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1 흥천사 반야선원

신여백운래환계(身與白雲來幻界) 몸은 흰구름과 더불어 환계(幻界)에 왔는데

심수명월향하방(心隨明月向何方) 마음은 밝은 달을 따라 어느 곳으로 가는고

생래사거유운월(生來死去惟雲月) 이세상에 왔다가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구름과 달과 같으니

운자산혜월자명(雲自散兮月自明) 구름이 스스로 흩어지니 달만 홀로 밝더라.

*함월해원 선사 열반송 <天鏡集>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당당대도혁분명(堂堂大道赫分明) 당당한 대도가 밝고 밝아서 분명한데

인인본구개원성(人人本具箇圓成) 사람마다 본래부터 낱낱이 원만 구족해 있구나

지시연유일념차(只是緣由一念差) 다못 이 한생각 어긋난 원인으로

영겁현출만반형(永劫現出萬般形) 영겁동안 만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구나.

*원문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秖因差一念 現出萬般形 : <금강경오가해> 大乘正宗分 야부송

 

복포사아귀(腹飽思餓鬼) 배부를 때에는 아귀의 고통을 생각하고

신안염지옥(身安念地獄) 몸이 편안할 때에는 지옥고를 생각할지어다.

수생참괴심(須生慙愧心) 모름지기 부끄러운 마음을 내서

염기근즉각(念起勤卽覺)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부지런히 곧 깨달을지어다.

*서산대사 ‘寄應禪子兼示神秀沙彌’ / 원문 腹飢

 

• 제방 2

 

제방 3 미륵세계사 위령재(81년)

초창하인점차기(草創何人占此基) 절을 최초로 창건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던가

기회성괴기흥쇠(幾回成壞幾興衰) 몇 번이나 이뤄졌다 무너졌다, 흥했다 쇠했다 했던가

유유천만연래사(悠悠千萬年來事) 유유한 천만년 동안 내려온 흥망성쇠의 역사를

유유문전고회지(唯有門前枯檜知) 유유한 문 앞의 옛 고목나무만 알 수가 있겠더라.

*草는 初와 통함

 

행년홀홀급여류(行年忽忽急如流)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마치 급히 흐르는 물과 같고

노색간간일상두(老色看看日上頭) 늙은 빛이 얼른얼른 날마다 머리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지차일신비아유(只此一身非我有) 다못 이 한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닌데

휴휴신외갱하구(休休身外更何求) 쉬고 쉬어라, 이 몸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진각혜심 ‘息心偈’

 

제방 4 84년 용주사 동안거해제(84년)

신재해중휴멱수(身在海中休覓水) 몸이 바다 가운데 있으니 물 찾기를 쉬어버리고

일행영상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 날마다 산마루를 넘어다니니 산을 찾지를 말아라

앵음연어개상사(鶯吟燕語皆相似) 꾀꼬리 노래소리나 제비가 지저귀는 소리가 다 서로 같으니

막문전삼여후삼(莫問前三與後三) 그러니 전삼과 후삼을 묻지를 말아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범심불식성하구(凡心不息聖何求) 범부의 마음도 쉬려하지 않는데 어찌 성인의 마음을 구할 것이냐

반료산다자일구(飯了山茶自一甌) 공양을 마치고 산에서 따온 차를 한 사발 마시는구나

화락화개임시절(花落花開任時節) 꽃이 지고 꽃이 피는 것을 시절인연에 맡겨버렸거니

나지세상기춘추(那知世上幾春秋) 어찌 세상에 세월 돌아가는 것을 알 것인가.

*법진 일(法眞 一) <선문염송>

 

정체종래절성색(正體從來絶聲色) 바른 진리의 체는 본래로 소리와 색상을 여읜 것이니

멱즉지군불견종(覓則知君不見蹤) 찾은 즉 그대는 알라, 자취를 보지 못할 것이다

묘봉정상일전신(妙峰頂上一轉身) 수미산 꼭대기에서 한 번 몸을 굴리면(타성일편 경계에서 더욱 간절히 참구해 깨치게 되면)

시방무처불봉거(十方無處不逢渠) 시방 세계에 그[참나]를 만나지 아니한 곳이 없으리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色離相分

 

제방 5 용주사 하안거해제(84년)

파납몽두올연좌(破衲蒙頭兀然坐) 떨어진 누더기에 머리를 깎고 올연히 앉았으니

부귀영화운외몽(富貴榮華雲外夢) 부귀와 영화가 구름 밖에 꿈이로구나

병옹수무일립미(甁甕雖無一粒米) 쌀독에 비록 한 알갱이 쌀도 없지만

만고광명조대천(萬古光明照大千) 만고의 광명이 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납자십게(衲子十偈) ‘安貧’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운수반시고가풍(運水搬柴古家風) 물 긷고 나무하는 일은 옛날 스님 가풍이요

종전박반진활계(種田搏飯眞活計) 텃밭 매고 주먹밥 먹음은 참 사는 소식이라

야반인추유자괴(夜半引錐猶自愧) 한밤에 송곳 찾아 찔러도 오히려 부끄러워

위연불각누첨금(喟然不覺淚沾襟) 깨닫지 못함을 한숨지며 눈물로 옷깃을 적시네.

*납자십게(衲子十偈) ‘精勤’

 

욕성무상보리도(欲成無上菩提道) 위없는 보리도를 이루고자 할진댄

야요상회평등심(也要常懷平等心) 언제나 평등한 마음을 품을지니라

약유친소증애심(若有親疎憎愛心) 마음 가운데 친와 증애심을 갖는다면

도가원혜업가심(道加遠兮業加深) 도는 멀어지고 업은 더욱 깊어지느니라.

*<자경문> / 원문 憎愛計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제방 6 용주사 보살계 및 예수재(84년)

청백가풍직사형(淸白家風直似衡) 청백한 가풍에 곧기가 저울대 같아서

기수고하낙인정(豈隨高下落人情) 저울대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어찌 인정에 떨어질까 보냐

칭두불허창승좌(秤頭不許蒼蠅坐) 저울대 머리엔 파리 한 마리 앉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니

사자경시실정평(些子傾時失正平) 조금만 기울어져도 공평함을 잃어버리느니라.

 

삼입낙양인불식(三入洛陽人不識) 세 번이나 낙양에 들어갔으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번신비과동정호(翻身飛過洞庭湖) 몸을 뒤쳐서 동정호를 날아 지나가는구나.

*여동빈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제방 7 용주사 동안거해제(85년)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수류원입해(水流元入海) 물은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월락불리천(月落不離天) 달은 떨어지되 하늘을 여의지 아니함이로다

본시산중인(本是山中人) 본래 산중 사람이라

애설산중화(愛說山中話) 산중 이야기하기를 좋아함이로다.

*1,2구 唐僧弘秀集 / 3,4구 몽암사악(蒙庵思嶽)

 

수류상출몰(隨流常出沒) 생사의 흐름을 따라서 항상 나왔다 꺼졌다 하되

불체왕래종(不滯往來蹤) 오고 가는 자취에 걸리지 않음이라

두두무취사(頭頭無取捨) 온갖 것이 버리고 취할 것이 없고

처처절소친(處處絶疎親) 곳곳마다 친소가 끊어짐이라.

*1,2구 처인선사[靈泉山處仁禪師] 《天聖廣燈錄》25권 / 3,4구 월암선과 선사《嘉泰普燈錄》17권, 원문 處處絶親疎

 

제방 8 용주사 하안거 결제(85년)

남북동서무정착(南北東西無定着) 동서남북에 정처가 없고

생애지재일지공(生涯只在一枝筇) 오직 주장자 하나에 온 생애를 다 맡겨 버림이라

설두세작연하미(舌頭細嚼烟霞味) 혀로는 안개와 연기를 씹어 먹고

직입천봉갱만봉(直入千峰更萬峰) 바로 천 봉우리 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만 봉우리를 향해서 간다.

