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551 목적과 전산( . . ) 18분

목적과전산(牧笛過前山) 목동은 소를 잡아타고 저 앞산으로 지내갔다

인우구불견(人牛俱不見) 소와 사람은 한몫에 없어져 버렸다

승좌낙화우(僧坐落花雨) 산승은 낙화우에 앉았고

객면산조제(客眠山鳥啼) 객은 산새 우는 데서 존다.

*서산대사 : 1,2구 ‘人境俱奪’ / 3,4구 ‘雙溪方丈’

 

No. 552 관음재일 법문, 송담스님에 대하여( . . ) 36분

석비산영만(錫飛山影晩) 작대기를 날리니 산그림자가 늦고

풍송수성한(風送水聲寒) 바람을 보내니 물소리가 차갑구나.

송명경숙조(松鳴驚宿鳥) 솔바람이 부니 자는 새는 놀래고

운파노청산(雲破露靑山) 구름은 없어졌는디 청산만 떠억~ 하니 드러났구나.

*서산대사 : 1,2구 ‘送一晶禪子’ / 3,4구 ‘題淳師卷’

 

단진범정 별무성해(但盡凡情別無聖解) 범정도 없지마는 성해도 없느니라.

*천왕도오(天王道悟) <人天眼目>

 

제행무상(諸行無常) 제행이 무상해서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법뿐이로구나

생멸멸이(生滅滅已) 생멸이 멸해 다해버리면

적멸위락(寂滅爲樂) 적멸이 생사없는 해탈락이다.

*<열반경> 사구게

 

◆법문 한마당

◎마설(魔說)

전강스님께서 송담스님의 법문답 인연을 소개하셨다.

어떤 학자가 송담스님에게 물었다.

학자 : 열반경개시마설(涅槃經皆是魔說)이라고 했으니 어째 열반경을 마설이라 했습니까?

송담 : 열반경이니까 마설(魔說)이니라.

 

황매산정춘설하(黃梅山庭春雪下) 황매산 뜰에는 봄눈이 내리는데

한안여천향북비(寒雁唳天向北飛) 차운 기러기는 하늘가로 울면서 북으로 향해 날라가는구나

하사십년왕비력(何事十年枉費力) 무슨 일로 내가 십년을 묵언을 하면서 그 고생을 했는고

월하섬진대강류(月下蟾津大江流) 달 아래 섬진 대강이 흐르는구나.

*송담스님 오도송

 

No. 553 청산미타굴(계축73.03.18) 50분

청산미타굴(靑山彌陀窟) 청산이 자성미타, 내 본래면목이요

창해적멸궁(滄海寂滅宮) 창해가 그대로 내 생사없는 적멸대지란 말여

물물무가애(物物無罣碍) 물건 물건이 걸림이 없다

기간학두홍(幾看鶴頭紅) 몇 번이나 솔냉기[나무] 꼭대기에 앉아있는 학머리 붉은걸 봤느냐.

*<석문의범> 615번 참조

 

권여은근수선도(勸汝慇懃修善道) 너희들께 은근히 도닦기[깨닫기]를 권한다

속성불과제미륜(速成佛果濟迷倫) 속히 깨달아서 미혹한 중생[미륜]을 제도하라.

*<자경문>

 

No. 554 아석산유원암산, 율사견성기, 달마태식법(신해71.01.19) 48분

아석산유원암산(我昔山遊遠岩山) 내가 옛적에 원암산에서 놀았구나

영락한성작재신(影落漢城作宰身) 그림자가 떨어져서 한성에 가서 재상이 되었구나

갑오년전해봉승(甲午年前海奉僧) 갑오년전 해봉승이

을미년후김성근(乙未年後金聲根) 을미년 후에는 김성근이 되었구나.

 

◆법문 한마당

◎김성근 대감 이야기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원암산에 원등암(遠燈庵)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이곳에 해봉이라는 주지가 있었다. 해봉 스님이 1834년 2월 8일 입적하면서 원등암 석굴나한전에 조그만 석함을 두면서

“이 석함은 전라 감사로 부임하는 사람만이 열 수 있을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 후로 전라 감사로 부임하는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직접 원등사로 찾아가 석함을 열려고 했으나 아무도 그 함을 열지를 못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김성근(金聲根)이라는 30대 젊은 사람이 전라도 감사로 부임하여 원등암을 찾아가서 그 함에 손을 대자마자 그 함이 저절로 열리게 되었고, 불경 몇 권과 함께 그 속에서 7언 4구절로 된 한시가 적혀 있는 서한봉투가 나왔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원암산상일륜월(遠岩山上一輪月) 원암산 위의 한바퀴 둥근 달이

영타도성작재신(影墮都城作宰身) 그림자가 한성에 떨어져 재상의 몸을 받으리라

갑오이전해봉승(甲午以前海奉僧) 갑오년 전에는 해봉이란 승이었다가

갑오이후김성근(甲午以後金聲根) 갑오년 후에는 김성근이 되었구나. (여기서 갑오년은 1834년이다)

 

이 글을 보고 전라감사 김성근이 ‘아석산유원암산~’이라는 앞의 게송을 지었다 한다.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 죄는 자취가 없는디 마음으로 좇아 일어나는구나

심약멸시죄역무(心若滅時罪亦無) 마음 하나 있다가 멸할 때 죄도 없구나

죄멸심망양구공(罪滅心亡兩俱空) 죄도 없고 마음도 없는

시즉명위진참회(是卽名爲眞懺悔) 그게 참말로 진참회로구나.

*참회게 ※1,2구를 중복해서 읊으셨으나 3,4구 해석은 하심.

 

•No. 555

•No. 556

•No. 557

 

No. 558 자경1(삼도지고륜까지)(갑인74.03.06) 50분

산중하사기(山中何事奇) 산중에 무엇이 기특하냐 (여하시조사서래의인가, 판치생모니라. 이것 외에 기특이 없다)

석상다송백(石上多松柏) 산중 돌 위에는 송백밖에는 없어

취적기우자(吹笛騎牛者) 젓대를 불며 소를 탄 자야

동서임자재(東西任自在) 동서에 마음대로 자재하다.

*서산대사 : 1,2구 서산대사 ‘集孤雲字’ 원문 石上多松柏 / 3,4구 서산대사 ‘題牧庵’ ※多白雲으로 읊으시고 多松柏으로 해설하심

 

불일증휘 법륜상전(佛日增輝法輪常轉) 부처님의 광명은 더욱 빛나고 법륜은 항상 구른다.

*서산대사 ‘次蘇相世讓韻贈眞機大師’

 

No. 559 자경2(비도과야까지)(갑인74.03.07) 44분

만리경년별(萬里經年別) 만리나 격(隔)해 버려, 꽉 맥혀버리고 이별해 버린다

고등차야심(孤燈此夜心) 외로운 등불 이날밤 마음이다 (생각해 볼수록 인생사가 이별과 무상과 허망한 이 마음뿐이다)

하시봉일소(何時逢一笑) 어느 때 그 얼굴(아버지, 어머니, 마누라, 자식) 다시 찾아서 만나서 웃을 때가 있으랴

산색의구청(山色依舊靑) 산빛은 옛을 의지해 항상 푸르다.

*서산대사 ‘答行禪子’ / 원문 萬里經年別 孤燈此夜心 何時開一笑 風月對床吟

 

인유고금 법무하이(人有古今法無遐邇) 사람은 고와 금이 있다마는 법은 무슨 멀고 가까운 것이 어디 있겠냐.

*<자경문>

 

No. 560 자경3(진실위생사대사까지), 이뭣고 화두와 새색시 식광(갑인74.03.08) 57분

생사윤회고(生死輪廻苦) 우리의 인생이 낳다가 죽었다가 하는 윤회고여

출가수선도(出家修禪道) 이래서 출가해서 도를 닦는 것이다

기재자일물(奇哉這一物) 기특하고 묘하다, 이 일물이여 (말하는 놈이 일물이여)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항상 대광명만 놓는다.

*3,4구 서산대사 ‘詠懷示永貞禪子’

 

No. 561 자경4(갑인74.03.09) 42분

운진북산고(雲盡北山高) 구름이 다했으니 산이 높고

서해월침흑(西海月沈黑) 서해에는 달이 떨어져버리면 컴컴혀

강남작야우(江南昨夜雨) 강남에는 어젯밤 비가 온다 그말여

추수동정심(秋水洞庭深) 가을물은 동정호에 모여서 퍼렇다.

*서산대사 : 1,2구 ‘草堂’ / 3,4구 ‘懷舊’

 

기도경구무멱처(幾度經求無覓處) 몇 번이나 돌아봐도 찾을 곳이 없어

유문원소만선음(唯聞猿嘯晩蟬吟) 오직 원숭이 울음소리, 매미 소리만 나지 아무 것도 없다.

*40번 참조

 

수변임하적편다(水邊林下跡偏多) 물가 수풀 아래 자취가 분명히 있구나

방초이피견야마(芳草離披見也麽) 방초풀을 헤치고 거기 있는 소를 보느냐.

