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선원 251 12월 일요법회(84년)

풍우황엽락(風雨黃葉落) 바람이 불고 비가 온 뒤에 누런 이파리가 떨어지는데

난지상설한(亂枝霜雪寒) 이리저리 얽혀서 어지러운 가지에는 서리와 눈이 차웁다

추천모불각(秋天暮不覺) 가을하늘은 모르는 결에 저물어 가는데

청산백운외(靑山白雲外) 청산은 백운 밖에 있구나.

 

사중구의원(死中求醫員) 병들어 죽게 된 사람이 의원을 구하듯 하고

영해억모심(嬰孩憶母心)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듯 하라

주공친절처(做工親切處) 공부가 의단독로해서 타성일편이 되면

홍일상동령(紅日上東嶺) 붉은 해가 동쪽 산에 떠오를 것이다.

*서산대사 ‘贈泉禪和子’ / 원문 病者求醫志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한 생각이 곧 무량겁이요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무량원겁이 바로 한 생각이다.

*의상조사 법성게

 

일신진역려(一身眞逆旅) 이 한몸뚱이는 참으로 나그네와 같고

만사개부운(萬事皆浮雲) 만사는 다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과 같다

금조상별후(今朝相別後) 오늘 아침 서로 이별한 후에

사군불견군(思君不見君) 그대를 생각할 뿐이요 그대 얼굴을 보지 못하겠구나.

*1,2구 서산대사 ‘送英庵主出山’ / 3,4구 서산대사 ‘送芝師’

 

산중하사기(山中何事奇) 산중에 무슨 일이 기특한고

청산백운다(靑山白雲多) 푸른 산에 흰구름이 많구나

취적기우자(吹笛騎牛者) 젓대를 불며 소를 타고 가는 자여

동서임자재(東西任自在) 동서에 자기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더라.

*1,2구 서산대사 ‘集孤雲字’ / 원문 2구 石上多松柏 *3,4구 서산대사 ‘題牧庵’ / 원문 吹笛騎牛子 東西任意歸 靑原烟雨裏 費盡幾簑衣

 

용화선원 252 동안거 결제(84년)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한산정상월륜고(寒山頂上月輪孤) 한산의 꼭대기에 둥근 달이 외로이 밝았는데

조견청공일물무(照見晴空一物無) 저 맑은 하늘에 달이 밝게 비추어서 한 물건도 없구나

가귀천연무가보(可貴天然無價寶) 귀하고 귀한 천연의 값없는 보배가

매재오음익신구(埋在五陰溺身軀) 색수상행식 오음으로 이루어진 몸속에 매장되어 있구나.

*한산시

 

본자허명절점하(本自虛明絶點瑕) 본래 스스로 비고 밝아서 조그마한 티도 없는데

육창한월변하사(六窓寒月徧河沙) 여섯 창에 차운 달이 온 삼천대천세계를 환히 비추고 있구나

기간나유한장단(其間那有閑長短) 그 사이에 무슨 길고 짧고, 좋고 나쁘고 하는 것이 있을까 보냐

법계함용공일가(法界含容共一家) (깨달은 눈으로 보면) 온 우주법계가 다 한 집안이니라.

*나옹스님 ‘是菴’

 

용화선원 253 1월 일요법회(85년)

상풍괄지소고해(霜風刮地掃枯荄) 서릿바람이 땅을 깎고 마른 뿌리를 쓸고 지나가는데

수각동군영이과(誰覺東君令已過) 누가 봄이 이미 지나가는 줄을 깨달으리오

유유영매선누설(唯有嶺梅先漏洩) 오직 저 산마루에 매화가 먼저 봄뜻을 누설해서

일지독향설중개(一枝獨向雪中開) 한 가지가 눈 속을 향해서 홀로 피었구나.

*남명 천(南明 泉) <선문염송> ‘염화시중’에 대한 게송 / 원문 令已廻

 

신상착의방면한(身上着衣方免寒) 몸에 옷을 걸치는 것은 바야흐로 추위를 면할 수 있거니와

구변설식종불포(口邊說食終不飽) 입가로만 밥을 말하면 마침내 배가 부르지 않음이라

막괴좌래빈권주(莫怪坐來頻勸酒) 서로 마주앉기만 하면 자주자주 술을 권하는 것은

자종별후견군희(自從別後見君稀) 마지막 이별한 후에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이니라.

*1,2구 <대혜어록> *3,4구 불안청원 / 전문 靑山門外白雲飛 綠水溪邊引客歸 莫怪坐來頻勸酒 自從別後見君稀

 

강수정이추월림(江水淨而秋月臨) 강물이 맑아야사 가을달이 다다르고

신심생이제불강(信心生而諸佛降) 신심이 나야 모든 부처님이 강림하신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조대향종화리출(鳥帶香從花裏出) 새는 향을 몸에 지니고 꽃 속을 좇아서 나와 이리저리 날고

용함우향동중귀(龍含雨向洞中歸) 용은 항시 비를 머금고 동굴 속을 향해서 돌아가는구나.