*서산대사 ‘送慧聰禪子’

 

사중구의원(死中求醫員) 병들어 죽게 된 사람이 의원을 구하듯 하고

영아억모심(嬰兒憶母心)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듯 하라

주공친절처(做工親切處) 공부가 의단독로해서 타성일편이 되면

홍일상동령(紅日上東嶺) 붉은 해가 동쪽 산에 떠오를 것이다.

*서산대사 ‘贈泉禪和子’ / 원문 病者求醫志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버들가지 한웅큼 잡아 얻을 수 없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둡니다.

 

제방 9 용주사 하안거해제(86년)

산월투창백(山月投窓白) 산달은 창에 비추어 희고

계성입호명(溪聲入戶鳴) 시냇물 소리 방안에까지 스미는구나

욕지구년묵(欲知九年黙) 달마스님의 구년면벽의 뜻을 알고자 할진댄

수향차중명(須向此中明) 모름지기 이 가운데를 향해서 밝힐지니라.

*소요태능 ‘無題’

 

금색추천월(金色秋天月) 금빛 찬란한 가을 하늘의 달

광명조시방(光明照十方) 그 광명이 시방세계를 비추는구나

중생수심정(衆生水心淨) 중생이 마음의 물이 맑으면

처처낙청광(處處落淸光) 곳곳마다 금빛 찬란한 빛이 물에 비치게 될 것이다.

*편양언기 ‘奉示安禪蓮卿詩’ / 원문 衆生心水淨

 

제방 10 용주사 부모은중경 정대불사(86년)

월마은한전성원(月磨銀漢轉成圓) 달이 은하수에 깎여 점점 둥긂을 이루고

소면서광조대천(素面舒光照大千) 흰 얼굴이 환한 빛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는구나

연비산산공착영(連臂山山空捉影) 원숭이들이 팔을 연결해서 부질없이 샘 속에 빠진 달을 건지려고 하나

고륜본불낙청천(孤輪本不落靑天)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라.

*<관음예문>

 

자고은심원역심(自古恩深怨亦深) 옛날부터 은혜가 깊은 곳에 원망도 깊고

은망원단견천진(恩忘怨斷見天眞) 은혜를 잊어버리고 원망이 끊어짐으로써 천진을 볼 것이다

청풍명월진상수(淸風明月鎭相隨) 맑은 바람 부는 곳에 밝은 달이 서로 따르는 법

도홍이백장미자(桃紅梨白薔薇紫) 복숭아는 붉고 배꽃은 희며 장미꽃은 붉더라.

*1,2구 개암 붕(介庵 朋) <선문염송> / 3,4구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法會因由分

 

자부비모장양은(慈父悲母長養恩) 자비로운 아버지와 자비한 어머니가 길이 길러 주신 은혜로

일체남녀개안락(一切男女皆安樂) 일체의 남녀가 모두 안락하도다

자부은고여산왕(慈父恩高如山王) 자비하신 아버지의 은혜는 저 산보다 더 높고

비모은심여대해(悲母恩深如大海) 자비한 어머니의 은혜는 저 바다보다 더 깊더라.

*<대승본생심지관경(大乘本生心地觀經)> 報恩品

 

제방 11 광덕사 예수재(87년)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해서 손과 주인을 여의었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적적요요해서 색공의 견해도 다 끊어졌다

목전근기취(目前勤記取) 목전에 소소영령한 그 놈을 부지런히 취하라

산립백운중(山立白雲中) 산은 백운 가운데 섰느니라.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삼가촌리형형례(三街村裏兄兄禮) 삼거리 시골 속에서 형님 형님하면서 서로 인사하고

요시전두부부지(鬧市廛頭父父知) 시끄러운 장 가게 앞에서 아저씨 아저씨하고 알고 지내는구나

일념회기즉재자(一念回機卽在玆) (바로 그 속에서) 한 생각 돌이킬 때 바로 여기에 있으나

호리유차유천리(毫釐有差謬千里) 터럭 끝만큼이라도 어김이 있으면 천리를 그르친다.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활구참선법(活句參禪法) 활구참선법이여

하인작득쌍(何人作得雙) 어느 사람이 어깨를 견줄 것인가

보연천사일(報緣遷謝日) 사바의 인연이 다하는 날

염왕자귀의(閻王自歸依) 염라대왕이 스스로 귀의하리라.

*서산대사 ‘贈熙長老’ / 원문 活句留心客 何人作得雙 報緣遷謝日 閻老自歸降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내세당연한만단(來世當然恨萬端) 내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제방 12 보덕암 법당낙성식 및 불상점안(88년)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화종목출환소목(火從木出還燒木) 불은 나무에서 나와서 도리어 나무를 태우고

지인정기각제정(智因情起却除情) 지혜는 정으로부터 나와서 도리어 정을 제거함이라

정심관망명위지(正心觀妄名爲智) 바른 마음으로 망령된 것을 관하면 이름하여 지혜라 하니

지능입각부사의(智能入覺不思議) 그 지혜가 능히 (나로 하여금) 부사의에 들게 함이니라.

*<직지심체요절>에 나오는 고덕(古德)의 게송

 

견문각지비일일(見聞覺知非一一)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 낱낱이 딴 것이 아니요 (다만 한 놈의 작용이요)

산하부재경중관(山河不在鏡中觀) 삼라만상 두두물물이 (법신이라는) 거울 속에 비춰진 그림자이다

상천월락야장반(霜天月落夜將半) 서리 친 하늘에 달이 지니 야반삼경이요

수공징담조영래(誰共澄潭照影來) 누가 이 맑은 물에 비치는 그림자와 함께 하리오.

*설두중현(雪竇重顯) / 원문 照影寒

 

제방 13 선예원 개원식(83년)

군금욕식무위리(君今欲識無爲理) 그대가 이제 함이 없는 이치를 알고저 할진댄

불리천차만별중(不離千差萬別中) 천차만별 가운데를 여의지 말지니라

단지공월낙담심(但知空月落潭心) 다못 허공의 달이 못 가운데 떨어진 줄 안다면

쟁사치원왕노형(爭似痴猿枉勞形) 어찌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헛되이 애쓸까보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無得無說分

 

외응중연수처적(外應衆緣隨處寂) 밖으로는 모든 인연을 응하되 응하는 곳을 따라 적적하고

내명일적응무휴(內冥一寂應無虧) 안으로는 한 적적한 데 명합해서 뻑뻑이 이지러짐이 없어야 한다

두리회회여해대(肚裏恢恢如海大) 뱃속은 넓고 넓어서 바다와 같이 큰데

일임천차유여무(一任千差有與無) 천 가지 만 가지 모든 있고 없는 차별에 일임해 버리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持經功德分

 

제방 14 신륵사 불상개금불사 점안식 회향(89년)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금색추천월(金色秋天月) 금빛 찬란한 가을 하늘의 달

광명조시방(光明照十方) 그 광명이 시방세계를 비추는구나

중생심수정(衆生心水淨) 중생이 마음의 물이 맑으면

처처낙청광(處處落淸光) 곳곳마다 금빛 찬란한 빛이 물에 비치게 될 것이다.

*편양언기 ‘奉示安禪蓮卿詩’

 

서왕한래춘부추(暑往寒來春復秋) 더위 가고 추위가 오고 봄이 오고 다시 가을이 오는구나

석양서거수동류(夕陽西去水東流) 해가 저물면 서쪽으로 가고 물은 흘러 동으로 가는구나

망망우주인무수(茫茫宇宙人無數) 망망한 우주에 사람이 한량없이 많은데

나개친증도지두(那箇親曾到地頭) 그 가운데 몇사람이나 이 도리를 깨달았느냐!

*설암조흠(雪巖祖欽) <禪宗頌古聯珠通集>

 

산월투창백(山月投窓白) 산달은 창에 비추어 희고

계성입호명(溪聲入戶鳴) 시냇물 소리 방안에까지 스미는구나

욕지구년묵(欲知九年黙) 달마스님의 구년면벽의 뜻을 알고자 할진댄

수향차중명(須向此中明) 모름지기 이 가운데를 향해서 밝힐지니라.