*확암선사의 십우도송 중 ‘見跡’ / 전문 水邊林下跡偏多 芳草離披見也麼 縱是深山更深處 遼天鼻孔怎藏他

 

No. 562 재송법문(갑인74.03.10) 95분

장군거일검(將軍擧一劍) 장군이 한 검을 들었는데 (알 수 없는 화두 하나만 갖추어라)

사해상안면(四海尙安眠) 사해가 오히려 크게 편안하다 (번뇌망상이 붙들 못혀)

천고무인문(千古無人問) 천고에 어떤 사람한테 물을 수도 없다

만산공두견(萬山空杜鵑) 빈 공산에 두견새는 우는구나.

*서산대사 ‘過王將軍墓二’ / 원문 將軍一擧鞭

 

고륜독조강산정(孤輪獨照江山靜) 외로운 수레바퀴가 홀로 비추어 강산이 고요하니

자소일성천지경(自笑一聲天地驚) 내 웃음 한소리에 천지가 놀래는구나.

*<임제록>

 

답착평추경사철(踏着秤鎚硬似鐵) 저울대 추를 밟으니 굳기가 쇠 같구나

무수호손도상수(無鬚猢猻倒上樹) 수염없는 늙은 원숭이가 냉기[나무]를 거꾸로 올라간다.

*2구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 원문 無首猢猻倒上枝 ※秤 : 저울 칭인데 ‘평’으로 발음하심

 

별면불여화유소(別面不如花有笑) 이별허는 것은 꽃웃음만도 못합니다

이정난사죽무심(離情難似竹無心) 모자의 뜻이 여의어진 것은 대만도 못합니다

인인설착조가녀(人人說着曹家女) (어머니가 자식을 잊지 못하는 것도) 사람사람이 조가녀를 말해서

인득상사병전심(因得相思病轉深) 그로 인해 상사병 들어 죽는 것과 같습니다.

*어린 홍인대사가 어머니와 이별하면서 읊은 게송 ※참조 54번

 

창연고목계남리(蒼煙枯木溪南里) 푸른 연기는 저 먼산에 아지랑이처럼 뿌옇게 끼어있는데

아자지향하처거(兒子只向何處去) 이 자식아, 나를 버리고 어느 곳으로 가느냐!

*어머니가 떠나가는 어린 홍인대사를 보고 읊은 게송

 

삼삼백발하청산(毿毿白髮下靑山) 머리가 백발이 되어 이 청산에 내려가서

팔십년래환구안(八十年來換舊顔) 팔십년만에 옛 얼굴을 바꾸어 왔습니다

인각소년송자로(人却少年松自老) 사람은 문득 소년이 되었는데 솔이 이렇게 컸습니다

시지종차낙인간(始知從此落人間) 이로써 인간에 떨어진 것을 알것습니다.

*재송노인이 몸을 바꿔 어린 홍인대사로 태어나, 4조 도신대사를 찾아뵙고 읊은 게송 ※참조 54번

 

No. 563 서산대사 출가, 수도, 활약(갑인74.03.11.새벽) 57분

유유만고사(悠悠萬古事) 역사없이 유유한 만고사가

성하수공류(城下水空流) 성 아래에 물 흘러내려가는 것과 같어

일성초운안(一聲楚雲雁) 한소리, 초나라로 울고 가는 기러기나 같어

고범원객주(孤帆遠客舟) 외로운 돛대가 멀리 배에 실려 가는 것 같어.

*서산대사 ‘登鐵城城樓有感’ / 원문 一聲楚雲雁 孤帆遠客舟 海色碧於天 兩兩飛白鷗 悠悠萬萬古 城下水空流 誰知采芝人 今日獨登樓

 

십년단좌옹심성(十年端坐擁心城) 십년동안을 단정히 앉아서 심성을 옹호했다

관득심림조불경(慣得深林鳥不驚) 넉넉하게 깊은 숲의 새가 놀래지 않을 경계를 얻었다

작야송담풍우악(昨夜松潭風雨惡) 어젯밤 송담에 풍우가 악하더니

어생일각학삼성(魚生一角鶴三聲) 괴기(고기) 한 뿔다구가 났고 학 세 소리 허는구나.

*서산대사 ‘贈熙長老’

 

만국도성여의질(萬國都城如蟻窒) 만국의 도성은 개미굴 뚫는 것이요

천가호걸약혜계(千家豪傑若酼鷄) 일천집 호걸들이 (쉰 음식에 꼬여드는) 쉬파리다

일창명월청허침(一窓明月淸虛枕) 한봉창 밝은 달은 청허의 베개인디

무한송풍운부제(無限松風韻不齊) 한없는 송풍은 운(韻)이 가지런치 못하다.

*서산대사 ‘登香爐峯’

 

엽자호단출(葉自毫端出) 대 이파리는 붓끝에서 나왔고

근비지면생(根非地面生) 대 뿌렁지[뿌리]는 땅에서 나온 것 아니니라

월래무견영(月來無見影) 달빛이 비추어주어도 그림자가 없고

풍동불문성(風動不聞聲)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느니라.

*선조 <東師列傳> [청허존자전] 선조가 ‘登香爐峯’ 시로 인해 역모로 누명을 써 궁궐로 잡혀와 모진 고문을 당하고도 의연한 서산대사의 시를 보고 대사의 무죄를 확신하고 대사에게 손수 그린 묵죽 그림에 이 시를 써서 주었다.

 

소상일지죽(瀟湘一枝竹) 소상의 한 대가

성주필단생(聖主筆端生) 성주의 붓끝에서 났습니다

산승향설처(山僧香爇處) 산승이 향을 사르고 절하는 곳에서

엽엽대추성(葉葉帶秋聲) 대 이파리 이파리마다 가을 소리가 우∼ 납니다.

*서산대사, 선조의 그림과 시를 하사받고 답례로 지어 올린 시

 

No. 564 강혜월영가 2재, 김묘순영가 49재 천도법문(갑인74.03.11) 48분

욕성무상보리도(欲成無上菩提道) 위없는 보리도를 깨닫고자 할진댄 (가장 높은 위없는 내마음을 깨닫고자 할진댄)

야요상회평등심(也要常懷平等心) 또한 항상 평등한 마음을 품을지니라

약유친소증애계(若有親疎憎愛計) 만약 거기에 친소가 있고 증애계가 있다며는

도가원혜업가심(道加遠兮業加深) 도는 점점 멀어지고 죄업만 자꾸 깊어 가느니라.

*<자경문>

 

차생실각(此生失却) 금생에 이 몸뚱이 한번 잃어버리면

만겁난우(萬劫難遇) 만겁에 만나기 어려우니라.

*<자경문>

 

약능신심불퇴(若能信心不退) 만약 꼭 믿는 마음이 물러나지 아니하면

수불견성성불(誰不見性成佛) 누가 견성성불을 못할 것이냐.

*<자경문>

 

No. 565 불가사리법문(갑인74.03.12) 42분

수지삼척토(誰知三尺土) 누가 이 석자 되는 땅속에

매각아전신(埋却我全身) 내 이 몸뚱이를 거기다 묻어버릴 줄을 알았으랴

통곡사금궐(痛哭辭金闕) 통곡하면서 금궐을 하직하는구나

천공백일침(天空白日沈) 허공에 백일이 뿡~ 떨어지는 거 같어

*서산대사 ‘過河西墓’ / 원문 痛哭辭金闕 天邊白日沈 誰知三尺土 埋却屈原心

 

No. 566 소요스님 수도대오기(갑인74.03.13) 72분

부운부귀비유의(浮雲富貴非留意) 뜬구름 같은 부귀영화에 무슨 뜻을 머물러

와각공명기염정(蝸角功名豈染情) 달팽이 뿔 같은 공명에 무슨 더러운 마음[染情]을 두느냐

춘일쾌청춘수족(春日快晴春睡足) 봄날은 쾌청헌디 봄잠이 족하다

와청산조백반성(臥聽山鳥百般聲) 누워서나 앉아서나 일체 산새 소리도 듣고 일체시비 성색소리도 들어봐라.

(어떤 것이 본분사가 아니며 어떤 것이 제일구가 아니냐.)

*서산대사 ‘朴上舍草堂’

 

가소기우자(可笑騎牛者) 가히 우습다

기우갱멱우(騎牛更覓牛)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작래무영수(斫來無影樹)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 다했다

소진수중구(銷盡水中漚) 물 가운데 거품은 녹아 다했느니라.

*소요태능 ‘答一禪和’ / 원문 銷盡海中漚

 

일기진심수사신(一起嗔心受蛇身) 한번 진심을 낸 과보로 뱀몸을 받았더라

*금강산 표훈사 돈도암(頓道庵) 홍도(弘道)비구의 게송

 

◆법문 한마당

◎홍도비구 이야기

강원도 회양군 내금강면 장연리 금강산 표훈사에 딸린 암자 돈도암(頓道庵)에서 수행하던 홍도(弘道)비구는 여러 수십 년을 독경과 염불과 참선을 하여 원만경지에 이르게 될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병이 들어 병석에 누워 있다가 속이 답답하여 밖에 나와 소나무 아래에 요를 깔고 누워있었는데 그때에 세찬 바람에 먼지를 뒤집어쓰게 되고, 벗어놓은 옷은 바람에 날려버렸다. 이에 홍도 비구는 불현듯 화가 나서 부처님을 비방하고 말았다.