*심문 분(心聞 賁) <선문염송>

 

영축염화시상기(靈鷲拈花示上機) 영축산에서 꽃을 들어 상근기에게 보인 일

긍동부목접맹귀(肯同浮木接盲龜) 눈 먼 거북이 나무토막 만난 격이니

음광불시미미소(飮光不是微微笑) 가섭이 만약 미소 짓지 않았더라면

무한청풍부여수(無限淸風付與誰) 한없이 맑은 바람 누구에게 주었을꼬.

*삽계 익(霅溪 益) <선문염송> ‘염화시중’에 대한 게송 / 원문 淸香

 

• 용화사 254

 

용화선원 255 성도재(84.12.8음)

일견명성몽변회(一見明星夢便廻) 한 번 밝은 별을 보고 꿈을 문득 돌이켜 깨달으니

천년도핵장청매(千年桃核長靑梅)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화가 자랐구나

수연불시조갱미(雖然不是調羹味) 비록 이 매화가 국의 맛을 고르지는 못하나

증여장군지갈래(曾與將軍止渴來) 일찍이 장군에게 주어서 목마름을 그치게 하였느니라.

*취암 종(翠嵓 宗) <선문염송>

 

기조녹수암전거(幾條綠水岩前去) 몇 가닥 푸른 물결은 바위 앞으로 지내가는데

일편백운강상래(一片白雲江上來) 한 조각 흰 구름은 강위로 떠오는구나.

*보림 본(寶林 本) 선사, <선문염송> 3칙 ‘悟道’에 대한 게송

 

삼제구심심불견(三際求心心不見)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을 찾아봐도 얻을 수가 없는데

양안의전대양안(兩眼依前對兩眼) 두 눈은 예나 다름없이 두 눈을 대하고 있구나

불수유검각주심(不須遺劍刻舟尋) 배에서 칼을 잃었다고 뱃전에다 표를 해도 소용없으니

설월풍화상견면(雪月風花常見面) 눈달, 바람꽃은 항상 볼 수가 있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體同觀分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송(宋)의 거사, 황정견 ‘회당조심선사 열반에 부쳐

 

용화선원 256 2월 일요법회(85년)

좌간백운청수성(坐看白雲聽水聲) 앉아서 흰구름을 보고 물소리를 들으니

도로성색본가풍(都盧聲色本家風) 모든 눈으로 보는 것 귀로 듣는 경계가 본래 가풍이로구나

일륜상월만공산(一輪霜月滿空山) 한 바퀴 서릿달이 공산에 가득한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가 하늘에 울며 북쪽을 향해 날아가는구나.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권풍치해악경(雷捲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황정견(黃庭堅)

 

불급심사(不急尋師)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공과일생(空過一生) 일생을 헛되이 보내리라.

*<달마혈맥론>

 

용화선원 257 입춘(85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금아아육왕(今我阿育王) 이제 나 아육왕이

무부자재력(無復自在力) 다시는 아무 힘이 없구나

유반암마륵(唯半菴摩勒) 오직 암마륵 반쪽만이

어아득자재(於我得自在)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구나.

*<아육왕경> 5권

 

인생백년정하허(人生百年情何許) 인생 백년이 그 정이 얼마 만큼인가

영별유유갱대상(永別悠悠更對床) 한번 눈을 감고 영원히 이별하고 보니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말없이 서로 마주대할 뿐이로구나

요지백운귀거로(遙指白雲歸去路) 저 멀리 흰구름 밖에 돌아갈 길을 바라보니

원산점점천창창(遠山點點天蒼蒼) 먼 산은 아득하고 하늘은 푸르고 푸를 뿐이로구나.

*서산대사 ‘贈別圓上人’ / 원문 十年相見情何許 臨別悠悠更對床

 

용화선원 258 신수기도입재(85년)

불불산향만로비(拂拂山香滿路飛) 봄바람에 산의 그윽한 향기가 길 가득히 휘날리는데

야화영락초리피(野花零落草離披) 들꽃이 시들어 떨어지매 풀에서 떠나 흩어지더라

춘풍무한심심의(春風無限深深意) 봄바람의 한없는 깊고 깊은 뜻은

부득황려설여수(不得黃鸝說與誰) 노란 꾀꼬리가 아니면 누구와 더불어 이야기할 것인가.

*삽계 익(霅溪 益) <선문염송>

 

학도지인불식진(學道之人不識眞) 도를 배우는 사람이 참 이치를 알지 못하고

지위종래인식신(只爲從來認識神) 다못 종래로 식신을 가지고 진여불성으로 그릇 인식하고 있더라

무시겁래생사본(無始劫來生死本) 비롯함이 없는 겁으로부터 내려온 생사의 근본[識神]을

치인환작본래신(痴人喚作本來身) 어리석은 사람은 이 식신을 본래신이라 하더라.

*장사경잠(長沙景岑) <선문염송>

 

범심불식성하구(凡心不息聖何求) 범부의 마음을 쉬지 아니하면 어찌 성과[깨달음]를 구하리요

반료산다자일구(飯了山茶自一甌) 공양이 끝나고 차를 한잔 마심이로다

화락화개임시절(花落花開任時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것을 시절에 맡기고 내 본분사에 충실하니

나지세상기춘추(那知世上幾春秋) 어찌 세상에 몇 번이나 봄이 되고 가을이 되는 것을 알리오.

