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51 고담화상법어3(임자72.06.04) 39분

일성임제할(一聲臨濟喝) 임제가 한번 고함을 냅다 질러버리니

직개천인롱(直開千人聾) 바로 일천 사람이 귀가 먹어버렸어

초운일성안(楚雲一聲雁) 초운에 한소리 기러기요 (창천에는 기러기 소리 나고)

원객고범주(遠客孤帆舟) 외로운 돛대에는 먼 객이 오는구나.

*서산대사 : 1,2구 ‘春日詠懷’ / 3,4구 서산대사 ‘登鐵城城樓有感’ / 원문 一聲楚雲雁 孤帆遠客舟 海色碧於天 兩兩飛白鷗 悠悠萬萬古 城下水空流 誰知采芝人 今日獨登樓

 

여지기량유진(汝之技倆有盡) 너의 기량은 다함이 있다마는 (망상・번뇌・세상경계가 아무리 나를 방해해도 다함이 있다)

아지불채무궁(我之不采無窮) 내 간섭 않는 것은 다함이 없다.(내가 상관하지 않는 건 다함이 없어)

*<선요>

 

입지여산(立志如山) 뜻을 세우기를 산같이 다시 변통없이 해라

안심사해(安心似海) 마음을 편히 하기를 바다와 같이 해라

대지여일(大智如日) 의심 한덩어리 그놈이 큰 지혜 날 같다, 해 같어

보조삼천(普照三千) 삼천세계를 비추리라.(가나오나 일체처에 이뭣고? 하나뿐이리라)

*<고담화상법어>

 

No. 252 고담화상법어4(임자72.06.05) 31분

출가수도배(出家修道輩) 출가해서 도 닦는 대중들이여

재색최선금(財色最先禁) 그러니 가장 재물을 멀리 해라

군거수구신(群居須口愼) 대중을 모아서 살지마는 입이 없어버려라 (남의 말, 뭘 할 것이 있느냐)

독거요방심(獨居要防心) 혼자 있을 때 더욱 마음을 막아야 할 것이니라.

*서산대사 ‘示明鑑尙珠彦和諸門輩二’ / 원문 須慎口

 

No. 253 보제존자시 각오선인(임자72.06.07) 33분

가소세간애(可笑世間愛) 가히 우습다, 세간의 애정이여

빙소와해시(氷銷瓦解時) 얼음 녹듯 해버리고 기왓장이 깨지는 때로구나

은다번극한(恩多飜極恨) 은혜가 중할수록에 맨 한뿐이다

환극각성비(歡極却成悲) 즐거움이 도리어 인생비극에 되어버리네.

*서산대사 ‘太熙沙彌歸寧’

 

염기염멸 위지생사(念起念滅謂之生死) 생각 일어나는 놈이 생이요, 생각 일어났다 없어지는 놈이 죽는 것이니라.

*보제존자(나옹화상) ‘示覺悟禪人’

 

인오미충 불변정예(人惡尾蟲不辨淨穢) 똥벌거지가 똥 파먹고 있는 거, 우리가 보기 싫어 더러워 침 뱉지

성증사문 불변정예(聖憎沙門不辨淨穢) 성현이 중생이 그렇게 미해 가지고 저를 찾지 않고 헛된 짓만

하는 거, 기가 막히지.

*원효대사 <발심수행장>

 

No. 254 재송법문(전편)(임자72.06.08) 49분

녹수청산천만리(綠水靑山千萬里) 녹수청산 천만리에

고인별후정하허(故人別後情何許) 고인과 이별 후에 정을 어따가[어디다가] 하소연 할 것이냐

일성장적이정고(一聲長笛離情苦) 한소리 긴 젓대소리는 이별고다

제조낙화춘적적(啼鳥落花春寂寂) 새는 우는디 꽃 떨어진 봄 적적하구나.

*서산대사 : 1,2구 ‘次別張柳二遊子’ 3,4구 ‘贈別麟壽禪子’

 

단진범정 별무성해(但盡凡情別無聖解) 범정도 없지마는 성해도 없느니라.

*천왕도오(天王道悟) <人天眼目> ※송담스님께서는 “다만 범정 다할뿐 성해에도 떨어지지 말아라” 하고 풀이하심

 

No. 255 몽산시 고원상인1(임자72.06.10) 37분

일신진여행(一身眞旅行) 일신 몸뚱이 그대로가 나그네여

만사개무생(萬事皆無生) 만사는 뜬구름 있다가 획∼ 날라가 버린 것과 같여

금조상별재(今朝相別在) 이별이란 게 어디 있느냐, 오늘 아침에 있다

사군역불견(思君亦不見) 내 몸뚱이 내 낯빤데기(얼굴) 다시는 못만나고 다시는 못봐.

*서산대사 : 1,2구 ‘送英庵主出山’ 원문 一身眞逆旅 萬事皆浮雲 / 3,4구 ‘送芝師’ 원문 今朝相別後 思君不見君

*萬事皆無生으로 읊으시고 萬事皆浮雲으로 해설하심.

 

No. 256 몽산시 고원상인2(임자72.06.11) 41분

무심운수출(無心雲峀出) 무심중에 구름이 뫼[산]에서 나오고

유의조지환(有意鳥知還) 뜻이 있음에 새가 돌아와 지껄이는 것이다

노화월백처(蘆花月白處) 갈대꽃 사이로 달 비친 디에

초택창랑사(楚澤滄浪詞) 초택에서 창랑사를 읊는다.

*서산대사 : 1,2구 ‘次李秀才韻’ 원문 雲出峀 / 3.4구 ‘漁翁二’ ※초택 : 초나라 굴원(屈原)이 조정에서 쫓겨나 상수(湘水) 가에서 행음택반(行吟澤畔)했던 고사에서 기인한 말. *노화월백처(蘆花月白處)로 읊으시고 월백노화처(月白蘆花處)로 해설하심.

 

No. 257 몽산시 고원상인3(임자72.06.12) 20분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이라는 것은 조사관을 뚫는 것이다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오라는 것은 심로[마음길]가 끊어진 것이다.

일편백운강상래(一片白雲江上來) 한조각 흰구름은 강상에서 오는디

기조녹수암전거(幾條綠水岩前去) 몇 가닥 녹수는 바위 앞으로 가느냐.

*3,4구 보림 본(寶林 本) 선사, <선문염송> 3칙 ‘悟道’에 대한 게송

 

No. 258 몽산시 고원상인4(임자72.07.13) 27분

요면삼악도(要免三惡道) 참으로 삼도고를 면하고자 할진댄

수참활구선(須參活句禪) 바로 활구참선을 할 것이니라

광음양가석(光陰良可惜) 광음을 참말로 아껴라

신물등한과(愼勿等閑過) 참으로 이렇게 등한하게 지내지를 말아라.

*서산대사 ‘贈洛山懷海禪子’ / 원문 三途海, 須參六祖禪

 

No. 259 몽산시 고원상인5(임자72.07.14) 26분

송탑명산우(松榻鳴山雨) 비가 턱∼ 떨어지니 솔냉기(나무)가 비소리에 운단 말여

방인영낙매(傍人詠落梅) 곁에 사람은 매화시를 지어서 읊으는구나

일장춘몽파(一場春夢罷) 꿈을 한번 깨고 나니까

시자전다래(侍者煎茶來) 시자는 차를 가져왔구나.