“삼세제불도 팔부신장도 믿을 것이 못되는구나.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을 병들게 하는 것도 틀린 일이지만, 바람까지 불어서 나를 괴롭게 하니 부처님법이 무슨 영험이 있다고 할 것이냐?”

 

그날 밤 꿈에 토지신이 나타나서 홍도비구에게 이르기를

“네가 수행한다고 하였어도 헛수고를 하였구나. 불자는 자비로 집을 삼고 인욕으로 옷을 삼으라고 하였거늘, 그까짓 병 좀 앓고 바람이 좀 불었다고 진심(瞋心)을 일으키니 그래서야 무슨 공부를 하였다고 할 것이냐? 그런 것도 견디지 못하고 화를 내서 팔부신장과 도량신을 불안케 하니 그게 무슨 체통이냐?” 하고 꾸짖더니 구렁이 껍데기를 씌웠다. 꿈을 깨고 보니 정신은 똑똑한데 몸은 이미 구렁이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돌담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 뒤에 돈도암을 찾은 수행승이 마당에 구렁이 한 마리가 기어 다니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기면서 이르기를

“네가 한번 성냄으로 인해 뱀의 과보를 받았구나! 하고는 <나무대방광불화엄경> 제목을 세 번 들려주고, <화엄경>의 요체를 일러 주었다.

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若人欲了知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그랬더니 그 구렁이는 부엌으로 들어가서 꽁지를 아궁이에 넣어 재를 묻혀 가지고 부엌바닥에 아래와 같은 글을 써 놓았으니 이를 일러 후세의 수행자를 위한 ‘홍도비구의 경계송’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석비구주차암(我昔比丘住此庵) 내가 전에 비구로서 이 암자에 거주했는데

다겁근수근성불(多刧勤修近成佛) 다겁을 부지런히 닦아 성불에 가까왔더라

송풍취타병중좌(松風吹打病中座) 솔바람이 부는데 병 가운데 앉았다가

일기진심수사신(一起嗔心受蛇身) 한번 진심을 낸 과보로 뱀몸을 받았더라

함정구불능언어(含情口不能言語) 속은 멀쩡하지만 입으로 말을 못하노니

이미성서진로정(以尾成書眞露情) 꼬리로써 글을 써서 진정을 드러내도다

권군차서현어벽(勸君此書懸於壁) 대중에게 권하노니 이 글을 벽에다 써붙이고

약기진심거안간(若起嗔心擧眼看) 진심이 일어날 때 눈을 들어 이 글을 보시오.

 

이 글을 본 수행자는 구렁이에게 절을 하고는,

“스님이 금강산에서 이름이 높은 홍도스님이시구려. 스님은 금강산에서 공부를 하다가 뱀의 과보를 받았지만, 업보가 아니라 보살의 만행이십니다. 업보라면 어찌 글을 쓰고 남을 경계하리까? 참으로 좋은 법문을 들었습니다” 하니 구렁이가 금시 온데간데 없어졌다고 한다.

 

No. 567 마조원상공안, 조실스님 오도견성기(무신68.06.24) 35분

작야삼경월만루(昨夜三更月滿樓) 어젯밤 삼경 달은 다락에 가득했는데

고가창외노화추(古家窓外蘆花秋) 옛집 창밖에는 갈대꽃 가을이니라

불조도차상신명(佛祖到此喪身命) 불조도 여기에 이르러서 상신실명 했느니라

암하유수과교래(岩下流水過橋來) 바우 아래 흐르는 물은 다리를 지내오는구나.

*전강대종사 오도송

 

공산이기고금외(空山理氣古今外) 공산 이치기운은 고금 밖이요

백운청풍자거래(白雲淸風自去來) 백운 청풍은 스스로 갔다왔다 한다

하사달마월서천(何事達摩越西天) 무슨 일로 달마는 서천을 건넜느냐

계명축시인일출(鷄鳴丑時寅日出) 축시에 닭 울고 인시에 해가 뜨는구나.

*만공스님 오도송

 

춘우소소강상촌(春雨瀟瀟江上村) 봄비는 소소헌디 강상(江上)마을이다

녹림호객야상문(綠林豪客夜相聞) 녹림에 호객을 밤에 서로 들었다

타시불용상회피(他時不用相回避) 내가 다른 때에 아무리 너를 만난다 한들 너를 피할 것이 없다

세상여금반시군(世上如今半是君) 세상의 여금(如今)에 반은 다 그대니라.

*이섭(李涉) ‘井欄砂宿遇夜客’ 원문 暮雨瀟瀟江上村綠林豪客夜知聞 他時不用逃名姓

 

당나라 시인인 이섭이 구강(九江)을 지나다 정란사(井欄砂)란 곳에서 도적을 만났다. 도적이 누구냐고 묻자 수행원이 “이박사”라고 대답하였더니, 두목이 “시인 이섭이 아니냐? 그렇다면 시 한편 지어 얻으면 충분하다”하여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4구는 ‘도적보다 더한 가렴주구를 벌이는 인물들이 태반’이라는 뜻이다.

 

※게송에 대한 조실스님 법문 : 그놈(그 게송)을 척 듣고서는 (도둑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말하였다.)“너를 내가 죽일락 했더니 너를 죽일것 없다. 니가 나보다 나으면 죽이겄는데 니가 나보다 나을것이 없어. 그놈 무던헌 놈이지… 세상여금총시군(總是君)이니라. ‘세상이 여금(如今)에 다 그대니라.’ 그래야 글이 되지 ‘반시군(半是君)이라’ 하니 되겄나? …… 에라 때 찌있다(끼었다).” 아, 이래 살았네. 그건 뭐냐. 발써 그 도인은 처억 안다. 반자(半字)를 넣으면 살 것을 알고 당신의 목숨을 도모해야겄다 그말이여.

 

No. 568 몽산법어, 만공 한암 십대문답, 오후수증(무신68.06.27) 84분

춘초연연록(春草年年綠) 봄풀은 해마다 온다

황혼귀불귀(黃魂歸不歸) 깨닫지 못한 영혼은 돌아오기가 어려워.

*왕유 ‘送別’ / 원문 王孫歸不歸

 

춘우소소강상촌(春雨瀟瀟江上村) 봄비는 소소헌디 강상(江上)마을이다

녹림호객야상문(綠林豪客夜相聞) 녹림에 호객을 밤에 서로 들었다

타시불용상회피(他時不用相回避) 내가 다른 때에 아무리 너를 만난다 한들 너를 피할 것이 없다

세상여금반시군(世上如今半是君) 세상의 여금(如今)에 반은 다 그대니라.

*567번 참조

 

명두래 명두타(明頭來明頭打) 밝은 놈이 오면 밝은 놈을 치고

암두래 암두타(暗頭來暗頭打) 어두운 놈이 오면 어두운 놈을 치고….

*보화존자

 

천지상공진일월(天地尙空秦日月) 천지에 오히려 진나라 일월이 공했고

산하불견한군신(山河不見漢君臣) 산하에는 한나라 군신을 보지 못하것다.

*<선가귀감>

 

단비횡고로(斷碑橫古路) 끊어진 빗돌은 고로에 비꼈는디

철우면소실(鐵牛眠少室) 쇠소는 소실에 잠잔다.

*<선가귀감> 潙仰家風 ※소실 : 달마대사가 면벽하셨던 숭산의 소실봉(少室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늘과 하늘 아래 오직 홀로 높다 (나를 깨달았으니)

*<염송설화> 2칙 ‘周行七步’ : 부처님께서 출세하시자마자 사방으로 칠보를 걸으시면서 하신 말씀. 이 말씀에 대해 운문스님이 평하기를 “내가 당시 있었다면 한방망이에 때려죽여 주린 개에게 주어 천하를 태평케 하리라[我當時若見一棒打殺與狗子喫卻, 媿圖天下泰平]” 하셨으니, 후인이 평하기를 “참말로 부처님을 위하고 참말로 부처님을 그대로 봉불(奉佛)했다” 하였다.

 

No. 569 이차돈선사기(무신68.07.01) 82분

하엽단사경(荷葉團似鏡) 연잎사귀는 둥글어서 거울 같다

능각첨사추(菱角尖似錐) 능각은 뾰족해서 송곳 같다

구구팔십일(九九八十一) 구구는 팔십일이여

팔팔육십사(八八六十四) 팔팔은 육십사여.

*1.2구 협산선회 / 원문 荷葉團團團似鏡 菱角尖尖尖似錐 風吹柳絮毛毬走雨打梨花蛺蝶飛

 

명명백초두(明明百草頭) 밝고 밝은 일백꽃 머리에도

명명조사의(明明祖師意) 다 조사선이 있다.(백초두에 조사의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니여, 백초두가 조사의여)

*방거사 어록에 방거사와 딸 영조와의 문답에 나오는데, 고인의 언구라고 언급됨.

