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선원 301 하안거 결제 및 백일기도 입재(86년)               ***2022작성파일

원제상야월(猿啼霜夜月) 원숭이는 서리친 달밤에 울고

화소심원춘(花笑沁園春) 꽃은 봄 동산에 웃는구나

호호홍진리(浩浩紅塵裏) 넓고 넓은 티끌 속에

두두시고인(頭頭是故人) 낱낱이 고향 사람이더라.

*소요태능 ‘無題’

 

운변천첩장(雲邊千疊嶂) 구름 가에는 천 겹이나 쌓인 산이고

함외일성천(檻外一聲川) 울타리 밖에는 한 소리 시냇물이더라

약불연순우(若不連旬雨) 만약 열흘 동안 계속 비가 오지 않았다면

나지제후천(那知霽後天) 어찌 비갠 후에 새파란 하늘을 볼 수 있으리오.

*편양언기 ‘偶吟一絶’

 

용화선원 302 6월 일요법회(86년)

야우천성본난훈(野牛天性本難訓) 들소의 천성이 본래 길들이기 어려워서

초세평전자재신(草細平田自在身) 가는 풀 평평한 밭에 제멋대로 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하의비단종유색(何意鼻端終有索) 어째서 콧구멍을 뚫어 고삐를 매달아

견래견거총유인(牽來牽去摠由人) 끌어오고 끌어가서 사람에게 끌려다녀야 하는가.

*원감충지 ‘作野牛頌示同志’ / 원문 本難馴 ※원감충지=복암충지(=宓庵冲止)

 

황화취죽비타물(黃花翠竹非他物) 노란 꽃 푸른 대가 다른 것이 아니요

명월청풍불시진(明月淸風不是塵) 밝은달과 맑은 바람이 티끌이 아니더라

두두진시오가물(頭頭盡是吾家物) 두두물물이 다 내 집 살림살이며

신수염래용득친(信手拈來用得親) 손 닿는대로 아무 것이나 치켜들고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더라.

*백운경한 ‘居山’

 

• 용화사 303

 

용화선원 304 7월 일요법회(86년)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윤회기중문래단(輪廻幾重問來端) 몇 번이나, 무엇 때문에 윤회를 했는가 그 까닭을 물어보자

지리여하가자만(至理如何可自瞞) 지극한 이치를 어찌 스스로 속일까 보냐

일점애원상적력(一點愛源常滴瀝) 한 방울 애정의 근원에서 애정의 물이 떨어져 흘러서

만심욕해정미만(萬尋欲海政瀰漫) 만길이나 되는 오욕의 바다가 갈수록 점점 넘쳐서 흐르는구나.

*<天目中峯和尚廣錄> 券第14, 1구 원문은 輪廻幾種問來端

 

용화선원 305 8월 일요법회(86년)

몽환연광과이순(夢幻年光過耳順) 꿈같고 환상 같은 나이가 이미 육십을 지났는데

고산촌오야상의(高山村塢也相宜) 고산의 마을이 또한 적당하더라

기래긱식곤래수(飢來喫食困來睡) 배고프면 밥을 먹고 곤하면 졸고 있으니

이사장삼도부지(李四張三都不知) 이서방 장서방이 도무지 나를 알지 못하더라.

*백운경한 ‘居山’ / 원문 困來眠

 

송창진일무진뇨(松窓盡日無塵鬧) 솔바람 부는 창가에 온종일 티끌과 시끄러움이 없는데

석조상평야수청(石槽常泙野水淸) 돌구시에 항상 들물이 들어와 넘쳐흐르는구나

절각당중자미족(折脚鐺中滋味足) 부러진 다리의 냄비 가운데 자미가 족하니

기구명리기구영(豈求名利豈求榮) 어찌 명리를 구하며 어찌 영화를 구하리오.

*나옹스님 ‘山居’ ※泙 : 물결셀 평, 물결셀 팽, 팽(澎)과 同字

 

용화사 306 화두 주실 때 하신 법문

유일물어차(有一物於此) 한 물건이 여기에 있으니

상재동용중(常在動用中) 항상 움직여 쓰는 가운데 있으되

동용중수부득(動用中收不得) 몸을 움쩍거리고 정신을 쓰고 하는 가운데 그 놈을 찾으려하면 거두어 얻을 수 없으니

시삼마(是甚麽)                       이 무엇고?

 

용화선원 307 원성 원봉 사미계 수계식(86년)

원경본시출리연(圓經本是出離緣) 원음으로 설해진 경전의 말씀은 본래 모든 업연을 출리케 함인데

말학구구미면전(末學區區未勉旃) 말세의 하근기 학자들은 구구해서 힘쓸 줄을 모르는구나

의방구명심유계(依傍求名深有誡) 곁길에 빠져서 명예를 구하는 것에 깊이 경계하심이 있거늘

가련종일부지건(可憐終日不知愆) 가엾다, 종일토록 허물을 아지 못하는구나.

*대각국사 의천 ‘偶作’ / 원문 深有誠

 

용화선원 308 칠석법회(86년)

생애여몽약부운(生涯如夢若浮雲) 출가인의 생애는 꿈과 같고 뜬구름과 같음이요

활계도무절육친(活計都無絶六親) 생활해 나가는데 활계가 도무지 없어 육친이 끊어졌음이로다

유득일쌍청백안(留得一雙靑白眼) 한 쌍의 청백안을 가져서

소간무한왕래인(笑看無限往來人) 오고가는 한없는 사람을 웃으며 볼 수 있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대지산하시아가(大地山河是我家) 대지 산하가 모두 나의 집이거늘

갱어하처멱향가(更於河處覓鄕家) 다시 어디에서 고향을 찾을 것인가

견산망도광미객(見山忘道狂迷客) 산을 구경하다가 길을 잊어버린 미친 나그네가

종일행행부도가(終日行行不到家) 종일토록 가도가도 집에 이르지 못하는구나.