*소요태능 ‘無題’

 

불망영산친부촉(不忘靈山親咐囑) 영산회상에서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친히 부촉하신 것을 잊지 말고

막파심량중복탁(莫把心量重卜度) 마음으로 헤아리고 점치고 따지지 말라

당하지귀아시수(當下知歸我是誰) 당장 ‘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을 알아야 하니

일성고안야청지(一聲孤雁夜聽遲) 한 소리 외로운 기러기, 밤에 하늘에 울리는구나.

*박산무이 ⟪無異禪師廣錄⟫17권. 1,2구 ‘示朱羅青民部’ / 3,4구 ‘示蔡聖龍祠部’

 

제방 15 광덕사 예수재(90년)

칭불칭조조만어(稱佛稱祖早謾語) 부처다 조사다 일컬을 때에 이미 부질없는 말이 되었다

시귀미조귀유면(蓍龜未兆鬼猶眠) 점괘도 안 나오고 귀신조차 잠들었네

송운담적나월만(松雲湛寂蘿月晩) 소나무와 구름은 고요하고 나월은 늦게 돋는데

태화산하고금전(泰華山下古今傳) (이 생사없는 도리가) 태화산 아래에 고금에 전해 내려오고 있더라.

*경허성우 ‘泰華山’

 

만리장공우제시(萬里長空雨霽時) 만 리나 되는 넓은 허공에 비가 개이니

일륜명월영청휘(一輪明月映淸輝) 한바퀴 밝은 달이 밝고 맑게 온천지를 비추는구나

부운엄단천인목(浮雲掩斷千人目) 뜬 구름 한 점이 달을 가려 천 사람의 눈을 가리워 버리니

득견항아면자희(得見姮娥面者稀) 항아의 얼굴을 본 자가 드물구나.

*불감혜근 <禪宗頌古聯珠通集>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불시상천당(不是上天堂) 천당에 올라가지 아니하면

필시입지옥(必是入地獄) 반드시 지옥에 갈 것이다

유월육일 (六月六日) 오늘은 유월 육일

곡천수죄족(谷泉受罪足) 곡천은 죄 받기 마쳤다.

*곡천(谷泉)선사 열반송 / 원문 今朝六月六 谷泉受罪足 不是上天堂 便是入地獄

 

조가화소심무한(鳥歌花笑心無限) 산새는 노래하고 꽃들은 미소 짓는데 나의 마음은 그지없구나

월백청풍도미빈(月白淸風道未貧) 달은 하늘에 희고 바람은 맑은데 도닦는 자미를 무엇에 비할까

종금일납중중보(從今一衲重重補) 이제부터 누더기 하나를 누덕누덕 기워 입고 검박하게 살면서

불하운잠노차신(不下雲岑老此身) 구름 오락가락하는 산골짜기에서 내려가지 않고 이 몸 늙히리라.

*경허성우 ‘가야산’ 8구의 게송 중에 3,4,7,8 구절

 

제방 16 세마사 요사채 상량식(90년)

금색추천월(金色秋天月) 금빛 찬란한 가을 하늘의 달

광명조시방(光明照十方) 그 광명이 시방세계를 비추는구나

중생심수정(衆生心水淨) 중생이 마음의 물이 맑으면

처처낙청광(處處落淸光) 곳곳마다 금빛 찬란한 빛이 물에 비치게 될 것이다.

*편양언기 ‘奉示安禪蓮卿詩’

 

유락천애기도왕(流落天涯幾度往) 하늘가의 방랑객이 되어서 몇 번이나 돌고 돌다가

아인산하기회환(我人山下幾回還) 아상과 인상의 산하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은애하중홀봉사(恩愛河中忽逢師) 은혜와 사랑의 강 속에서 문득 선지식을 만나서

답득상락고향로(踏得常樂故鄕路) 생사없는 마음의 고향길을 밟게 되었더라.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離相寂滅分 / 원문 流落天涯 幾度往返我人山下 幾度出沒恩愛河中 忽逢良友 指示 踏得常樂家鄕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제방 17 심복사 대적광전 낙성식(90년)

금추영리열허공(金鎚影裡裂虛空) 금방망이 한번 후려치니 허공이 찢어지고

경득이우과해동(驚得泥牛過海東) 진흙소가 놀라서 해동을 지나가는구나

산호명월냉상조(珊瑚明月冷相照) 산호와 밝은 달이 서로 비추니

금고건곤일소중(今古乾坤一笑中) 지금과 옛의 하늘과 땅이 한 웃음 가운데로구나.

*소요태능 ‘悅闍梨’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제방 18 보명선원 삼존불점안 및 낙성식(91년)

우후정화연야발(雨後庭花連夜發) 비가 내린 뒤 뜰앞에 꽃이 밤을 새워 난만히 피어있고

청향산입효창신(淸香散入曉窓新) 맑은 향기가 풍겨 새벽창이 새롭구나

화응유의향인소(花應有意向人笑) 꽃은 뜻이 있어 사람들을 향해 웃고 있건만

만원선승공도춘(滿院禪僧空度春) 도량에 가득한 선승들은 헛되이 봄을 지내고 있구나.

*편양언기 ‘庭花’

 

생사차무승여속(生死且無僧與俗) 생로병사는 승과 속이 없고

성진나유오화미(性眞那有悟和迷) 진여성품은 깨친 이와 미혹한 이가 차등이 없다

가타사기동참자(伽陀寫寄同參者) 이 게송을 써서 동참도반들에게 기증하노니

두우성건일우서(杜宇聲乾日又西) 두견이는 쉬지 않고 우는데 해는 서쪽으로 지는구나.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제방 19 원각사 개금불사(92년)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기래사반갈사음(飢來思飯渴思飮) 배고픔이 오면 밥생각을 하고 목마르면 물마실 생각을 하니

좌와동정상상수(坐臥動靜常相隨) 좌․와․동․정에 항상 그 놈이 나를 따라다닌다

경노음건창해수(鯨怒飮乾滄海水) 큰 고래가 성이 한번 나서 모든 창해의 물을 마셔버리면

월명노출산호지(月明露出珊瑚枝) 달 밝은데 바다 밑에 산호 가지가 환히 노출되더라.

*사명대사 ‘贈松源宗長老僧’ 중에서

 

삼계지중분요요(三界之中紛擾擾) 삼계 가운데 어지럽게 돌아다님은

지위무명불료절(只爲無明不了絶) 다만 무명심을 끊지 못한 탓이다

일념불생심징연(一念不生心澄然) 한생각 남이 없어서 그 마음이 맑아 본연에 돌아가면

무거무래불생멸(無去無來不生滅)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생사도 없느니라.

*습득시(拾得詩)

 

제방 19-2 원각사 예수재 입재(95년)

일념근본미(一念根本迷) 한 생각 근본을 미해 버리면

만사상상축(萬死常相逐) 만 가지 생사문제가 뒤를 따른다

타파진로옥(打破塵勞獄) 진로의 감옥을 때려 부수면

공창환향곡(共唱還鄕曲) 함께 본고향으로 돌아가는 노래를 합창하게 될 것이다.

 

참선무고금(參禪無古今) 참선에는 예와 이제가 없으니

단물외변심(但勿外邊尋) 다못 밖을 향해서 찾지 말아라

타개무진장(打開無盡藏) 다함이 없는 보배를 자기 속에서 개발하면

촬토시황금(撮土是黃金) 흙을 움켜쥐어도 곧 황금이 되어 버릴 것이다.

*중봉명본 <天目中峰和尙廣錄> 17권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제방 19-3 원각사 예수재 회향(95년)

생사차무승여속(生死且無僧與俗) 생로병사는 승과 속이 없고

성진나유오화미(性眞那有悟和迷) 진여성품은 깨친 이와 미혹한 이가 차등이 없다

가타사기동참자(伽陀寫寄同參者) 이 게송을 써서 동참도반들에게 기증하노니

두우성건일우서(杜宇聲乾日又西) 두견이는 쉬지 않고 우는데 해는 서쪽으로 지는구나.