 

만국도성여의질(萬國都城如蟻窒) 만국의 도성은 개미굴 뚫는 것이요

천가호걸약혜계(千家豪傑若酼鷄) 일천집 호걸들이 (쉰 음식에 꼬여드는) 쉬파리다

일창명월청허침(一窓明月淸虛枕) 한봉창 밝은 달은 청허의 베개인디

무한송풍운부제(無限松風韻不齊) 한없는 송풍은 운(韻)이 가지런치 못하다.

*서산대사 ‘登香爐峯’

 

No. 570 몽산시 총상인(정절법문1)(경술70.08. ) 51분

역력이빈주(歷歷離賓主) 역력하고 역력해서 빈주[주인과 손님]가 없는 것이다

요요절색공(寥寥絶色空) 요요하다마는 색공이 없다

목전기취간(目前記取看) 목전에 분명히 취할 것이니

풍자산동일(풍자산동일) ★

*서산대사 ‘贈道能禪子’ / 원문 目前勤記取 ※4구 게송해석을 하지 않으심. ‘풍자산동일’ 한자不明

 

No. 571 몽산시 총상인(정절법문2)(경술70.08. ) 56분

심원홍화우(深院紅花雨) 깊은 도량 꽃밭에 비는 오는구나

장림취죽연(長林翠竹煙) 긴 수풀속에 푸른 대의 연기는 담담하니 찼다

백운응령숙(白雲凝嶺宿) 산머리에 흰구름은 봉다리[봉우리]로 더불어 응해져 잠을 자고 있구나

청학반승면(靑鶴伴僧眠) 청학은 중으로 더불어 같이 자는구나.

*서산대사 ‘佛日庵’ / 원문 花紅雨

 

파사노년친석가(怕死老年親釋迦) 두렵다, 늙은 노년에사 석가를 친했구나 (부처님의 정법을 만났구나)

두상광음전두비(頭上光陰轉頭飛) 무상한 광음이 머리위에서 곧 가버린다.

*1구 소강절 ‘学佛吟’ <선가귀감>에 인용됨

 

역천겁이불고(歷千劫而不古) 천겁을 지내도 예가 아니고

긍만세이장금(亘萬歲而長今) 만세를 지내가도 이제가 아니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 序

 

암두래 암두타(暗頭來暗頭打) 어두운 놈이 오면 어두운 놈을 치고

명두래 명두타(明頭來明頭打) 밝은 놈이 오면 밝은 놈을 치고….

*보화존자

 

No. 572 몽산시 총상인(정절법문3)(경술70.08. ) 66분

풍정화유락(風定花猶落) 바람은 고요히 잤지마는 꽃은 오히려 떨어지고

조제산갱유(鳥啼山更幽) 새가 지저귀니 산은 더욱 깊숙하다

천공백운효(天共白雲曉) 하늘은 백운과 같이 깨끗하고

유수명월류(流水明月流) 물은 명월과 함께 흘러가는구나.

*서산대사 ‘古意’ / 원문 鳥鳴山更幽

 

여지기량유진(汝之技倆有盡) 너의 기량은 다함이 있다마는 (망상・번뇌・세상경계가 아무리 나를 방해해도 다함이 있다)

아지불채무궁(我之不采無窮) 내 간섭 않는 것은 다함이 없다.(내가 상관하지 않는 건 다함이 없어)

*<선요>

 

No. 573 몽산법어(화두정)(경술70.08. ) 51분

답착평추경사철(踏着秤鎚硬似鐵) 저울대 추를 밟으니 굳기가 쇠 같구나

무수호손도상수(無鬚猢猻倒上樹) 수염없는 늙은 원숭이가 냉기[나무]를 거꾸로 올라간다.

*2구 경허성우 ‘題智異山靈源寺’ / 원문 無首猢猻倒上枝 ※秤 : 저울 칭인데 ‘평’으로 발음하심

 

삼세심도불가득 점마하심(三世心都不可得點麽何心) 과거심도 얻지 못하고 현재심도 얻지 못하고 미래심도 얻지 못하는데 점심을 달라하니 어느 마음에 점을 칠랍니까?

※47번 <법문 한마당> 참조

 

No. 574 화두법, 본분, 지범개차법(경술70.08. ) 93분

작야강남우(昨夜江南雨) 어젯밤에 강남에 비온 것을 보고

동정추수심(洞庭秋水深) 동정호에 가을물이 깊다.

*서산대사 ‘懷舊’ / 전문 昨夜江南雨 洞庭秋水深 一葉孤舟客 月中千里心

 

천지상공진일월(天地尙空秦日月) 천지에 오히려 진나라 일월이 공했고

산하불견한군신(山河不見漢君臣) 산하에는 한나라 군신을 보지 못하것다.

*<선가귀감>

 

대의지하 필유대오(大疑之下必有大悟) 크게 의심을 해야사 대오가 있느니라.

*<몽산법어>

 

No. 575 판치생모 화두 거각법(경술70.08. ) 37분

오온이위암(五蘊以爲庵) 오온[망상몸뚱이]으로 집을 삼고

기경풍우다(幾經風雨多) 몇 번이나 바람과 비를 이렇게 지냈느냐

백운시왕래(白雲時往來) 구름만 때때로 왕래하는 데

불식암중주(不識庵中主) 어째서 그 주인공을 알지 못하느냐.

*서산대사 ‘妙峰’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운산[인간] 천만사를 말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해천명월에 거기에 뭔 말이 있느냐 (일체 언설이 다한 곳이다)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만약 이 말을 듣고 닦지 아니할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이 만단이나 될 것이다.

*3,4구 <자경문>

 

No. 576 동산숭장주송자 행각법어, 고령신찬선사(기유69.06.18.새벽) 38분

공문불긍출(空門不肯出) 문을 열어놨는데 열어 논 문으로는 나갈 줄 모르고

투창야대치(投窓也大癡) 봉창 닫아 논 놈을 때리고 자꾸 나갈라는 것이 어리석구나

백년찬고지(百年鑽古紙) 백년을 닫아 논 봉창을 뚫어봐라

하일출두기(何日出頭期) 네 어느 날에 그 문을 뚫고 나갈테냐.

*고령신찬

 

영광독요(靈光獨耀) 영광이 홀로 드러나

형탈근진(逈脫根塵) 근진을 형탈했다

체로진상(體露眞常) 그 체가 드러나 참다운 상인디

불구문자(不拘文字) 무슨 문자에 걸려

단리망연(但離妄緣) 다만 망연만 여의면

즉여여불(卽如如佛) 여여한 부처니라.

*백장회해. 210번 참조 ※전강스님께서 “如如 떼고 佛字 떼고 일러봐라” 하고 말씀하심.

 

No. 577 몽산시중, 몽산스님 발심동기(기유69.06.18) 68분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모든 법이 그 본으로 좇아오면서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 그대로 적멸상이여 (그대로 생사없는 본자취를 말한 것이여)

불자행도이(佛子行道已) 불자가 도를 행한다 할 때 (적멸은 십만팔천리여)

내세득작불(來世得作佛) 적멸상 그대로 볼 때 찰나에 내세다.(즉시 부처님이 되는 것이다)

*<법화경> 사구게 方便品

 

멱즉지군불가견(覓則知君不可見) 찾은 즉은 알거라, 그대가 보지 못하리라.

*<증도가>

 

청천굉벽력(靑天轟霹靂) 청천에 벽력이다

평지기파도(平地起波濤) 평지에 파도가 일어나니라.

*<선가귀감> 臨濟家風

 

No. 578 고담화상법어(기유69.06.19) 67분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옳고 그른 바다속에 몸을 비껴 살어 (관계없이 산다 그 말여)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호군(호랑이떼) 가운데, 공포심 가운데에서 자재하게 행한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옳고 그른 시시비비 나한테 와서 가릴 것도 없고 내가 참가할 것도 없어

평생천착불상관(平生穿鑿不相關) 일체 천착이 내게 상관이 뭐 있나.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오동창전명월백(梧桐窓前明月白) 오동창 앞에는 명월이 희니라.

 

시법주법위(是法住法位) 이 법이 법위에 주해 있어서

세간상상주(世間相常住) 세간상이 상주니라.

*<법화경> 방편품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와 자식손자가 삼대와 같이 많고

금은보배적여구(金銀寶貝積如坵) 금은옥백같은 보배를 산과 같이 많이 모아놓아도

임종독조고혼서(臨終獨造孤魂逝) 죽을 때는 홀몸으로 가지

사량야시허부구(思量也是虛浮漚) 생각할수록에 물에 뜬 거품같다.(이렇게 허망한 것이다)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3구원문 臨終獨自, 4구원문 虛浮浮

 

•No. 579

•No. 580

 

No. 581 참선법( . . ) 22분

불급심사 공과일생(不急尋師空過一生) 급히 스승을 찾지 않으면 일생을 헛되이 보내느니라.

*달마 <혈맥론>

 

범소유상 개시허망(凡所有相皆是虛妄) 일체 상 있는 전체가 무상하고 허망한 거 뿐이지 (뭐냔 말이여)

*<금강경>

 

No. 582 역대조사의 인가( . . ) 58분

단지불회 시즉견성(但知不會是卽見性) 다만 아지 못할 줄 알면 이것이 견성이니라.