*逍遙堂集 追錄 無題,18

 

화소계전우(花笑階前雨) 꽃은 층계 앞 빗속에 웃고 있고

송명함외풍(松鳴檻外風) 솔바람은 난간 밖 바람 속에서 울고 있구나

하수궁묘지(何須窮妙旨) 어찌 모름지기 달리 묘한 뜻을 찾을 것인가

자개시원통(這箇是圓通) 바로 이것이 온 세계에 가득찬 진리이니라.

*벽송지엄 ‘示眞一禪子’

 

용화선원 309 하안거 해제(86년)

한서상경방대광(寒暑相更放大光) 추위와 더위가 바뀌되 항상 대광명을 놓으니

막언영악조동방(莫言靈嶽照東方) 신령스런 동방에만 햇빛이 비춘다고 말하지 말라

일조계설대선설(一條溪舌帶宣說) 한가닥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바로 최상승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니

하처강산부도량(何處江山不道場) 어느 곳 강산인들 도 닦는 도량이 아닐까보냐.

*소요태능 ‘秋夜偶吟’ / 원문 常宣說

 

강호춘진낙화풍(江湖春盡落花風) 강호에 봄이 다하니 바람에 꽃이 다 지고

일편한운과벽공(一片閑雲過碧空) 한조각 흰구름이 푸른 하늘을 지내가는구나

빙거요득인간환(憑渠料得人間幻) 그것을 보고서 인간세상이 허망한 것을 알 수 있으니

만사도망일소중(萬事都忘一笑中) 삐긋이 한번 웃는 가운데 만사를 다 잊어버렸구나.

*부휴선수 ‘一片閑雲過碧空’ / 원문 2구 日暮閑雲

 

용화선원 310 9월 일요법회(86년)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가히 우습다, 세간의 애정이여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얼음이 녹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은혜와 애정이 많으면 결국은 원한으로 변해버리고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기쁨도 너무 극하면 다시 슬픔으로 돌아져버린다.

*서산대사 ‘太熙沙彌歸寧’ / 원문 恩多翻作恨

 

춘종동해남비석(春從東海南飛錫) 봄에는 동해로 가고 동해에서 다시 남쪽으로 가고

추향서산우북방(秋向西山又北方) 가을에는 서산으로 가고 서산에서 다시 북쪽으로 가는구나

삼백육순장요요(三百六旬長擾擾) 삼백 육십 일을 길이 어지러우니

부지하일도고향(不知何日到故鄕) 언제 고향에 닿을지 알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行脚僧’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한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일편백운강상래(一片白雲江上來) 한 조각 흰 구름은 강위로 떠오는데

기조녹수암전거(幾條綠水岩前去) 몇 가닥 푸른 물결은 바위 앞으로 지내가는고.

*1,2구 무문혜개 <무문관> / 3,4구보림 본(寶林 本) 선사, <선문염송> 3칙 ‘悟道’에 대한 게송

 

용화선원 311 10월 일요법회(86년)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근기취(目前勤記取) 목전에 소소영령한 그 놈을 부지런히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대오요궁심로절(大悟要窮心路絶) 큰 깨달음은 마침내 마음길이 끊어짐을 요하느니라.

 

내여백운래(來與白雲來) 이 세상에 오되 흰 구름과 같이 오고

거수명월거(去隨明月去) 가되 밝은 달 가듯이 (따라서) 간다

거래일주인(去來一主人) 오고 가는 그 한 주인이

필경재하처(畢竟在何處) 필경에 어느 곳에 있느냐.

*서산대사 ‘哭亡僧’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 용화사 312

 

용화선원 313 11월 일요법회(86년)

심담회회대여천(心膽恢恢大如天) 마음과 간담이 넓고 크기가 마치 태허공과 같아서

일구탄진제불조(一口呑盡諸佛祖) 한 입에 부처와 조사를 삼켜버렸구나

불조상피거탄각(佛祖常被渠呑却) 불조도 한 입에 삼켜버림을 당하거늘

마외여하득불강(魔外如何得不降) 외도 마구니인들 어찌 항복하지 않을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莊嚴淨土分

 

만산홍록개묘체(滿山紅綠皆妙體) 만산에 붉게 피는 꽃과 푸른 이파리가 모두가 다 진리의 체(體)더라

유수제금역설법(流水啼禽亦說法) 흐르는 물소리와 노래하는 새소리가 또한 전부 부처님의 설법이더라

한행장소석양시(閑行長嘯夕陽時) 한가히 거닐며 길게 휘파람을 부는 해 저문 때에

원근추색일양기(遠近秋色一樣奇) 멀고 가까운 가을빛이 한결같이 기특하더라.

*서산대사 ‘賞秋’ / 원문 遠近秋光一樣奇 閑行長嘯夕陽時 滿山紅綠皆精彩 流水啼禽亦說詩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314 동안거 결제(86년)

법왕권실영쌍행(法王權實令雙行) 법왕의 권법과 실법이 하여금 쌍으로 행하게 하니

뇌진풍치해악경(雷震風馳海岳傾) 우레가 떨치고 폭풍이 불어서 바다와 산이 기울어지는 것과 같구나

벽력일성운산진(霹靂一聲雲散盡) 벽력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흩어져버리면

도가원불섭도정(到家元不涉途程) 집에 이르되 원래 한걸음도 옮길 것이 없더라.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 원문 雷捲

 

오욕해자갈(五欲海自渴) 탐심이 없으면 오욕의 바다가 저절로 마르고

아인산자도(我人山自倒) 진심이 없으면 인아의 높은 산이 스스로 넘어진다

원음낙처운자산(圓音落處雲自散) 원음 떨어진 곳에 구름이 스스로 흩어져 버리면

부증대보변환가(不曾擡步便還家) 일찍이 한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진리의 고향에 도달하리라.