*중봉명본 ‘警世卄二首’ 중에서

 

신위도원공덕모(信爲道元功德母) 믿음은 도의 근본이요 공덕의 어머니라

*<화엄경> 현수품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천동굉지 <치문경훈> / 원문 蒿里新墳盡少年 修行莫待鬢毛斑 死生事大宜須覺 地獄時長豈等閑 道業未成何所賴 人身一失幾時還 前程黑暗路頭險 十二時中自着奸

 

제방 20 용주사 천불전 점안 법요식

인환축물다번뇌(人寰逐物多煩惱) 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외부의 물건을 쫓아가서 번뇌가 많은데

기개남아탈세간(幾介男兒脫世間) 몇 사람의 남아가 세간을 벗어나리오

수지야로출진망(誰知野老出塵網) 누가 들 늙은이가 티끌과 그물에서 벗어나서

고와송풍철골한(高臥松風徹骨寒) 솔바람 속에 높이 누워 그 서늘함이 뼛속까지 사무치는 줄 알리오.

*소요태능 ‘山中漫興’

 

무성무취우무명(無聲無臭又無名) 소리없고 냄새없고 이름마저 없고

도처상종불가명(到處相從不可名) 도처에 분명하나 밝혀내긴 어렵다네

욕식공왕진면목(欲識空王眞面目) 미생전의 진면목을 알고자 하는가

안타추색과강성(雁扡秋色過江城) 기러기는 추색을 끌고 강성을 지나가네.

*소요태능 ‘贈性源禪子’

 

제방 21 세마사 생전예수재 및 통수식

약인정좌일수유(若人靜坐一須臾) 만약 사람이 잠깐 동안 참선을 하면

승조항사칠보탑(勝造恒沙七寶塔) 항하사 모래 수만큼의 칠보탑을 조성해 모신 것보다 수승하니라

보탑필경쇄위진(寶塔畢竟碎爲塵) 칠보탑은 필경에 파괴되어 티끌이 되거니와

일념정진성정각(一念精進成正覺) 잠깐 동안 정진한 인연공덕은 언젠가는 견성성불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廣淸凉傳> 문수보살이 무착선사에게 준 게송 / 원문 壞微塵, 一念淨心

 

시비일침몽(是非一枕夢)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한 베개의 꿈이고

취산일시정(聚散一時情)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한 때의 정이라

안분심휴헐(安分心休歇) 이 가운데 편안히 마음이 쉴 수 있다면

인간대장부(人間大丈夫) 인간의 대장부로다.

*1,2구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一枕夢 聚散十年情 *3,4구 서산대사 ‘感興’

 

제방 22 흥천사 반야선원 첫결제(81년)

지계삼천겁(持戒三千劫) 삼천겁동안 계를 지키고

송경팔만세(誦經八萬歲) 팔만세동안 경을 외운다 할지라도

불여반식경(不如半食頃) 밥 반 그릇 먹을 동안

단좌염실상(端坐念實相) 단정히 앉아 ‘이뭣고?’ 한 것만 같지 못하다.

 

탐착몽중일립미(貪着夢中一粒米) 꿈속에서 한톨의 쌀을 탐착하다가

실각금대만겁량(失却金臺萬劫糧) 부처님 세계의 만겁의 양식을 놓쳐버리는구나

무상찰나실난측(無常刹那實難測) 무상한 찰나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나니

호불맹성급회두(胡不猛省急回頭) 어찌 맹렬히 반성해서 그 마음을 돌이키지 않느냐.

*납자십게(衲子十偈) ‘回頭’

 

제방 23-1 흥천사 반야선원 동안거 반산림(84년)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노란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 가지 꽃이요

백로하야천점설(白鷺下野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점의 눈송이로다.

*131번 참조

 

제방 23-2 흥천사 반야선원 동안거 반산림(84년)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제방 24 군산 흥천사 유치원 낙성식 및 보살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제방 25 숭산스님 49재(05년)

백년부환수중구(百年浮幻水中漚) 인생백년이 뜬구름, 환상, 물거품과 같은 것이니

부지종일위수망(不知終日爲誰忙) 종일토록 누구를 위해 그렇게 바쁜가

약지망리진소식(若知忙裏眞消息) 만약 그렇게 바쁜 속에서 참소식을 안다면

일타연화생비탕(一朶蓮花生沸湯) 한송이 연꽃이 끓는 물에서 피어나는 것과 같도다.

*자수 심(慈受 深) <慈受深和尚廣錄> / 이 게송 원문의 첫구는 莫妄想 好參詳

 

제방 26 용주사 전강대종사 사리탑 봉안식(05년)

작야삼경월만루(昨夜三更月滿樓) 어젯밤 삼경에 달이 누각에 가득한데

고가창외노화추(古家窓外蘆花秋) 옛집 창밖에는 갈대꽃 가을이로구나

불조도차상신명(佛祖到此喪身命) 부처와 조사가 여기에 이르러서 신명(身命)을 상실했는데

암하유수과교래(岩下流水過橋來) 바위 아래 흐르는 물은 다리로 지내오는구나.

*전강 조실스님 오도송. 원래는 이렇게 7언이었으나 후에 5언으로 만드심.

 

불조미증전(佛祖未曾傳) 불조가 일찍이 전하지 못했는데

아역무소득(我亦無所得) 나도 또한 얻은 바 없네.

차일추색모(此日秋色暮) 이날에 가을빛이 저물었는데

원소재후봉(猿嘯在後峰) 원숭이 휘파람은 후봉에 있구나.

*만공스님께서 전강조실스님에게 내려주신 전법게

 

제방 27 원각사 법당 낙성식 및 불상 점안식(05년)

지장대성위신력(地藏大聖威神力) 지장보살의 위신력은

항하사겁설난진(恒河沙劫說難盡) 항하사겁 동안 설해도 다함이 없어라

견문첨례일념간(見聞瞻禮一念間) 보고 듣고 예배하는 한 생각 사이에도

이익인천무량사(利益人天無量事) 인간과 하늘을 이익케 함이 한량이 없도다.

 

장상명주일과한(掌上明珠一顆寒) 손바닥 위 밝고 맑은 구슬 하나

자연수색변래단(自然隨色辨來端) 저절로 빛깔따라 드러난다네

기회제기친분부(幾回提起親分付) 몇 번이나 들어 보이며 직접 전해주려 했지만

암실아손향외간(暗室兒孫向外看) 어두운 방의 아해들은 밖을 향해 찾고 있네.

*지환(智還)스님이 편집한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에 나옴

 

제방 28 원각사(법경 이윤형영가 백재(06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제방 29 위봉사 사천왕 점안식 및 낙성식(06년)

일종위배본심왕(一從違背本心王) 한번 본심왕[본래 진여불성]을 어기고 나온 후로

기입삼도역사생(幾入三途歷四生) 몇 번이나 삼악도와 사생[태란습화]을 지나왔던가

금일척제번뇌염(今日滌除煩惱染) 오늘 한 생각 돌이켜 번뇌에 물듦을 깨끗이 씻어버리면

수연의구자환향(隨緣依舊自還鄕) 인연을 따라 본래 생사없는 자성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석문의범> 관욕(灌浴) 입실게(入室偈)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고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더라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에서 꿀을 만들었는데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엉뚱한 사람이 맛보게 된다.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제방 30 원각사 봉불식(08년)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여군동보우동행(與君同步又同行) 님과 더불어 함께 걷고 모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기좌상장세월장(起坐相將歲月長) 일어나고 앉으며 같이 생활하기를 얼마나 오래 했던가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불수회수갱사량(不須回首更思量) 모름지기 머리를 돌이켜서 다시 (찾으려고) 생각지 말라.