*보조국사 <수심결>

 

관심일법 총섭제행(觀心一法總攝諸行) 화두 하나 관해가는 법이, 일체[일체계행, 팔만세행]가 다 갖추어져 있다.

*달마 <관심론>

 

이행천리만허공(移行千里滿虛空) 허공 끝닿은 천리 먼길 떠나가니

법신응적비거래금(法身凝寂非去來今) 법신은 고요해서 과거・미래・현재가 없느니라.

*1구는 行步偈 / 2구 천태덕소 <선문염송> 41칙

 

No. 583 조동종, 고담화상법어(기유69.06.19) 80분

불조미생공겁외(佛祖未生空劫外) 불조도 나시기 전의 공겁 밖에

정편불락유무기(正偏不落有無機) 정편은 유와 무의 기틀에 떨어지지 않는다.

*<선가귀감> 曹洞家風

 

횡추보검(橫抽寶劍) 보배칼을 빼가지고

참제견조림(斬諸見稠林) 모든 견해의 우북한 수풀을 쳐 버렸다.

*<선가귀감> 曹洞家風

 

아는 놈은 외도요, 모르는 놈은 죽은 놈이니, 아는 놈도 때려 베어버리고 모르는 놈도 때려 베어버리고….

*조동가풍(曹洞家風)에 대한 설명 끝에 하신 말씀

 

불조미증설(佛祖未曾說) 불조도 일찍이 설하지 못했고

화상역무득(和尙亦無得) 화상도 얻은 바가 없느니라.

호당답근주(胡糖踏槿州) 호당[엿판]을 짊어지고 근주를 밟았으며

장가송춘추(長歌送春秋) 긴 노래로 춘추를 보냈느니라.

*효봉스님 열반시에 전강스님께서 지으신 만사(輓詞) ※槿州 : 무궁화의 땅, 우리나라

 

불행방초로(不行芳草路) 방초길[고행정진]을 행치 아니했으면

난지낙화촌(難至落花村) 낙화촌(꽃떨어진 촌)에 가덜 못한다.

*<선가귀감>

 

위음나반(威音那畔) 위음왕불 생기기 전에

만목연광(滿目烟光) 눈에 가득한 연광이다

공겁이전(空劫已前) 겁 공한 이전에

일호풍월(一壺風月) 한 병 풍월이다.

*<선가귀감> 曹洞家風

 

◆법문 한마당

◎반기이파(飯器已破)

“견성을 했습니다.”

“견성한 도리를 일러봐라.”

“서식묘아반(鼠食猫兒飯)입니다, 쥐가 고양이밥 먹었습니다.”

“안맞는다, 못써! 이 놈 쥐가 고양이밥 먹었다고 해? 다시 일러라.”

“반기이파입니다. 밥그릇은 이미 깨졌습니다.”

“옳다.”

 

수궁산진의무로(水窮山盡疑無路) 물 다하고 산 다한 그곳에 거가서 끊겨버려? (주저앉아 버려?)

유암화명우일촌(柳暗花明又一村) (버들 늘어지고) 꽃이 피어 밝아 있고 또 마을이 떠억~ 있다.

*송(宋) 육유(陸游)의 율시 ‘游山西村’ 중에서, 원문 山重水複疑無路

 

아금살수귀산거(我今撒手歸山去) 내가 손을 벌려[뿌리쳐] 내던져버리고 산에 돌아오니

나관천수여만수(那管千愁與萬愁) 천추의 근심과 만년의 근심이 어디 있느냐.

*순치황제 출가시

 

야야포불면(夜夜抱佛眠) 밤마다 밤마다 부처를 아듬고 자고

조조환공기(朝朝還共起) 아침 아침마다 부처를 안고 일어난다

욕식불거처(欲識佛去處) 부처 간 곳을 알고저 할진댄

지자어성시(只這語聲是) 다만 말하는 이놈이니라.

* 3번 참조

 

유언즉사사(有言則死蛇) 말이 있으면 죽은 뱀이요

무언즉활룡(無言則活龍) 말이 없으면 산 용이니라.

*부대사(傅大士)

 

No. 584 운문종, 조실스님 출가동기(기유69.06.20) 42분

이인유밀불수지(利刃有蜜不須舐) 날카로운 칼날의 꿀도 핥지 말 것이니라

고독지가수막상(蠱毒之家水莫嘗) ‘고독의 집’에 물을 맛보지 말 것이니라

부지불상구불범(不舐不嘗俱不犯) 칼날의 꿀도 핥지 않아야 하고 고독수도 맛보지 않아야사 한다

단연의금자환향(端然衣錦自還鄕) 그래야사 스스로 고향에 돌아가느니라.

*대혜종고 <禪宗頌古聯珠通集>

 

호귀득도난(豪貴得道難) 호걸스럽고 귀엽고 그런데는 참말로 도 닦기 어렵다

빈한발도심(貧寒發道心) 가난하고 차운디서 도를 닦을 마음도 나고 도도 닦아지느니라.

*<사십이장경> 豪貴學道難

 

미리도솔 이강왕궁(未離兜率已降王宮) 도솔천궁에서 떠나지 않고 왕궁에 내리셨고

미출모태 도인이필(未出母胎度人已畢) 어머니 뱃속에 들기 전에 사람을 제도해 마친 도리다.

*<선문염송> 제1칙

 

No. 585 기유년 6월 관음재일 법어(기유69.06.24) 100분

수지영산일륜월(誰知靈山一輪月) 누가 영산의 일륜월이

만고광명장불멸(萬古光明長不滅) 만고에 그 (지혜해탈) 광명이 멸하지 않는 것을 알 수가 있겠느냐.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함허 序 / 원문 誰知王舍

 

제득혈루무용처(啼得血淚無用處) 목구멍에서 피가 넘어 오도록 울어서 그 피를 받아먹어도 용처가 없다

불여함구과잔춘(不如緘口過殘春) 입 딱~ 막고서 잔춘 보내는 것만 못하다.

*취암(翠巖) <선문염송>

 

처자권속삼여죽(妻子眷屬森如竹) 처자와 자식손자가 삼대와 같이 많고

금은옥백적여구(金銀玉帛積如坵) 금은옥백같은 보배를 산과 같이 많이 모아놓아도

임종독작고혼서(臨終獨作孤魂逝) 죽을 때는 홀몸으로 가지

사량야시허부구(思量也是虛浮漚) 생각할수록에 물에 뜬 거품같다.(이렇게 허망한 것이다)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3구원문 臨終獨自, 4구원문 虛浮浮

 

일성장적이정만(一聲長笛離亭晩) 한 소리 긴 젓대는 이별 정자에 늦었는데

군향소상아향진(君向瀟湘我向秦) 그대는 소상으로 가는디 나는 진나라로 가는구나.

*계빈국왕이 사자존자의 목을 벤 일화에 대한 게송

 

승춘고하진선연(承春高下盡鮮姸) 봄이 오니 사방 꽃이 피어서 벌건디

우과교림규두견(雨過喬林叫杜鵑) 비가 오니 수풀에서 두견새가 우는구나

인정화루명월리(人靜畵樓明月裏) 사람이 고요한 저 빈 다락에

취가환주낙화전(醉歌歡酒落花前) 꽃 떨어진 앞에서 술 먹고 노래 부르고 노는구나.

*정엄 수(淨嚴 遂) <선문염송>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한 게송

 

욕지전생사(欲知前生事) 전생사를 알고자 할진댄

금생수자시(今生受者是) 금생에 받는 자가 이[是]요

욕지미래사(欲知未來事) 후생 미래의 일을 알고자 할진댄

금생작자시(今生作者是) 금생에 작업자가 시(是)니라.

 

No. 586 영랑신선, 보제존자시 각오선인(기유69.06.25) 74분

위타위기수미선(爲他爲己雖微善) 남을 모두 위하고 내 몸뚱이를 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개시윤회생사인(皆是輪廻生死因) (그것만 가지고는 그것은 다) 생사윤회인밖에는 안된다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 원컨댄 솔바람 불고 칡사이로 달 비추어 들어오는 대자연속에 들어앉어서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 샘이 없는 무루 조사선을 관할지어다.

*<자경문>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사흘 만에 나를 깨닫고 보니 천재[영원]의 보배로구나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 백년동안 물(物)을 탐한 것은 하루아침에 티끌이니라.

*<자경문>

 

염기염멸 위지생사(念起念滅謂之生死) 생각 일어나는 놈이 생이요, 생각 일어났다 없어지는 놈이 죽는 것이니라.

*보제존자(나옹화상) ‘示覺悟禪人’

 

◆법문 한마당

◎전강대종사 오도 기연

전강스님께서 보월스님에게 한방망이 맞으시고 식량이 없어서 정혜사에 머물지를 못하고 행각하시다가 무자화두 속에서 곡성 동리재를 넘어가시는데 조주무자는 간 곳이 없고 뜻밖에,

「운무 중에 소를 잃었으니 어떻게 해야 소를 찾겠습니까? (동지섣달 대한 시절인데) 담 넘어가 외 따 오니라」 그놈이 ‘풍’ 들어오더니 아 그만 조주 ‘무’한 놈이 그만 대번에 보이는디, 거 알았다 어쩠다 거 소용없는 짓이여... 부디 알아가지고 생각해가지고 ‘옳다, 그른 것이다’와 달러. 아무 것도 아니여 그것은. 그래서 견(見) 자를 놨어, 견성이라고 놨어. 그런 지경을 당해봐야 알지.