*서산대사 ‘偶吟’ / 원문 點茶來

 

No. 260 몽산시 각원상인1(임자72.07.15) 52분

운수기천리(雲樹幾千里) (부모형제인연 다 여의고 나왔으니) 운수 천만리지

산천정묘연(山川政渺然) 고향 산천은 아득히 멀구나

상봉각백수(相逢各白首) (도를 증득해가지고는) 늦은 만년에 백수로 부모를 만나러 갔다

굴지계류년(屈指計流年) 손가락 꼽아가지고 헤아려보니 세월이 사오십년이 휙∼ 지나갔다.(부모는 돌아가시고)

*서산대사 ‘會友’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이라는 것은 조사관을 뚫는 것이다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오라는 것은 심로[마음길]가 끊어진 것이다.

*무문혜개 <무문관>

 

시법주법위(是法住法位) 이 법이 법위에 주해 있어서

세간상상주(世間相常住) 세간상이 상주니라.

*<법화경> 방편품

 

No. 261 몽산시 각원상인2(임자72.07.17) 60분

비환일침몽(悲歡一枕夢) 슬픈 것과 즐거운 것 한 베개 꿈이여

취산십년정(聚散十年情) 모아졌다 흩어졌다 하는 것이 십년정이여 (잘해야 십년정이여)

무언각회수(無言却回首) (그러다가 서로 돌아설 때는) 말 한마디 없이 서로 영별이다

산정백운생(山頂白雲生) 저 산머리에 백운이 푸~ 올랐다가 그만 흩어져 버린다.

*서산대사 ‘俊禪子’

 

조관불투 생사난면(祖關不透生死難免) 조사의 관문을 뚫지 못하면 생사를 면치 못한다.

*조관불투 : <무문관> 1칙 ‘趙州無字’

 

No. 262 재송법문, 도학자의 정조(임자72.06.08) 29분

백운천만리(白雲千萬里) 백운 천만리여

방초고향춘(芳草故鄕春) 방초 꽃핀 것이 고향 봄이여

낙일등루망(落日登樓望) 해가 떨어졌는디 누에 올라가 가만히 한번 관찰해보니

동해만리파(東海萬里波) 낙동강은 만리물결이구나.

*서산대사 ‘登樓’ / 원문 4구 烟波愁殺人 ※東海萬里波로 읊으시고 洛東萬里波로 해설하심.

 

위여상설정여산(威如霜雪情如山) 정은 산 같고 위엄은 상설(霜雪) 같은데

불거위난거역난(不去爲難去亦難) 가지 않자니 원님의 상설[위엄] 때문에 안갈수도 없고

회수낙동강수벽(回首洛東江水碧) 머리를 낙동강 푸른 물에 돌이켜보니

차신투처차심안(此身投處此心安) 이 몸뚱이 던져버리는 곳에 내마음이 편하다.(편하다 하고는 풍∼ 빠져 죽어버렸다)

*영남 박선비집의 여종을 박선비가 서울 가는 길에 데려가려고 하자, 남편의 정을 잊지 못하던 여종이 낙동강에 몸을 던지면서 지은 시

 

No. 263 선요시중 其2, 其4(제1, 2, 3구)(임자72.09.08) 53분

취적기우자(吹笛騎牛者) 젓대를 불며 소를 탄 자야

동서임자재(東西任自在) 동서에 마음대로 자재하다

청원연우리(靑原烟雨裏) 푸른 언덕 연기 안개속에서

비진기쇠의(費盡幾蓑衣) 얼마나 옷을 찢기며 가시에 찔리며 무진 고생을 얼마나 했느냐.

*서산대사 ‘題牧庵’

 

노로조계전제수(老盧曹溪傳諸受) 늙은 노행자가 조계산에서 도를 전하고 받았느니라

우도본래무일물(又道本來無一物) 또한 ‘본래 무일물’이라고 일렀느니라

고금다소천하인(古今多少天下人) 고금 다소 천하 사람을

불석미모행방할(不惜眉毛行棒喝) 눈썹털을 아끼지 않고 방할을 행했느니라.

*태고보우 ‘白雲巖歌’(32구) 중에서 / 원문 傳至曹溪老盧手 又道本來無一物 可笑古今天下人 不惜眉毛行棒喝

 

No. 264 영랑신선, 누진통, 자경(임자72.09.09) 30분

일신진여몽(一身眞如夢) 일신 몸뚱이는 꿈과 같고

만사개시운(萬事皆是雲) 만사는 모두 뜬구름과 같다

금조상별후(今朝相別後) 오늘 아침에 작별한다

사군불견군(思君不見君) 암만 그대를 생각해봐도 찾을 곳도 없고 생각할 곳조차 없다.

*서산대사 : 1,2구 ‘送英庵主出山’ 원문 一身眞逆旅 萬事皆浮雲 / 3,4구 ‘送芝師’ 원문 今朝相別後 思君不見君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사흘 만에 나를 깨닫고 보니 천재[영원]의 보배로구나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 백년동안 물(物)을 탐한 것은 하루아침에 티끌이니라.

*<자경문>

 

No. 265 선요시중 其4(전)(임자72.09.10) 55분

유유만고사(悠悠萬古事) 역사없이 흘러내려오는 만고사가

성하수동류(城下水東流) 성 아래에 물 흐르는 거 같다

일성초운안(一聲楚雲雁) 한소리, 초나라로 울고 가는 기러기다

고범원객주(孤帆遠客舟) 외로운 돛배는 가물가물 가버린다.

*서산대사 ‘登鐵城城樓有感’ / 원문 一聲楚雲雁 孤帆遠客舟 海色碧於天 兩兩飛白鷗 悠悠萬萬古 城下水空流 誰知采芝人 今日獨登樓

 

진귀조사재설산(眞歸祖師在雪山) 진귀조사가 설산에 계셔서

총목방중대석가(叢木房中待釋迦) 총목 방중에서 석가를 기다렸다

전지조인임오세(傳持祖印壬午歲) 임오세에 조인(祖印)을 전하니

심득동시조종인(心得同時祖宗印) 마음 깨달을 때 조인까지 얻었다.

*(고려) 천책(天頙) <禪門寶藏錄> / 원문 祖宗旨

 

No. 266 자경, 암두 사공시 노바와 거량, 가섭의 아난 제도(임자72.09.15) 51분

활구참선객(活句參禪客) 활구 참선객이여

하인작득쌍(何人作得雙) 어떠한 사람이 참선객과 쌍이 되겠냐

보연천사일(報緣遷謝日) 참선하다가 이 몸 내버릴 날에

염왕자귀강(閻王自歸降) 염라대왕이 스스로 항복하니라.

*서산대사 ‘贈熙長老’ / 원문 活句留心客 ※降은 항(항복할), 강(내릴)으로 발음됨.

 

불급심사 공과일생(不急尋師空過一生)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일생을 헛되이 보내느니라.

*달마 <혈맥론>

 

No. 267 충국사 설화, 운문방(임자72.09.16) 57분

우심불학증교만(愚心不學增憍慢) 어리석은 마음으로 배우지 않는 것은 교만심만 더한다

치의무수장아인(癡意無修長我人) 어리석은 사람은 배우지 않고 닦지 않기 때문에 아만만 길어난다

공복고심여아호(空腹高心如餓虎) 빈 배 높은 마음은 배고픈 호랑이 같고

무지방일사성전(無知放逸似猩顚)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 그럭저럭 지내니까 (사람모양 뒤집어쓴) 원숭이 같은 것이다.

*<자경문>

 

No. 268 출가수도배 재색최선금, 자경, 극락진의(임자72.09.19) 49분

출가수도배(出家修道輩) 출가해서 도 닦는 대중들이여

재색최선금(財色最先禁) 그러니 가장 재물을 멀리 해라

군거수구신(群居須口愼) 대중을 모아서 살지마는 입이 없어버려라 (남의 말, 뭘 할 것이 있느냐)

독거요방심(獨居要防心) 혼자 있을 때 더욱 마음을 막아야 할 것이니라.