*야부도천 <금강경오가해> 持經功德分

 

본참공안몰심사(本參公案沒心思) 본참 공안을 들면 마음에 모든 생각이 끊어져서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은산철벽에 막힌 것처럼 사량분별이 끊어짐이로다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의심해 가고 의심해 와서 의심에 간단이 없으면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故枝) 고목에 꽃이 피어 가지마다 꽃이 활짝 피듯이 확철대오할 것이니라.

*소요태능 ‘贈道熙禪人’ / 원문 趙州公案

 

• 제방 31

 

제방 32 광주용화선원 봉불식(10.11.16)

전단목주중생상(栴檀木做衆生像) 전단향 나무로 중생의 모습을 만들고

급여여래보살형(及與如來菩薩形) 또 여래나 보살의 형상을 만드는데

만면천두수각이(萬面千頭雖各異) 그 모양이 각각 다르지만

약문훈기일반향(若聞熏氣一般香) 그 향내를 맡아보면 다 똑같은 향이니라.

*지환(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删補集> / <석문의범> 점안게(點眼偈)

 

백년지시잠시간(百年只是暫時間) 인생 백년이 잠깐 동안에 불과하니

막파광음당등한(莫把光陰當等閒) 시간을 등한이 보내지 말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 만약 염라왕 앞에서 심판받지 않으려 할진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 곧바로 참선해서 조사관을 뚫을지니라.

*나옹스님 ‘警世’ / 8구 게송 중에서 1,2,7,8구

 

제방 33 무주북고사 가사, 개금불사 회향. 수계식(84년)

영축염화시상기(靈鷲拈花示上機) 영축산에서 꽃을 들어 상근기에게 보인 일

긍동부목접맹귀(肯同浮木接盲龜) 눈 먼 거북이 나무토막 만난 격이니

음광불시미미소(飮光不是微微笑) 가섭이 만약 미소 짓지 않았더라면

무한청풍부여수(無限淸風付與誰) 한없이 맑은 바람 누구에게 주었을꼬.

*삽계 익(霅溪 益) <선문염송> ‘염화시중’에 대한 게송 / 원문 淸香

 

제방 34 설천관음사, 보월사 개금불사 회향. 수계식(87년)

청백가풍직사형(淸白家風直似衡) 청백한 가풍에 곧기가 저울대 같아서

기수고하낙인정(豈隨高下落人情) 저울대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어찌 인정에 떨어질까 보냐

칭두불허창승좌(秤頭不許蒼蠅坐) 저울대 머리엔 파리 한 마리 앉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니

사자경시실정평(些子傾時失正平) 조금만 기울어져도 공평함을 잃어버리느니라.

 

오호사해위상객(五湖四海爲上客) 동서남북 어디를 가나 상객이 되어서

소요불전임군서(逍遙佛殿任君棲) 부처님 도량에 마음대로 가니 가는 곳마다 내가 머무를 곳이구나

막도출가용이득(莫道出家容易得) 출가를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것이라 말하지 말라

석년누대중근기(昔年累代重根基) 여러 생을 두고 깊은 복과 지혜를 닦았기 때문이니라.

*순치황제 출가시

 

미생지전수시아(未生之前誰是我) 내가 태어나기 전에 누가 나이며

아생지후아위수(我生之後我爲誰) 내가 태어난 뒤에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장대성인재시아(長大成人纔是我) 커서 어른이 되면 겨우 ‘이것이 나로구나’ 짐작할 만하나

합안몽롱우시수(合眼朦朧又是誰) 눈 한번 감아버리면 깜깜하니 또한 이 누구인고?

*순치황제 출가시

 

제방 35 위봉사 봉불식(95년)

신여백운래환계(身與白雲來幻界) 몸은 흰구름과 더불어 환계(幻界)에 왔는데

심수명월향하방(心隨明月向何方) 마음은 밝은 달을 따라 어느 곳으로 가는고

생래사거유운월(生來死去惟雲月) 이세상에 왔다가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구름과 달과 같으니

운자산혜월자명(雲自散兮月自明) 구름이 스스로 흩어지니 달만 홀로 밝더라.

*함월해원 선사 열반송 <天鏡集>

 

백초두상무변춘(百草頭上無邊春) 백가지 풀끝에 봄빛이 가득 차 있지만

신수염래용득친(信手拈來用得親) 손으로 만져볼 때 더욱 더 봄을 느낄 수 있다

장륙금신공덕취(丈六金身功德聚) 장륙금신의 공덕을 모아서

등한휴수입홍진(等閑携手入紅塵) 한가로이 손을 이끌고 세속으로 들어가도다.

*천동굉지(天童宏智) <宏智禪師廣錄>

 

벽해주여형산벽(碧海珠與荊山璧) 푸른 바다의 구슬과 형산의 옥이

광휘건곤수별식(光輝乾坤誰別識) 그 빛이 우주를 비추매 누가 이를 알아볼 것이냐

이도전각무근수(利刀剪却無根樹) 날카로운 칼로 뿌리없는 나무를 잘라버리니

만첩봉만염연하(萬疊峰巒斂煙霞) 만겹의 봉우리에 안개노을이 자욱하구나.

용화사 법문게송

 

• 용화사 1, 2

 

용화선원 3 정석사미 수계식(75년)

귀의대성존(歸依大聖尊) 대성존께 귀의하여

능발삼도고(能拔三途苦) 능히 삼도 중생고를 뽑아 없애고

역원제중생(亦願諸衆生)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보입무위락(普入無爲樂) 무위락에 들게 하여지이다.

*<석문의범> 사미계 수계의식

 

선재대장부(善哉大丈夫) 착하다, 대장부여

능요세무상(能了世無常) 능히 세상의 무상함을 요달하여

기속취이원(棄俗就泥洹) 속을 버리고 열반의 언덕에 나아가니

희유난사의(希有難思議) 희유하고 불가사의한 일이로다.

*<석문의범> 사미계 수계의식

 

선재해탈복(善哉解脫服) 좋구나 해탈복이여

무상복전의(無上福田衣) 위없는 복전의 옷이로구나

아금정대수(我今頂戴受) 내가 이제 받들어 머리에 이었으니

세세상득피(世世常得被) 세세생생 항상 이 복전의를 입고자 하나이다.

*탑의게(搭衣偈) / 피(披)로도 쓰임.

 

자종금신지불신(自從今身至佛身) 이 몸으로부터 불신에 이를 때까지

견지금계불훼범(堅持禁戒不毁犯) 굳게 금계를 가져서 범치 않겠나이다

유원제불작증명(唯願諸佛作證明) 오직 바라건대 모든 부처님께서는 증명해주소서

영사신명종불퇴(寧捨身命終不退)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마침내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입지게(立志偈) <석문의범> 수계의식

 

• 용화사 4, 5, 6, 7, 8, 9

 

용화선원 10 입춘(76년)

십년불하축융봉(十年不下祝融峰) 십년동안 축융봉을 내려가지 않았는데

관색관공즉색공(觀色觀空卽色空) ‘색’을 보는 ‘관’이 공(空)했으니 곧 ‘색’이 ‘공’했더라

여하조계일적수(如何曹溪一適水) 어찌 조계의 일적수(一適水)를

긍타홍련일엽중(肯墮紅蓮一葉中) 즐거이 홍련의 잎에 떨어뜨릴 것인가.

*태전(太顚) 선사

 

• 용화사 11, 12, 13, 14, 15, 16

 

용화선원 17 관음재일(76년 6월)

증재직지하(曾在直指下) 일찍이 직지사에 있다가

금도고운루(今到孤雲樓) 이제 고운사에 오니

주앵야두우(晝鶯夜杜宇) 낮에는 꾀꼬리가 울고 밤에는 두견이가 우는구나

직지착지야(直指錯指耶) 이것이 바로 가리키는 것이냐, 그릇 가리키는 것이냐.

*전강조실스님

 

• 용화사 18

 

용화선원 19 박세병 영가 49재(76년)

생야시(生也是) 사는 것도 이것이요

사야시(死也是) 죽는 것도 이것이다

두두비로(頭頭毘盧) 낱낱이 법신이요

물물화장(物物華藏) 물물이 화장세계로다

돌 회마(咄 會麽)      쯧쯧...알겠는가!