(그리하여 동리재를 넘어와서 곡성 태안사에 들어가서 밤을 새며 아래와 같은 오도송을 지으셨다.)

 

작야삼경월만루(昨夜三更月滿樓) 어젯밤 삼경 달은 다락에 가득했는데

고가창외노화추(古家窓外蘆花秋) 옛집 창밖에는 갈대꽃 가을이니라

불조도차상신명(佛祖到此喪身命) 불조도 여기에 이르러서 상신실명 했느니라

암하유수과교래(岩下流水過橋來) 바우 아래 흐르는 물은 다리를 지내오는구나.

*전강대종사 오도송

 

공산이기고금외(空山理氣古今外) 공산 이치기운은 고금 밖이요

백운청풍자거래(白雲淸風自去來) 백운 청풍은 스스로 갔다왔다 한다

하사달마월서천(何事達摩越西天) 무슨 일로 달마는 서천을 건넜느냐

계명축시인일출(鷄鳴丑時寅日出) 축시에 닭 울고 인시에 해가 뜨는구나.

*만공스님 오도송

 

춘우소소강상촌(春雨瀟瀟江上村) 봄비는 소소헌디 강상(江上)마을이다

녹림호객야상문(綠林豪客夜相聞) 녹림에 호객을 밤에 서로 들었다

타시불용상회피(他時不用相回避) 내가 다른 때에 아무리 너를 만난다 한들 너를 피할 것이 없다

세상여금반시군(世上如今半是君) 세상의 여금(如今)에 반은 다 그대니라.

*567번 참조

 

No. 587 인과법문, 척사현정, 고봉스님( . . ) 92분

한제동주연(寒際同住緣) 차운 세상에서 같이 인연을 했다

금일갱유걸가타(今日更有乞伽陀) 오늘 이 법석에서 가타[정법, 해탈법문]를 이 대중들이 구하는구나

위중직지차사어(爲衆直指此斯語) 대중을 위해서 이 해탈법을 내가 설해 주것다

구구번성팔십일(九九飜成八十一) 구구는 뒤집어 일러도 팔십일이니라.

*전강스님께서 ‘구구는 뒤집어 일러도 팔십일이니라’ 하시면서 “내가 대중을 위해서 해탈법을 일러 마쳤어.” 하시다.

※깨닫지 못한 세계가 차운 세상[寒際]이다 ※가타(gāthā) : 12부경의 하나인데, 정법의 의미로 쓰였다.

 

불불불상견(佛佛不相見) 불불(佛佛)도 서로 보지를 못혀

삼세제불 구괘벽상(三世諸佛口掛壁上) 삼세제불이 입을 벽상에 걸었다.

*2구 <從容錄>

 

무변허공 각소현발(無邊虛空覺所顯發) 갓없는 허공, 각(覺) 나타난 바니라.

*<원각경>

 

No. 588 이정업영가 천도법문, 자경( . . ) 64분

안비천말적유사(雁飛天末跡留沙) 기러기는 저 하늘 높은 허공에 날아갔는데 놀던 자취는 모래밭에 있어

인거황천명재가(人去黃泉名在家) 사람은 황천 가버렸는데 이름만 남아 있다

채득백화성밀후(採得百花成蜜後) 백가지 꽃을 따다가 꿀을 만들어놨다

부지신고위수감(不知辛苦爲誰甘) 신고(辛苦)를 알수가 없구나, 누구를 달게 한 것이냐.

*1,2구 <선가귀감> “어떤 사람의 시에~”로 인용됨. 원문 鴻飛 / 3,4구 소동파. 원문 爲誰甛

 

인유고금 법무하이(人有古今法無遐邇) 사람은 고와 금이 있다마는 법은 무슨 멀고 가까운 것이 어디 있겠냐

인유우지 도무성쇠(人有愚智道無盛衰)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 있고 지혜가 있다마는 도라는 것은 성쇠가 없다

수재불시 불순불교즉하익(雖在佛時不順佛敎則何益) 부처님 때 나왔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친 것을 믿지 아니허면 무슨 이익이 있으며

종치말세 봉행불교즉하상(縱値末世奉行佛敎則何傷) 말세에 났지마는 부처님 불교만 딱 믿고 내가 나 찾는 참선 공부 할 거 같으면 안될 것이 무엇이 있냐.

*<자경문>

 

문수달천진(文殊達天眞) 문수보살님은 천진을 다했고

보현명연기(普賢明緣起) 보현보살님은 연기를 밝힌다.

*<선가귀감> ※천진 : 근본진리, 연기 : 인연이 일어남

 

생부지래처(生不知來處) 온 곳도 알지 못하고

사부지거처(死不知去處) 이 몸 내버리고 갈 곳도 알지 못한다.

*백운경한 <佛祖直指心體要節> / 生不知來處是生大 死不知去處是死大

 

삼도고본인하기(三途苦本因何起) 삼도의 고(苦) 근본은 무엇으로조차 오느냐

지시다생탐애정(只是多生貪愛情) 다만 이 다생에 탐착애착 정이다.

*<자경문>

 

No. 589 무신년 법보재 법문(무신68.03.16) 96분

생사해탈사비상(生死解脫事非常) 생사해탈 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간절히 승두[화두]를 잡아서 한바탕 (공부를) 해봐라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飜寒徹骨) 차운 것이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거드면[않을 것 같으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가 피어서 꽃향기가 코에 다질르겄느냐.[코를 찌르겠느냐]

*황벽희운 / 원문 塵勞逈脫事非常

 

수행막대빈모반(修行莫待鬢毛斑) 도를 닦을라면 머리털 희기를 기다리지 말어라

호리신분개소년(蒿裡新墳皆少年) 쑥대속의 새 무덤은 소년무덤을 냈느니라

인신일실기시환(人身一失幾時還) 사람의 몸뚱이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 어느 때 돌아오며

지옥시장기등한(地獄時長豈等閑) 지옥 때가 기니 어찌 등한히 놀까보냐.

*천동굉지 <치문경훈> / 원문 蒿里新墳盡少年 修行莫待鬢毛斑 死生事大宜須覺 地獄時長豈等閑 道業未成何所賴 人身一失幾時還 前程黑暗路頭險 十二時中自着奸

*전강스님께서 17세 경 치문을 배우실 때, 계사(戒師)이셨던 해인사의 응해(應海)스님의 이 법문을 듣고 결정적인 발심을 하게 된 게송이다.

 

십년단좌옹심성(十年端坐擁心城) 십년동안을 단정히 앉아서 심성을 옹호했다

관득심림조불경(慣得深林鳥不驚) 넉넉하게 깊은 숲의 새가 놀래지 않을 경계를 얻었다.

*서산대사 ‘贈熙長老’

 

왕복무제(往復無際) 갔다 왔다 하는 것도 역사가 없고

동정일원(動靜一源) 동하는 것과 정하는 것도 한소식이다

천겁불고(千劫不古) 천겁을 지내도 ‘예’가 아니요

만세장금(萬歲長今) 만겁을 지내도 항상 ‘지금’이다.

*1,2구는 청량징관의 <화엄경소>序 / 3,4구는 함허득통의 <금강경오가해>序

 

작야송담풍우악(昨夜松潭風雨惡) 어젯밤 송담에 풍우가 악하더니

어생일각학삼성(魚生一角鶴三聲) 괴기(고기) 한 뿔다구가 났고 학 세 소리다.

*서산대사 ‘贈熙長老’

 

채근목과위기장(菜根木果慰飢腸) 나무 뿌렝이, 과실 그런 것으로써 배고픈 창자를 위로한다

송락초의차색신(松落草衣遮色身) 솔껍데기에서 길어난 송락과 보드라운 풀로 엮어서 옷 해입고

야학청운위반려(野鶴靑雲爲伴侶) 들학과 푸른 구름으로 벗을 삼고

고잠유곡도잔년(高岑幽谷度殘年) 멧부리 산속, 이런 고잠(高岑)에서, 선방에서 남은 해를 지내라.

*<자경문>

 

No. 590 몽산스님 발심수행기, 무자화두, 판치생모( . . ) 77분

원각산중생일수(圓覺山中生一樹) 원각산 가운데 냉기[나무] 하나가 있는데

개화천지미분전(開花天地未分前)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에 그 냉기가 있어

비청비백역비흑(非靑非白亦非黑) 푸르도 않고 희도 않고 또한 검도 않다

부재춘풍부재천(不在春風不在天) 춘풍에도 있지 않고 하늘에도 있지 않다.

*<석문의범>

 

대몽수선각(大夢誰先覺) 이 큰 꿈을 누가 먼저 깨달랐느냐?

평생아자지(平生我自知) 평생을 내가 스스로 안다.