*서산대사 ‘示明鑑尙珠彦和諸門輩二’ / 원문 須慎口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시는고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네 마음머리를 잡아서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 한번 턱 깨달을 것 같으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 육문에서 항상 자금광을 놓는구나.

*나옹스님 ‘答妹氏書’ 중에서

 

No. 269 몽산시중(전)(임자72.09.21) 31분

공산우풍다(空山風雨多) 공산에는 풍우가 많이 있는디

화락무인소(花落無人掃) 꽃이 뚝 떨어지니 쓸 사람이 없구나

청천일안몰(靑天一雁沒) 청천에는 한 기러기가 빠져버리고

벽해삼봉출(碧海三峯出) 망망창해에 그 산이 툭∼ 삼봉이 솟았구나.

*서산대사 : 1,2구 ‘草屋’ / 3,4구 ‘訪謫客’

 

No. 270 선재동자 구도행각, 위법망구, 화두하는법(임자72.09.22) 62분

주중야문적(舟中夜聞笛) 배를 타고 밤 젓대 소리를 들었다 (거, 제일구여)

하처숙어옹(何處宿漁翁) 어느 곳에서 어옹이 젓대를 부는고

일출무인견(日出無人見) 날이 척∼ 새니 어옹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데

조제화자홍(鳥啼花自紅) 새는 모두 울고 꽃은 벌거니 피었구나.(모두 생사없는 해탈가풍이다)

*서산대사 ‘東湖夜泊’ / 원문 舟中聞夜笛

 

무변허공 각소현발(無邊虛空覺所顯發) 갓없는 허공, 각(覺) 나타난 바니라.

*<원각경>

 

•No. 271

 

No. 272 달마혈맥론, 법당증축 낙성일 새벽법문(임자72.09.24) 40분

족천천간수(足穿千澗水) 발로는 천 시냇물을 뚫는다[건넌다]

신파청산운(身破靑山雲) 몸뚱이로는 청산의 구름을 헤친다

상사증거로(想師曾去路) 다만 날 옳게 가르쳐 줄 스승을 찾는 길에

계자낙정정(桂子落丁丁) 계수나무 열매가 오글오글 떨어진다.

*서산대사 ‘贈別慧機長老 二’ ※원문은 落紛紛. 丁丁은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이므로 丁丁으로 표기함(불명확).

 

약야산중봉자기(若也山中逢子期) 만약에 산중에서 자기[上根大智]를 만났으면

기장황엽하산하(豈將黃葉下山下) 내가 어찌 누른 이파리를 가지고 산하에 내렸겠느냐.

*태고보우 ‘釋迦出山相’ 중 / 원문 巍巍落落兮赤洒洒 密密恢恢兮淨裸裸 春風爛漫水悠悠 獨步乾坤誰伴我 若也山中逢子期 豈將黃葉下山下 咄 ※자기=종자기(鍾子期), 지음(知音) 고사의 주인공. 친구인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를 종자기만 제대로 들을 줄 알아, 종자기가 죽은 후 백아는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다 한다.

 

No. 273 천지상공진일월~, 법당증축 낙성식(임자72.09.24) 80분

천지상공진일월(天地尙空秦日月) 천지에 오히려 진나라 일월이 공했고

산하불견한군신(山河不見漢君臣) 산하에는 한나라 군신을 보지 못하것다.

*<선가귀감>

 

원앙수출종교간(鴛鴦繡出從敎看) 원앙새 그림은 대중께 보였다

불파금침도여인(不把金針渡與人) 원앙새 놓은 금바늘은 건네지 못했어.

*불안청원(佛眼淸原) <古尊宿語錄>

 

No. 274 오대산기, 석비산영만~(임자72.09.27) 31분

석비산영만(錫飛山影晩) 작대기를 날리니 산그림자가 늦고

풍송수성한(風送水聲寒) 바람을 보내니 물소리가 차갑구나

송명경숙조(松鳴驚宿鳥) 솔바람이 부니 자는 새는 놀래고

운파노청산(雲破露靑山) 구름은 없어졌는디 청산만 떠억~ 하니 드러났구나.

*서산대사 : 1,2구 ‘送一晶禪子’ / 3,4구 ‘題淳師卷’

 

◆법문 한마당

◎양변(兩邊)

아는 놈은 외도요

모르는 놈은 죽은 놈이니

양변(兩邊)을 여의고 한마디 이르시오.

 

No. 275 임자년 동안거결제 법문(송담선사 전강선사 법문)(임자72.10.15) 82분

주중야문적(舟中夜聞笛) 배를 타고 밤 젓대 소리를 들었다 (거, 제일구여)

하처숙어옹(何處宿漁翁) 어느 곳에서 어옹이 젓대를 부는고

일출무인견(日出無人見) 날이 척∼ 새니 어옹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데

조제화자홍(鳥啼花自紅) 새는 모두 울고 꽃은 벌거니 피었구나.(모두 생사없는 해탈가풍이다)

*서산대사 ‘東湖夜泊’ / 원문 舟中聞夜笛

 

불조미증전(佛祖未曾傳) 불조도 일찍이 전함이 없는데

아역무소득(我亦無所得) 나도 또한 얻은 바가 없느니라

차일추색모(此日秋色暮) 이 날에 추색이 저물었는디

원소재후봉(猿嘯在後峯) 원숭이 휘파람은 후봉에 있느니라.

*만공스님께서 전강스님에게 내려주신 전법게

 

재세약무호말선(在世若無毫末善) 재세에 만약 이와 같은 복을 지어놓지 못하고는

후세하물답명후(後世何物答冥候) 이 몸뚱이 내버린 뒤에 지옥 들어갈 때는 바로 들어갈테니 뭐라고 할테여.

*경허성우 ‘結同修定慧 同生兜率 同成佛果稧社文’

 

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만약 이 말을 듣고 닦지 아니할 것 같으면

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한이 만단이나 될 것이다.

*<자경문> / 원문 玉兎昇沉催老像金烏出沒促年光 求名求利如朝露 或苦或榮似夕烟勸汝慇懃修善道速成佛果濟迷倫 今生若不從斯語後世當然恨萬端

 

No. 276 임자년 10월 관음재일 법어(화두발심, 고봉스님 수행기)(임자72.10.24) 70분

비희일침몽(悲喜一枕夢) 슬픈 것과 즐거운 것 한 베개 꿈이여

취산십년정(聚散十年情) 모아졌다 흩어졌다 하는 것이 십년정이여 (잘해야 십년정이여)

무언각회수(無言却回首) 말없이 머리를 돌이켜서 너를 한번 생각해 봐라

산정백운비(山頂白雲飛) 저 산머리에 백운이 푸~ 올랐다가 그만 흩어져 버린다.

*서산대사 ‘俊禪子’ / 원문 悲歡, 白雲生

 

일념정좌일수유(一念靜坐一須臾) 만약 사람이 고요히 앉아서 잠깐 동안만 ‘이뭣고’를 생각해도

승조항사칠보탑(勝造恒沙七寶塔) 항하사 모래수의 칠보탑 쌓은 공덕보다 훨씬 승(勝)하니라.