회수간산취류하(回首看山醉流霞) 머리 돌이켜 산을 바라보며 흐르는 안개에 취하고

의수침면일이사(倚樹沈眠日已斜) 나무에 기대어 졸고 나니 날은 이미 저물었도다.

*전강조실스님 법문

 

• 용화사 20, 21, 22, 23

 

용화선원 24 동안거 결제(76년)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문아명자면삼도(聞我名者免三途) 내 이름을 듣는 이는 삼악도를 면하고

견아형자득해탈(見我形者得解脫) 내 모습을 보는 이는 해탈을 얻어지이다.

*나옹스님 발원문 중에서

 

용화선원 25 관음재일(76년 10월)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법이로다

생멸멸이(生滅滅已) 생과 멸이 다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낙이 되느니라.

*<열반경> 사구게

 

용화선원 26 동지차례(76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삼라만상 모든 것이 마음으로 되었다.

 

• 용화사 27, 28, 29, 30

 

용화선원 31 관음재일(76년 12월 )

홀문오계성(忽聞午鷄聲) 문득 낮닭 우는 소리를 듣고

장부능사필(丈夫能事畢) 장부의 일을 능히 마쳤네.

*서산스님 오도송 / 원문 今聽一聲鷄

 

• 용화사 32, 33, 34, 35, 36

 

용화선원 37 관음재일(77년 1월)

발백심비백(髮白心非白) 머리털 희지만 마음은 희지 않다고

고인증루설(古人曾漏洩) 옛사람 일찍이 말했던가

금청일성계(今聽一聲鷄) 이제 닭 우는 소리 듣고

장부능사필(丈夫能事畢) 장부의 큰일 능히 마쳤네.

*서산대사 오도송 / 원문 非心白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 용화사 38, 39, 40, 41, 42

 

용화선원 43 관공사미니계 수계식(77년)

선재해탈복(善哉解脫服) 좋구나 해탈복이여

무상복전의(無上福田衣) 위없는 복전의 옷이로구나

아금정대수(我今頂戴受) 내가 이제 받들어 머리에 이었으니

세세상득피(世世常得被) 세세생생 항상 이 복전의를 입고자 하나이다.

*탑의게(搭衣偈) / 피(披)로도 쓰임.

 

• 용화사 44, 45

 

용화선원 46 성혜사미니 수계식(77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 용화사 47, 48, 49,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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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선사 51-100  (0) 2022.02.22

용화선원 51 관음재일(77년 7월)

가소기우자(可笑騎牛者) 우습구나, 소를 탄 자여

기우갱멱우(騎牛更覓牛) 소를 타고서 소를 찾고 있구나

작래무영수(斫來無影樹)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다가

소진수중구(銷盡水中漚) 물 가운데 버큼[거품]을 녹일지니라.

*소요태능 ‘答一禪和’ / 원문 銷盡海中漚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52 선영사미니 수계식(77년)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 용화사 53, 54, 55

 

 

 

용화선원 56 관음재일(77년 10월)

응무소주(應無所住) 뻑뻑이 머무른 바 없이

이생기심(而生其心) 그 마음을 낸다.

 

• 용화사 57, 58, 59, 60, 61, 62

 

용화선원 63 관음재일(77년 12월)

원각산중생일수(圓覺山中生一樹) 원각산 가운데 한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개화천지미분전(開花天地未分前) 천지가 나뉘기 전에 꽃이 피었다

비청비백역비흑(非靑非白亦非黑) 푸르지도 않고 희지도 않고 또한 검지도 않고

부재춘풍부재천(不在春風不在天) 봄바람에도 있지 않고 하늘에도 있지 않더라.

 

용화선원 64 입춘(78년)

아석소조제악업(我昔所造諸惡業) 내가 무량겁 전으로부터 지어온 모든 죄업은

개유무시탐진치(皆由無始貪瞋癡) 탐심, 진심, 치심으로부터 비롯이 되었다

종신구의지소생(從身口意之所生) 몸으로, 입으로, 뜻으로 좇아 생겨나니

일체아금개참회(一切我今皆懺悔) 제가 이제 일체의 죄업을 모두 참회합니다.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 죄는 자성이 없어 마음따라 일어나니

심약멸시죄역망(心若滅時罪亦亡) 마음이 멸할 때 죄도 역시 멸한다

죄멸심망양구공(罪滅心亡兩俱空) 죄가 멸하고 마음이 없어져 양쪽 모두 공해지면

시즉명위진참회(是卽名爲眞懺悔) 이것을 진실한 참회라 이름하느니라.

*참회게

 

용화선원 65 신수기도 입재(78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66 신수기도 회향(78년)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야운(野雲) <자경문>

 

• 용화사 67

 

용화선원 68 동안거 해제(78년)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 백년 삼만 육천일에

반복원래시자한(返覆元來是這漢)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 놈이로구나.

*오조법연 화상 영찬(影讚)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용화선원 69 관음재일(78년 1월)

금생불향차신도(今生不向此身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 용화사 70

 

용화선원 71 성혜,성각사미니 수계식(78년)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용화선원 72 관음재일(78년 2월)

월침서해흑(月沈西海黑) 달이 잠기니 서쪽 바다가 검고

일몰만리천(日沒萬里天) 해가 지니 만리 하늘이더라.

*전강조실스님께서 청담스님 열반에 읊으신 만사를 조실스님 열반에 송담선사가 읊으심

 

• 용화사 73, 74

 

용화선원 75 관음재일(78년 3월)

작야월만루(昨夜月滿樓) 어젯밤 달이 누각에 가득한데

창외노화추(窓外蘆花秋) 창밖에는 갈대꽃 가을이로구나

불조상신명(佛祖喪身命) 부처와 조사가 신명(身命)을 상실했는데

유수과교래(流水過橋來) 흐르는 물은 다리로 지내오는구나.

*전강조실스님 오도송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천동굉지 <치문경훈> / 원문 蒿里新墳盡少年 修行莫待鬢毛斑 死生事大宜須覺 地獄時長豈等閑 道業未成何所賴 人身一失幾時還 前程黑暗路頭險 十二時中自着奸

 

• 용화사 76

 

용화선원 77 부처님오신날(78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이 없고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 또한 견줄 바가 없더라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 같은 분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대지도론》

 

용화선원 78 보승,보영 사미계 수계식(78년)

수지왕사일륜월(誰知王舍一輪月) 왕사성의 한 바퀴 둥그런 달빛이

만고광명장불멸(萬古光明長不滅) 만고에 길이 멸하지 아니할 것을 누가 알겠느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함허 序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야운(野雲) <자경문>

 

용화선원 79 하안거 결제(78년)

야래풍우객문선(夜來風雨客聞先) 밤새 오는 비바람 소리를 객이 먼저 들으니

격령사가전묘연(隔嶺思家轉杳然) 재 넘어 집 생각이 전전히 아련하구나

세사십년경백변(世事十年驚百變) 십년 세상일이 백번 변하는 것에 놀라니

춘산의구초당전(春山依舊草堂前) 봄산은 옛을 의지해서 초당 앞에 서 있구나.

*황현 ‘又至文星齋’ <매천집> / 전문 夜來風雨客聞先 隔嶺思家轉杳然 已過頭番摘茶候 將蕪一畝種蔘田 老懷慣與同庚話 詩訣勤從後輩傳 世事十年驚百變 春山依舊草堂前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원컨대 법계의 모든 중생들과 함께

동입미타대원해(同入彌陀大願海) 아미타불의 대원해에 들어가고자 하나이다

진미래제도중생(盡未來際度衆生) 미래제가 다하도록 모든 중생을 제도해서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다함께 일시에 성불하여지이다.

 

용화선원 80 보선 사미계 수계식(78년)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자경문

 

용화선원 81 관음재일(78년 4월)

생사해탈사비상(生死解脫事非常) 생사해탈이 보통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긴히 승두[화두]를 잡고 한바탕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꽃 향기가 코를 침을 얻으리오.