*3,4구 <금강경오가해> 종경序 ‘함허설의’ / 원문 雲散盡

 

입해산사도비력(入海算沙徒費力)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느라 헛된 힘을 소비함은

구구미면주홍진(區區未免走紅塵) 구구히 허송세월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쟁여운출가진보(爭如運出家珍寶) 어찌 내 집의 보배를 찾아내서

고목생화별시춘(枯木生花別是春)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하는 특별한 봄과 같을 것인가.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爲福勝分

 

용화선원 315 12월 일요법회(86년)

격장견각변지우(隔墻見角便知牛) 담너머 뿔만 보고 소가 지나가는 줄 알 수 있고

격산견연변지화(隔山見煙便知火) 산너머 연기만 보고도 저 산에 불이 난 것을 알 수 있더라

천상천하외외좌(天上天下巍巍坐) (불조는) 하늘 위 하늘 아래 높고 높이 앉아 계시는데

찬구타와암사량(鑽龜打瓦暗思量) (미한 자는) 거북 등에 구멍을 뚫고 기왓장 두드리며 사량하고 있구나.

*원문 隔墻見角 便知是牛 隔山見煙 便知是火 獨坐巍巍 天上天下 南北東西 鑽龜打瓦 咄 <금강경오가해> 善現起請分 야부송

 

일불이불천만불(一佛二佛千萬佛) 한 부처님 두 부처님 천만 부처님이

각각안횡겸비직(各各眼橫兼鼻直) 눈은 가로로 코는 세로로 붙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느니라

석년친종선근래(昔年親種善根來) 무량겁으로부터 친히 선근을 심어와서

금일의전득거력(今日依前得渠力) 오늘 이와같이 힘을 얻으신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 용화사 316

 

용화선원 317 1월 일요법회(87년)

백년부환수중구(百年浮幻水中漚) 인생백년이 뜬구름, 환상, 물거품과 같은 것이니

부지종일위수망(不知終日爲誰忙) 종일토록 누구를 위해 그렇게 바쁜가

약지망리진소식(若知忙裏眞消息) 만약 그렇게 바쁜 속에서 참소식을 안다면

일타연화생불탕(一朶蓮花生沸湯) 한송이 연꽃이 끓는 물에서 피어나는 것과 같도다.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이 게송 원문의 첫구는 莫妄想 好參詳

 

유월육일 (六月六日) 오늘은 유월 육일

곡천수죄족(谷泉受罪足) 곡천은 죄 받기 마쳤다

불시상천당(不是上天堂) 천당에 올라가지 아니하면

필시입지옥(必是入地獄) 반드시 지옥에 갈 것이다.

*곡천(谷泉)선사 열반송 / 원문 今朝六月六 谷泉受罪足 不是上天堂 便是入地獄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봄을 찾기 위해서 동쪽으로 찾아 나서지 말아라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너의 집 뜨락에 이미 매화꽃이 눈속에서 피었느니라.

자가옥리천진불(自家屋裏天眞佛) 자기 집에 천진불이 있으니

절기구구향외구(切忌區區向外求) 절대로 밖으로 애써서 부처를 구하지 말라.

*3,4구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원문 休得也便好休 百年浮幻水中沤 自家屋里天真佛 切忌区区向外求

 

천척사륜직하수(千尺絲綸直下垂) 천척이나 되는 낚시줄을 곧바로 드리우니

일파재동만파수(一波纔動萬波隨) 한물결이 일어나자마자 일만물결이 따라서 일어나는구나

야정수한어불식(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이 차와서 고기가 물지를 아니하니

만선공재월명귀(滿船空載月明歸) 빈 배에는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선자덕성 선사《船子和尚撥棹歌機緣集》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知見不生分에 인용됨 / 纔는 ‘자’로 읊으심

 

• 용화사 318

 

용화선원 319 성도재(86.12.8음)

세존당입설산중(世尊當入雪山中) 세존께서 설산에 들어가셔서

인견명성운오도(因見明星云悟道) 새벽 별을 보시고 확철대오 하심이라

약야산중봉자기(若也山中逢子期) 만약 세존께서 산중에서 종자기를 만났다면

기장황엽하산하(豈將黃葉下山下) 어찌 노란 이파리를 가지고 산 아래로 내려 가셨으리요.

*1,2구 입산게(入山偈) / 3,4구는 태고보우 ‘釋迦出山相’ 중 / 원문 巍巍落落兮赤洒洒 密密恢恢兮淨裸裸 春風爛漫水悠悠 獨步乾坤誰伴我                                      若也山中逢子期 豈將黃葉下山下 咄

 

일견명성몽변회(一見明星夢便廻) 한 번 밝은 별을 보고 꿈을 문득 돌이켜 깨달으니

천년도핵장청매(千年桃核長靑梅)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화가 자랐구나

수연불시조갱미(雖然不是調羹味) 비록 이 매화가 국의 맛을 고르지는 못하나

증여장군지갈래(曾與將軍止渴來) 일찍이 장군에게 주어서 목마름을 그치게 하였느니라.

*취암 종(翠嵓 宗) <선문염송>

 

월마은한전성원(月磨銀漢轉成圓) 달이 은하수에 깎여 점점 둥긂을 이루고

소면서광조대천(素面舒光照大千) 흰 얼굴이 환한 빛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연비산산공착영(連臂山山空捉影) 원숭이들 팔을 연결해서 부질없이 샘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하나

고륜본불낙청천(孤輪本不落靑天)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라.

*<관음예문>

 

황매산정춘설하(黃梅山庭春雪下) 황매산 뜰에는 봄눈이 내렸는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는 저 장천에 울며 북을 향해서 날아가는구나.

하사십년왕비력(何事十年枉費力) 무슨 일로 십년 동안을 헛되이 힘을 허비 했던고

월하섬진대강류(月下蟾津大江流) 달 아래 섬진대강이 흐르는구나.

*송담선사 오도송

 

용화선원 320 신수기도입재(87년)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용화선원 321 2월 일요법회(87년)

면문출입견환난(面門出入見還難) 면문으로 출입하는 것을 보기 어려우나

무위진인지척간(無位眞人咫尺間) 그 무위진인은 바로 지척간에 있구나

거로일신경사엽(去路一身輕似葉) 가는 길에는 한 몸뚱이가 이파리처럼 가벼운데

고명천고중여산(高名千古重如山) 높은 이름은 천고에 무겁기가 산과 같구나.