*<廣淸凉傳> 문수보살이 무착선사에게 준 게송 / 원문 若人靜坐一須臾 勝造恒沙七寶塔 寶塔畢竟碎爲塵一念淨心成正覺

 

No. 277 달마사행론 中 제법부동적정문, 조실스님 출가인연(임자72.11.04) 50분

취적기우자(吹笛騎牛者) 젓대를 불며 소를 탄 자야

동서임자재(東西任自在) 동서에 마음대로 자재하다

청원연우리(靑原烟雨裏) 푸른 언덕 연기 안개속에서

비진기쇠의(費盡幾蓑衣) 얼마나 옷을 찢기며 가시에 찔리며 무진 고생을 얼마나 했느냐.

*서산대사 ‘題牧庵’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시는고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네 마음머리를 잡아서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 한번 턱 깨달을 것 같으면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 육문에서 항상 자금광을 놓는구나.

*나옹스님 ‘答妹氏書’ 중에서

 

No. 278 정안결택, 수참활구 막참사구(임자72.11.05) 76분

주중야문성(舟中夜聞聲) 저 배 가운데서 젓대소리가 나는데

하처숙어옹(何處宿漁翁) 어느 곳에서 어옹이 젓대를 부는고

일출무인견(日出無人見) 날이 척∼ 새니 어옹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데

조제화자홍(鳥啼花自紅) 새는 모두 울고 꽃은 벌거니 피었구나.(모두 생사없는 해탈가풍이다)

*서산대사 ‘東湖夜泊’ / 원문 舟中聞夜笛

 

불행방초로(不行芳草路) 방초로[고행정진]를 행하지 아니하며는

난지낙화촌(難至落花村) 꽃피어 열매 떨어져 맺은 곳에 이르기 어려우니라.

*<선가귀감>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의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 어느 때 돌아오며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 때가 기니 어찌 등한히 놀까보냐.

*천동굉지 <치문경훈> / 원문 蒿里新墳盡少年 修行莫待鬢毛斑 死生事大宜須覺 地獄時長豈等閑 道業未成何所賴 人身一失幾時還 前程黑暗路頭險 十二時中自着奸

*전강스님께서 17세 경 치문을 배우실 때, 계사(戒師)이셨던 해인사의 응해(應海)스님의 이 법문을 듣고 결정적인 발심을 하게 된 게송이다.

 

No. 279 인가, 오종가풍, 결택(임자72.11.06) 84분

건곤만리일견납(乾坤萬里一肩衲) 건곤 만리, 한 어깨에 누더기 걸친 납승의 도량이다

기처백운비단공(幾處白雲飛短筇) 어느 곳에 내 작대기가 안 이를 곳이 있느냐

만산홍록개묘체(滿山紅綠皆妙體) 만산 홍록도 전체가 다 묘체다 (생사없는 그 도리다)

청산유수춘수족(靑山流水春睡足) 청산유수에 봄 졸음도 족하다.

*1,2구 서산대사 ‘萬瀑洞次古栢韻’ / 원문 乾坤萬里一肩衲 幾處白雲飛短筇 楓岳洞天眞佛國 琉璃爲水玉爲峯

 

착화주중안홀명(着火廚中眼忽明) 부엌에서 불을 후~ 불다가 눈이 홀연히 밝았다

종차고로수연청(從此古路隨緣淸) 일로 쫓아서 옛길이 인연따라 맑다

약인문아서래의(若人問我西來意) 만약 어떤 사람이 나한테 서래의를 묻거드면

암하천명불습성(岩下泉鳴不濕聲) 바위아래 샘이가 젖지 않는 소리로 운다.

*방한암스님 오도송 / 원문 從玆

 

No. 280 임자년 동지법문(송담선사 전강선사 법문)(임자72.11.17) 64분

요요산적적(寥寥山寂寂) (마음은) 고요하고 고요하고 산은 적적하구나

운습좌선의(雲濕坐禪衣) 산에 있는 안개가 흘러내려와서 나의 도닦는 옷을 적셔준다

낙화삼척심(落花三尺深) 산중에 꽃은 떨어져서 삼척이나 깊다

풍요학소영(風搖鶴巢影) 바람은 학 그림자를 흔들거린다.

*서산대사 ‘過古寺’ / 원문 寂寂閉虛院 落花三尺深 東風來又去 月色傷人心 花落僧長閉 春尋客不歸 風搖巢鶴影 雲濕坐禪衣

 

◆법문 한마당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은 (송담선사 법문. 전강대종사께서 송담선사께 법상에 올라가 법을 설하라고 권하심)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은, 달마스님께서 <혈맥론>에 말씀하신 바와 같이, '깨닫지 못하고 법을 설하며는 그 설하는 사람은 마구니의 왕이 되고, 또 그 깨닫지 못한 사람의 법을 듣는 대중은 마구니의 권속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

그러면 어떠헌 사람이 능히 법을 설할 수가 있느냐 하며는,

‘한 말도 설하지 아니허되 삼천대천세계에 어느 한 구석에도 들리지 아니한 곳이 없을 만큼, 또 단 일분일초 동안이라도 그 설법이 그친 바가 없이,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꽉 차는 대사자후를 할 수 있는 사람.’

다시 말하면, ‘입을 열지 아니하되 그 설법이 끊이지 않고 대사자후를 할 수 있는 사람.’

다시, ‘종일 일평생토록 법을 설하되, 한 말도 설한 바가 없는 사람.’

능히 이러헌 사람만이 감히 법을 설한다고,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No. 281 선문촬요, 달마방편, 달마혈맥론(계축73.05.16) 48분

오가유보물(吾家有寶物) 내게 큰 보물이 있는데 (내게 생사없는 보물이 있어)

가소서래의(可笑西來意) 가히 우습다, 무슨 서래의인가

하시황매사(何是黃梅事) 무엇이 황매에서 법을 받고 전할 것이 있어 (내게 전수가 없는 보물이 있는데)

방할우적의(棒喝雨滴矣) 방맹이와 할뿐이여 그 자리는.

*1,2구 서산대사 ‘贈德義禪子’ 吾家有寶燭 可咲西來燈 半夜黃梅信 虛傳粥飰僧 / 3,4구 전강대종사

 

◆법문 한마당

◎내게 있는 보물

유정이고 무정이고 삼라만상이고 뭐 하나도 빼놓을 거 없이 본래 성불여, 본래 성불인디 운하홀생 산하대지(云何忽生山河大地)냐. 홀생 산하대지가 있느냐. 본 성불자리, 일체 물질, 원소불멸, 더군다나 우리 영체(靈體) 사람으로 하면 어디 본성불인디 본래성불, 생사없는 그 자리. 낱낱이 그 자리, 사람사람이 누가 없으며 증감(增減)이 어디 있어. 감증(減增)이 어디있어. 본래 생사없는 본분자리, 본래성불자리. 불불(佛佛)이 서로 보지 못하고, 석가도 아지 못하고, 천성도 역불식(亦不識)이고….

아 이거 뭐, 누가 덜하고 더할 것이여. 낱낱이, 개인 개인이 그러한 보물이 있어. 천하보물, 생사없는 보물. 내가 가지고 있고, 내게 갖춰져 있고, 뭐 여의도 떼고 어디가 있어…. 그대로 본래불(本來佛)이 있다.

 

조문도 석사가의(朝聞道夕死可矣) 아침에 도를 듣고 저녁에 죽어도 가하다.

*<논어>

 

No. 282 율사견성기, 대승계, 혈맥론, 인가전법(계축73.05.18) 71분

개창견정수(開窓見庭樹) 창을 열고 뜰앞의 냉기[나무]를 본다

만엽일추성(萬葉一秋聲) 일만 냉기 이파리에 한 가을소리로구나

양춘탄일곡(陽春彈一曲) 화창한 춘일에 거문고 곡조를 탄다

송월만창시(松月滿窓時) 솔냉기(나무) 사이로 비춰주는 달빛은 창 앞에 가득허다.