*<三國志通俗演義>에 나오는 제갈량이 읊었다는 시 / 전문 大夢誰先覺 平生我自知 草堂春睡足 窓外日遲遲

 

구세소림자허엄(九世少林自虛淹) 달마가 아홉 해를 소림에서 가만히 앉았다

쟁사당두일구전(爭似當頭一句傳) 어찌 당두에 일구를 전한 것만 허것냐(하겠냐)

판치생모유가사(板齒生毛猶可事) 판치생모도 오히려 일이거늘 (판치생모도 오히려 늦었다)

석인답파사가선(石人踏破謝家船) 돌사람이 사가의 배를 답파했느니라.

*林泉從倫 <林泉老人評唱投子青和尚頌古空谷集> / 원문 九年少室自虛淹

 

No. 591 석상스님회상의 두 학자 견성기( . . ) 83분

약인욕식불경계(若人欲識佛境界) 만약 사람이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할진댄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마땅히 조촐한 그 뜻이 허공 같을지니라.

*60권 <화엄경> 여래출현품

 

자연적(自然的)이냐 천연적(天然的)이냐 만겁의 현안인 천지의 비밀이냐. 자연도 아니요 천연도 아니고 만겁의 현안(懸案)인 천지의 비밀도 아니니라. 선천(先天)도 무기시(無其始)요 후천(後天)도 무기종(無其終)이다. 무슨 물건인고?

*전강스님께서 해인사 밑 홍도여관에서 보이 노릇을 하실 때, 해인사에서 큰 법회가 있었는데 수많은 대중이 모인 가운데 턱 법상에 올라가서 하신 사자후.

 

삼도고본인하기(三途苦本因何起) 삼도의 고(苦) 근본은 무엇으로조차 오느냐

지시다생탐애정(只是多生貪愛情) 다만 이 다생에 탐착애착 정이다.

*<자경문>

 

No. 592 삼도윤회, 판치생모 거각법( . . ) 35분

삼도고본인하기(三途苦本因何起) 삼도의 고(苦) 근본은 무엇으로조차 오느냐

지시다생탐애정(只是多生貪愛情) 다만 이 다생에 탐착애착 정이다.

*<자경문>

 

한제동주연(寒際同住緣) 차운 세계에서 같이 인연을 해왔다

금일걸가타(今日乞伽陀) 오늘 이 법석에서 가타[정법, 해탈법문]를 이 대중들이 구하는구나.

*587번 참조

 

No. 593 법보재 법문, 척사현정, 재송법문( . . ) 97분

황앵상수일지화(黃鶯上樹一枝花) 누른 꾀꼬리가 나무에 오르니 한가지 꽃이다

백로하전천점설(白鷺下田千點雪) 백로가 밭에 내리니 천 점의 눈이니라.

원앙수출종교간(鴛鴦繡出從敎看) 원앙새 그림은 대중께 보였다

불파금침도여인(不把金針渡與人) 원앙새 놓은 금바늘은 건네지 못했어.

*1,2구 <五燈會元>에서 심(深)선사가 고인의 글귀로 인용 / 3,4구 불안청원(佛眼淸原) <古尊宿語錄>

 

일체죄업 구타부득(一切罪業拘他不得) (도인은) 일체 과거에 지은 죄업이 붙덜 못혀.

*<혈맥론>

 

수사운롱심월암(睡蛇雲籠心月暗) 졸음뱀 눈껍데기에 붙어서 (밝고 명랑한) 내마음을 어둡게 해버린다

행인도차진미정(行人到此盡迷程) 도 닦는 사람이 이놈 때문에 길을 잃어버린다.

*<자경문>

 

추지임타황엽락(秋至任他黃葉落) 가을이 오면 이파리가 누래져서 떨어지는 때가 온다

춘래의구초자청(春來依舊草自靑) 봄이 오면 저절로 풀이 나는 법이다.

*1구 한산시 참조 秋到任他林落葉 / 2구 <선가귀감>

 

별면불여화유소(別面不如花有笑) 이별허는 것은 꽃웃음만도 못합니다

이정난사죽무심(離情難似竹無心) 모자의 뜻이 여의어진 것은 대만도 못합니다

인인설착조가녀(人人說着曹家女) (어머니가 자식을 잊지 못하는 것도) 사람사람이 조가녀를 말해서

인득상사병전심(因得相思病轉深) 그로 인해 상사병 들어 죽는 것과 같습니다.

*어린 홍인대사가 어머니와 이별하면서 읊은 게송 ※참조 54번

 

창연고목계남리(蒼煙枯木溪南里) 푸른 연기는 저 먼산에 아지랑이처럼 뿌옇게 끼어있는데

아자지향하처거(兒子只向何處去) 이 자식아, 나를 버리고 어느 곳으로 가느냐!

*어머니가 떠나가는 어린 홍인대사를 보고 읊은 게송

 

삼삼백발하청산(毿毿白髮下靑山) 머리가 백발이 되어 이 청산에 내려가서

팔십년래환구안(八十年來換舊顔) 팔십년만에 옛 얼굴을 바꾸어 왔습니다

인각소년송자로(人却少年松自老) 사람은 문득 소년이 되었는데 솔이 이렇게 컸습니다

시지종차낙인간(始知從此落人間) 이로써 인간에 떨어진 것을 알것습니다.

*재송노인이 몸을 바꿔 어린 홍인대사로 태어나, 4조 도신대사를 찾아뵙고 읊은 게송 ※참조 54번

 

No. 594 자경 其1( . . ) 37분

사언마어긍수청(邪言魔語肯受聽) 삿된 말과 마구니 말은 즐거이 듣고

성교현장고불문(聖敎賢章故不聞) 성현이 바로 말씀해 준 참선법은 절대 듣지 않는다[믿지 않는다]

선도무인수여도(善道無因誰汝度) 착한 도[참선법]에 인연이 없거니 누가 너를 제도할 것이냐

장륜악취고전신(長淪惡趣苦纏身) 장차 악취에 빠져서 고(苦)만 몸에 얽힐 것이다.

*<자경문>

 

채근목과위기장(菜根木果慰飢腸) 나무 뿌렝이, 과실 그런 것으로써 배고픈 창자를 위로한다

송락초의차색신(松落草衣遮色身) 솔껍데기에서 길어난 송락과 보드라운 풀로 엮어서 옷 해입고

야학청운위반려(野鶴靑雲爲伴侶) 들학과 푸른 구름으로 벗을 삼고

고잠유곡도잔년(高岑幽谷度殘年) 멧부리 산속, 이런 고잠에서, 선방에서 남은 해를 지내라.

*<자경문>

 

No. 595 영가천도법문( . . ) 48분

수설운산천만사(雖說雲山千萬事) 운산[인간] 천만사를 말하더라도

해천명월본무언(海天明月本無言) 해천명월에 거기에 뭔 말이 있느냐.(일체 언설이 다한 곳이다)

 

백의관음무설설(白衣觀音無說說) 백의 관음은 설함이 없이 설하고

남순동자불문문(南巡童子不聞聞) 남순 동자는 들음이 없는 곳에서 듣는다.

*관음전 주련으로 많이 쓰이는 글귀. 남순동자는 <화엄경> '입법계품'에 나오는 선재동자를 말함

 

왕복무제(往復無際) 갔다 왔다 하는 것도 역사가 없고

동정일원(動靜一源) 동하는 것과 정하는 것도 한소식이다

*청량징관의 <화엄경소>序

 

No. 596 무상법문, 안수정등, 운문끽구자( . . ) 73분

수지왕사일륜월(誰知王舍一輪月) 누가 왕사[부처님]의 일륜월이

만고광명장불멸(萬古光明長不滅) 만고에 그 광명이 멸하지 않는 것을 알 수가 있겠느냐.

파수오경간월출(芭峀五更看月出) 파수 멧부리에 달 나오는 것을 볼 것이며

두견성리목장려(杜鵑聲裡牧將驢) 두견새 소리 가운데서 나귀를 먹일지니라.

*1,2구 함허득통 <금강경오가해설의> 함허 序

 

허극일광(虛隙日光) 문틈으로 스며들어온 햇빛에 보아라

섬애요요(纖埃擾擾) 얼마나 가는 먼지가 얼마나 많이 흔들거리는가 ※중생의 일어나는 마음의 비유

청담수저(淸潭水底) 고여 있는 맑은 못물 밑에

영상소소(影像昭昭) 달빛이 그대로 비춰져 있다. ※가라앉은 마음의 비유

*<선가귀감>

 

보관일체중생(普觀一切衆生) 일체 중생을 보니

구유여래지혜덕상(具有如來智慧德相) 나와 똑같은 지혜덕상이 다 있구나.

*<화엄경> 여래출현품

 

단진범정 별무성해(但盡凡情別無聖解) 범정도 없지마는 성해도 없느니라.

*천왕도오(天王道悟) <人天眼目>

 

 

약야산중봉자기(若也山中逢子期) 만약에 산중에서 자기[上根大智]를 만났으면

기장황엽하산하(豈將黃葉下山下) 내가 어찌 누른 이파리를 가지고 산하에 내렸겠느냐.