*죽암사규(竹庵士珪) <선문염송>

 

산횡석애의무로(山橫石碍疑無路) 산이 가로막고 바윗돌이 막혀서 길이 없을까 의심했더니

지전계사별유촌(地轉溪斜別有村) 땅이 돌고 시냇물이 흘러가는데 따로 한 마을이 있구나

영상일성횡적향(嶺上一聲橫笛響) 산마루에 한소리 젓대소리가 들리는데

명연사일우황혼(暝煙斜日又黃昏) 그윽이 안개가 끼고 해는 저무는데 또 다시 황혼이로구나.

*심문 분(心聞 賁) <선문염송> ‘萬法’에 대한 게송

 

유일무위진인(有一無位眞人) 한 지위가 없는 참사람이 여기에 있으니

상종여등제인 면문출입(常從汝等諸人 面門出入) 항상 너희들 면문으로 좇아 출입하느니라.

*임제스님

 

용화선원 322 2월 화두불명 수계식(87년)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야천점설(白鷺下野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131번 참조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323 입춘기도(87년)

욕초호조다종수(欲招好鳥多種樹) 좋은 새를 초대하고자 할진댄 나무를 많이 심고

원간산색단축장(願看山色短築牆) 저 먼 산 경치를 보고자 할진댄 담을 낮게 쌓을지니라.

*欲養鳥莫如多種樹 -鄭板橋- 

 

용화선원 324 신수기도회향(87년)

조화무사부사력(造化無私不思力) 사사로움이 없는 조화의 부사의한 힘이

일일청청세한색(一一靑靑歲寒色) 추운 날씨에도 낱낱이 푸르고 푸르구나.

장단대소재목전(長短大小在目前) 긴 것 짧은 것, 큰 것 작은 것이 눈앞에 있건만

가소시인회부득(可笑時人會不得) 사람들은 그 도리를 깨닫지 못하니 우스운 일이로다.

*진정극문 <선문염송> ‘정전백수자’에 대한 게송

 

송백천년취(松栢千年翠) 소나무와 잣나무는 천년 동안을 푸르르되

불입시인의(不入時人意) 세상 사람들이 별로 이뻐할 줄 모르고

모란일일홍(牧丹一日紅) 목단은 하루 동안 빨갛게 예쁘게 피었다 지는데

만성공자취(滿城公子醉) 모든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야단이로구나.

*묘지 확(妙智 廓) <선문염송>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 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불구명리불구영(不求名利不求榮) 명예와 이익도 구하지 말고 부귀와 영화도 구하지 말라

지마수연도차생(只麽隨緣度此生) 다못 인연따라서 이 생을 지낼지어다

삼촌기소수시주(三寸氣消誰是主) 세마디 이 숨이 끊어져버리면 누가 주인이냐

백년신후만허명(百年身後謾虛名) 백년 뒤에 공연히 헛된 이름만 남아 있더라.

*<치문경훈> 동산화상 자계(自誡)

 

용화선원 325 동안거 해제(87년)

거심진속윤회업(擧心盡屬輪廻業) 마음을 일으킨 것은 다 윤회업에 속하고

동념무비생사근(動念無非生死根) 생각을 움직이면 생사의 근원이 아닌 것이 없다

요여태허무향배(要與太虛無向背) 저 태허와 더불어 향배가 없고자 할진댄

상탄일개철혼륜(常呑一箇鐵渾侖) 항상 한덩어리 쇳덩어리를 삼킨 것 같이 해야 한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尚廣錄> 30권 ‘警世卄二首’ 중에서

 

기래긱반냉첨의(飢來喫飯冷添衣)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추우면 옷을 더 입는 것은

삼척지동야공지(三尺之童也共知)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

일개화두명역력(一箇話頭明歷歷) 한 개의 화두가 또록또록 하고 역력하다면

여하개안자우치(如何開眼恣愚癡) 어찌 눈을 뜨고서 방자하게 어리석은 짓을 하고 살 것인가.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용화선원 326 3월 일요법회(87년)

군금욕식무위리(君今欲識無爲理) 그대가 이제 함이 없는 이치를 알고저 할진댄

불리천차만별중(不離千差萬別中) 천차만별 가운데를 여의지 말지니라

단지공월낙담심(但知空月落潭心) 다못 허공의 달이 못 가운데 떨어진 줄 안다면

쟁사치원왕노형(爭似癡猿枉勞形) 어찌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헛되이 애쓸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빈궁치천부생교(貧窮致賤富生驕) 빈궁한 사람은 천하게 되고 부자가 되면 교만이 생기니

등시무명화자소(等是無明火自燒) 다 같이 무명의 불로써 자신을 태움은 같은 것이다

숙홀보연전도전(焂忽報緣顚倒轉) 갑자기 세상 인연이 다해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면

방지일점불상요(方知一點不相饒) 가난하고 부자인 것이 한 점도 소용이 없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역지즉노순지환(逆之則怒順之歡) 마음에 거스리면 성을 내고 순응하면 기뻐한다

천하인정몰양반(天下人情沒兩般) 온 천하사람이 이 두가지에 빠져 있구나

긍신순궁환역지(肯信順窮還逆至) 결국에는 순경계도 마음에 거스리는 일로 변해 버리니

안개휴파자심만(眼開休把自心瞞) 어서 깨달아서 스스로의 마음에 속지 말아라.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견색비간색(見色非干色) 색을 보되 색에 간섭받지 않고

문성불시성(聞聲不是聲) 소리를 듣되 소리가 아님이라

색성불애처(色聲不礙處) 눈으로 보는 색상 귀로 듣는 소리, 거기에 걸리지 아니하면

친도법왕성(親到法王城) 바로 법왕이 있는 곳에 도달하는 것이니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莊嚴淨土分