*서산대사 : 1,2구 ‘庭悟’ / 3.4구 ‘謝金信士來訪’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 죄는 자취가 없는디 마음으로 좇아 일어나는구나

심약멸시죄역무(心若滅時罪亦無) 마음 하나 있다가 멸할 때 죄도 없구나

죄멸심망양구공(罪滅心亡兩俱空) 죄도 없고 마음도 없는

시즉명위진참회(是卽名爲眞懺悔) 그게 참말로 진참회로구나.

*참회게

 

No. 283 달마혈맥론, 운광법사 설화(계축73.05.19) 51분

화류구안색(花柳舊顔色) 버들 퍼렇고 꽃이 피는 것이 그대로 옛 안색이여

헌창무주인(軒窓無主人) 헌창에 주인이 없어 (그 도리를 바로 보는 주인이 없구나)

종명서악사(鍾鳴西嶽寺) 종소리는 서악사에서 꿍꿍~ 나는구나

송죽벽운루(松竹碧雲樓) 솔대는 꽉 찼는디는[찼는데에는] 벽운루가 있어.

*서산대사 : 1,2구 ‘訪祖室’ 원문 軒窓無主人 / 3,4구 ‘遊西山’

 

심불반조 간경무익(心不返照看經無益) 마음을 반조치 아니하면 경을 봐도 이익이 없느니라.

*청매(靑梅)선사 ‘十無益’

◎청매조사 십무익송

심불반조간경무익(心不返照看經無益) 마음을 반조치 아니하면 경을 봐도 이익이 없고

부달성공좌선무익(不達性空坐禪無益) 성품의 공함을 요달치 못하면 좌선을 해도 이익이 없고

불신정법고행무익(不信正法苦行無益) 정법을 믿지 않으면 고행을 해도 이익이 없고

부절아만학법무익(不折我慢學法無益) 아만을 꺾지 않으면 법을 배워도 이익이 없고

흠인사덕제중무익(欠人師德濟衆無益) 스승노릇할 덕이 없으면 중생을 제도해도 이익이 없고

내무실덕외의무익(內無實德外儀無益) 안으로 실다운 덕이 없으면 밖으로 위의를 세워도 이익이 없고

심비신실교언무익(心非信實巧言無益) 마음이 진실치 않으면 교묘한 말을 하더라도 이익이 없고

경인망과구도무익(輕因望果求道無益) 원인을 가벼이 하고 과보를 크게 바라면 도를 구해도 이익이 없고

만복무식교만무익(滿腹無識憍慢無益) 뱃속에 무식만 가득하면 교만하여 이익이 없고

일생괴각처중무익(一生乖角處衆無益) 일생을 괴각질을 하면 대중과 함께 하더라도 이익이 없음이라.

 

No. 284 상견사견, 공안법문(안수정등), 혜월스님 천진행(계축73.05.20) 68분

만리일견납(萬里一肩衲) 고향 여의고 부모도 여의고 한 어깨에 누더기 걸친 정법 닦는 납자여

백운비단공(白雲飛短筇) 백운에 작대기 걸릴 것이 뭣이 있나

삼간무삼벽(三間無三壁) 조그마한 토굴에 삼벽이 무너지기도 하고…

청산일단혼(靑山一斷魂) (일생을 이럭저럭 지내다가 죽을 날이 다가오면) 참 더러운 혼이 되고 만다, 청산에서 뭐 했느냐.

*1,2구 서산대사 ‘萬瀑洞次古栢韻' / 3,4구 ‘杜鵑’ 원문 草屋三間無四壁 子規聲送月黃昏 坐中若有離家客應向靑山一斷魂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색으로써 나를 보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써 나를 구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한다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부처를 보지 못하느니라.

*<금강경> 사구게 法身非相分

 

여지기량유진(汝之技倆有盡) 너의 기량은 다함이 있다마는 (망상・번뇌・세상경계가 아무리 나를 방해해도 다함이 있다)

아지불채무궁(我之不采無窮) 내 간섭 않는 것은 다함이 없다.(내가 상관하지 않는 건 다함이 없어)

*<선요>

 

◆법문 한마당

◎육대 선지식에 한몫 인가를 받다 “달다”

내가 육대선지식에게 한 몫 인가받은 공안이 있으니 그거 자찬(自讚)여, 안할 수가 없어. 용성큰스님께서 여름해제 때 망월사 80명 대중에게 물은 공안여.(…)

안수정등(岸樹井藤) : 한 사람이 망망한 광야를 가는데 그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무서운 코끼리가 쫓아오고 있다. 언덕 밑에 우물이 있고 등나무 넝쿨이 우물 속으로 늘어져 있어, 등나무 넝쿨을 붙들고 우물속으로 내려갔다. 우물 바닥에는 독룡이 입을 벌리고 있고 우물 중턱에는 네 마리 독사가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런데 흰 쥐와 검은 쥐가 넝쿨을 쏠고 있다. 만일 등나무 넝쿨이 끊어지거나 힘이 빠져 아래로 떨어지면 독룡에게 잡혀 먹히는 수밖에 없다.

그때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등나무에 매달려 있는 벌집에서 꿀물이 한방울, 두방울, 세 방울, 네방울, 다섯방울… 이렇게 떨어져서 입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 사람은 꿀을 받아먹는 동안에 자기의 위태로운 경계는 모두 잊어버리고 꿀맛에 도취되어 있다.

 

이것은 비유 설화인데 한 사람이란 생사고해에서 헤매고 있는 중생이고, 망망한 광야는 생사광야인 육도윤회(六道輪迴)이고, 쫓아오는 코끼리는 무상살귀(無常殺鬼)요, 우물은 이 세상이고, 독룡은 지옥(地獄)이다. 네 마리 뱀은 이 몸을 이루는 지・수・화・풍 사대(四大)요, 등나무는 무명수(無明樹)이고, 등나무 넝쿨은 생멸줄이다. 흰 쥐와 검은 쥐는 일월이 교체하는 낮과 밤이요, 꿀은 오욕락으로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이다. 이렇게 위태로울 지경에 어떻게 하면 살아 갈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안수정등 공안이다.

 

그때 꿀 먹고 있을 때 어떻게 했으면 살겠느냐? 한마디씩 일러라. (이렇게 용성스님이 제방선원에 물으셨다) 꼭 매달려 있을 적에 어떻게 했으면 살아가겠느냐, 용성스님이 물었어. 그때 다 대답을 했지.

만공스님은 어젯밤 꿈속 일이니라(昨夜夢中事), 혜봉스님의 답은 부처가 다시 부처가 되지 못하느니라.(佛不能更作佛)

혜월스님의 답은 “알래야 알 수 없고 모를래야 모를 수 없고 잡아얻음이 분명하니라.(拈得分明)

보월스님의 답은 “어느 때 우물에 들었는가”(何時入井)

고봉스님의 답은 “아야, 아야” 하셨다.