*법진 일(法眞 一) <선문염송>

 

용화선원 259 신수기도회향(85년)

가가문전통장안(家家門前通長安) 집집마다 문앞에 있는 길은 장안으로 통하고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楊堪繫馬) 곳곳마다 푸른 버드나무에는 말을 맬만하다

수인유월방지정(水因有月方知淨) 물은 달이 비추어야 그 물이 맑은 것을 바야흐로 알 수 있고

천위무운시견고(天爲無雲始見高)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어야 높은 것을 비로소 볼 수 있다.

* 3,4구 자수(慈受)선사 <선문염송>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문일귀원최적담(問一歸源最的談) 만법귀일의 물음에 대해 가장 적절히 대답하신 것이

작가친대칠근삼(作家親對七斤衫) ‘내가 청주에서 적삼 하나를 얻었는데 적삼의 무게가 7근’이라 하셨다

여염입수간불견(如鹽入水看不見) 소금을 물에 넣으면 눈으로 볼 수는 없으나

긱착방지자미함(喫着方知滋味鹹) 맛을 보면 짠 것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음이니라.

*설두 녕(雪竇 寧) <선문염송> ‘萬法’에 대한 게송

 

용화선원 260 3월 일요법회(85년)

옥토승침최로상(玉兎昇沈催老像) 옥토끼(달)는 떴다 졌다 하면서 늙은 모양을 재촉하고

금오출몰촉년광(金烏出沒促年光) 금까마귀(태양)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세월을 재촉하는구나

구명구리여조로(求名求利如朝露) 명예를 구하고 재산을 구함은 아침이슬과 같고

혹고혹영사석연(或苦或榮似夕烟) 혹 괴롭거나 혹 영화스러운 일이 저녁노을과 같구나.

*자경문

 

약인정좌일수유(若人靜坐一須臾) 만약 사람이 잠깐 동안 참선을 하면

승조항사칠보탑(勝造恒沙七寶塔) 항하사 모래 수만큼의 칠보탑을 조성해 모신 것보다 수승하니라

보탑필경쇄위진(寶塔畢竟碎爲塵) 칠보탑은 필경에 파괴되어 티끌이 되거니와

일좌정진성정각(一坐精進成正覺) 잠깐 동안 정진한 인연공덕은 언젠가는 견성성불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廣淸凉傳> 문수보살이 무착선사에게 준 게송 / 원문 壞微塵, 一念淨心

 

용화선원 261 동안거 해제(85년)

억천공불복무변(億千供佛福無邊) 억 천의 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그 복이 갓이 없으나

쟁사상장고교간(爭似常將古敎看) 어찌 항상 옛 가르침을 가져서 보는 것만 같으리오

백지상변서흑자(白紙上邊書黑字)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자 쓴 것을

청군개안목전관(請君開眼目前觀) 청컨대 그대들은 눈을 떠서 눈앞에를 볼지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能淨業障分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 고요한 밤 긴 하늘에는 한 달이 외로이 떴는데

지음자유송풍화(知音自有松風和) 마음을 알아주는 벗은 솔바람이 있어서 화답을 하더라

하수타일대용화(何須他日待龍華) 어찌 미륵불이 하생하기를 기다리리오

금조선수보리기(今朝先受菩提記) 오늘 아침에 먼저 보리의 수기를 받을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1,2구 法會因由分 3,4구 能淨業障分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62 월송(月松) 양준호 영가 천도재(85년)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이 쾌청한데 봄졸음이 족해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 산새의 온갖 노래 소리를 듣더라.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 전문 浮雲富貴非留意 蝸角功名豈染情 春日快晴春睡足 臥聽山鳥百般聲

 

용화선원 263 춘계산철결제(85년)

승춘고하진선연(承春高下盡鮮姸) 봄이 오니 높고 낮은 데가 모두 다 잎이 피고 꽃이 피어 곱기도 곱구나

우후교림규두견(雨後喬林叫杜鵑) 비가 내린 뒤 교림에는 두견새가 울고 우는구나

인정화루명월야(人靜畵樓明月夜) 사람 고요한 곱게 단청한 누각에는 달이 휘영청 밝은데

취가환주낙화전(醉歌歡酒落花前) 한잔 잘 먹고 노래를 부르며 꽃 떨어진 앞에서 춤을 추는구나.

*정엄 수(淨嚴 遂) <선문염송>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한 게송 / 원문 雨過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64 4월 일요법회(85년)

만산홍록개묘체(滿山紅綠皆妙體) 만산에 붉게 피는 꽃과 푸른 이파리가 모두가 다 진리의 체(體)더라

유수산조역설법(流水山鳥亦說法) 흐르는 물소리와 노래하는 새소리가 또한 전부 부처님의 설법이더라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이 쾌청한데 봄졸음이 족해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 산새의 온갖 노래 소리를 듣더라.

*1,2구 서산대사 ‘賞秋’ 원문 流水啼禽 / 3,4구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묵조시귀굴(黙照是鬼窟) 묵묵히 앉아 들여다보는 것은 귀신의 굴이요

문자역조강(文字亦糟糠) 문자이론으로 따지는 것은 다 엿밥 찌꺼기니라

약문해하종(若問解何宗) 그대가 공부해 가는 종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방행여우적(棒行如雨滴) 방을 내리기를 비 쏟아지듯이 하리라.