 

용화선원 327 4월 일요법회(87년)

참선최이위(參禪最易爲) 참선은 가장 하기가 쉬운 것이요

지요진금시(只要盡今時) 다만 바로 지금을 다할 것을 요하는 것이다

부작신전몽(不作身前夢) 이 몸 이전의 꿈을 짓지 말 것인데

나생절외지(那生節外枝) 어찌 마디 밖에 가지를 낼 것인가.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참선불고신(參禪不顧身) 참선은 내 몸뚱이를 돌아보지 않고

직여사위린(直與死爲隣) 바로 죽음으로써 이웃을 삼을지니라

촌념공삼제(寸念空三際) 일념[마디생각]에 삼제가 공해 버리고

쌍모절육친(雙眸絶六親) 두 눈에는 육친[육도세계]이 끊어져 버린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광음사효잉환석(光陰乍曉仍還夕) 시간은 잠깐 새벽이었다가 곧 저녁이 되고

초목재춘즉도추(草木纔春卽到秋) 초목은 겨우 봄인 듯 싶더니 문득 가을이로다

재세약무호말선(在世若無毫末善) 세상에 있을 적에 터럭만큼도 선행이 없다면

사장하물답명후(死將何物答冥侯) 장차 죽어서 염라대왕에게 무엇으로 대답하리오.

*경허성우 ‘結同修定慧 同生兜率 同成佛果稧社文’ 중에서 / 纔는 ‘자’로 읊으심

 

용화선원 328 4월 화두불명 수계식(87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329 법보재(87년)

녹수청산천만리(綠水靑山千萬里) 푸른 물 푸른 산 천만리에

고인별후정하허(古人別後情何許) 옛사람을 이별한 후 그 정이 얼마나 되는고

일성장적이정만(一聲長笛離亭晩) 한 소리 긴 젓대는 정자를 떠나 늦었는데(길게 울려 퍼지는데)

제조낙화춘적적(啼鳥落花春寂寂) 노래하는 새소리에 꽃은 지는데 봄이 적적하구나.

 

구재진로중(久在塵勞中) 오랫동안 진로[세속]에 있으면

망각본래사(忘却本來事) 본래사를 망각하리니

속장행장리(速裝行裝李) 속히 행장을 꾸려

속환청산래(速還靑山來) 속히 청산으로 돌아오라.

*문수보살이 돼지몸으로 중생을 제도하던 보현보살에게 보낸 게송

 

화불능소수불닉(火不能燒水不溺) 아무리 뜨거운 불로 태워도 태울 수 없고 깊은 물에도 젖지 아니하며

풍불능표도불벽(風不能飄刀不劈)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나부끼지 아니하고 칼로 쳐도 부술 수 없음이라

연사도라경사철(軟似兜羅硬似鐵) 부드럽기는 도라솜과 같고 굳기로는 쇠와 같은데

천상인간불능식(天上人間不能識) 천상인간 동서고금에 그것을 능히 아는 사람이 없더라.

*원문 火不能燒 水不能溺 風不能飄 刀不能劈 軟似兜羅 硬如鐵壁 天上人間 古今不識 咦 : <금강경오가해> 如法受持分 야부송

 

격쇄허공무내외(擊碎虛空無內外) 허공을 격파하니 안과 밖이 없어서

일진불립노당당(一塵不立露堂堂) 한 티끌도 서지 못하는데 당당하게 드러났구나

번신직투위음후(翻身直透威音後) 몸을 뒤쳐서 위음을 바로 사무쳐 버리니

만목청광조파상(滿目淸光照破床) 눈에 가득한 맑은 빛이 이 법상을 밝게 비추는구나.

*나옹스님 / 원문 滿月寒光照破床

 

용화선원 330 5월 일요법회(87년)

허공경계기사량(虛空境界豈思量) 가없는 이 허공경계를 어찌 사량으로 더듬어서 알 수 있겠는가

대도청유이갱장(大道淸幽理更長) 대도의 청정하고 깊은 이치는 다시 길고 무한한 것이니라

단득오호풍월재(但得五湖風月在) 다못 오호에 풍월이 있음을 얻으면

춘래의구백화향(春來依舊百花香) 봄이 옴에 옛을 의지해 온갖 꽃이 향기롭게 피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妙行無住分

 

동풍취락행화지(東風吹落杏花枝) 봄바람이 불어서 은행나무 꽃을 다 떨어뜨렸는데

천리홍향재하처(千里紅香在何處) 천리에 붉은꽃 향기가 어느 곳에 있는고

태양문하무성월(太陽門下無星月) 태양이 솟아오르니 별과 달도 무색해지고

천자전리무빈아(天子殿裏無貧兒) 천자의 궁궐 속에는 가난한 거지가 없더라.

*1,2구 설당간공(雪堂諫公) <禅苑蒙求瑶林> 원문 箇裡紅香 / 3,4구 동안(同安) 화상 <인천안목> 원문 天子殿前

 

불원공명단원산(不願功名但願山) 세간의 공명을 원하지 않고 오직 청산에 살기를 바래서

산중채락()기년간(山中採藥幾年間) 산중에서 약을 캐기를 몇 해나 되었는가

심심송라연하리(深深松蘿烟霞裏) 깊고 깊은 솔바람 불고 안개가 자욱한 곳에

일곡지가만경한(一曲芝歌萬境閑) 한 곡조 지초 캐는 노래에 일만 경계가 한가하더라.