다 답하고 마지막 답이 물으신 용성큰스님 답여. “박꽃이 울타리를 뚫고 나와 삼밭에 누었느니라(瓢花穿籬出臥在麻田上)”

격외답(格外答) 잘 하셨지. 하지마는 격외(格外)도 꼭 거기에 탁 맞은 격외를 해야 하는 거여. 공안답이란 그런거여. 판치생모(板齒生毛) 답이 그 답여. ‘판치에 털났다’는 게 고렇게 딱 맞는 거여. 그 답이 아니면 허락 않는거여. 안되는 법이여, 그것이 천칠백공안이여, 낱낱이 가풍의 공안이 있어. (…)

 

나는 얻어먹고 돌아다니다가 저 충청도로 나왔는데 노상에서 내 친구 도반 나하고 동갑인디, 김초안이를 만났어. 나는 정영신이고 그 사람은 김초안일 때여. 한창 스물 몇 살 먹었을 때 (…)

“자, 잘 만났네, 자네를 여기서 만났으니 노상에서 만났으니 유감일세. 어디 처중에서 만날 것을. 자 어서 속히 답하소, 용성큰스님이 물었는데 이런 답이 있으니 여기 일르소. 칡줄에 매달려있을 때 어떻게 해야 살아가겠느냐?” “물을라면 길이라도 절을 하고 묻게, 절을 하고 정성스럽게 묻게.” “하아~ 절하고 말고” 절하고 물어서 그래서 내가 “달다” 하니 “캬아, 그렇것다”고 하고 별 문답이 없어. 이 답이 들어갔다. 그만 용성큰스님이 듣고서는 “참 잘일렀다” 관주(貫珠)를 해 버렸어. 만공스님도 듣고 “그렇다”, 그렇다고 안한 선지식이 없어. 내가 도장원(都壯元) 했다 그말여. 그랬으니 도장원 했으니 그만 했으면 한국 육대 큰스님네가 다 인가(印可)헌거 사실이지 뭐 어째. 그건 내 자찬(自讚)여, 자찬이지마는 헐 건 해야지 안하고 말어?

※관주 : 시문의 썩 잘 된 부분에 치는 동그라미

 

No. 285 남전과 조주의 학자점검, 활구선, 척사현정, 스승간택(계축73.05.21) 54분

천애각남북(天涯各南北) 천애의 각 이별이여 (그것이 본래 중생사여)

앙천기상사(仰天幾想思) 하늘을 우러러서 통곡밖에는 없어

일거무소식(一去無消息) 한번 서로 와서 만났다 한번 또 가버리면 아무 소식이 없어

사생장이별(死生長離別) 중생은 죽고 사는 생사의 긴 이별뿐이니라.

*서산대사 ‘憶友’ / 2구 원문 見月幾相思

 

사언마어긍수청(邪言魔語肯受聽) 삿된 말과 마구니 말은 즐거이 듣고

성교현장고불문(聖敎賢章故不聞) 성현이 바로 말씀해 준 참선법은 절대 듣지 않는다.[믿지 않는다]

*<자경문>

 

원간산유색(遠看山有色) 멀리 보니 산에 빛이 있다

근청수무성(近聽水無聲) 가까이 들으니 물소리가 없다

인래조불경(人來鳥不驚) 사람이 오는데 새가 놀래지 않는다

춘거화유재(春去花猶在) 봄은 갔는데 꽃이 있다.

*<금강경오가해> 야부송 / 원문 3,4구 春去花猶在 人來鳥不驚

 

No. 286 달마바라와의 문답, 척사현정(계축73.05.22) 39분

청산미타굴(靑山彌陀窟) 청산이 자성미타, 내 본래면목이요

창해적멸궁(滄海寂滅宮) 창해가 그대로 내 생사없는 적멸대지란 말여

물물무가애(物物無罣碍) 물건 물건이 걸림이 없다

기간학두홍(幾看鶴頭紅) 몇 번이나 솔냉기[나무] 꼭대기에 앉아있는 학머리 붉은걸 봤느냐.

*<석문의범> 615번 참조

 

No. 287 화상방교수끽, 금봉스님과 탁마, 향곡스님과 탁마(창천)(계축73.05.23) 75분

상견백년정하허(相見百年情何許) 인생 백년의 정을 어디다 하소연 할 것이냐

임별유유갱사상(臨別悠悠更思想) 이별한 뒤에는 생각이 더 난다

요지백운귀거로(遙指白雲歸去路) 흰구름 왔다갔다 흩어지는 것이나 인생 왔다갔다 흩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산점점천창창(遠山點點天蒼蒼) 산은 점점 멀어지고 퍼런 하늘뿐이다.

*서산대사 ‘贈別圓上人’ / 원문 十年相見情何許 臨別悠悠更對床

 

No. 288 만공스님 용성스님과 탁마(어묵동정), 달마혈맥론(계축73.05.25) 70분

역력제공안(歷歷提公案) 역력히 공안을 잡드리해라

막부역막침(莫浮亦莫沈) 공연히 (그럭저럭 지내는) 뜬마음도 갖지 말고 (어서 속히 깨달으려는) 급박심도 두지 말아라

*서산대사 ‘贈泉禪和子’ / 원문 歷歷提公案 莫浮亦莫沈 虛明如水月 緩急若調琴 病者求醫志 嬰兒憶母心 做工親切處 紅日上東岑

 

허명여수월(虛明如水月) 허공에 달빛 같고 물속에 떨어져 있는 수월 같다

완급여조금(緩急如調琴) 화두를 거각하되 늘어지지도 말게 하고 급하게도 말게 하라.

*바로 위 게송 ‘역력제공안 막부역막침’에 이어지는 구절

 

병자구의원(病者求醫員) 병자가 의원을 구하는 마음이다

영해억모심(嬰孩憶母心) 어린아이가 어머니 아니면 못산다

주공친절처(做工親切處) 이렇게 간절히 공부를 잘 닦아 나가며는

홍일상동령(紅日上東嶺) 붉은 해가 동쪽에서 푹~ 솟듯이 확철대오가 있으리라.

 

No. 289 보조국사 설화(계축73.05.26) 51분

천상천하무여불(天上天下無如佛) 천상천하에는 부처님 같은 어른이 없다

시방세계역무비(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에는 비할 데 없어

세간소유아진견(世間所有我盡見) 세간에 있는 바 내가 다 일찍이 보니

일체무유여불자(一切無有如佛者) 일체가 부처님 같은 이가 없더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저사불’을 친견하고 환희하여 7일간 한발로 서서 찬탄한 게송 <대지도론>

 

No. 290 무상발심법문, 출가십선도, 만공 한암 10대문답(계축73.05.27) 90분

죽풍이취객(竹風移醉客) 댓바람이 몹시 부니 (대밭 밑에 자던) 술취한 놈이 자다가 잠을 깨는구나

화우정유봉(花雨定遊蜂) 꽃비에 낙화가 우르르 떨어지니까 벌은 꿀을 싣지 못하고 쉬어

명월근촌저(明月近村笛) 달은 밝은디 가까운 마을에 젓대 소리 나고

청효원사종(淸曉遠寺鍾) 맑은 새벽에는 먼 절에서 종소리가 들리는구나.

*서산대사 ‘宿蔡邕亭’ / 원문 明月近村笛 淸晨遠寺鍾 竹風移醉客 花雨定遊蜂

 

허극일광(虛隙日光) 문틈으로 스며들어온 햇빛에 보아라

섬애요요(纖埃擾擾) 얼마나 가는 먼지가 얼마나 많이 흔들거리는가 ※중생의 일어나는 마음의 비유

청담수저(淸潭水底) 고여 있는 맑은 못물 밑에

영상소소(影像昭昭) 달빛이 그대로 비춰져 있다. ※가라앉은 마음의 비유

*<선가귀감>

 

여지기량유진(汝之技倆有盡) 너의 기량은 다함이 있다마는 (망상・번뇌・세상경계가 아무리 나를 방해해도 다함이 있다)

아지불채무궁(我之不采無窮) 내 간섭 않는 것은 다함이 없다.(내가 상관하지 않는 건 다함이 없어)

*<선요>

 

수지왕사일륜월(誰知王舍一輪月) 누가 왕사[부처님]의 일륜월이

만고광명장불멸(萬古光明長不滅) 만고에 그 광명이 멸하지 않는 것을 알수가 있겠느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함허 序

 

약인욕식불경계(若人欲識佛境界) 만약 사람이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할진댄

단리망연여여불(但離妄緣如如佛) 망연을 여의면 여여한 부처니라.