*황벽희운 / 원문 塵勞逈脫事非常

 

용화선원 82 관음재일(78년 6월)

서래자일곡(西來這一曲) 서쪽에서 온 그 한 곡조는

천고몰인지(千古沒人知) 천고에 아는 사람이 없더라

운출청소외(韻出靑霄外) 그 가락이 푸른 하늘 밖으로 울려나가매

풍운작자기(風雲作子期) 바람과 구름이 능히 이해를 하더라.

*서산대사 ‘西來曲’ / 這 : 요사이는 ‘저’로 많이 발음하나 본래 ‘자’로 발음되어 왔다. *자기 : 종자기(鍾子期)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자경문

 

용화선원 83 관음재일(78년 6월)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음에 귀밑에 머리터럭 희기를 기다리지 말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 속에 새 무덤이 다 소년무덤이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언제 다시 받을 것이냐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에 떨어지면 무량겁동안 고를 받을텐데 어찌 등한히 지내겠는가.

*75번 참조

 

차신불향금생도(此身不向今生度) 이 몸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

*예장종경(豫章宗鏡) <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으로 갔는데 집에 이름만 남아 있고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迹留沙) 기러기가 놀다가 하늘끝으로 날아갔는데 발자국이 모래에 남아 있더라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1,2구 <선가귀감>에 나오는 고인의 싯구 / 원문 鴻飛

 

용화선원 84 칠석법회(78년)

전빙시수수성빙(全氷是水水成氷) 온전히 얼음이 이 물이요, 물이 얼음을 이루듯

고경불마원유광(古鏡不磨原有光) 옛거울은 갈고 닦지 아니해도 원래로 밝은 빛을 가지고 있더라

풍자동혜진자기(風自動兮塵自起) 바람이 스스로 움직여 티끌이 저절로 일어나나

본래면목노당당(本來面目露堂堂) 본래면목은 소소영령하고 당당하게 드러나 있음이라.

*나옹스님 ‘自恣日趙尙書請普說’ 중에서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구명소일모공성(求名少日慕孔聖) 명예를 구하는 젊은 날엔 공자님을 경모했더니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죽기 싫은 늘그막에사 부처님을 친하게 되었구나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머리 위의 광음은 화살처럼 날아가 버리니

절심거화구두연(切心擧話救頭燃) 간절하게 화두를 들고 머리에 불끄듯 하라.

*1,2구 소강절 ‘学佛吟’ <선가귀감>에 인용됨

 

용화선원 85 하안거 해제(78년)

시비명리로(是非名利路) 시비와 명리의 길에

심식광분비(心識狂粉飛) 심식이 먼지가루 날리듯 미친 듯이 몰아치고 있구나

소칭영웅한(所稱英雄漢) 이른바 영웅이라 불리던 사람들이

방황미정귀(彷徨未定歸)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구나.

*경허성우 ‘偶吟’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함이 있는 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니라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갯불과 같으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관을 지을지니라.

*금강경 사구게 應化非眞分

 

수시숙비몽중사(誰是孰非夢中事) 누가 옳고 누가 그르냐

북망산하수이아(北邙山下誰爾我) 북망산 아래 누가 너이고 나인가

*원문 誰是孰非 夢中之事 北邙山下 誰爾誰我 -경허성우-

 

인정사조동림숙(人情似鳥同林宿) 인생은 마치 새가 한 숲에 모여 자다가

대한래시각자비(大限來時各自飛) 동이 트면 각자 사방으로 날아가는 것과 같구나.

*《三時繫念儀範》古德頌, 父母恩深終有別 夫妻義重也分離 人情似鳥同林宿 大限來時各自飛

 

용화선원 86 관음재일(78년 7월)

작야삼경월만루(昨夜三更月滿樓) 어젯밤 삼경에 달이 누각에 가득한데

고가창외노화추(古家窓外蘆花秋) 옛집 창밖에는 갈대꽃 가을이로구나

불조도차상신명(佛祖到此喪身命) 부처와 조사가 여기에 이르러서 신명(身命)을 상실했는데

암하유수과교래(岩下流水過橋來) 바위 아래 흐르는 물은 다리로 지내오는구나.

*전강 조실스님 오도송. 원래는 이렇게 7언이었으나 후에 5언으로 만드심.

 

용화선원 87 관음재일(78년 8월)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태어남은 한조각 뜬구름이 생겨나는 것과 같고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조각 뜬구름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뜬구름 자체는 본래 실다운 것이 없으니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 나고 죽는 것 역시 이와 같은 것이로다.

*이 게송이 문헌적으로 처음 나오는 것은 <함허당득통화상어록>이다. 일설에는 나옹스님의 누이가 스님에게 염불을 배우고 깊은 경지에 들어갔을 때 읊은 게송이라 한다. <석문의범> 다비문에 인용됨.

 

원앙수출종교간(鴛鴦繡出從敎看) 원앙새 수놓은 것은 그대에게 보여줄 수 있거니와

불파금침도여인(不把金針渡與人) 수놓은 그 금바늘은 그대에게 건네줄 수가 없노라.

*불안청원(佛眼淸原) <古尊宿語錄>

 

금조상별후(今朝相別後) 오늘 서로 해제하고 작별하게 되면

소식기시문(消息幾時聞) 다시 어느 때 소식을 듣게 될 것인가

명일추운격(明日秋雲隔) 내일이면 가을바람이 불어 가을 구름에 막히면

사군불견군(思君不見君) 그대를 생각할 뿐이요 그대 얼굴을 보지 못하겠구나.

*서산대사 ‘送芝師’

 

용화선원 88 법련사 불교학생회 청법(78.08.29.음)--(참선법A)

파수오경간월출(芭峀午更看月出) 뾰족한 산봉우리에 낮에 달뜨는 것을 보고

두견성리목장려(杜鵑聲裡牧將驢) 두견새 소리 속에 나귀를 먹인다

원앙수출종교간(鴛鴦繡出從敎看) 원앙새 수놓은 것은 그대에게 보여줄 수 있거니와

불파금침도여인(不把金針渡與人) 수놓은 그 금바늘은 그대에게 건네줄 수가 없노라.

*3,4구 불안청원(佛眼淸原) <古尊宿語錄>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 용화사 89

 

용화선원 90 관음재일(78년 10월)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 마음은 모든 경계를 따라 구르지만

전처실능유(轉處悉能幽) 구르는 곳마다 다 능히 그윽하다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느니라.

*22조 마나라 존자가 23조 학늑나 존자에게 내린 전법게 / 원문 實能幽

 

작야삼경월만루(昨夜三更月滿樓) 어젯밤 삼경에 달이 누각에 가득한데

고가창외노화추(古家窓外蘆花秋) 옛집 창밖에는 갈대꽃 가을이로구나

불조도차상신명(佛祖到此喪身命) 부처와 조사가 여기에 이르러서 신명(身命)을 상실했는데

암하유수과교래(岩下流水過橋來) 바위 아래 흐르는 물은 다리로 지내오는구나.

*전강 조실스님 오도송. 원래는 이렇게 7언이었음.

 

용화선원 91 동안거 결제(78년)

기희명월래(旣喜明月來) 밝은 달이 환히 떠오르는 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다가

부석명월거(復惜明月去) 다시 달 지는 것을 애석하게 생각하더라

오독피번효(吾獨避煩囂) 나만 홀로 시끄럽고 번다한 세계를 다 버리고

좌이죽심처(坐而竹深處) 산속 대나무숲 깊은 곳에 앉아있구나.

*宗臣 <宗子相集> / 원문 吾欲破靑雲 坐爾月行處

 

망호루하수부천(望湖樓下水浮天)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누각 아래엔 물속에 하늘이 떴구나

양류퇴연불애선(楊柳堆煙不礙船) 버드나무 그윽한 가지에 안개가 끼었는데 배가 오가는 데는 걸림이 없구나

횡적일성산수록(橫笛一聲山水綠) 비껴부는 한곡조 젓대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른데

석양정재단교변(夕陽定在斷橋邊) 슬픗하게 넘어간 석양빛이 부러진 다리가에 있더라.