*서산대사 ‘贈一禪子二’ / 원문 思量是鬼窟 文字亦糟粕

 

복포사아귀(腹飽思餓鬼) 배부를 때에는 아귀의 고통을 생각하고

신안염지옥(身安念地獄) 몸이 편안할 때에는 지옥고를 생각할지어다.

인생행락처(人生行樂處) 인생에 태어나 즐겁게만 지내다가는

세월유수거(歲月流水去)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갈 것이니라.

*1,2구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원문 腹飢 / 3,4구 서산대사 ‘歎逝’ 원문 春隨流水去

 

• 용화사 265

 

용화선원 266 법보재(85년)

춘색귀하처(春色歸何處) 봄빛은 어느 곳으로 돌아갔는고

백만장안가(百萬長安家) 백만 장안의 가가호호에 와 있구나

산승엄문좌(山僧掩門坐) 산승이 문을 닫고 좌선을 하고 있는데

공락일정화(空落一庭花) 부질없이 한 뜰에 꽃이 지고 있구나.

*서산대사 ‘洛中卽事’ / 원문 長安百萬家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주지경행수선우(住止經行須善友) 머물러 있거나 거닐거나 좋은 벗을 가까이 하고

신심결택거형진(身心決擇去荊塵) 몸과 마음에 가시덤불과 티끌을 깨끗이 씻어버려라

형진소진통전로(荊塵掃盡通前路) 가시덤불과 티끌을 다 씻어버리면 도 닦을 앞길이 툭 트여서

촌보불리투조관(寸步不離透祖關)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조사관을 뚫으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267 부처님오신날(85년)

법법본래무소주(法法本來無所住) 온갖 법이 본래 주한 바가 없으니

무소주처절추심(無所住處絕追尋) 주한 바 없는 곳에서 추심을 끊어라(무엇을 찾으랴)

양오작야침서령(陽烏昨夜沈西岭) 태양이 어젯밤에 서쪽 산으로 넘어갔는데

금일의연상효림(今日依然上曉林) 오늘은 예나 다름없이 새벽 숲 위로 떠오르는구나.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원문 於無所住絕追尋

 

견색시증시 (見色是證時) 색상을 보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증득하는 때요

문성시증처 (聞聲是證處) 소리를 듣는 그 때가 바로 참나를 깨달을 곳이로다

염념석가출세(念念釋迦出世)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시는 때요

보보미륵하생(步步彌勒下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시는 곳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淨心行善分 / 원문 聞聲是證時 見色是證時

 

용화선원 268 6월 일요법회(85년)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269 하안거 결제(85년)

광음승불계(光陰繩不繫) 흐르는 세월은 노끈으로 묶어 매둘수 없고

쇠병약난의(衰病藥難醫) 노쇠해서 병드는 것은 약으로도 나을 수 없다

생사중대사(生死重大事) 무량겁에 나고 죽는 생사가 가장 중대한 일이니

광음양가석(光陰良可惜) 광음을 진실로 아낄지니라.

*1,2구 서산대사 ‘雜興’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종조난설인장단(終朝亂說人長短) 아침부터 종일토록 타인의 잘잘못을 어지럽게 말하다가

경야혼침요수면(竟夜昏沈樂睡眠) 밤이 되면 세상모르고 잠이 든다

여차출가도수시(如此出家徒受施) 이렇게 출가해서 도를 닦는다고 해봤자 헛되이 시주만 받고

필어삼계출두난(必於三界出頭難) 삼계에서 뛰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니라.

*자경문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70 7월 일요법회(85년)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용화선원 271 8월 일요법회(85년)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초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파소인으로 많이 읊으심. ※四聞話 : 들어도 듣지 않고 듣지 않아도 들으며, 들으면 듣고 듣지 않으면 듣지 않는다                                        涅槃云 聞不聞 不聞聞 聞聞 不聞不聞 -열반경-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신위정법장(身爲正法藏) 몸은 정법의 창고요

심위무애등(心爲無閡燈) 마음은 걸림없는 등불이라

조료제법공(照了諸法空) 제법이 공한 도리를 깨달으면

명왈도중생(名曰度衆生) 이것을 중생을 제도한 것이라 한다.

*<화엄경>

 

용화선원 272 칠석법회(85년)

적하위망적하진(摘何爲妄摘何眞) 무엇을 가리켜 망령된 것이라 하고 무엇을 가리켜 참이라 하는가

진망유래총부진(眞妄由來總不眞) 진이니 망이니 하는 게 본래 다 참되지 못한데서 일어나는 것이니라

하비엽하추용결(霞飛葉下秋容潔) 안개가 날고 잎이 떨어져서 가을빛이 깨끗해지면

의구청산대면진(依舊靑山對面眞) 옛을 의지해서 푸른 산의 면목이 드러나리라.

*경허성우 ‘與永明堂 行佛靈途中’

 

불원공명단원산(不願功名但願山) 세간의 공명을 원하지 않고 오직 청산에 살기를 바래서

산중채락()기년간(山中採藥幾年間) 산중에서 약을 캐기를 몇 해나 되었는가

심심송뢰연하리(深深松籟烟霞裏) 깊고 깊은 솔바람 불고 안개가 자욱한 곳에

일곡지가만경한(一曲芝歌萬境閑) 한 곡조 지초 캐는 노래에 일만 경계가 한가하더라.