*60권 <화엄경> 여래출현품 / 원문 若有欲知佛境界 當淨其意如虛空 遠離妄想及諸取令心所向皆無礙

*2구 백장회해

 

No. 291 초심, 공안법문, 삼세심도불가득, 소산도하30년(계축73.05.28) 50분

송음석상월(松吟石上月) 밤달 훤한디 석상의 솔이 운다

인롱화간금(人弄花間琴) 사람은 꽃핀 사이에서 거문고를 뜯는구나

청산고인안(靑山古人眼) 청산은 옛사람의 눈이요

수성후인심(水聲後人心) 물소리는 뒷사람의 마음이다.

*서산대사 ‘次許學士遊石門韻’ / 원문 4구 留與後人心

 

시법주법위(是法住法位) 이 법이 법위에 주해 있어서

세간상상주(世間相常住) 세간상이 상주니라.

*<법화경> 방편품

 

No. 292 초심1, 조사서래의(계축73.05.29) 67분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어떤 것이 조사가 서에서 온 뜻입니까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뜰앞의 잣냉기[나무]다

문답심다소(問答甚多少) 문답이 심히 많으나

용장미유저(龍藏未有底) (서래의의 뜻은) 용궁에도 없어.

*서산대사 ‘輝遠扶天道人’ / 원문 祖師西來意 庭前栢樹子 問荅甚分明 龍藏未有底 咄 盡力起疑處 氷消瓦解去

 

No. 293 초심2(계축73.06.01) 45분

산계일장소(山溪一長嘯) 시냇물은 긴 휘파람 소리를 내며 흐르고

풍생만학간(風生萬壑間) 바람은 깊은 골짜기에서 인다

야심연자원(夜深燕子院) 밤은 연자원에 깊었는데

일조청량산(日照淸凉山) 해는 청량산을 비추는구나.

*서산대사 ‘夜坐’ / 원문 有客一長嘯 風生萬壑間 夜深燕子院 月照淸涼山

 

삼계유여급정륜(三界猶如汲井輪) 삼계가 (물뜨러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는) 두레박줄(도르레)이다

백천만겁역미진(百千萬劫歷微塵) 백천만겁에 가는 티끌수와 같이 윤회고를 받아왔다

*<석문의범>

 

수지왕사일륜월(誰知王舍一輪月) 누가 왕사[부처님]의 일륜월이

만고광명장불멸(萬古光明長不滅) 만고에 그 광명이 멸하지 않는 것을 알수가 있겠느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함허 序

 

No. 294 초심3(제1, 2, 3구), 아난 발심대오(계축73.06.02) 52분

청산유력진(靑山遊歷盡) 청산을 밟아 다했다

환아초인혜(還我草인鞋) ★

*서산대사 ‘心禪子行脚二’ / 원문 枯木別春色 羚羊挂壁上 山川遊歷罷 還我草鞋錢. ‘초인혜’에서 ‘인’ 한자不明

 

월침서해흑(月沈西海黑) 달이 잠기니 서쪽바다가 검다

운진노청산(雲盡露靑山) 구름 벗어지니 청산은 그대로 드러났다.

*서산대사 ‘草堂’참조

 

명명백초두(明明百草頭) 밝고 밝은 일백꽃 머리에도

명명조사의(明明祖師意) 다 조사선이 있다.

*방거사 어록에 방거사와 딸 영조와의 문답에 나오는데, 고인의 언구라고 언급됨.

 

석전천년난도지(石轉千年難到地) 돌을 굴리니 천년이 되아도 땅에 이르지 아니했다

수장일척가마천(手長一尺可摩天) 손이 한자만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뻔 했다.

*금강산 시승과 김삿갓의 댓구. 비슷한 여러가지 구절로 전한다.

 

고륜독조강산정(孤輪獨照江山靜) 외로운 수레바퀴가 홀로 비추어 강산이 고요하니

자소일성천지경(自笑一聲天地驚) 내 웃음 한소리에 천지가 놀래는구나.

*<임제록>

 

일생괴각(一生怪角) 일생 괴각질만 하는 것은

처중무익(處中無益) 대중처소에 있어도 이익이 없느니라.

*청매(靑梅) 조사 ‘十無益’

 

No. 295 초심4(계축73.06.06) 69분

출가삼월춘(出家三月春) 출가해 놓고 보니 삼월 봄이다

처처낙화풍(處處落花風) 곳곳이 바람이 불어서 꽃은 뚝뚝 떨어지는구나.

하처선승회(何處禪僧會) 어느 곳에 선승이 있는고

원림생취연(遠林生翠烟) 멀리 저 숲에 푸른 안개가 일어난다.

*서산대사 ‘紅流洞二’ / 원문 出門三月暮 處處落花風 十年紅塵客 一笑靑山中 花飛春暮日尋入武陵天 何處神仙會 遠林生翠烟

 

약무인행 만행불성(若無忍行萬行不成) 만약 참는 행이 없으면 만가지 일을 이루지 못하는 법이다.

*<선가귀감>

 

No. 296 김조심영가 천도법문(월원불유망~)(계축73.06.08) 6분

월원불유망(月圓不逾望) 달은 둥글지마는 보름을 지나지 못혀

일중위지경(日中爲之傾) 해도 반일이 되면 기울어져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뜰앞의 잣냉기[나무]여

독야사시청(獨也四時靑) 홀로 사시에 푸르러 있구나.

*서산대사 ‘草堂詠栢’

 

No. 297 조실스님 할 방, 대승계 수계법문(강촌, 법강)(계축73.06.10) 85분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누른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가지 꽃이다

백로하전천점설(白鷺下田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 점의 눈이니라.

삼입낙양인불식(三入洛陽人不識) 세 번을 낙양에 들어가도 사람이 알덜 못혀

번신비과동정호(飜身飛過洞庭湖) 몸을 뒤집어서 동정호에 지내간다.

*1,2구 <五燈會元>에서 심(深)선사가 고인의 글귀로 인용 / 3,4구 여동빈

 

지학성보리(智學成菩提) 지혜스럽게 배운 것은 보리를 이루고

우학성생사(愚學成生死) 어리석게 배운 것은 생사를 이룬다.

*<계초심학인문>

 

십년단좌옹심성(十年端坐擁心城) 십년동안을 단정히 앉아서 심성을 옹호했다

관득심림조불경(慣得深林鳥不驚) 넉넉하게 깊은 숲의 새가 놀래지 않을 경계를 얻었다

작야송담풍우악(昨夜松潭風雨惡) 어젯밤 송담에 풍우가 악하더니

어생일각학삼성(魚生一角鶴三聲) 괴기[고기] 한 뿔다구가 났고 학 세 소리 허는구나.

*서산대사 ‘贈熙長老’

 

단지불회 시즉견성(但知不會是卽見性) 다만 아지 못할 줄 알면 이것이 견성이니라.

*보조국사 <수심결>

 

금생여시수행(今生如是修行) 금생에 이와 같이 수행해야사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내세에 부처를 이루리라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한웅큼 버들가지를 거두어 얻지 못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 부는 옥난간에다 걸어두었느니라.

