得雲收雨霽 海湛空澄 快登般若慈舟 直到菩提彼岸 且道 心花發明 在甚麽處 太湖三萬六千頃 月在波心說向誰 :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용화선원 200 5월 일요법회(83년)

춘색무고하(春色無高下) 봄빛에는 높고 낮은 데가 없는데

화지자장단(花枝自長短) 꽃가지에는 스스로 짧고 긴 것이 있더라

풍화화직지(風和花織地) 봄바람이 화창해서 꽃이 비단 짜듯이 화려하게 피었는데

운정월만천(雲淨月滿天) 구름이 개이니 달이 하늘에 가득하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大乘正宗分

 

정문구안변래단(頂門具眼辨來端) 이마 위에 눈을 갖추어서 오는 까닭을 분명히 가려낼 줄 알면

중류하증입열반(衆類何曾入涅槃) 육도를 윤회하는 중생들이 어찌 일찍이 열반에 들 것이 있겠느냐

절후재소무일물(絶後再甦無一物) 죽었다 살아나서 본래 한 물건도 없는 경지에 도달하면

요지생사불상간(了知生死不相干) 생사를 확실히 요달해 버렸으니 생사니 열반이니 그런 것에 상관할 것이 있느냐.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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