*진억자(陳億子) ‘西湖’, 원문은 夕陽正在 ※<詩人要考集>에 수록됨.

 

파수오경간월출(芭峀午更看月出) 뾰족한 산봉우리에 낮에 달뜨는 것을 보고

두견성리목장려(杜鵑聲裡牧將驢) 두견새 소리 속에 나귀를 먹인다.

 

용화선원 92 관음재일(78년 10월)

중조동림숙(衆鳥同林宿) 뭇 새들이 한 수풀 속에 자다가

천명각자비(天明各自飛) 날이 밝음에 각각 자기 갈 곳으로 날아가는구나

인생역여시(人生亦如是) 인생도 또한 이와 같거늘

하필누첨건(何必淚沾巾) 하필 눈물로 수건을 적실 필요가 있으랴.

*고려조 무명씨(無名氏) ‘제역정벽상(題驛亭壁上)’ /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나옴

 

중조동지숙(衆鳥同枝宿) 뭇새들 한 가지서 잠을 자고는

천명각자비(天明各自飛) 날 밝으니 제가끔 날아가누나

인생역여차(人生亦如此) 세상살이 또한 이와 같거늘

하필누첨의(何必淚沾衣) 어이해 눈물로 옷깃 적시나

 

백계천방지위신(百計千方只爲身) 백가지 계획과 천가지 방편이 다 이 몸을 위한 것이니

부지신시진중진(不知身是塵中塵) 이 몸은 티끌속의 티끌에 지나지 않음을 모르더라

막언백발무언설(莫言白髮無言說) 백발이 아무 말이 없다고 하지 말라

차시황천전어인(此是黃泉傳語人) 이것은 황천으로부터 내게 전해주는 소식이니라.

*충막(沖邈)스님 ‘翠微山居詩’ 중에서 / 원문 百計千般只為身 不知身是冢中塵 莫欺白髮無言語 此是黃泉寄信人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 용화사 93

 

용화선원 94 관음재일(78년 11월)

산자무심벽(山自無心碧)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운자무심백(雲自無心白) 구름은 절로 무심히 희구나

기중일상인(其中一上人) 그 가운데 한 상인이 있으니

역시무심객(亦是無心客) 그 또한 무심한 객이로다.

*서산대사 ‘題一禪庵壁’

 

요면삼도해(要免三途海) 삼악도의 고해를 면하고자 하거든

수참활구선(須參活句禪) 모름지기 활구선을 참구할지니라

광음진가석(光陰眞可惜) 세월은 진실로 가히 아까운 것이니

신물등한면(愼勿等閑眠) 삼가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라.

*서산대사 ‘贈洛山懷海禪子’ / 원문 須參六祖禪

 

무한심중사(無限心中事) 한없는 마음 가운데 일을

평생설향수(平生說向誰) 평생에 누구를 향해 설할꼬

양춘탄일곡(陽春彈一曲) 따뜻한 봄날에 한 곡조 거문고를 뜯으니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창에 가득한 때로구나.

*서산대사 ‘謝金信士來訪’

 

용화선원 95 조실스님 4주기 추모재(78.12.02.음)

작야월만루(昨夜月滿樓) 어젯밤 달이 누각에 가득한데

창외노화추(窓外蘆花秋) 창밖에는 갈대꽃 가을이로구나

불조상신명(佛祖喪身命) 부처와 조사가 신명(身命)을 상실했는데

유수과교래(流水過橋來) 흐르는 물은 다리로 지내오는구나.

*전강조실스님 오도송

 

용화선원 96 관음재일(78년 12월)

요면삼도해(要免三途海) 삼악도의 고해를 면하고자 하거든

수참활구선(須參活句禪) 모름지기 활구선을 참구할지니라

광음진가석(光陰眞可惜) 세월은 진실로 가히 아까운 것이니

신물등한면(愼勿等閑眠) 삼가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말라.

*서산대사 ‘贈洛山懷海禪子’ / 원문 須參六祖禪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자경문

 

용화선원 97 신수기도입재(79년)

일행영상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 날마다 산마루를 넘어다니니 산을 찾지를 말고

신재해중휴멱수(身在海中休覓水) 몸이 바다 가운데 있으니 물 찾기를 쉬어버려라

세사십년경백변(世事十年驚百變) 십년 세상일이 백번 변하는 것에 놀라니

춘산의구초당전(春山依舊草堂前) 봄산은 옛을 의지해서 초당 앞에 서 있구나.

*1,2구 야부송 <금강경오가해> 如理實見分 원문 身在海中休覓水 日行嶺上莫尋山 / 3,4구 황현 <매천집> ‘又至文星齋’의 7,8구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신고?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마음을 부딪쳐서 간절히 잊어버리지 말아라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 생각이 이르고 생각이 다해서 생각이 없는데 이르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 육문(六門)으로 항상 자금광(紫金光)을 방광하리라.

*나옹스님 ‘答妹氏書’ 중에서

 

심춘막수향동거(尋春莫須向東去) 봄을 찾기 위해서 동쪽으로 찾아 나서지 말아라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너의 집 뜨락에 이미 매화꽃이 눈속에서 피었느니라.

 

용화선원 98 입춘(79년)

약야산중봉자기(若也山中逢子期) 만약 산중에서 종자기를 만났다면

기장황엽하산하(豈將黃葉下山下) 어찌 누런 이파리를 가지고 산 아래로 내려갈 것이냐.

*태고보우 ‘釋迦出山相’ 중 / 원문 巍巍落落兮赤洒洒 密密恢恢兮淨裸裸 春風爛漫水悠悠 獨步乾坤誰伴我 若也山中逢子期 豈將黃葉下山下 咄

 

야야포불면(夜夜抱佛眠) 밤마다 부처님을 안고 자고

조조환공기(朝朝還共起) 아침마다 부처님과 함께 일어난다

욕식불거처(欲識佛去處) 만약 부처 간 곳을 알고자 할진댄

지자어성시(只這語聲是) 다못 이 말소리가 이놈이니라.

*부대사(傅大士) / 원문 夜夜抱佛眠 朝朝還共起 起坐鎭相隨 語默同居止 纖毫不相離 如身影相似 欲識佛去處 只這語聲是(송담선사께서이 게송에 대해 점검하시기를 欲識佛去處 只這語聲是, 의심이 막 퍼 일어나게 해야 되는데 이건 도저히 안된다고 하시면서 祖師曾漏泄 不識也不識이라고 이르셨다.)

조사증누설 불식야불식(祖師曾漏泄 不識也不識 조사가 일찍이 누설했는데, 아지 못하겠구나 아지 못하겠구나!)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 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요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대 솔바람 불고 칡넝쿨 사이로 달이 비치는 곳에 들어가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길이 무루의 조사선을 관하게 되어지이다.

*자경문

 

용화선원 99 신수기도회향(79년)

인생행락처(人生行樂處) 사람이 나서 행락하는 곳에

소비광음최(消費光陰催) 아까운 광음만 속절없이 흘러가는구나

춘풍유가석(春風惟可惜) 봄바람이 오직 아까운데

취락만정화(吹落滿庭花) 바람이 불어 뜰 가득 꽃이 지는구나.

*3,4구 서산대사 ‘傷春’의 3,4구 / 원문 滿園花

 

용화선원 100 동안거 해제(79년)

상월만공산(霜月滿空山) 서릿달이 빈 산에 가득한데

고안여천비(孤雁唳天飛) 외로운 기러기는 하늘에 울며 날아가는구나

하사왕비력(何事枉費力) 무슨 일로 공연히 힘을 허비했던가

월하대강류(月下大江流) 달 아래 큰 강이 흐르는구나.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이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탄이 만단이나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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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선사 1-50  (0)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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