*경허성우 次採藥商 趙氏韻’/3구원문 松籟

 

용화선원 331 부처님오신날(87년)

금강보검의천한(金剛寶劍倚天寒) 금강의 보배 칼이 하늘을 의지해서 싸늘한데

일휘능최만인봉(一揮能摧萬仞峰) 한번 휘두르니 만 길이나 되는 봉우리가 꺾어졌구나

변계마군종차락(徧界魔軍從此落) 온 세계에 두루 퍼져있는 마군이 이로부터 전부 함락되었는데

유하정매틈기중(有何精魅闖其中) 무슨 도깨비가 있어서 그 가운데를 엿볼 것인가.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一體同觀分

 

염념석가출(念念釋迦出) 한생각 돌이켜 ‘이뭣고?’ 할 때가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심이요

보보미륵생(步步彌勒生) 한걸음 옮기며 ‘이뭣고?’ 할 찰나가 미륵불이 하생하심이로다

양춘탄일곡(陽春彈一曲) 따뜻한 봄날에 한 곡조 거문고를 뜯으니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창에 가득한 때로구나.

*3,4구 서산대사 ‘謝金信士來訪’

 

용화선원 332 6월 일요법회(87년)

행주좌와일체처(行住坐臥一切處) 행주좌와의 모든 곳이나

착의긱반일체시(着衣喫飯一切時) 옷 입고 밥 먹고 하는 모든 때에

군금욕식평상도(君今欲識平常道) 그대가 평상도리를 알고자 할진댄

북두남성위불별(北斗南星位不別) 북두칠성과 남두의 성이 그 위치가 다르지 않느니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우중간호월(雨中看好月) 빗속에서 밝은 달을 보고

화리급청량(火裏汲淸凉) 불속에서 시원한 맑은 물을 길어냄이라

직립두수지(直立頭垂地) 바로 서서 머리를 땅에 드리움이요

횡면각지천(橫眠脚指天) 가로누워 자며 다리로 하늘을 가리킴이로다.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汲淸泉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용화선원 333 6월 화두불명 수계식(87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334 하안거 결제(87년)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독좌올연일실공(獨坐兀然一室空) 홀로 올연히 앉았으니 일실이 공하고

갱무남북여서동(更無南北與西東) 다시 동서남북이 없도다

수연불차양화력(雖然不借陽和力) 봄빛의 힘을 가자하지 않아도

쟁내도화일양홍(爭奈桃花一樣紅) 도화는 한결같이 핌을 어찌할 것이냐.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究竟無我分 / 원문 獨坐翛然

 

용화선원 335 7월 일요법회(87년)

작야시우치(昨夜是愚癡) 어젯밤까지 어리석던 사람이

금조성준걸(今朝成俊傑) 오늘에는 눈을 뜬 준걸이 되었구나

호개해탈문(好箇解脫門) 이 좋은 해탈문이여

석무인맹렬(惜無人猛烈) 맹렬하고 용기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용화선원 336 8월 일요법회(87년)

석화광음주(石火光陰走) 석화와 같이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가는데

홍안진백두(紅顔盡白頭) 불그스레한 얼굴이 서릿발같은 흰머리가 되고 말았구나

인간백년몽(人間百年夢) 인간의 백년 동안 꾸는 꿈이

부유일생사(蜉蝣一生事) 하루살이의 일생사와 같구나.

*서산대사 ‘嘆世’ / 원문 石火光陰走 紅顔盡白頭 山中十年夢 人世是蜉蝣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유시독립묘고봉(有時獨立妙高峯) 어느 때에는 묘고봉 꼭대기에 홀로 서 있다가

각래단좌염라전(却來端坐閻羅殿) 불현 듯 염라전에 단정히 앉아 있더라

견진인간지점두(見盡人間祇點頭) 인간의 모든 것을 다 보고 다못 고개만 끄덕거리는데

대비수안다방편(大悲手眼多方便) 대비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도 많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淨心行善分

 

용화선원 337 칠석법회(87년)

적수성동신유지(滴水成凍信有之) 방울 물이 얼음이 되는 것은 사실 그런 것이로되

녹양방초색의의(綠楊芳草色依依) 푸른 버드나무와 아름다운 풀은 빛깔이 아련하구나

추월춘화무한의(秋月春花無限意) 가을 달 봄꽃들의 한없는 뜻은

불방한청자고제(不妨閑聽鷓鴣啼) 한가히 자고새 노래 듣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구나.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無法可得分 / 원문 成氷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悉能幽) 구르는 곳마다 다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 원문 實能幽

 

청군앙면간허공(請君仰面看虛空) 그대에게 청하노니 얼굴을 들어 허공을 보라

확락무변불견종(廓落無邊不見蹤) 동서남북이 가없이 툭 트여 자취를 볼 수 없느니라

약해전신사자력(若解轉身些子力) 만약 몸을 돌려 바로 한 눈을 뜨면(작은 힘을 알게 되면)

두두물물총상봉(頭頭物物總相逢) 두두물물이 모두가 다 그[渠]더라.(두두물물에서 서로 다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離色離相分

 

원간산색단축장(願看山色短築牆) 저 먼 산 경치를 보고자 할진댄 담을 짧게 쌓을 것이요

욕초호조다종수(欲招好鳥多種樹) 좋은 새를 초대하고자 할진댄 나무를 많이 심어라.

*欲養鳥莫如多種樹 -鄭板橋-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용화선원 338 9월 일요법회(87년)

불하거해저(不下巨海底) 저 큰 바다 밑에까지 내려가지 아니하면

무득무가보(無得無價寶) 값없는 보배구슬을 얻을 수 없고

불입번뇌해(不入煩惱海) 번뇌의 바다 속에 들어가지 아니하면

부득일체지(不得一切智) 일체지를 얻을 수 없느니라.

 

참선불착물(參禪不着物) 참선은 사물[색성향미촉법]에 탐착하지 말 것이요

입지요성불(立地要成佛) 바로 서 있는 곳에서 성불해야 하는 것이니라

긍장생사심(肯將生死心) 생사심을 옳다고 여긴다면

침매시비굴(沈埋是非窟) 시비의 굴속에 묻힐 것이니라.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약인투득상두관(若人透得上頭關) 만약 사람이 상두관[조사관]을 뚫어버리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 산하대지가 넓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 인간의 분별경계에 떨어지지 않으면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 어찌 녹수와 청산에 구애를 받을 것인가.