*경허성우 次採藥商 趙氏韻

 

불시물혜조병무(不是物兮早騈拇) “한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다”고 해도 이미 쓸데없는 것이어늘

허다명상부하위(許多名相復何爲) 허다한 명상을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관간첩장연라리(慣看疊嶂煙蘿裏) 첩첩산중 그 연기 끼고 칡덩쿨 우거진 속에

무수호손도상지(無鬚猢猻倒上枝) 수염없는 원숭이가 나무가지를 거꾸로 올라 가는구나.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 원문 無首猢猻倒上枝 *병무(騈拇) : 육손이. 변무라고도 함.

 

• 용화사 273

 

용화선원 274 하안거 해제(85년)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밤새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가히 우습다, 세간의 애정이여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얼음이 녹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은혜와 애정이 많으면 결국은 원한으로 변해버리고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기쁨도 너무 극하면 다시 슬픔으로 돌아져버린다.

*서산대사 ‘太熙沙彌歸寧’ / 원문 恩多翻作恨

 

용화선원 275 9월 일요법회(85년)

안견이문원불격(眼見耳聞元不隔) 보는 놈과 듣는 놈이 원래 다른 게 아니니

주명야암절상량(晝明夜暗絶商量) 낮이나 밤이나 상량심을 내지 말아라

본래성현하다사(本來成現何多事) 본래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절기당기자부장(切忌當機自覆藏) 어떤 기틀에 당해서 스스로 덮어 감추려 하지 말지니라.

*중봉명본 ‘無隱’

 

미생지전수시아(未生之前誰是我) 내가 태어나기 전에 누가 나이며

아생지후아위수(我生之後我爲誰) 내가 태어난 뒤에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장대성인재시아(長大成人纔是我) 커서 어른이 되면 겨우 ‘이것이 나로구나’ 짐작할 만하나

합안몽롱우시수(合眼朦朧又是誰) 눈 한번 감아버리면 깜깜하니 또한 이 누구인고?

*순치황제 출가시

 

오호사해위상객(五湖四海爲上客) 동서남북 어디를 가나 상객이 되어서

소요불전임군서(逍遙佛殿任君棲) 부처님 도량에 마음대로 가니 가는 곳마다 내가 머무를 곳이구나

막도출가용이득(莫道出家容易得) 출가를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것이라 말하지 말라

석년누대중근기(昔年累代重根基) 여러 생을 두고 깊은 복과 지혜를 닦았기 때문이니라.

*순치황제 출가시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이 숲속의 나무나 대같이 즐비하고

금은옥백적사구(金銀玉帛積似坵) 금은옥백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을지라도

임종독자고혼서(臨終獨自孤魂逝) 죽을 때에는 외로이 혼만 홀로 가게 되나니

사량야시허부부(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구나.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 용화사 276

 

용화선원 277-1

신위정법장(身爲正法藏) 몸은 정법의 창고요

심위무애등(心爲無閡燈) 마음은 걸림없는 등불이라

조료제법공(照了諸法空) 제법이 공한 도리를 깨달으면

명왈도중생(名曰度衆生) 이것을 중생을 제도한 것이라 한다.

*<화엄경>

 

용화선원 277 경주신도 수련대회 회향(85년)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용화선원 278 10월 일요법회(85년)

불원공명단원산(不願功名但願山) 세간의 공명을 원하지 않고 오직 청산에 살기를 바래서

산중채락()기년간(山中採藥幾年間) 산중에서 약을 캐기를 몇 해나 되었는가

심심송뢰연하리(深深松籟烟霞裏) 깊고 깊은 솔바람 불고 안개가 자욱한 곳에

일곡지가만경한(一曲芝歌萬境閑) 한 곡조 지초 캐는 노래에 일만 경계가 한가하더라.

*경허성우 次採藥商 趙氏韻

 

참선불착물(參禪不着物) 참선은 사물[색성향미촉법]에 탐착하지 말 것이요

입지요성불(立地要成佛) 바로 서 있는 곳에서 성불해야 하는 것이니라

긍장생사심(肯將生死心) 생사심을 옳다고 여긴다면

침매시비굴(沈埋是非窟) 시비의 굴속에 묻힐 것이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적하위망적하진(摘何爲妄摘何眞) 무엇을 가리켜 망령된 것이라 하고 무엇을 가리켜 참이라 하는가

진망유래총부진(眞妄由來總不眞) 진이니 망이니 하는 게 본래 다 참되지 못한데서 일어나는 것이니라

하비엽하추용결(霞飛葉下秋容潔) 안개가 날고 잎이 떨어져서 가을빛이 깨끗해지면

의구청산대면진(依舊靑山對面眞) 옛을 의지해서 푸른 산의 면목이 드러나리라.

*경허성우 ‘與永明堂 行佛靈途中’

 

용화선원 279 11월 일요법회(85년)

개개면전명월백(箇箇面前明月白) 모든 사람의 얼굴 앞에는 밝은 달이 있고

인인각하청풍취(人人脚下淸風吹) 사람 사람의 다리 아래에는 맑은 바람이 불고있다

타파경래무영적(打破鏡來無影迹) 거울을 타파해서 그림자와 자취가 없으면

일성제조상화지(一聲啼鳥上花枝) 한소리 우는 새가 꽃가지에 오르더라.