*태고보우 ‘釋迦出山相’ 중 / 원문 巍巍落落兮赤洒洒 密密恢恢兮淨裸裸 春風爛漫水悠悠 獨步乾坤誰伴我 若也山中逢子期 豈將黃葉下山下 咄 ※자기=종자기(鍾子期), 지음(知音) 고사의 주인공. 친구인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를 종자기만 제대로 들을 줄 알아, 종자기가 죽은 후 백아는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다 한다.

 

일파유조수부득(一把柳條收不得) 한웅큼 버들가지를 거두어 얻지 못해

화풍탑재옥난간(和風搭在玉欄干) 바람 부는 옥난간에다 걸어두었느니라.

*황정견

 

No. 597 망월사에서 하신 법문( . . ) 101분

도봉천추월(道峰千秋月) 도봉의 천추달이요

한강수만리(漢江水萬里) 한강수는 만리로구나

원간산색단축장(願看山色短築墻) 멀리 산색을 그대로 보기 위해서 축장[담장]이 없어

욕초호조다종수(欲招好鳥多種樹) 좋은 새 우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냉기[나무]를 심었어.

*1,2구는 전강대종사/ 3,4구 欲養鳥莫如多種樹 -鄭板橋- ※도봉산 망월사 조실로 계실 때 읊으신 게송

 

제득혈루무용처(啼得血淚無用處) 목구멍에서 피가 넘어 오도록 울어서 그 피를 받아먹어도 용처가 없다

불여함구과잔춘(不如緘口過殘春) 입 딱~ 막고서 잔춘 보내는 것만 못하다.

*취암(翠巖) <선문염송>

 

작야송담풍우악(昨夜松潭風雨惡) 어젯밤 송담에 풍우가 악하더니

어생일각학삼성(魚生一角鶴三聲) 괴기[고기] 한 뿔다구가 났고 학 세 소리다.

*서산대사 ‘贈熙長老’

 

사언마어긍수청(邪言魔語肯受聽) 삿된 말과 마구니 말은 즐거이 듣고

성교현장고불문(聖敎賢章故不聞) 성현이 바로 말씀해 준 참선법은 절대 듣지 않는다.[믿지 않는다]

*<자경문>

 

니우입해성룡거(泥牛入海成龍去) 진흙소는 바다에 들어가 용이 되어 갔는데

파별의전입망라(破鼈依前入網羅) 다리 부러진 자라는 앞을 의지해서 그물에 들어갔구나.

*<자경문>

 

◆법문 한마당

◎술잔 법문

전강스님께서 젊어 행각하실 때 금정사 선원에 들렀는데, 원주스님인 김유담 스님이 반갑게 맞이하며 술을 받아왔다. 술잔을 받아 마시려할 때 노인[경명스님]이 한 분이 나오더니 할(喝)을 벽력같이 하면서 “에잇 선방에서, 에잇 술이 다 뭐여.” 하고 꾸짖었다.

그래서 전강스님께서 묻기를 “스님이 대강사요 대율사신데 그런 법문 참 감사합니다. 내 술한잔 들었다가 큰스님께 방맹이 크게 맞았습니다. 그러지만은 나도 또 한마디 물어야 할 게 아니요. 스님한테 방만 맞고 스님의 방할(棒喝)에 그대로 죽어서 쓰것소. 스님, 화엄경에 상본화엄이 일사천하(一四天下)라 했으니 상본화엄이 일사천하면 화엄품수에 이놈[술잔]도 있을 거 아니요? 화엄경 상본화엄에 일사천하미진수품(一四天下微塵數品)이라 했으니 이 술 한잔 요놈, 이 품수가 화엄경 몇째품인지 하나 이르시오?” 하니 경명스님이 입이 딱 붙어버리고 아무 말씀도 못하였다. 잠시 있다가 전강스님께서 “아 어째 아무 말씀도 안하시오” 하시고는 이어 위의 게송을 읊으셨다.

 

금생약불종사어(今生若不從斯語) 금생에 만약 이 말을 듣고 닦지 아니할 것 같으면

후세당연한만단(後世當然恨萬端) 후세에 한이 만단이나 될 것이다.

*<자경문>

 

No. 598 초당파 공안 법문( . . ) 15분

 

◆법문 한마당

◎초당파 법문

마을에 신심 깊은 노파가 있었는데, 참선하는 스님에게 토굴에서 공부하도록 20년 간 양식을 대 주었다. 예쁜 딸이 있었는데, 토굴 스님에게 보내면서 말했다.

“니가 가서 스님 무릎에 딱 앉아서 ‘이런 때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라.”

딸이 어머니 시키는 대로 하니 스님이 “고목의한암(枯木倚寒岩) 삼동무난기(三冬無暖氣)로구나” 하였다.

딸이 다녀와서는 “마른 나무가 찬 바위에 닿았으니 삼동에 따뜻한 기운이 없다”고 합니다.

 

노파가 “원통하다, 왜 내가 이러한 속한이 놈에게 20년 양식을 주었구나, 아깝다” 하였다.

노파는 산으로 올라가 그 스님을 쫓아내 버리고 토굴을 불살라 질러 버렸다.

노파는 왜 속한이 놈이라고 했을까 …….

(만공스님, 용성스님, 혜월스님, 혜봉스님 등 육대 선지식이 계실 때, 이 초당파 공안에 대해“어떻게 답을 해야사 쫓겨나지 않겠느냐 한마디씩 일러보라”고 제방에 돌린 일이 있었다. 그때, 직접 경계를 쓰겠다, 처녀하고 내외간 돼서 살겠다, 원앙새가 녹수를 만났다,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다, 등등의 답들이 나왔다. 전강스님께서는 이런 답들에 대해 긍정을 하지 않으시고 이 초당파 공안에 대해 파설하지 않으셨다. 후에 이르시기를“거기에 눈이 있거든, 거기에 힘이 있거든 나와 보란 말여. 견성했다, 바로 깨달았다 자신 있거든 나와 봐. 나와서 소견을 밝히면 그러면 내가 이르겠다”… 하셨다.)

※초당파는 소당파(燒堂婆)라고도 한다.

 

No. 599 자경 其5( . . ) 7분

고륜독조강산정(孤輪獨照江山靜) 외로운 수레바퀴가 홀로 비추어 강산이 고요하니

자소일성천지경(自笑一聲天地驚) 내 웃음 한소리에 천지가 놀래는구나.

*<임제록>

 

No. 600 영가천도법문(백장야호, 월봉)(무신68.04.24) 66분

신심파정원무동(身心把定元無動) 몸과 마음을 탁 정(定)해서 원래로 동함이 없어

묵좌모암절왕래(黙坐茅菴絶往來) 묵묵히 띠집에 앉아서 왕래가 끊어진 가운데서 의단독로다

적적요요무일사(寂寂寥寥無一事) 적적하고 요요한 가운데 한 일도 없다 (참된 진 자체도 없는데 망 자체가 있겠는가)

단간심불자귀의(但看心佛自歸依) 다만 내마음이 곧 부처인 줄을 깨달아서 (생사없는 곳에 가서) 의지할지어다.

*<자경문>

 

◆법문 한마당

◎체중현(體中玄)

적적하고 요요해서 한물건도 없다는 속에 들어가서 불불이 불상견(佛佛不相見)이니 불불(佛佛)이 서로 보지 못했느니, 석가도 유미회(釋迦猶未會)니 석가 도인이 알덜 못했느니, 천성도 역불식(千聖亦不識)이니 일천 성현도 아지 못했느니, 삼세제불이 구괘벽상(三世諸佛口掛壁上)이다, 입을 벽상에 걸었다, 그런 놈의 별소리를 다해봤던들 전부 패궐(敗闕, 허물)을 녹이덜 못해.

그건 조사관이 아니면 타파할 수 없는 것이여.

 

참선수투조사관(參禪須透祖師關) 참선이라는 것은 조사관을 뚫는 것이다

묘오요궁심로절(妙悟要窮心路絶) 묘오라는 것은 심로[마음길]가 끊어진 것이다.

*무문혜개 <무문관>

 

시비해리횡신입(是非海裏橫身入) 옳고 그른 바다속에 몸을 비껴 살어 (관계없이 산다 그 말여)

표호군중자재행(豹虎群中自在行) 표호군(호랑이떼) 가운데, 공포심 가운데에서 자재하게 행한다

막파시비내변아(莫把是非來辨我) 옳고 그른 시시비비 나한테 와서 가릴 것도 없고 내가 참가할 것도 없어

평생천착오불관(平生穿鑿吾不關) 일체 천착이 내게 상관이 뭐 있나.

*고산 규(鼓山 珪) <禪林類聚> / 3,4구는 용산(龍山) 화상의 게송, 원문 三間茅屋從來住 一道神光萬境閑 莫作是非來辨我 浮生穿鑿不相關

 

약인욕식불경계(若人欲識佛境界) 만약 사람이 부처님의 그 근본도리(원각대해탈경계)를 알고자 할진댄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마땅히 조촐한 것이, 원각대해탈 그 도리가 허공 같으니라.

*60권 <화엄경> 여래출현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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