*<석문의범> 다비문 쇄골편(碎骨篇)

 

용화선원 339 하안거 해제(87년)

삼계진로여해활(三界塵勞如海闊) 삼계화택의 생사진로가 저 바다처럼 넓고 넓은데

무고무금요괄괄(無古無今鬧聒聒) 옛도 없고 지금도 없이 시끄럽고 시끄럽구나

진향자가심념생(盡向自家心念生) 모두 다 자기의 마음생각으로부터 벌어진 것이니

일념불생도해탈(一念不生都解脫) 한생각 나지 않으면 모두 해탈이 되는 것이니라.

*중봉명본 경책가(警策歌)

 

몽중확득황금장(夢中钁得黃金藏) 꿈속에 황금 보배를 얻고

우과청란상보대(又跨靑鸞上寶臺) 또한 청난새를 타고 천상세계의 보대에 올라

진야희환무착처(盡夜喜歡無着處) 한없이 기쁘고 좋아서 내릴 곳이 없다가

천명지락득장애(天明只落得場獃) 날 밝아 꿈 깨어 떨어지고 보니 다만 바보가 되어 어리둥절하더라.

*중봉명본 <信心铭闢義解> / 곽득(钁得)을 ‘확득’으로 읊으심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초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파소인’으로 많이 읊으심.

 

용화선원 340 10월 일요법회(87년)

화소산전설천기(花咲山前洩天機) 꽃이 산앞에 피는 것은 천기를 누설함이요

조가임외화무생(鳥歌林外話無生) 새가 숲 밖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생을 말함이로다

두두자유무궁의(頭頭自有無窮意) 낱낱이 스스로 무궁한 뜻을 지니고 있음이니

득래무처불봉원(得來無處不逢原) 그 뜻을 얻으면 근원을 만나지 못할 곳이 없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如法受持分

 

무위진인몰형단(無位眞人沒形段) 계급없는 참사람은 형상이 없으나

심상출입면문중(尋常出入面門中) 항상 얼굴을 통해서 출입하더라

당능일념회기료(倘能一念回機了) 만약 능히 한생각에 그 기틀을 돌이켜 마치면

답단전광유수성(踏斷電光流水聲) 번갯불과 흐르는 물소리를 밟아서 끊으리라.

*사명대사 ‘有一倭僧求語’

 

삼가촌리형형례(三街村裏兄兄禮) 삼거리 마을 속에서 형님 형님하면서 서로 인사하고

요시점두부부지(鬧市店頭父父知) 시끄러운 장 가게 앞에서 아저씨 아저씨하고 알고 지내는구나  

일념회기즉재자(一念回機卽在玆) (바로 그 속에서) 한 생각 돌이킬 때 바로 여기에 있으나

호리유차유천리(毫釐有差謬千里) 터럭 끝만큼이라도 어김이 있으면 천리를 그르친다.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2구 원문 廛頭 

 

용화선원 341 11월 일요법회(87년)

외외부동법중왕(巍巍不動法中王) 높고 높은 동함이 없는 법 가운데 왕이시여

나유미후조육창(那有獼猴跳六窓) 어찌 원숭이떼들이 육창으로 드나들면서 놀아나리요

소지진공무면목(笑指眞空無面目) 허허 웃고 진공을 가리키되 면목이 없는데

연운퇴월하천강(連雲推月下千江) 구름이 끼어 있는데 달을 밀어서 일천 강에 빛나게 하더라.

*예장종경 <금강경오가해> 威儀寂靜分

 

일념진심기(一念嗔心起) 한 생각 진심을 내면

백만장문개(百萬障門開) 백만 가지 장애가 일어난다.

*<선가귀감>

 

안견이문원불격(眼見耳聞元不隔) 보는 놈과 듣는 놈이 원래 다른 게 아니니

주명야암절상량(晝明夜暗絶商量) 낮이나 밤이나 상량심을 내지 말아라

본래성현하다사(本來成現何多事) 본래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인데 무슨 일이 있을 것인가

절기당기자부장(切忌當機自覆藏) 어떤 기틀에 당해서 스스로 덮어 감추려 하지 말지니라.

*중봉명본 ‘無隱’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전천점설(白鷺下田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131번 참조

 

근백참현인(謹白參玄人) 삼가 참선 하는 사람에게 사뢰나니

광음막허도(光陰莫虛度)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십시오

금생미명심(今生未明心) 금생에 이 마음을 깨닫지를 못하면

적수야난소(滴水也難消) 한 방울 물도 녹이기가 어려우니라.

*서산대사 <선가귀감>

 

• 용화사 342

 

용화선원 343 동안거 결제(87년)

출가수도배(出家修道輩) 출가 수도하는 선객들이여

재색최선금(財色最先禁) 재물과 색이 가장 먼저 금할 것이니라

군거수구신(群居須口愼) 여럿이 살 때에는 입을 조심할 것이며

독거요방심(獨居要防心) 혼자 있을 때는 마음을 단속함을 조심할지니라.

*서산대사 ‘示明鑑尙珠彦和諸門輩二’ / 원문 須愼口, 獨處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불급심사(不急尋師)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공과일생(空過一生) 일생을 헛되이 보내리라.

*<달마혈맥론>

 

무사자오자 만중희유(無師自悟者 萬中稀有) 스승없이 깨달은 자는, 만명 가운데에도 없다.

 

근백참현인(謹白參玄人) 삼가 현묘함을 참구하는 사람에게 아뢰나니

광음막허도(光陰莫虛度)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금생미명심(今生未明心) 금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적수야난소(滴水也難消) 방울 물도 녹이기가 어려울 것이니라.

*1,2구는 석두희천의 <참동계> / 3,4구는 <선가귀감>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친근현선 원리악우(親近賢善 遠離惡友) 어질고 착한 이는 가까이하되 악한 벗을 멀리해라.