*소요태능 ‘贈淳上人’

 

차주비대역비소(此珠非大亦非小) 내게 있는 이 구슬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주야광명개실조(晝夜光明皆悉照) 밤이나 낮이나 그 광명이 온세계를 비추고 있구나

멱시무물우무종(覓時無物又無蹤) 이 구슬을 찾아보면 모양도 없고 자취도 없건만

기좌상수상요요(起坐相隨常了了) 앉으나 설 때 항상 소소영령하게 따라 다니는구나.

*단하천연 ‘완주음(翫珠吟)’ 중에서

 

군자하산지(君自何山至) 그대는 어느 곳에서 왔는가

아종황악래(我從黃嶽來) 나는 저 황악산에서 왔네

상봉성일소(相逢成一笑) 서로 만나서 한 번 웃으니

추색입정괴(秋色入庭槐) 가을빛이 뜰 앞 괴목나무에 들었구나.

*추파홍유(秋波泓宥) <秋波集>

 

용화선원 280 동안거 결제(85년)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분명취(目前分明取) 형단이 없건만 목전에 분명한 그 놈을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 원문 勤記取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온갖 시비의 바다속에 몸을 비껴서 들어가고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범이 떼를 이루는 속을 자재하게 나아간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시비를 잡아 나에게 와서 가리지 말아라

평생천착불상관(平生穿鑿不相關) 나는 평생 천착하지 않느니라.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용화선원 281 12월 일요법회(85년)

남아대장부(男兒大丈夫) 남아대장부여

작사막망로(作事莫莽鹵) 일을 짓되[수행하되] 소홀히 하고 거칠게 하지 말아라

경정철석심(勁挺鐵石心) 굳고 굳기를 쇠와 돌같이 결심을 해서

직취보리로(直取菩提路) 바로 보리의 길을 취할지니라.

사로불용행(邪路不用行) 삿된 길을 행하지 말라

행지왕신고(行之枉辛苦) 삿된 길을 가면 쓸데없이 고생만하고 시간만 허비하게 되니

불요구불과(不要求佛果) 불과를 구하려고 하지 말고

식취심왕주(識取心王主) 바로 마음의 왕[주인공]을 깨달아 버려라.

*한산시

 

가귀천연물(可貴天然物) 가히 귀하다 천연의 한 물건이여

독일무반려(獨一無伴侶) 홀로 짝이 없구나

멱타불가견(覓他不可見) 찾아보면 볼 수가 없으되

출입무문호(出入無門戶) 나고 드는데 문이 없다.

촉지재방촌(促之在方寸) 방촌[마음]에서 이 한 물건을 다그쳐서

연지일체처(延之一切處) 일체처에 이것을 미루어 나가라

여약불신수(汝若不信受) 그대가 만약 이 도리를 믿어 받아 행하지 아니하면

상봉불상우(相逢不相遇) 서로 만나되 서로 만나지 못할 것이니라.

*한산시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용화선원 282 1월 일요법회(86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해고종견저(海枯終見底)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지만

인사부지심(人死不知心) 사람이 죽으면 그 마음이 어디 있는지 볼 수가 없구나

시방무허공(十方無虛空) 시방에는 허공이 없고

대지무촌토(大地無寸土) 대지에는 손바닥만한 땅도 없구나.

*1,2구 진정극문 *3,4구 남당도흥(南堂道興) <禪宗頌古聯珠通集>

 

모탄거해수(毛呑巨海水) 조그마한 터럭이 큰 바닷물을 삼켜버리고

개자납수미(芥子納須彌) 조그만한 겨자씨 속에 수미산을 받아들이는구나

벽한일륜월(碧漢一輪月) 저 푸른 하늘에 조그마한 한 달이

청광육합휘(淸光六合輝) 오대양 육대주에 맑게 비춘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 원문 一輪滿

 

• 용화사 283

 

용화선원 284 혜송거사 수계식(86년)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황정견(黃庭堅)

 

용화선원 285 월송양준호 수계식(86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286 성도재(85.12.08.음)

약문여래본기인(若問如來本起因) 만약 여래가 ‘본래 일어나는 인연’(어떻게 해서 나오셨느냐 하는 도리)을 물을 것 같으면

애상수처상천진(擬相酬處喪天眞) 뭐라고 대답하려고 하면 벌써 천진을 상실한다

표원이함무명정(標圓已陷無明穽) ‘원상이다, 비원상이다’ 표하면 벌써 무명의 함정에 떨어진 것이요

위각난도유루진(謂覺難逃有漏塵) 깨달았다고 이르면 벌써 누진에 떨어진 것을 면치 못할 것이다.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別傳覺心>/ 원문 首問如來本起因  ※2구, 擬相을 애상으로 읊으심.