*3,4구 황정견

 

No. 298 재송법문(계축73.06.12) 90분

욕발유명고(欲拔幽冥苦) 유명고(지옥고)를 빼버리고저 할진댄

귀의대각존(歸依大覺尊) 대성존께 귀의해라

색색진심로(色色眞心露) 무엇이 내마음 아님이 있나

성성자성창(聲聲自性彰) 소리소리가 자성이 드러남이라

*서산대사 ‘蔡氏薦夫伽陁타’ 중에서 / 원문 歸依大法王

 

천겁불고(千劫不古) 천겁을 지내도 ‘예’가 아니요

만세장금(萬歲長今) 만겁을 지내도 항상 ‘지금’이다.

 

별면불여화유소(別面不如花有笑) 이별허는 것은 꽃웃음만도 못합니다

이정난사죽무심(離情難似竹無心) 모자의 뜻이 여의어진 것은 대만도 못합니다

인인설착조가녀(人人說着曹家女) (어머니가 자식을 잊지 못하는 것도) 사람사람이 조가녀를 말해서

인득상사병전심(因得相思病轉深) 그로 인해 상사병 들어 죽는 것과 같습니다.

*어린 홍인대사가 어머니와 이별하면서 읊은 게송

※<선문염송> 제875칙에 대한 자수심(慈受深) 선사의 게송, 別面不如花有笑 離情難似竹無心 因人說着曹家女 引得相思病轉深

 

창연고목계남리(蒼煙枯木溪南里) 푸른 연기는 저 먼산에 아지랑이처럼 뿌옇게 끼어있는데

아자지향하처거(兒子只向何處去) 이 자식아, 나를 버리고 어느 곳으로 가느냐!

*어머니가 떠나가는 어린 홍인대사를 보고 읊은 게송

 

삼삼백발하청산(毿毿白髮下靑山) 머리가 백발이 되어 이 청산에 내려가서

팔십년래환구안(八十年來換舊顔) 팔십년만에 옛 얼굴을 바꾸어 왔습니다

인각소년송자로(人却少年松自老) 사람은 문득 소년이 되었는데 솔이 이렇게 컸습니다

시지종차낙인간(始知從此落人間) 이로써 인간에 떨어진 것을 알것습니다.

*재송노인이 몸을 바꿔 어린 홍인대사로 태어나, 4조 도신대사를 찾아뵙고 읊은 게송

※참조 垂垂白髮下青山 七載歸來換舊顏 人却少年松已老 是非從此落人間 -佛國白 禪師-<宗鑑法林>

 

No. 299 초심5, 정공, 만공스님의 할(계축73.06.06) 23분

오온이위암(五蘊以爲庵) 오온[망상몸뚱이]으로 집을 삼고

기경풍우다(幾經風雨多) 몇 번이나 바람과 비를 이렇게 지냈느냐

백운시왕래(白雲時往來) 구름만 때때로 왕래하는 데

불식암중주(不識庵中主) 어째서 그 주인공을 알지 못하느냐.

*서산대사 ‘妙峰’

 

보관일체중생(普觀一切衆生) 일체 중생을 보니

구유여래지혜덕상(具有如來智慧德相) 나와 똑같은 지혜덕상이 다 있구나.

*<화엄경> 여래출현품

 

No. 300 혜봉스님과 법거량, 여자출정화, 운거 수계(계축73.06.15) 79분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색으로 나를 보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느니라.

*<금강경> 사구게

 

◆법문 한마당

◎혜봉스님과의 법거량

(혜봉스님은 경허스님의 법제자로서 견성하시고 나서 마곡사 앞 구암리 마을로 내려가서 마누라를 만나서 아들 둘 낳고 지관노릇을 하며 살고 계셨다.)

내가 혜봉스님을 찾아뵙고 절을 하고는 “혜봉스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래 어째 찾아왔는고.” “무자의지(無字意旨)를 물으러 왔습니다.” “그럼 물어보시오.”

“무자의지 반(半)만 일러주십시오. 다 요구하지 않습니다. 반만 일러 주십시오.” 거 반만 일러달라는 것도 보통 뭣한 소리지. 반만 일러달라는 말 없어. 염송에고 뭐고 없는 말이여. 반만 일러달라는 말 얼른 듣지. 바로 본 이가 그것 뭐…

“무” 그렇게 이르시더군. “무자의지 반만 일러주시오” 헌디 “무” 그거 어려운 것이여. 벌써 거기에서 보지 못했으며는 죽는 빛이 얼굴에 떠올라. 벌써 태도가 나와. 아무 구애없이 “무” 이렇게 하시더군.

 

“그게 반 될 이치가 있겠습니까?” 나는 그랬지. “반이라뇨. 반을 요구했는데 왜 반을 일러주지 못하십니까?” 하나도 꾸김살 없이…

“나는 반을 못일렀으니 수좌는 어떻게 반을 이르겠는가? 무자의지 반을 수좌가 이르소.” “무” 내가 그랬다 그말여.

 

그러니까 혜봉스님이 “고인이 말씀하시길 ‘거년 가난은 가난이 아니요, 금년 가난이 시가난이다, 금년가난이 가난한 것이다. 거년 가난은 무입추지지(無立錐之地)러니 송곳 꽂을 땅도 없더니, 금년 가난은 진가난이라 참가난이라 추야무(錐也無)다 송곳도 없다’ 했으니, 또 고인이 그 법문을 점검하되, ‘여래선밖에는 못 일렀다. 조사선은 꿈에도 보지 못했다’ 이랬으니 수좌는 어떻게 일러야 조사선을 이르겠는가?”

내가 거기서 거침없이 했단 말이여. 척 갖다 이르기를 “능각첨첨불사타(稜角尖尖不似他 : 염송에 있는 稜角尖尖尖似錐를 잡아다 쓰신 구절인데 타는 추(錐)를 말함)입니다. 능각이 뾰족하고 뾰족하지마는 타(他)와는 같지 않습니다” 이랬다. (…)

 

혜봉스님이 암말도 안한단 말이여. 옳다 소리도 없고 그르다 소리도 없고… 혜봉스님 천성이 뭔 말씀을 잘 않고 그런가 보다. 그대로 옳게 맞았으니깐 아무 말씀도 않는구나. 나는 이렇게만 알았지. 옳게 일렀으니까 그것이 인가(印可)다. 그러고는 하직하고 왔다 그말여. (…)

 

*여러 해가 흐른 뒤에 전강스님께서는 ‘능각첨첨불사타’라 하신 답이 크게 잘못 이른 것임을 스스로 발견하시고는 크게 탄식하셨다. 열반하신 혜봉스님 영전에 참회하시고…. 말년에 전강스님께서는 법회 중에 대중들 앞에서 이와 같이 공표하셨으니,

“어떻게 일러야 조사선을 이르겠는가?” “무~”

 

※이 부분에 대해서 어느 스님이 송담스님께 여쭈니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실수가 있는 법”이라고 말씀하셨다.

 

불조미증득(佛祖未曾得) 불조도 일찍이 증한 바가 없고

화상역무득(和尙亦無得) 화상도 얻은 바가 없느니라.

호당답근주(胡糖踏槿州) 호당[엿판]을 짊어지고 근주를 밟았으며

장가송춘추(長歌送春秋) 긴 노래로 춘추를 보냈느니라.

*효봉스님 열반시에 전강스님께서 지으신 만사(輓詞). 수백수의 만사 중에서 가장 잘 되었다는 평을 받음. 槿州 : 무궁화의 땅,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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