*<초심>

 

용화선원 344 12월 일요법회(87년)

일진재기예마기(一塵纔起翳磨起) 한번 티끌이 문득 일어나자 온 세상티끌이 따라 일어나서

쇄말삼천수막궁(碎抹三千數莫窮) 수많은 삼천대천세계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야로불능수습득(野老不能收拾得) 들 늙은이가 어떻게 그것을 능히 수습할 길이 없어서

임교수우우수풍(任敎隨雨又隨風)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데에 맡겨둘 수밖에 없다.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一合理相分 / 원문 翳磨空 ※纔는 ‘자’로 읊으심

 

위선생천(爲善生天) 착한 일을 하면 하늘에 태어나고

위악입연(爲惡入淵) 악한 일을 하면 지옥의 수렁에 빠져 들어간다.

*<付法藏因緣傳>

 

용화선원 345 1월 일요법회(88년)

정종소식몰자미(正宗消息沒滋味) 정통적인 종문 중의 최상승법[활구참선] 소식은 자미가 없으니

불용여하우약하(不用如何又若何) 이러쿵저러쿵 따지는 것도 소용이 없음이라

타파은산철벽거(打破銀山鐵壁去) 은산철벽을 타파해 버리면

차시방도사생하(此時方渡死生河) 이때에사 비로소 생사의 강을 건너는 것이니라.

*사명대사 ‘贈淳長老’

 

공지광영인등현(共知光影因燈現) 빛과 그림자가 등불로 인해 나타남은 모든 사람이 알고

함위파도장수흥(咸謂波濤仗水興) 파도가 물을 의지해 일어남은 모두가 말하는 바이다

등멸수침파영진(燈滅水沈波影盡) 등불이 꺼지고 물이 잠잠하면 파도와 그림자가 다하니

정감문외긱오등(政堪門外喫烏藤) 그래야사 감히 문밖에 오등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다생원채기어친(多生怨債起於親) 다생의 원수의 빚이 친한데서 일어나니

막약다생불식인(莫若多生不識人) 다생에 사람 아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預修十王生七齋儀纂要> / 원문 1구 古來冤債起哀親

 

인능생소소생능(因能生所所生能) ‘능’으로 인해 ‘소’가 생겨나고 ‘소’로 인해 ‘능’이 생겨나니

능소구망생불생(能所俱忘生不生) 능과 소가 함께 없어지면 생하되 생할 것이 없음이라

노방흡진경해수(老蚌吸盡鯨海水) 늙은 조개가 고래가 사는 바닷물을 한 입에 들이마셔서 바닷물이 마르면

산호지상월삼경(珊瑚枝上月三更) 바다 밑 산호 가지가 삼경 달에 빛이 나더라.

*중봉명본 <信心銘闢義解>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 용화사 346

 

용화선원 347 김경태 영가 천도재(88년)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산에 구름 일어나듯이 천가지 만가지 말을 한다 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바다에 떠 있는 밝은 달은 본래로 말이 없느니라.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해천공활월성륜(海天空濶月成輪) 넓은 바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호호청파난사은(浩浩淸波爛似銀) 넓고 넓은 맑은 물결은, 찬란하기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과 같구나

막괴편주능좌우(莫怪扁舟能左右) 조각배가 능히 왼쪽,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지 말라

행선유재파초인(行船由在把梢人) 움직이는 배는 온전히 키를 잡은 사람에게 달려 있느니라.

*진각혜심 ‘四聞話’ / ‘파소인’으로 많이 읊으심.

 

용화선원 348 성도재(87.12.8음)

득수반지미족기(得樹攀枝未足奇) 나뭇가지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것은 기특하지 않거니와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야 장부아니라

수한야냉어난멱(水寒夜冷魚難覓) 물은 차고 밤은 냉랭해서 고기를 찾기 어려워

유득공선재명귀(留得空船載明歸) 빈 배에 달만 싣고 돌아오더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正信希有分 / 원문 載月歸

 

득지재심응재수(得之在心應在手) 이것을 얻으면 손에 응하며

설월풍화천지구(雪月風花天地久) 눈달이 뜨고 바람꽃이 피기를 천지가 생긴 이후로 오래 되었구나

조조계향오경제(朝朝鷄向五更啼) 아침마다 닭은 오경을 향해서 울고

춘래처처산화수(春來處處山花秀) 봄이 오면 곳곳마다 산꽃이 향기롭구나.

*원문 得之在心 應之在手 雪月風花 天長地久 :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용화선원 349 2월 일요법회(88년)

철수화개별시춘(鐵樹花開別時春) 쇠로 된 고목나무에 꽃이 피니 특별한 봄이요

사해향풍종차기(四海香風從此起) 동서남북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로부터 일어나는구나

본래성불비타득(本來成佛非他得) 본래 성불해 있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 아님이라

심약진시도이친(心若眞是道易親) 마음 하나 참되면 도는 친하기 쉬우니라.(바로 얻을 수 있다)

*3,4구 중봉명본 ‘寄同參十首’ 중에서 / 원문 心若眞時

 

수연보보상상수(雖然步步常相守) 항상 걸음걸음이 서로 따라오거늘

요차무인식득거(要且無人識得渠) 일분일초도 여윌래야 여윌 수 없는 그 놈을 아는 사람이 없구나

십성삼현부지처(十聖三賢不知處) 십성과 삼현도 그 놈 있는 곳을 알 수가 없건마는

유시한괘사문전(有時閑掛寺門前) 어느 때는 한가로이 절 문 앞에 걸려있더라.

*1,2구 금강경오가해 離相寂滅分 야부송 / 3,4구 야부송에 대한 함허설의

 

참선지참선(參禪只參禪) 참선은 다못 참선일 따름이요

참선불섭사(參禪不涉思) 참선은 생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참도무가참(參到無可參) 참구해서 가히 참구할 것 없는 곳에 도달하면

당지선역희(當知禪亦戱) 마땅히 알아라, 참선이란 것도 또한 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 원문 參禪不求名 參禪不爲利 參禪不涉思 參禪不解義 參禪只參禪 參非同一切 參到無可參 當知禪亦戱

 

• 용화사 350, 351,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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