참조 <永樂北藏> [諸佛世尊如來菩薩尊者神僧名經] 34佛如來 為問如來本起因 擬將酬處喪天真 正是 標圓已陷無明穽 謂覺難迯有漏塵

 

욕개지식문전로(欲開知識門前路) 문 앞의 길이 모두가 장안으로 통하는 길인데

통신시병통신약(通身是病通身藥) 온 몸뚱이가 다 병이요, 온 몸뚱이가 다 약이다

변계전진변계진(遍界全眞遍界塵) 온 세계가 전부 참이요, 온 세계가 바로 티끌이더라

고금의쇄기다인(古今疑殺幾多人) 옛부터 지금까지 깨달음을 찾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다가 죽었느냐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別傳覺心> / 원문 欲開知識門前路 普覺興慈意獨新 狎近不憍離不怨 偏邪惟敬正惟親 通身是病通身藥                                                 遍界全眞遍界塵 話到摶財妻子處 古今疑殺幾多人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287 2월 일요법회(86년)

대지촬래여립미(大地撮來如粒米) 삼천대천세계를 쌀 한주먹 쥔 것과 같이 한 손에 거머쥐어다가

당양타고대가간(當陽打鼓大家看) 밝은 데다 갖다 놓고서(손바닥 위에 놓고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걸림없는 경계가 나타날 것이다.

안중약미제금설(眼中若未除金屑) 그러나 눈 가운데 만약 금싸라기를 빼내지 못하면

요변현황야대난(要辨玄黃也大難) 어떤 것이 누르고 검은 지를 가리기가 크게 어려우리라.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구명소일모선성(求名少日慕宣聖) 명예를 구하는 젊은 날엔 공자님을 경모했더니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었구나

나사여하착의구(那事如何着意求) 무슨 일에 어떻게 뜻을 착해 구할 것인가

의사량처불상간(擬思量處不相干) 사량심을 가지고 찾으면 최상승법과는 어긋난 것이니라.

*1,2구 소강절 ‘学佛吟’ <선가귀감>에 인용됨; 3,4구<天目中峯和尚廣錄>券第14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288 2월 화두불명 수계식(86년)

진정계중재일념(眞淨界中纔一念) 진정계 가운데 잠깐 일어나는 한 생각은

염부조이팔천세(閻浮早已八千歲) 염부의 팔천세가 흘러가버린 것이다.

*동안상찰(同安常察) <십현담>의 5번째 ‘연교(演敎)’의 끝구절 / 纔는 ‘자’로 읊으심

 

용화선원 289 입춘기도(86년)

십년불하축융봉(十年不下祝融峰) 십년동안 축융봉을 내려가지 않았는데

관색관공즉색공(觀色觀空卽色空) ‘색’을 보는 ‘관’이 공(空)했으니 곧 ‘색’이 ‘공’했더라

여하조계일적수(如何曹溪一適水) 어찌 조계의 일적수(一適水)를

긍타홍련일엽중(肯墮紅蓮一葉中) 즐거이 홍련의 잎에 떨어뜨릴 것인가.

*태전(太顚) 선사

 

• 용화사 290, 291

 

용화선원 292 동안거 해제(86년)

한서상경방대광(寒暑相更放大光) 추위와 더위가 바뀌되 항상 대광명을 놓으니

막언영악조동방(莫言靈嶽照東方) 신령스런 동방에만 햇빛이 비춘다고 말하지 말라

일조계설대선설(一條溪舌帶宣說) 한가닥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바로 최상승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니

하처강산부도량(何處江山不道場) 어느 곳 강산인들 도 닦는 도량이 아닐까보냐.

*소요태능 ‘秋夜偶吟’ / 원문 常宣說

 

운주천무동(雲走天無動) 구름이 달아나되 하늘이 움직인 것이 아니요

주행안불이(舟行岸不移) 배가 달릴지언정 언덕이 움직인 것이 아니다

본시무일물(本是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니

하처기환비(何處起歡悲) 어느 곳에 기쁘고 슬플 것이 있느냐.

*편양언기 ‘東林의 운을 따라’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 용화사 293

 

용화선원 294 3월 일요법회(86년)

성래강상수가적(聲來江上誰家笛) 강상에 젓대소리가 들려오는데 누가 부는 젓대인고

월조파심인절적(月照波心人絶跡) 달은 휘영청 밝아 파도에 부서지는데 사람 자취가 끊어졌구나

하행차신금도차(何幸此身今到此) 이 몸이 여기[이러한 경계]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의선고좌망허벽(倚船孤坐望虛碧) 뱃전에 의지해 외로이 앉아서 바라보니 푸른 허공이로구나.

*함허득통 ‘江上’

 

잉풍기랑낭생구(仍風起浪浪生漚) 바람으로 인해서 물결이 일어나고 물결로 인해서 거품이 일어나니

참괴청평해상부(慚愧淸平海上浮) 맑고 평평한 바다 위에 거품 같이 떠 있는 것이 부끄럽구나

금일홀연풍랑식(今日忽然風浪息) 오늘 홀연히 그 바람과 물결이 쉬어버리니

징명원시일강추(澄明元是一江秋) 맑고 밝은 원래 그대로의 한 강의 가을이더라.

*허응보우 ‘示膚上人’

 

용화선원 295 4월 일요법회(86년)

도본망언난지주(道本忘言難指注) 도는 본래 말이 없어서 말로써 가리키거나 설명할 수 없으며

갱무형색가사량(更無形色可思量) 다시 모양과 빛깔도 없기 때문에 사량분별을 붙일 수 없음이라

암전취죽화운립(巖前翠竹和雲立) 그러나 바위 앞에 푸른 대는 운무 속에 서 있고

대상황화대로향(臺上黃花帶露香) 대 위에 노란 꽃은 이슬을 머금고 향내를 풍기고 있구나.

*부휴선수 ‘贈環師’

 

심사학도별무타(尋師學道別無他) 스승을 찾아 도를 배운다는 것이 다른 일이 아니니

지재기우자도가(只在騎牛自到家) 다못 소를 타고 스스로 자기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백척간두능활보(百尺竿頭能闊步) 백척이나 되는 장대 위에서 능히 활보를 해야만

항사제불안전화(恒沙諸佛眼前花) 항하사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이 눈앞의 공화(空花)가 되는 것이다.

*부휴선수 ‘贈某禪子’

 

• 용화사 296

 

용화선원 297 법보재(86년)

유연막축환성이(有緣莫逐還成易) 있는 인연을 따라가지 아니한 것은 도리어 쉽거니와

공인교타물주난(空忍敎他勿住難) 마음이 공한 경지에 머무르지 않기가 오히려 더 어렵더라

난이양두구참단(難易兩頭俱斬斷) 이 어렵고 쉬운 두 가지를 다 끊어버리면

조정의구불상간(祖庭依舊不相干) 활구참선 조사문중에 있어서 예나 다름없이 상관하지 않는다.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인능생소소생능(因能生所所生能) ‘능’으로 인해 ‘소’가 생겨나고 ‘소’로 인해 ‘능’이 생겨나니

능소구망생불생(能所俱忘生不生) 능과 소가 함께 없어지면 생하되 생할 것이 없음이라

노방흡건경해수(老蚌吸乾鯨海水) 늙은 조개가 고래가 사는 바닷물을 한 입에 들이마셔서 바닷물이 마르면

산호지상월삼경(珊瑚枝上月三更) 바다 밑 산호 가지가 삼경 달에 빛이 나더라.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응무소주(應無所住) 뻑뻑이 머무른 바 없이

이생기심(而生其心) 그 마음을 낸다.

 

공지광영인등현(共知光影因燈現) 빛과 그림자가 등불로 인해 나타남은 모든 사람이 알고

함위파도장수흥(咸謂波濤仗水興) 파도가 물을 의지해 일어남은 모두가 말하는 바이다

등멸수침파영진(燈滅水沈波影盡) 등불이 꺼지고 물이 잠잠하면 파도와 그림자가 다하니

정감문외긱오등(政堪門外喫烏藤) 그래야사 감히 문밖에 오등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불설일체법(佛說一切法) 부처님께서 일체법을 설하심은

도아일체심(度我一切心) 나의 모든 마음을 제도하기 위함이니라

아무일체심(我無一切心) 내게 모든 마음이 없거니

하용일체법(何用一切法) 일체법을 어디에 쓸 것이냐.

*황벽선사 <宛陵錄>

 

• 용화사 298

 

용화선원 299 5월 일요법회(86년)

묵좌허회독엄문(黙坐虛懷獨掩門) 묵묵히 앉아서 회포를 비우고 홀로 문을 닫고 앉았으니

일성춘조벽산운(一聲春鳥碧山雲) 구름이 자욱한 푸른 산에 한소리 봄새가 운다

연하잉득한중취(煙霞剩得閒中趣) 연기 안개 끼어있는 산중의 한가닥 정취를

지자희이부증군(只自熙怡不贈君) 다못 스스로 즐길지언정 어떻게 그대에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

*부휴선사 ‘贈巖禪伯’

 

심사학도별무타(尋師學道別無他) 스승을 찾아 도를 배운다는 것이 다른 일이 아니니

지재기우자도가(只在騎牛自到家) 다못 소를 타고 스스로 자기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백척간두능활보(百尺竿頭能闊步) 백척이나 되는 장대 위에서 능히 활보를 해야만

항사제불안전화(恒沙諸佛眼前花) 항하사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이 눈앞의 공화(空花)가 되는 것이다.

*부휴선수 ‘贈某禪子’

 

용화선원 300 부처님오신날(86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진풍치해악경(雷震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원문 雷捲

 

인간총총영중무(人間悤悤營衆務) 인간은 쉴새없이 여러 일로 바쁘지만

불각연명일야거(不覺年命日夜去) 모르는 결에 몸과 목숨이 날과 밤으로 지나가는구나

여등풍중멸무기(如燈風中滅無期) 바람 앞에 등불과 같아 언제 꺼질지 모르는데

망망육도무정취(忙忙六道無定趣) 망망한 육도에 정처없이 흘러가는구나.

*중국 선도(善導)대사의 왕생예찬(往生禮贊) 중의 일몰무상게(日沒無常偈). 원문에는 3구가 멸난기(滅難期)

 

망호루하수부천(望湖樓下水浮天)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누각 아래에는 물속에 하늘이 떴구나

양류퇴연불애선(楊柳堆煙不礙船) 버드나무 그윽한 가지에 안개가 끼었는데 배가 오가는 데는 걸림이 없구나.

횡적일성산수록(橫笛一聲山水綠) 비껴부는 한 곡조 젓대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른데

석양정재단교변(夕陽定在斷橋邊) 슬픗하게 넘어간 석양빛이 부러진 다리 가에 있더라.

*진억자(陳億子) ‘西湖’, 원문은 夕陽正在 ※<詩人要考集>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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